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므 브알라 트랄랄라

보통의 옷

INTERVIEW 

강재희
쿠쿠므 브알라 트랄랄라 디자이너

일상의 모습이 담긴 트랄랄라의 옷에는 어떤 포즈를 취하거나 인위적인 표정을 짓지 않아도, 편안한 옷이 내뿜는 따뜻한 공기가 있다. 보통의 날들이 주는 소중함을 가벼이 생각하지 않는 트랄랄라에게 옷은 생활, 그 자체이다.

‘트랄랄라’는 어떤 옷인가요?

저는 일상복이라고 말해요. 특별한 날 입는 옷이 아닌 서랍을 쓱 열어서 입을 수 있는 옷이요. 어릴 적부터 “집에서 정말 이러고 있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잠옷 하나도 제가 좋아하고 아끼는 옷을 입었거든요. 집은 가족이 생활하는 곳이니까 혼자 예쁜 옷 입기보다 남편과 아이가 함께 입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가족을 위한 라운지웨어를 만들게 되었고요.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사람이나 주부들이 집을 예쁘게 꾸미고 정돈하지만 입다 늘어난 티셔츠처럼 못 입게 된 옷들을 주로 입는 게 부조화하다고 생각했어요. 옷이 너무 화려하거나 튀는 건 실내복에 맞지 않고 집의 가구나 생활과 조화를 이루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쿠쿠므 브알라, 트랄랄라의 뜻이 궁금해요.

상표명이 쿠쿠므 브알라, 브랜드명이 트랄라라예요. 쿠쿠므 브알라는 불어로 ‘I’m here.’ 라는 뜻이에요. 시작부터 너무 내추럴하기보다 유니크함을 가미하고 싶었어요. 저희 옷은 디자인적으로 재미있는 요소가 있어요. 슬리피 슈트의 경우 밑에 똑딱 단추를 달아 귀여운 느낌을 주었고 파자마 세트에도 모자를 넣어 위트를 더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이름도 트랄랄라라고 경쾌하게 정했어요.

집에서 어떤 옷을 입고 있는지 궁금해요.

제가 악건성이에요. 어릴 때는 이것저것 입었는데 어느 순간 양말이나 레깅스도 스판이 들어간 건 못 입겠더라고요. 봉제선 부분이 간지러워서 빨갛게 일어나기도 했고요. 저는 오가닉 슬리피 슈트와 오가닉 레깅스를 입고 생활해요. 추운 날에는 워머도 입는데 처음 만든 제품을 아직 입고 있어요. 

소재에 관심이 많은 듯해요. 오가닉 제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디자이너마다 다른데 저는 디자인을 소재로 시작하는 편이에요. 오가닉은 소재 고르는 게 제일 중요해요. 일반적으로 목화를 재배하는 데 화학성분들이 들어가잖아요.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3년간 무방비 상태의 건강한 밭에서 자란 목화솜으로 만든 재료가 오가닉이에요. 한국에는 목화솜이 나지 않아서 수입한 원사를 국내에서 짜서 제작하고 있고요. 안타깝게도 정당하게 오가닉인 제품은 거의 없어요. 법적으로 기준이 모호해서 오가닉 실만 쓰고 일반 염색으로 만든 것도 오가닉이라 칭해지기도 하고요. 정직한 소재를 찾는 게 제일 힘들어요. 디자이너가 스스로 소재에 대한 기준을 갖고 계속 찾고 파고들어야 하는 거 같아요

오가닉 제품이 성인용과 아동용이 있네요. 그 외에도 아이와 함께 입는 옷을 소개해주세요.

네. 현재는 오가닉 바디슈트와 이중 거즈 파자마 세트업, 워머와 오버롤즈가 있어요. 

저도 아이에게 워머를 입히고 있어요. 실내에선 두껍고 긴 외투는 아무래도 팔을 움직이거나 활동에 제약이 있는데, 워머는 아이가 편해하더라고요. 아이 옷을 만들 때 더 신경을 쓰는 부분이 있나요?

제가 아이가 없어서 아이 옷을 볼 기회가 별로 없어요. 그런데 대충하는 건 싫은 성격이다 보니 아이 옷도 공부를 많이 했어요. 단순히 성인 옷에서 축소한다고 아이 옷이 아니거든요. ‘어른 옷에 단추 15mm 썼으니 아이 옷은 10mm 쓰면 되겠지.’ 했다가 균형이 안 맞아서 공장에서 폐기 처분한 적도 있어요. 균형과 비율이 성인과 다르기 때문에 계속 연구하면서 만들어요.

아이들의 성향도 고려해야 하겠네요.

맞아요. 처음엔 아이들의 성향을 잘 모르고 디자인 욕심을 내기도 했어요. 포인트로 끈을 넣는다든지 디테일에 여러 요소를 넣으려 했죠. 함께 일하는 친구가 아이가 있어서 아이들이 싫어하고 불편해하는 것을 많이 물어봤어요. 결국엔 다 빼버리게 되더라고요. 특히 저희 옷은 빼는 작업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별 거 없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사실 빼는 과정이 더 힘들고 욕심을 버려야 하는 숙제이기도 해요. 대신 옷 안쪽의 봉제선이나 디테일에 더 신경을 쓰고 있어요.

가족들도 트랄랄라의 옷을 입으시겠네요. 

부모님께 판매하는 제품을 자주 가져다드려요. 제가 어릴 때부터 옷에 관심이 많고 소재를 따지는 걸 아시니까 옷을 가져다 드리면 소재를 가장 마음에 들어 하세요. 

어머니에게는 주로 어떤 옷을 권하나요?

파자마 원피스를 권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워낙 털털한 성격이라 원피스가 어색하신가 봐요. 주로 편안한 오가닉 제품을 즐겨 입으세요.

일상복에 대한 추억이 있어요?

어릴 적부터 잠옷에 관심이 많았어요. 가족과 일본에 가서 산 옷이 있는데 동화 속에서 나온 것처럼 모자도 있고 어깨에 퍼프가 달린 단추가 많은 잠옷이었어요. 매일 입다시피 했는데 키가 자라면서 못 입게 되어서 안타까웠어요. 왜 어른 옷은 이런 옷이 없을까, 잠옷에 대한 갈망이 계속 있었어요. 외출복으로는 유치원 입학식 때 입던 원피스가 기억에 남아요. 엄마가 만들어주신 옷인데 정작 엄마는 잘 기억을 못 하시더라고요. 개나리색과 아이보리색이 믹스된 밑이 동그랗게 말리던 니트로 된 옷이었어요.

개나리색이라니, 상상만 해도 귀엽네요. 직접 옷을 만든 건 언제였어요?

네 살에 처음 옷을 만들었어요. 당연히 입을 수 있는 옷은 아니었지만 그냥 제 기준으로 혼자 바느질해서 “이건 옷이야.”라고 여겼어요. 어릴 적부터 유난을 떨면서 옷을 좋아해서 하루에 몇 번씩 옷을 갈아입고 그랬어요. 고등학교 때는 옷을 리폼하길 좋아했고요.

옷을 만들면서 보람된 순간도 있을 거 같아요.

한번은 아버지뻘인 손님이 쇼룸에 오신 적이 있어요. 피부가 예민한 딸이 집에서 입을 옷을 사고 싶으시다고요. 다음 날 따님이 너무 좋아했다며 또 오셨어요. 화상채팅을 하면서 다른 색도 있다며 제안하고 보여주고 하시더라고요. 옷을 만들면서 제가 꿈꾸던 장면이어서 기억에 남고 보람이 컸어요. 

마지막으로 올해의 계획을 말해주세요.

트랄랄라는 새로운 이름과 모습으로 재정비를 할 계획입니다. 가을이 오기 전, 달라진 모습으로 만나뵙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기존의 일일 수업은 그대로 진행돼요.

 


쿠쿠므 브알라 트랄랄라
tralala.me
서울시 종로구 서순라길 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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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현지

포토그래퍼 안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