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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즈에 대하여
함께여서
더욱 빛나는 관계
뮤즈에 대하여
디자이너에겐 늘 뮤즈가 존재한다. 그들은 서로 영감을 주고받으며 연인 이상의 친밀함을 유지한다. 디자이너 이름 뒤에 늘 뮤즈의 이름이 함께하는 이유다. 함께 있을 때 더욱 빛나는 관계, 디자이너와 뮤즈에 관한 이야기다.
위베르 드 지방시 Hubert de Givenchy
& 오드리 헵번 Audrey Hepburn
위베르 드 지방시의 삶과 패션을 언급할 땐 오드리 헵번이 절로 떠오른다. 두 사람은 영화 <사브리나>를 통해 처음 만났다. 당시 위베르 드 지방시는 오드리 헵번의 우아하고 세련된 모습을 완성하며 많은 찬사를 받게 된다. 이후 재클린 케네디를 비롯한 수많은 미국 상류층 인사들에게 러브콜을 받았고, 오드리 헵번 또한 최고의 여배우로 거듭났다. 그들은 평생 동안 파트너십을 유지했는데, <티파니에서 아침을> 같은 영화에서는 작품성이나 연기력보다 위베르 드 지방시가 만든 그녀의 의상이 더욱 주목받기도 했다. 많은 여성들이 열광했던 ‘헵번 스타일’도 모두 그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다. 오드리 헵번은 아무리 바빠도 그의 컬렉션엔 꼭 참석했으며, 위베르 드 지방시는 그녀를 위한 향수도 만들었다. 두 사람은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영감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더욱 빛나게 만든 디자이너와 뮤즈다.
이브 생 로랑 Yves Saint Laurent
& 카트린느 드뇌브 Catherine Deneuve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이브 생 로랑. 그를 이야기할 때 언제나 따라다니는 이름이 있다. 바로 카트린느 드뇌브다. 프랑스의 저명한 여배우인 카트린느 드뇌브는 이브 생 로랑의 평생 친구이자 뮤즈다. 이브 생 로랑은 당시 영화 의상을 제작했는데, 영화 <세브린느>에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서도 우아한 옷으로 카트린느 드뇌브의 모습을 표현하며 극찬을 받았다. 이 작품을 통해 둘은 끊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하게 되고, 이후 <열애>, <리자> 등에서도 그녀의 작품 속 의상을 만든다. 그녀는 영화에서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이브 생 로랑의 의상을 즐겨 입으며 그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고, 이브 생 로랑은 그녀를 위해 패션쇼를 할 때마다 늘 앞자리를 비워 두었다. 이브 생 로랑의 은퇴 컬렉션에서는 카트린느 드뇌브가 그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중년이 훌쩍 지났는데도 이들은 서로 격려하고 영감이 되는 존재로 남았다.
마크 제이콥스 Marc Jacobs
& 소피아 코폴라 Sofia Coppola
소피아 코폴라는 <대부> 시리즈를 만든 거장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Francis Ford Coppola 감독의 외동딸이자,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썸웨어> 등을 연출한 영화감독이다. 그녀의 출생과 작품만큼이나 그녀를 널리 알리게 한 건 패션에 대한 애정이다. ‘밀크페드’라는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기도 했으며 여러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녀의 패션에 대한 사랑은 마크 제이콥스와의 만남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그녀가 마크 제이콥스의 뮤즈라는 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한 사실이다. 마크 제이콥스는 소피아 코폴라와 끊임없는 영감을 주고받으며 디자인 작업을 하고 그의 컬렉션 프론트엔 항상 그녀가 앉아있다. 마크 제이콥스는 루이 비통Louis Vuitton의 디자이너로 일하던 시절 그녀의 이름을 딴 ‘코폴라 백’을 만들기도 했으며, 마크 제이콥스의 광고 캠페인에는 소피아 코폴라의 얼굴이 수시로 등장한다. 그의 아틀리에 한쪽에는 그녀의 초상화가 자리잡고 있다고 하니, 이만하면 그녀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앞으로 이 두 사람은 또 어떤 영감을 주고받으며 작품을 탄생시킬까.
니콜라 제스키에르 Nicolas Ghesquiere
& 배두나 Doona Bae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루이 비통과 한국 여배우 배두나의 만남은 2014년 5월에 시작된다. 루이 비통의 여성복 아티스틱 디렉터로 부임한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한국의 뮤즈로 배두나를 지목했고, 둘은 모나코 몬테카를로에서 열린 브랜드 행사에서 만난다. 배두나는 루이 비통의 크루즈 패션쇼에 참석해 자리를 빛낸 이후, 니콜라 제스키에르와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며 지금까지 그의 뮤즈로 활동하고 있다. 작년에는 루이 비통의 글로벌 광고 캠페인의 모델이 되기도 했는데, 이는 명품 브랜드 최초로 글로벌 광고 캠페인에 한국인 배우를 기용한 사례가 되었다. “그녀의 개성과 신비로운 아름다움에 매료되었고, 그녀는 루이 비통 메종의 가치와 어울리는 예술적 감성과 강렬한 힘을 지닌 배우임이 분명하다.” 니콜라 제스키에르의 말에서 그녀에 대한 애정이 듬뿍 느껴진다.
시몬 포르테 자크뮈스 Simon Porte Jacquemus
& 잔느 다마스 Jeanne Damas
쉴 틈 없이 쏟아지는 새로운 브랜드 속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브랜드가 있다. ‘자크뮈스’는 시몬 포르테 자크뮈스란 1990년생의 젊은 디자이너가 만든 브랜드다. 자크뮈스를 시작할 때 그의 나이는 19세였다. 브랜드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그의 곁엔 늘 함께하는 친구이자 뮤즈가 있다. 바로 프랑스의 모델이자 패션 블로거로 널리 알려진 잔느 다마스. 시원시원한 눈매, 긴 팔과 다리 그리고 프랑스인 특유의 ‘쿨’한 애티튜드를 자랑하는 그녀는 세련된 패션 감각으로 명성이 자자한데, 특히 오래전부터 시몬 포르테 자크뮈스의 절친한 친구로 잘 알려져 있다. 그녀는 ‘자크뮈스’ 첫 컬렉션의 룩북 모델이 되기도 했으며, 그의 새로운 컬렉션이 시작되면 인스타그램을 통해 늘 응원 메시지를 남긴다. 서로에게 디딤돌 같은 존재인 셈이다. 두 남녀의 인스타그램을 찬찬히 살펴보면 연인이라 착각할 수 있을 정도로 다정한 모습의 사진이 많은데, 이를 보면 서로에게 얼마나 큰 의지와 힘이 되는지 알 수 있다. 시몬 포르테 자크뮈스와 잔느 다마스의 깊은 관계는 ‘자크뮈스’의 앞날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글 김지수
사진 제공 셔터스톡, 플리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