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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화당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마음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정성껏 만든 자신들의 책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꼭 필요한 사람들만을 위해 책을 기록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과연 무엇이 정답일까. 마음에 우위를 정하는 일이 가능하기는 한 걸까. 한 가지 확실한 건, 일부러 어려운 길을 택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원칙을 지키는 것, 고집을 부리는 것,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을 그저 묵묵히 하는 것. 문득 그 고집쟁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책을 만드는지 궁금해졌다.
책 할아버지를 만드는 일
열화당 출판사로 가기 위해 파주로 향했다. 장대비가 내리고 있었고, 출판단지로 불리는 조용한 책 마을은 회색의 음울한 도시로 변해 이방인의 방문을 힘껏 방해하는 중이었다. 젖은 우산과 머리를 털고 마침내 열화당 건물 앞에 섰을 때, 공간이 가진 묘한 분위기에 잠깐 숨을 골라야 했다. 단단한 상자 안으로 들어선 느낌. 복도와 문은 보이지 않았고 다른 방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또 다른 방을 통과해야 했다. 알고 보니 이 기묘한 공간은 강릉의 ‘선교장’이라는 고택을 재해석한 건물로 ‘좋은 방들로 이루어진 집(a house of good rooms)’이라는 모티브를 표방하고 있었다. 그건 단지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 고유의 철학을 드러내는 일이었다. 단단함 속에 부드러움을 담는 일. 현재 속에 과거가 스며들도록 하는 방식. 과연 이런 직관적이고 고집스러운 건물을 만든 사람은 누구였을까.
그는 커다란 책상을 가진 사람이었다. 불 꺼진 방 안에서 스탠드 하나만 켜놓고 젊은 손님을 기다리는 노인이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나는 그와 이야기하며 준비해간 질문을 하나도 하지 못했다. 열화당의 탄생과 위기, 나아갈 방향 같은 무미건조한 질문들은 그 조용한 공간 안에서 저절로 사라졌다. 커다란 창 밖으로 비가 내리는 오후, 내가 한 일은 그저 조도가 낮은 방 안에서 노인의 느린 말을 듣는 일이었다. “어라운드는 몇 부를 찍습니까?” 그의 물음에 나는 알맞은 답을 찾으려 머릿속으로 셈했다. 그러자 그가 스스로 대답했다. “책은 많이 안 찍을수록 좋다고 생각해요. 꼭 필요한 몇 사람을 위해서 내는 것이 가장 좋은 거야.”
출판사가 장사꾼이 되는 순간 ‘말’이 함정에 빠진다는 이야기였다. 돈과 명예, 권력, 결국 허망한 욕심들 때문에 언어가 흙탕물에 빠졌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 공구회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독일의 공구회사 회장을 만난 적이 있었어요. 머리가 하얗게 센 노인이었는데, 백만 개 팔리는 공구, 이십만 개 팔리는 공구, 몇천 개 팔리는 공구 같은 걸 보여주더라고. 나중에는 스무 개밖에 안 팔리는 공구를 보여줬는데, 그게 아마 다른 공구들을 만드는 일종의 틀이 되는 공구였나 봐. 사실 스무 개밖에 안 팔리는 물건은 시장원리에 의하면 안 만드는 게 맞아요. 하지만 이 사람이 말하길 ‘이 스무 개짜리의 공구가 없다면 백만 개의 공구는 없다. 시장에서는 보이지도 않고 아무도 찾지 않지만 결국 이것이 뼈대일 수밖에 없다.’ 하는 거예요.” 스무 개밖에 안 팔리는 공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회장을 만나면서 그는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한 기업가의 정신이 똑바로 되지 않으면 결국 이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책을 만드는 책, 그 책을 만드는 책, 또 그 책을 만드는 책, 책 할아버지가 있는 거예요. 나는 딱 한 권의 책이라도, 그마저도 아무도 찾지 않는다 할지라도 정의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쩌면 그가 겪은 공구회사 이야기는 상징적인 예에 불과할지도 몰랐다. 결국 이 혼란한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큰 문제를 볼 줄 알고 그것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책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모든 문제의 본질이었다.
염쟁이의 기록
노인이 나고 자란 강릉의 고택 열화당 건물은 지난 이백 년간 문인과 학자들의 사랑방이었다. 그 인문학적 정신을 잇기 위해 같은 이름을 따 출판사를 세우고, 과거 그들이 공유했던 철학에 현대의 담론들을 입혀 책을 만들었다. 미술과 사진, 건축과 전통문화의 문제에 집중하며 그들을 ‘기록’했다. 나는 그 기록이라는 단어가 주는 엄격함과 경직성에 흥미를 잃을 뻔도 했는데, 그의 생각을 듣자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백범 선생이 베스트셀러를 만들려고 백범일지를 쓴 게 아니에요. 충무공이 《칼의 노래》 쓰는 데 도움이 되라고 난중일기를 쓴 것도 아니고요. 그들은 유서를 쓴 거예요. 그 엄격한 마음들이 기록이 된 거고요. 기록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어떻게 책이 설 수 있겠어요. 책이 똑바로 서지 않으면 말(언어) 역시 주저앉는 거예요. 그래서 기본이 중요한 겁니다.” 그렇다고 그가 말장난으로 너스레 떤 책, 농담으로 대중의 이목을 끄는 책들을 전부 부정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것들이 주류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이런 고리타분한 이야기들을 하면 누군가는 나한테 미쳤느냐고 해요. 난 미치지 않았어요. 제정신이에요. 세상에 제대로 된 백범일지를 하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으면 그렇게 해야죠.
몇 부를 찍고 하는 문제는 중요한 게 아니에요. 비즈니스로 접근하면 광고도 열심히 하고 밀어내기식으로 팔면 그만이에요. 하지만 그것이 과연 가치 있는 일인지는 곰곰이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그는 이야기를 멈추고 어디선가 한자가 적힌 종이를 가져왔다. ‘염殮’이라는 글자였다. “일반적인 염의 의미는 깨끗하게 하는 거예요. 이 생에서 저 생으로 가는 분의 묵은 때를 닦아드리는 일. 저는 출판 역시 글을 염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백범의 일지를 천천히 다시 만드는 건 백범의 정신을 다시 염하는 일입니다. 정갈하게 하고 빛나게 하는 의식이에요. 그건 한 번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에요.” 나는 염을 한다는 것이 단지 무언가의 상실을 이곳에서 저곳으로 보내며 갖는 애도의 마음이라고 생각했는데, 노인의 염은 그보다 깊은 곳에 있었다. “김구 선생은 백정과 범부마저 이 나라가 잘 되기를 걱정하는 마음이 되었으면 했어요. 그래서 자신의 호를 ‘백범’이라고 지었죠. 육신은 허물어졌지만 그 정신이 아직까지 살아서 말을 걸어오는데 어떻게 기록을 안 할 수가 있겠습니까.”
라면 끓여주는 노인
한참 이야기가 진행될 무렵 노인은 라면을 먹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잘 익은 김치에 라면을 함께 먹으면서 그는 늘 손님이 오면 라면을 대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릴 적 나고 자란 선교장의 이야기를 해줬는데, 강릉 근처를 여행하는 사람들을 위해 잠자리를 내어 주고 아픈 사람을 치료해주고 밥을 내어주거나 노자를 챙겨주기도 했다는 것이었다.
나라에서 운영하는 일이 아니라 한 가문이 그런 일을 했다는 것이 지금으로선 상상이 가질 않았다. ‘아,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하고 생각을 해봐도 여전히 먼일 같았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노인이 공공의 기록을 만드는 고집 같은 것이 어쩌면 바로 그런 공동체를 위하는 전통에서 나온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그 사명감의 원천이 궁금했다. “발심을 어디에서 했느냐? 그런 질문 같은데, 그건 호기심 같아요. 나의 아버지가 가졌던 것이 무엇인가? 할아버지가 가졌으나 지금은 없어진 것은 또 무엇인가? 내가 가지고 있지 못한 것들, 그리고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은 어디에서 보내졌나 하는 근원적인 궁금증이었죠. 사명감이라는 표현은 사실 저에게는 유치한 표현이에요. 그런 말을 들으면 도망가고 싶다니까(웃음).”
그는 라면을 다 먹고 국물에 밥을 말아주며 인터뷰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 이 늙은 사람의 이야기는 최대한 안 들어가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의도가 선해 보여서 동의하긴 했지만 가능하면 조용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알리지 않는 방식으로 지금 이 일을 하고 있는 거니까.” 그는 수많은 출판사들이 서로의 목소리를 내고 치열하게 전쟁하는 이 시국에, 열화당을 소개하는 것이 우리 시대에 어떤 이야기를 던질 수 있을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의 말처럼 재미를 보장하는 것만이 이 시대의 주류로 읽히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느리고 지루한 이야기지만 충분히 오래 들을만한 기록들. 책을 만드는 마음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분명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책을 만든다고 소란을 떤 이상 아주 오래가는 책을 만들자 하는 생각을 해요. 보존하고 남겨야 하는, 중요한 것들을 말이에요.”
열화당 책 박물관
벽면 가득 책이 꽂혀있는 서재를 상상해본다. 그곳은 방이고, 바다이며, 동굴이다. 아늑하고 깊은 숨을 마시는 풍경이다. 숨을 참고 활자를 읽는 시간이다. 시간이 잠든 공간이다.열화당을 만들었던 노인은 천장이 가장 높은 공간에 책을 모아두고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었다. 수십 년간 모아놓은 장서들을 기증하고 그곳을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4만여 권에 이르는 책들을 시대와 쓰임에 맞게 분류했다. 과연 많은 사람들이 박물관을 찾았다. 누군가는 오래된 책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서, 누군가는 책 속 가득한 침묵들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또 누군가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저 좋아서 그 공간을 찾았다.
나는 세 번째였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풍경을 좋아한다는 것이 거짓말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진짜 마음이 그랬다. 그건 아마도 박물관의 독특한 공간적 형태 때문일 텐데, 방과 방의 연속되는 배치와 그 사이를 ‘뻥 뚫린 문(문이 없는 문)’으로 잇는 열린 구조가 묘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1층과 2층, 옛 책과 새 책, 고전과 현대는 서로를 분리하지 않았고, 다만 함께 어우러져 하나의 목소리를 냈다.
노인은 이곳을 거니는 사람들이 무언가를 ‘발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책을 통해 상상력을 일으키고 영감을 얻어 자기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는 것. 그것이 노인이 생각한 ‘발견의 기쁨’이었다. 물론 일반 도서관이나 여느 책 박물관처럼 세상에 알려진 모든 분야의 책이 이곳에 모인 건 아니었다. 열화당 출판사의 책들이 그러하듯 미술과 사진, 디자인과 건축, 전통문화에 특성화된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하나의 분야에만 집중한다는 건 보다 깊은 지식의 바다로 들어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처럼 보이기도 했다.
01 제1전시실 New Books
예술 분야의 도서를 중심으로 채워진 공간이다. 1층과 2층이 한 눈에 보이는 공간으로 넓은 천장이 안정적이다.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출간된 세계 각국의 책들이 책장 가득 전시되어 있다. 앉아서 책을 읽을 수도 있다.
02 제2전시실 Old Books
1950년대 이전의 고서, 서양과 일본의 고서, 1950-1970년대 출간된 분야별 근 현대 도서와 예술 포스터, 국내외 잡지 등이 서가 형으로 상설 전시되어있으며, 중요한 책은 학예사의 도움으로 열람할 수 있다.
03 음악공간 Music Lounge
음악을 들으며 전체 공간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라운지에 있다. 영화, 연극, 음악 관련 서적이 비치되어 있고, 음악을 들으며 여유롭게 책을 읽을 수도 있다. 조금 어두운 듯한 조명이 분위기를 돋운다.
04 기억의 공간 Memorial Place
책방 한 켠에 마련된 벽감壁龕으로, 강릉 선교장의 조상들을 비롯해서 인류 역사 문화의 선조들을 기리는 작은 기도실이다. 안중근 의사와 故 박완서 작가 등의 얼굴이 사진첩에 담겨 모셔져 있다.
열화당의 책을
만드는 사람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열화당만의 특별한 가이드라인이 있나요?
교정과 교열을 상당히 꼼꼼히 보고 있어요. 2~3교는 기본이고 4교 이상을 보는 경우도 있거든요. 요즘에는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한자어 병기를 잘 안 하는 추세인데, 저희는 뜻을 명확히 드러내기 위해 한자어를 함께 써요.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텍스트의 이해를 돕는 시각 자료를 꼭 넣으려 노력하기도 하고요. 디자인적으로는 화려하거나 장식적인 부분들을 배제하는 편이에요. 편안하게 읽을 수 있고, 오래 두고 봐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을 선호하거든요. 사실 디자인이라는 것이 단순히 모양이나 패턴의 문제가 아니라, 물성이 가지고 있는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종이의 재질이나 무게 같은 부분에도 특별히 신경 쓰고 있어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열화당의 책을 읽게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요?
사실 그 부분이 가장 취약한 점이기도 해요. 저희가 고집하는 한 가지가 있는데, 바로 반품 불가의 원칙이에요. 유통업체에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저희는 많이 팔아서 이익을 남긴다는 생각보다는 소량으로 만들어서 꼭 필요한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자는 게 목적이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산문이나 실용서가 아니라 조금은 특수한 분야를 전문적으로 하다 보니 내린 선택이었죠.
예술과 전통 쪽으로 특화된 분야만 다루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아요. 많은 독자를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 같고요.
열화당이 지켜온 철학 중 하나가 기록물로써의 역할이에요. 책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매체로 기록하는 예술과 전통인 거죠. 누구나 쉽고 많이 출판하는 실용서가 있다면 그 반대쪽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에요.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이기에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이 있기도 하고요.
출판사에서 편집자의 역할이 궁금하네요.
출판사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저희 같은 경우는 저자의 원고를 검토하는 과정부터 시작해요. 책으로 낼 만한 원고인지 판단하는 거죠. 우선 기존에 비슷한 내용의 책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다뤄볼 만한 내용이라면 세부적으로 문장력이나 구성이 제대로 갖춰졌는지 판단해요. 기타 보완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하고 여러 차례 수정 과정을 거쳐 완성된 책으로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총괄하죠.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가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 6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편이에요. 저희는 교정과 교열의 과정이 특히 까다롭고, 도판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제작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 수밖에 없거든요. 그렇게 일 년에 스무 권 정도의 책을 내고 있어요. 종합 출판사에 비하면 가짓수가 많지는 않죠.
편집자로서 요구되는 능력이 있나요?
딱 잘라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기본적으로 여러 방면에 관심이 있어야 해요. 책을 좋아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거기에 호기심이 더해져야 하죠. 하지만 어떤 지식보다 우선적으로 필요한 능력이 있다면 ‘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전체적인 책의 모습이 어떨지 커다란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하고, 만약 무언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면 그걸 빨리 포착하는 감이 필요한 거죠. 만약 잘못을 놓쳐버리면 끝에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하는 위험이 생기거든요. 그런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의심하고 귀찮더라도 계속 질문을 해야 해요.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있다면요?
글쎄요. 저 같은 경우는 SF영화나 SF소설을 읽어요. 지금 하는 일과 완전히 상반된 세계에서 스트레스를 푸는 느낌이랄까요. 현실에서 벗어난 기분이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기도 하죠.
그럼 SF와 관련된 출판사에서 일을 해도 마찬가지일까요?
그때는 열화당 책으로 풀지 않을까요(웃음).
당신에게 서재는 어떤 공간인가요?
배움의 공간이 아닐까 싶어요. 계속해서 다른 저자와 만날 수 있고, 몇 권이 됐든 계속 새로운 작업을 하는 거잖아요. 그 과정에서 배울 점이 많죠. 비슷한 것 같지만 저마다의 세계가 있는 거니까요. 지겨울 때도 있지만 늘 새로운 공간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편집자가 좋아하는 열화당의 책들
새 근원수필 | 김용준
동양화가이자 한국미술사학자인 근원 김용준의 《근원수필》을 지금 세대가 읽을 수 있게 새롭게 되살린 증보 복간판이다. 식민지와 분단의 시기를 관통했던 한 지성인의 고뇌와 성찰, 이를 솔직하고 자유분방하게 풀어낸 문장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초월과 창조를 향하여 | 김종영
우리나라 예술가들이 남긴 글은 다소 생소하다. 이 책은 한국의 일 세대 조각가이자 근대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우성 김종영이 남긴 글과 대표 소묘작품을 모은 화문집으로, 예술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대단히 귀중한 예술론이다.
사진의 이해 | 존 버거
‘이 작품이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사회적 권리를 알고, 주장할 수 있게 도움 혹은 용기를 주는가?’ 존 버거는 이 같은 미학적 기준 아래, 사진이라는 매체가 어떤 역할을 해 왔으며 또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예리하게 파헤친다.
에디터 김건태
포토그래퍼 안선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