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스며드는 투명한 진심

아로마티카

아로마티카의 첫인상을 떠올리면 단연코 ‘깨끗하다’는 말이 먼저 떠오른다. 이러한 순수함은 용기로부터 비롯된다. 알로에 주스나 사이다하면 초록빛이 녹아 든 페트병이 연상될 정도로, 패키지 색은 소비자의 기억 속에 브랜드 인상을 각인 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아로마티카는 지구를 향한 진심을 보여주고자 거침없이 용기의 색을 제거하고 내용물을 보여주는 것을 택했다. 그렇게 세상에 내놓은 아로마티카의 진심은 투명하디 투명하다.

SAVE THE SKIN

‘아로마티카’라는 이름은 아로마 오일의 학명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머리를 맑게 깨우는 진실한 허브 향. 마치 웃자란 풀들 사이에 누워 숨을 들이켜는 듯한, 잔잔한 감각을 느낄 때면 그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 실감하게 된다. 대한민국 1세대 아로마테라피스트인 김영균 대표는 대학 시절 호주에서 에센셜 오일을 접하고선 향이 전해주는 위로에 매료되었다. 호주는 천연 유기농 제품과 아로마 테라피 시장이 활성화된 곳이다. 아플 때도 병원에 가기보다 가정집에 구비해 둔 유기농 허브 제품을 활용해 치료한다. 에센셜 오일의 가능성을 확인한 그는 천연 화장품의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에 유기농 원료들이 뿌리내리기를 바라며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던 ‘아로마테라피스트’라는 이름을 자신에게 쥐여주었다. 

아로마테라피스트답게, 합성 향과 화장품 원료의 유해성을 제거하여 가족들에게도 믿고 권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한 제품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굳은 신념에 따라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것은 기본, 안전한 천연·유기농 제품 생산 기준에 부합하는 시설로 인정받은 자체 공장까지 설립하여 최상급 원료를 선별하고 제품을 생산한다. 모든 공정에 가담하며 하나부터 열까지 살뜰히 확인한다. 그렇게 시작된 지구를 향한 여정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SAVE THE PLANET

온갖 좋은 것을 아낌없이 더하며 열과 성을 다해 제품을 만들면서도 간과한 사실이 하나 있었다. 다름 아닌 제품을 담아내는 용기가 환경에 유해한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는 것. 이를 보완하고자 아로마티카는 출시된 제품의 용기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재활용 플라스틱과 유리로 야금야금 교체를 시작한다. 이윽고 2020년 업계 최초로 100퍼센트 재활용 플라스틱 용기를 적용한 제품을 출시하고야 만다. 더불어 90퍼센트 재활용 유리 용기도 함께 연구해 2021년경 아로마티카의 제품 97퍼센트를 재활용 용기로 전환한다. 그렇게 플라스틱 사용량을 차차 줄여나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공들여 만든 용기가 무사히 재활용되려면 분리배출 시 이물질이 섞이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를 위해 그들은 기획 첫 단계부터 ‘마지막’을 상상했다. 우리가 만든 제품이 제 몫을 다한 뒤 올바르게 순환되도록 물로 쉽게 제거할 수 있는 수분리 라벨을 부착하고, 혼합 플라스틱 재질의 펌프형 용기를 분리배출이 용이한 단일 소재의 ‘캡’형으로 변경했다. 불필요한 쓰레기가 과도하게 많이 나오는 포장 및 배송 과정 또한 점검하여 친환경적인 충전재와 패키지를 활용한 ‘지속가능한 패키징’까지 도입했다.

온전한 원이 되길 꿈꾸며

투명 페트병은 고품질의 재생 원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자원이기도 하다. 순환이 용이한 소재로 거듭난 후부터 분리배출을 의무화하도록 규제하는 정책도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러나 정작 선별 처리 시설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거나 수거하는 과정에서 뒤섞여 버려 재활용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용기 개발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선별장 이곳저곳을 오가며 현실을 체감한 아로마티카는 시스템을 개선하고자 발 벗고 나서기에 이른다. 그렇게 시작된 ‘조인 더 서클’ 캠페인의 첫 목표는, ‘투명 페트병 10톤 직접 수거’였다. 10톤이라니. 단어만 들어서는 얼마나 어마어마한 양인지 와 닿지 않는다. 10톤을 그램으로 환산하면 무려 0이 일곱 개나 붙는다. 평균 20그램인 500밀리미터 생수로 환산해 보자면 무려 50만 개에 육박한다. 아로마티카의 원대한 포부를 실현하고자 곳곳에 위치한 제로 웨이스트 숍을 수거 거점으로 지정하여 더욱 많은 이들이 오가며 재활용할 수 있도록 연대했다. 또한 강남구 주민센터와 협업하여 동네에서 나오는 페트병을 모조리 수거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도 했다.

그렇게 모인 투명 페트병은 전기 트럭에 실려 선별장을 거치지 않고 재활용 공장으로 향한다. 세척된 폐플라스틱을 분쇄하여 플레이크로 만들고, 녹인 후 가늘게 뽑아내어 잘린 펠릿으로 가공하는 공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선 다른 소재와 무분별하게 섞여 오염될 일이 전혀 없다. 이를 다시금 녹여 용기 모양으로 만들어 내면 완벽한 재활용 플라스틱이 탄생하게 된다. 탄탄한 생산 라인과 공급망을 갖춘 새 플라스틱에 비해 재활용 플라스틱은 공정 과정부터 더 많은 시간과 품을 들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무려 30퍼센트나 더 많은 비용이 든다. 기반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재생 불모지에서 굴하지 않고 아로마티카만의 뜻을 고집한 이유는, 재활용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할 시 탄소 발생량을 무려 79퍼센트나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그램짜리 페트병 1개 기준으로 일반 페트병은 43그램, 재활용 페트병은 9그램의 탄소가 배출된다.

국내 화장품 업계가 상상조차 하지 않은 큰 그림을 그리며 차근차근 외길을 걸어간 결과, 2022년 마침내 목표를 달성하고야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로마티카는 만족하지 않는다. 환경부, 대형 물류사, 호텔 체인과 협업하여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투명 페트병까지 수거할 수 있도록 점차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아로마티카의 진심은 자원 순환 캠페인 ‘조인 더 서클’을 통해 더욱 빛을 발한다.

100퍼센트 재생 가능한
아로마티카만의 투명 용기

탄소 배출량을 감소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단일 소재 리필팩

제로를 향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도 생일이 있다. 물론 이 생일은 지구가 태어난 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벌어진 원유 유출 사고로 바다가 오염된 것을 계기 삼아, 심각성을 느낀 정치인과 대학생이 힘을 합쳐 지구를 위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에 감응한 시민들이 이천만 명이 모여 ‘지구의 날’ 행사를 치렀고 잠시 맥이 끊긴 이 축제는 기후변화의 흐름에 따라 1990년 부활하였다. 매년 4월 22일 지구촌에서 다양한 행사와 지구를 살리기 위한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약 50년이 흐른 뒤, 아로마티카는 지구의 날을 맞이하여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복합 문화 공간 ‘제로 스테이션’을 열었다. 서울의 중심에서 제로 웨이스트를 외치고자 도심 한복판에 당당히 자리 잡은 이들은 시공 부자재부터 가구까지 적참나무, 흙과 종이, 폐마스크 등을 업사이클링하여 구석구석 지구에 관한 마음으로 채웠다. 그와 함께 슬며시 불어오고 있는 제로 웨이스트 바람이 더욱 멀리까지 뻗어나가도록, 주말마다 사람들로 붐비는 복합 쇼핑 공간에도 단독 매장을 선보였다.

아로마티카가 제로 스테이션에서 가장 중점을 둔 공간은 단연코 ‘리필 스테이션’이다. 매장의 한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는 육중한 기계 안에는 인기 제품들이 가득 찬 벌크 통이 장착되어 있다. 제로 스테이션을 이용할 땐 집에 고이 모셔둔 공병을 챙겨야 한다. 패키지에 타 브랜드 이름이 적혀 있다고 해서 괜히 겸연쩍어 할 필요도 없다. 아로마티카는 소비자가 가져오는 모든 용기를 차별 없이 너른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환영한다. 고심하여 고른 빈 용기에 투명한 액체가 가득 차는 것을 보면 수고로움은 눈 녹듯 사라지고 마음이 절로 두둑해진다.

아로마티카 스타필드 하남점 전경

1. 로즈마리 스칼프 스케일링 샴푸 바
물을 묻혀 문지르면 기분 좋은 허브 향 거품이 피어난다. 화장품 제조 시 사용한 티트리와 로즈마리 원물을 아낌없이 첨가했을 뿐 아니라 패키지 또한 사탕수수 재활용지로 제작했다.


2. 라벤더 에센셜오일
에센셜오일에는 아로마티카만의 자부심이 스며있다. 고요 속으로 침잠하고 싶을 때 침구에 한 방울 떨어트린다.


3. 바이탈라이징 로즈마리 올인원 로션
아로마티카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사용할 수 있게끔 자연 성분의 재료만을 사용한다. 로즈마리 향은 상쾌한 아침 바람에 몸을 맡긴 채 기지개를 켜는 듯한 개운함을 선물한다.


4. 티트리 밸런싱 치약
아로마티카의 치약은 재활용이 쉬운 단일 알루미늄 소재 패키지로 리뉴얼을 진행했다. 거품을 내기 위한 계면 활성제나 유해 성분을 제거하여 더욱 기분 좋은 양치 생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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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오은재

자료 제공 아로마티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