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과 예술의 경계

코스 COS

패션과 예술의 경계

코스 COS

무채색 옷을 좋아한다. 쇼핑을 가도 눈길이 닿는 옷은 튀지 않고 무난한 색의 옷이다. 이런 내게 코스COS는 너무나도 매력적인 브랜드다. 코스는 감각적이고 모던하면서 다른 브랜드에는 없는 작은 디테일 하나를 갖고 있다.

무채색의
향연

코스는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스웨덴 H&M그룹의 프리미엄 스파SPA 브랜드다. ‘Collection of Style’의 약자인 코스는 매 시즌 시대와 계절을 초월한 클래식하고 모던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매장에 들어서면 인테리어부터 옷까지 자연스럽게 조화된 편안함이 느껴진다. 액세서리부터 화분 하나까지 어느 하나 튀는 것 없이 모든 게 모던하고 감각적이다.

단지 구경을 하기 위해 매장을 천천히 한 바퀴 돌고 나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피팅을 해보기 위한 옷을 한 무더기 들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다 비슷해 보일지 몰라도 분명 다 다른 매력이 있는 옷이다. 최근에도 코스에서 옷 한 벌을 샀는데,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무채색 옷이다. 같은 검정색이라 해도 그 옷은 내가 찾던 적당한 기장에 허리에 달려있는 작은 포켓이 귀여워서 사지 않을 수 없었다. 코스는 다른 브랜드에는 없는 작은 디테일을 가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코스는 세심한 배려를 지닌 브랜드다.

예술을 통한 영감으로
완성된 패션

코스의 모든 옷은 매 시즌 예술과 디자인에서 받은 영감을 통해 만들어진다. 또한 예술과 패션이 자연스럽게 조화되도록 여러 아티스트들과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작업도 진행한다. 한국에 있는 청담 쇼룸에서도 국내 작가들과 함께 프로젝트 전시를 열어 예술과 패션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많은 사람들에게 코스만의 철학과 가치를 보여준다. 매 시즌 발행하는 매거진도 브랜드 이미지를 보여주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한 가지 주제를 정하여 주제에 맞는 사람들의 인터뷰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데, 단순히 브랜드 룩북만 보여주는 타 패션 브랜드와는 다르게 색다른 주제를 가지고 그들만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간다. 17S/S시즌에는 ‘소재Material’를 주제로 매거진을 발행했는데, 유리, 돌 등 소재에 대한 이야기와 관련 전문가의 이야기를 담았다.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수백 개의 드론이 하늘에 떠서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공연하는 모습을 보았다. 요즘은 분야 간의 경계 없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분야들까지도 결합하여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코스가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는 이유도 타 브랜드와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정체성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Interview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카린 구스타프슨 Karin Gustafsson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 건축물과 예술, 디자인 분야에서 영감을 찾으려고 하죠. 절제와 깨끗함을 추구하는 북유럽 가구 디자인에서 지속적인 영감을 받고 있어요.”

브랜드 기획 단계부터 참여했다고 들었어요. 코스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저는 2006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어시스턴트 디자이너로 코스에 입사했고, 그 당시 브랜드 콘셉트가 완전히 구체화되거나 실현되지 않은 상태였죠. 브랜드의 본질과 전체적인 미학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그야말로 흥미로운 시간이었어요. 코스는 모던하고 기능적이고 세심하게 고려된 디자인을 좋아하는 남성과 여성을 위한 브랜드예요. 우리는 전통적인 방법과 신기술을 이용하여 시즌을 넘어 영속성을 지닌, 절제된 느낌의 컬렉션을 만들려고 해요. 또한 브랜드 론칭 이래 기존의 유명 작가들이나 신진 아티스트, 갤러리와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와의 협업을 통해 예술을 지원하고 있어요.

브랜드가 가장 중시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디자인의 핵심 요소는 타임리스예요. 모던함과 촉감을 준수하여 만든 제품을 고객들에게 선보이려 노력하고 있어요.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 건축물과 예술, 디자인 분야에서 영감을 찾으려고 하죠. 절제와 깨끗함을 추구하는 북유럽 가구 디자인에서 지속적인 영감을 받고 있어요.

절제와 깨끗함을 입는 여성들은 어떤 사람일까요?
스타일을 중요시하고, 자신감 있고, 대도시 마인드Big-city Mind Set를 지니고 있으며 예술과 음악, 문화 등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진 여성이라고 생각해요.

옷의 메인 컬러는 어떤 기준으로 정해지는 건가요?
블랙, 화이트, 네이비, 그레이처럼 주요한 컬러 팔레트를 아우르는 것은 중요한 일이에요. 이런 컬러들이 코스 컬렉션과 브랜드 미학의 핵심적인 요소를 구성하기 때문이죠. 우리는 매 시즌 엄선된 컬러 팔레트를 선보이고 있는데 이번 봄, 여름 시즌의 핵심 컬러는 연한 테라코타, 세이지 그린, 강철 블루를 포함하고 있어요.

매 시즌 특별한 컬래버레이션 전시를 진행하는데, 주로 어떤 이들과 작업하나요?
주로 코스와 동일한 가치를 추구하는 브랜드나 아티스트를 찾아요. 또 우리가 영감을 받는 아티스트나 디자이너와 협업할 기회를 갖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이런 활동은 우리가 고객에게 무언가를 되돌려 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헤이HAY와의 협업은 매번 인상 깊어요.
수년간 헤이의 컬렉션을 활용하여 매장 내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만들어왔어요. 두 브랜드가 많은 가치와 미학을 공유하고 있는 것 같아요. 스칸디나비안 전통에 바탕을 두면서 기능적인 부분을 고려하고, 거기에 재미있는 디테일을 가미하는 점이 우리와 많이 닮았다고 생각해요. 최근 헤이 컬렉션에서 모스 그린이나 올리브 등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색을 활용한 제품을 볼 수 있는데, 코스에서도 이런 색상을 발견할 수 있죠. 그래서 이번에는 더욱 재미있는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무용품, 생활용품과 식기류 등 다양한 범위의 아이템들을 손수 하나하나 살피며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선별했어요.

매장에 들어서면 인테리어부터 소품 하나까지 모든 것이 조화롭다는 느낌을 받아요.
저희는 좋은 제품을 선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고객이 코스 매장에서 음악 과 포장, 윈도우 디스플레이, 코스 매거진 등 모든 방면에서 독특한 쇼핑 환경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라고, 그렇게 구성하려고 노력해요. 일례로, 코스의 모든 매장에는 핀율Finn Juhl의 소파처럼 우리가 좋아하는 디자이너의 가구를 놓아 라운지 공간을 마련해 두었어요. 고객이 쇼핑하는 동안 앉아서 쉴 수 있도록 말이죠.

올해도 스튜디오 스와인과 가구 박람회에 참여한다고 들었어요. 벌써 여섯 번째 참가인데요. 가구 박람회에 참여하는 목적은 무엇인가요?
코스는 예술 분야와의 협업을 매우 중요시해요. 가구 박람회 기간 동안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설치 작업을 통해 예술과 디자인 커뮤니티에 무엇인가 돌려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는 건 매우 즐거운 일이에요. 저희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밀라노의 중심에 위치한 시네마 아르티Cinema Arti에서 새로운 설치물을 선보이게 되었어요. 이번에는 디자이너 듀오인 스튜디오 스와인Studio Swine과 파트너십을 맺었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새로운 기술과 재료를 통해 장소와 문화를 탐험한다는 점과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작업한다는 점 때문이었죠. 영상과 예술, 디자인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스튜디오의 작품 활동들은 코스의 핵심 가치와도 코드가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기획을 잡을 때는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받나요?
디자인 팀은 영감을 얻기 위해 항상 갤러리를 방문해요. 여성복과 남성복 디자이너들이 모두 모여 이런 영감을 공유하고 차기 시즌에 적용할 전반적인 테마를 결정하죠. 2017년 봄·여름 컬렉션에는 빛과 시각적 효과를 떠올리는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의 작품 ‘Within, Without’과 빛과 그림자의 상호 작용을 선보인 리디 쉐프크네히트Liddy Scheffknecht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영감을 얻고 그를 표현하는 작업이 가장 어려울 것 같아요.
맞아요. 디자이너들은 다음 컬렉션을 준비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요. 영감을 얻는 여행을 통해 방대한 양의 자료들을 조사하고 수집하죠. 이렇게 어마어마한 양의 자료들을 주요 테마라고 할 수 있는 몇 가지로 줄이는 게 가장 어려운 일 같아요.

어떤 아티스트를 좋아하나요?
저는 몇 년 동안 아그네스 마틴Agnes Martin의 작품을 동경해왔어요. 마틴이 사용하는 색상, 질감, 재료나 패턴은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코스 브랜드 전반의 미학적인 기준에도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2016년 말 구겐하임에서 아그네스 마틴의 회고전을 선보였을 때 후원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서 굉장한 행운이었다고 생각해요.

쉬는 날에는 주로 전시를 보러 다닐 것 같아요.
맞아요. 갤러리를 즐겨 찾아다니죠. 런던에는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이나 서펜타인Serpentine 등 훌륭한 갤러리와 예술 기관이 많거든요. 또 런던 서쪽에 위치한 포토벨로 로드 마켓Portobello Road market에 가는 것도 좋아해요. 좋은 컨디션의 빈티지 아이템을 구할 수 있는 훌륭한 곳이죠. 소호에 있는 클래르 드 루앙Claire de Rouen이라는 서점에도 자주 가는데, 아름다운 예술 서적과 사진에 관련된 책들이 가득한 곳이에요.

코스가 어떤 옷으로 기억되길 바라나요?
10년 전 코스가 론칭한 이래 우리가 가진 본연의 모습에 항상 충실해왔다고 생각해주면 좋겠어요. 세심하게 고려된, 동시에 쉽게 접근 가능한 컬렉션을 계속해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다음 시즌의 주제는 어떤 콘셉트인가요?
새로운 비율과 부드러운 테일러링이라는 두 가지 주요 방향성을 탐구하려고 해요. 기하학적인 드레이핑과 풍부한 질감에 대한 실험과 건축적인 선에서 영감을 받아 클래식한 아이템을 새롭게 구성할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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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수진

사진 제공 코스C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