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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유키 카와하라
친구라는 이름으로
카즈유키 카와하라
눈을 돌리면 가장 가까운 곳에 친구가 있다. 첫째 아이 츠쿠시를 중심으로 아이의 증조할머니와 할아버지, 엄마, 젖먹이, 강아지와 산타, 오리, 비눗방울, 계절의 모든 변화. 한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며 만나는 친구를 기록으로 남기는 일종의 일기 같은 것.
Interview
사진작가 카즈유키 카와하라 Kazuyuki Kawahara
당신의 사진 속 인물들을 소개해주세요.
우선 3년 전 돌아가신 키사쿠 할아버지가 있고요. 할머니 츠야코(84세)와 첫째 딸 츠쿠시(5세), 이번에 갓 태어난 나쓰메(1세)가 있어요.
처음 가족사진을 찍자고 마음먹었던 계기가 궁금해요.
어린 시절,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기 때문에 집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보내는 시간이 많았어요. 아주 자연스럽게 제 곁을 지켜주던 가족을 찍기 시작한 거죠. 그러던 중 할아버지가 큰 병에 걸리셨어요. 다가오는 ‘죽음’에 맞서겠다는 그의 각오를 느꼈을 때, 저는 도리어 끝이 있는 ‘삶’을 남기고 싶어 사진을 찍기 시작했어요.
츠쿠시를 중심으로 주변 모든 게 그 아이의 친구처럼 보여요.
츠쿠시는 자신의 눈과 언어와 손을 사용해 주변을 탐색하고 늘 새로운 세계와 접촉하려 해요. 말 그대로 주위의 모든 게 친구죠. 특히 언제나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할머니가 최고의 단짝일지도 모르겠네요.
아이와 할머니, 둘은 서로에게 어떤 친구인가요?
서로 깊게 사랑하는 존재예요. 할머니는 증손녀와 시간을 보내면서 활기를 되찾고, 딸은 할머니의 삶을 보며 많은 것을 가르쳐주는 선생님 같은 존재라고 느끼고 있을 거예요.
둘의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 있나요?
할머니의 웃는 얼굴과 딸의 우는 얼굴이 함께 찍힌 사진(Smile and cry)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한 장의 사진 속에 상반되는 두 감정이 담겨 있거든요.
모든 사진이 그렇겠지만 아이의 사진이야말로 순간을 포착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사진을 찍기 위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요?
먼저 아이에게 쏟아지는 빛에 집중해서 찍으려 해요. 작위적으로 아름다운 사진을 연출하는 게 아니라 제 마음이 움직였을 때 사진을 찍는 거죠.
카메라를 사이에 두고 아이와 정말 많은 교감이 오갈 것 같아요. 뷰파인더 속 아이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가족의 추억,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남기는 작업은 저의 ‘아버지’로서의 감정을 한층 풍부하게 만들어줘요. 할아버지, 할머니와 딸이 만들어내는 풍경에서는 가족의 보편적인 관계성을 발견하기도 하고요. 사진을 찍으며 파인더 속의 딸에게 어린 날의 제 자신을 투영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 프로젝트를 언제까지 진행할 계획인가요?
구체적으로 무엇을 촬영해야 할지는 정해놓지 않았습니다만 앞으로 딸아이가 자라면서 할머니와의 관계가 어떻게 변해갈지가 궁금해요. 이 프로젝트는 할머니의 삶이 이어지는 한 끝나지 않을 거예요.
나중에 아이가 자라서 자신의 사진을 보게 될 날을 상상해본 적이 있나요?
저는 틀림없이 “가족 모두의 추억이 담긴 선물이야.”라고 말하며 엄청 두툼한 가족 앨범을 건널 거예요. 딸아이가 커서 어른이 되었을 때, 10~20년 전의 모습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사진에는 그것을 이뤄주는 힘이 있다고 믿고 있어요.
혹시 사진집이 있나요?
사진집은 없어요.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언젠가 출판할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럼 당신의 사진을 만날 수 있는 온라인 주소를 알려주세요.
인스타그램(instagram.com/kazuyukikawahara)에 가족의 일상을 찍은 기록들을 올리고 있어요.
에디터 김건태
사진 카즈유키 카와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