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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OURS
패션은
누구의 것인가요?
비건 패션 브랜드 ‘낫아워스NOT OURS’는 동물은 우리의 소유물이 아니라고 말한다. 동물성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식물성 소재나 합성섬유 소재를 사용하고, 론칭 이래 지속적으로 패션 윤리를 실천하고 있다. 옷 한 벌을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물질적, 인적 자원의 가치를 소중히 여길 줄 알며, 한 번 입고 마는 옷이 아닌 오래 입을 수 있는 좋은 옷을 만든다.
INTERVIEW
신하나, 박진영
낫아워스 대표
오래 입을 수 있고 귀하게 여겨지며 어떠한 착취도 없는 옷을 만드는 것. 낫아워스는 올곧은 신념으로 세상 모든 패션 소재들이 비건이 되는 날을 꿈꾼다.
브랜드 소개 부탁드려요.
저희는 ‘낫아워스’라는 비건 패션 브랜드입니다. 디자이너(박진영)와 마케터(신하나)로 처음 만나 함께 브랜드를 만들었어요. 동물 착취 없는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고민을 담아 디자인적으로도 아름답고 퀄리티 좋은 비건 패션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단순히 동료라고 해서 동업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두 분이 따로 낫아워스를 만들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었나요?
박진영 저희가 직장에서 함께 나와서 바로 동업을 시작한 건 아니고, 퇴사를 하고 각자 다른 일을 하다가 다시 만났어요. 직장 동료였을 때 저는 이미 비건을 하고 있었고 하나는 아니었는데, 작년 가을쯤 만나니까 하나가 채식을 시작했다더라고요. 입는 채식도 시작하고 싶은데 막상 동물성 소재의 옷을 제외하니 당장 올겨울부터 입고 신을 게 없다고 했죠. 그러면서 ‘올겨울에 입을 옷 한번 같이 만들어볼래?’ 하고 제안해준 게 시작이었어요. 둘이 취향은 달랐지만, 뭐가 예쁘고 예쁘지 않은지에 대해 얘기할 때는 말이 잘 통했어요. 그래서 언젠가 둘이 뭔가 해보자고 자주 얘기하곤 했어요. 처음부터 브랜드를 론칭하자고 일을 벌인 건 아니고 펀딩을 한번 진행해보자는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반응이 좋아서 계속 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낫아워스’는 단순히 ‘우리의 것이 아닌’이라는 뜻인가요? 브랜드명의 의미가 궁금해요.
신하나 낫아워스라는 이름은 단어 그대로 ‘우리의 것이 아닌’이라는 뜻이에요. 첫째 의미는 ‘동물은 우리의 소유물이 아니다’이고, 둘째는 ‘우리의 자원이 아닌 미래 세대의 자원’이라는 의미예요. 그 자원에는 물적 자원도 있지만 기술과 노동 같은 인적 자원도 포함되죠. 모든 물건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자원과 에너지, 기술, 많은 사람들의 노동, 시간의 집약체잖아요. 우리는 그 가치를 소중히 여겨요. 모든 물건은 자연에서 나왔다가 쓰레기로 되돌아가지만, 그 물건에는 반드시 이런 가치들이 담겨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OURS는 프랑스어로 곰이라는 뜻인데, 낫아워스는 ‘곰이 아닌’, 즉 ‘동물의 가죽이나 털로 만든 것이 아닌’이라는 말장난의 의미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무심한 표정의 곰 ‘욱스’가 낫아워스의 캐릭터예요.
두 분 모두 언제부터, 어떻게 비건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신하나 어느 날 회사 회식을 마장동 한우촌으로 간 적이 있어요. 고기를 정말 많이 먹고 나왔는데 거리에 즐비한 고깃집과 피비린내가 갑자기 충격적으로 다가왔어요. 그래서 당분간은 고기를 먹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와중에 ‘게리 유로프스키’라는 비거니즘 활동가의 유튜브 강연을 보게 됐죠. 논리에 설득되어서 바로 채식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런데 식습관을 갑자기 비건으로 바꾸기는 어렵더라고요. 해산물, 우유, 달걀까지 허용하는 페스코로 채식을 시작하되, 가죽이나 모피 등 입고 신는 것에 비건을 적용하는 게 더 쉬울 것 같았어요. 그래서 동물성 의류를 구입하지 않다가 이 브랜드를 시작하고부터는 먹는 것도 비건식을 하고 있어요.
박진영 저는 어릴 때부터 고기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어요. 어릴 때 시골에 살면서 돼지, 개, 닭, 오리 등을 도축하는 광경을 종종 봤는데, 그날 저녁 식탁에 고기가 올라오면 무척 거부감이 들더라고요. 처음에는 그런 이유로 점점 고기를 줄여 나가다가 육식에 대한 책과 다큐들을 접하고 육식 산업이 환경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비건을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처음에는 시중에 먹을 게 별로 없어서 힘들었는데 이제는 성분표를 확인하는 게 습관이 되어서 괜찮아요. 거의 10년 동안 비건을 하면서도 입고 신는 건 끊지 못했었는데 하나가 입는 비건을 먼저 실천하는 것을 보고 ‘저것도 별로 어렵지 않구나.’ 하고 깨달았죠.
비건 패션은 곧 동물 착취를 반대한다는 의미죠.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동물 착취 사례가 있을까요?
박진영 많이 알려진 대로 모피의 부드러움을 위해 산 채로 가죽이 벗겨지는 경우가 많고, 악어 같은 경우에는 흠집 없는 가죽을 위해 이빨과 발톱이 뽑힌 채로 매끈한 대리석 수조에서 길러지기도 해요. 오리와 거위도 산 채로 털을 뜯기죠. 양은 자라나는 털을 깎기만 하면 되니까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양은 원래 스스로 털갈이를 하고 스스로 털갈이를 못하는 양은 양모를 위해 개량된 품종이에요. 털에 구더기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엉덩이 살을 도려내는 것도 흔한 일이고요. 동물은 우리가 마음대로 착취하고 필요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이 아니라 각각의 개체로서 존중받아야 하는 생명이에요. 하지만 패션을 위해서 착취당하고 죽임을 당하는 동물들이 많죠. 지금은 기술의 발전으로 동물성 소재, 특히 퍼나 가죽을 대체할 수 있는 높은 퀄리티의 소재가 이미 많이 개발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잔혹한 방법으로 동물을 희생시키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인조 가죽 제품을 단지 진짜 가죽보다 저렴하다는 이유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요.
신하나 맞아요. 인조 가죽은 아직까지 진짜 가죽의 저렴한 대체 소재로 여겨지고 있죠. 사실 시중에는 가죽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가격대의 소재들이 있어요. 그런데 인조 가죽은 진짜 가죽보다 저렴하다는 인식 때문에 디자이너들 역시 비싼 인조 가죽을 선택하지 않아요. 그럴 바엔 싼 진짜 가죽을 쓰는 게 낫다고 생각하죠. 그 편이 소비자를 설득하기도 훨씬 쉽고요. 그리고 저렴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인조 가죽을 선택했기 때문에 인조 가죽으로는 좋은 옷을 만들지도 않고, 옷의 단가를 높이는 바느질과 부자재 등에 비용과 공을 들이지 않죠. 그래서 시중에 나와 있는 인조 가죽 제품은 좋은 게 별로 없어요. 하지만 스텔라 맥카트니는 인조 가죽만으로 하이 퀄리티의 가방과 신발을 만들고 있잖아요.
인조 가죽의 질이 낫다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동물성 소재가 너무 흔해진 만큼 품질이 떨어지는 저렴한 진짜 가죽도 많아요. 가죽의 장점으로 보통 ‘튼튼하다’, ‘오래 쓴다’, ‘멋스럽다’ 등을 꼽으실 텐데, 그건 가죽 자체의 특성이 아니라 원단에 따라 달라요. 제품의 질에는 좋은 소재뿐만이 아니라 만듦새도 중요한 부분이니까요. 인조 가죽은 진짜 가죽보다 물기나 습기에 강해 관리가 쉽고 무게가 가볍다는 장점이 있어요. 패션을 위해 동물을 해치지 않아도 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고요.
윤리적 소비를 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도 비건 브랜드라고 무조건 사지는 않을 텐데, 낫아워스의 제품들은 꾸준히 판매되고 있어요. 다른 비건 브랜드와 차별점이 있다면요?
박진영 저희는 펀딩으로 주문받은 만큼만 생산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요. 불필요한 재고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인데요. 낫아워스의 이런 운영 방식에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저희 둘 다 비건이다 보니 비건 분들이 안심하고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한 편으로는 비건이라는 소재에 국한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요. 지금까지 얘기한 좋은 의도와 소비자의 윤리에 호소하기보다 제품 자체로 승부하고 싶어요. 그래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과 퀄리티’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요. 윤리적인 소비도 중요하지만 제품이 좋다면 굳이 비윤리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택할 이유가 없을 테니까요. 사실 아직 국내에 비건 브랜드가 많지는 않아요. 비건 브랜드가 더 많아지고 알려지면 좋겠어요.
비건 패션 이외에 낫아워스가 생각하는 현명한 소비란 무엇인가요?
신하나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퀄리티 좋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물건이 넘쳐나는 세상에 살고 있어요. 그만큼 물건 가격이 싸지고, 너무 쉽게 사고 버리게 되는 것 같아요. 무조건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사게 되면 오래 사용하지도 못하고 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물건을 살 때 최대한 신중하게, 얼마나 오래 사용할 수 있을지를 고려해서 구매하려고 해요.
어린이를 둔 가족이 시도해볼 수 있는 윤리적 소비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신하나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비건 성분을 사용한 화장품 구매하기, 비건 패션 아이템 선택하기, 비닐백 사용하지 않기, PVC 제품 구매하지 않기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특히 PVC는 플라스틱 중에서도 환경에 가장 나쁜 영향을 끼치는 최악의 플라스틱이지만 아직 국내에는 그 위험성에 대해 별로 알려진 게 없어요. 어린이 장난감이나 우비, 가방 같은 물건에도 PVC가 많이 쓰이는데, PVC는 생산 공정에서부터 다이옥신을 포함한 많은 오염물질을 방출하기 때문에 되도록 피하는 게 좋아요. 많은 비건 브랜드가 PVC를 사용하지 않고 있고, ‘애플’은 전 제품이 PVC Free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어요.
낫아워스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박진영 우리의 목표는 아름답고 좋은 제품을 만드는 멋진 브랜드가 되는 거예요. 비건 브랜드라는 선을 넘어 디자인과 제품 퀄리티로 인정받는 스텔라 맥카트니처럼요. 다만 꿈이 있다면 이 세상의 모든 패션 소재들이 모두 비건이었으면 하는 거죠. 당장은 아니지만 지금 이미 그 길로 나아가고 있고, 언젠가 먼 미래에는 그렇게 될 거라는 확신이 들어요. 우리가 그 미래를 앞당기는 데 작은 힘이 될 수 있다면 좋겠어요.
비건 슬로건 유기농 티셔츠
오가닉 코튼 원단에 ‘VEGAN IS THE FUTURE’ 슬로건과 만화 같은 그래픽이 재미있는 비건 슬로건 티셔츠. 이 제품의 컬러는 표백을 전혀 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면화 그대로의 에크루Ecru 컬러로, 원단에 보이는 반점 같은 무늬는 목화 잎의 부스러진 조각들이다. 시원하고 부드러운 소재로 봄부터 가을까지 입기에 좋다. 35,000원
프로퍼 지갑
다양한 수납공간으로 구성되어 카드와 지폐, 동전을 모두 깔끔하게 정돈할 수 있는 콤팩트한 지갑. 퀄리티 높은 폴리우레탄을 사용하면서 지갑 내부에 ‘THIS IS REAL FAKE LEATHER’ 슬로건을 새겨 진짜보다 더 좋은 가짜 가죽이라는 소재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리프 그린Leaf Green, 시나몬Cinnamon, 워시드 블랙Washed Black 총 세 컬러. 125,000원
에디터 이다은
일러스트레이터 윤원정 자료 협조 낫아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