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나 사이

독서는 책과 나, 둘만이 호젓하게 마주하는 순간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바깥에서 읽을 책을 가방에 넣거나 좋아하는 문장에 밑줄을 긋고, 필사하는 모든 순간까지 독서라고 말하고 싶다. 이러한 책 읽기 생활을 우직하게 응원할 작은 도구들을 소개한다. 책과 나 사이 이들이 놓일 때, 독서는 더욱 편리하고 풍요로워질 테니까.

책을 곁에 두는 가방

미온전

읽기를 사랑하는 이들은 집 밖을 나설 때 꼭 책 한 권을 챙긴다. 일과 중 펼쳐 볼 때가 분명 올거야, 라는 믿음으로. 그렇게 한 권 들고 나섰지만 전혀 읽지 못했다 하더라도, 다음 날 가방 속엔 다시 또 책이 담긴다. 막상 바깥에서 책장을 넘기는 건 쉽지 않을 때도 많다. 비좁은 대중교통 안에서 가방을 열고 닫아야 하며, 밑줄을 긋기 위한 연필도 간신히 꺼내야 하니까. 책갈피가 없다면 책 귀퉁이는 선명하게 접혀 자국이 남는다.

2016년 시작된 브랜드 미온전은 이렇게 작지만 중요한 순간을 위해 산’책’가방을 만들었다. 이는 책을 단단하게 끼울 수 있는 북커버 형태의 가방. 두꺼운 소설책부터 얇은 시집까지 다양한 판형의 책이 담긴다.

미온전이 일상 속 세심한 필요를 알아채는 도구를 전할 수 있는 이유는, 브랜드를 이끄는 전영은 대표가 자신이 가지고 싶지만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물건을 제작하는 덕분. 오랜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10년간 차근히 걸어온 미온전은, 곁에 두고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으로 자연스럽게 신뢰를 쌓아가길 꿈꾼다.

“일상에서 많은 순간을 책과 함께하지만, 어렵고 불편할 때가 의외로 많았습니다. 그래서 산’책’가방을 만들었어요.”

 

1. 산’책’가방

손잡이가 달린 가방을 펼치면 책을 끼울 수 있다. 앞뒤로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연필. 인덱스 스티커뿐만 아니라 휴대폰까지 보관하기 편리하다. 2019년 처음 예약 판매를 시작한 후 독서인들 사이에서 하나쯤 소장하고 싶으나 쉬이 구할 수 없는 도구로 자리 잡았다. ‘민음사’, ‘교보문고’ 등과 손잡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녹인 한정판 제품을 종종 선보이기도 한다.

행복의 단서

오니프

세상을 꽉 채운 다양한 제품들 중에서도, 나의 취향을 고스란히 담긴 물건을 기어코 선택하고야 마는 이유를 떠올려 본다. 소유로 자신을 표현하려는 까닭도 있지만, 나를 닮은 무언가가 일상 가까이 존재한다는 감각을 얻고 싶어서가 아닐까. 나와 비슷한 결을 갖춘 물성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며,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주기도 한다. 2019년부터 일상 공간을 밝히는 오브제를 선보여온 ‘오니프’는 도구의 이러한 힘을 굳게 믿어왔다. 그들이 선보이는 건 독서 용품, 펜홀더, 화병 등 매일 손에 직접 닿고 생활을 함께하는 도구. 오니프는 자신들이 제작한 물건으로 사용자들이 스스로를 더 알아가며, 각자의 위로와 행복은 어디서부터 출발하는지 깨닫길 응원한다. 브랜드 시그니처가 된 북홀더링을 비롯해 나무가 주요 소재인 제품을 중심으로, 이제는 ‘샘터’, ‘밀리의서재’ 등 출판 관련 브랜드와 협업도 활발하다. 만듦새가 좋은 따듯한 결의 독서 용품과 데스크테리어 오브제를 찾는 이들에게 오니프는 친근한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오니프는 일상을 다정하게 지켜줄 물건들을 만듭니다. 우리가 만드는 물건들, 혹은 우리가 하는 이야기들이 누군가의 단순하고도 즉각적인 위로와 행복의 재료가 되길 바랍니다,”

 

1. 조개 북 홀더링 

한 손으로도 책을 편히 읽게 도와주는 물건으로, 구멍에 엄지손가락을 끼워 사용한다. 책갈피 사이에 놓여 책장이 넘어가지 않도록 지지해 주는 덕분에 대중교통을 타거나 누워 있을 때도 편안하게 독서를 즐길 수 있다. 목재 기반의 친환경 신소재 ‘CXP’와 원목, 두 가지 중 마음에 드는 쪽으로 선택하자.

2. 모험가의 툴박스

오지를 탐험하는 모험가의 손에는 각종 장비가 들린다. 일상을 모험처럼 살아내는 우리에게도 각자의 도구가 필요하긴 마찬가지. 오니프는 나만의 일상을 살아내는 모험가들이 자유롭게 작업하길 바라며, 다양한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수납함을 선보인다. 책을 사랑한다면 이를 옆으로 세워 작은 책꽂이로 활용할 수 있고, 밑줄 긋기용 펜과 인덱스 스티커를 보관하기도 좋다.

따라 새기는 기쁨

컴포지션스튜디오

좋아하는 문장을 종이에 직접 옮겨 적기는 독서인들이 무척 사랑하는 일. 손으로 문장을 쓰는 동작으로 오래 기억하고 싶은 말을 머리와 마음에 새겨보는 것이다. 이때 어떤 노트든 사용해도 좋지만, 필사만을 위해 탄생한 도구가 있다면 독서인의 취미는 더욱 즐거워질 터. 2020년 문을 연 컴포지션스튜디오는 필사를 도울 제품을 만날 수 있는 브랜드다. 우리에겐 검정 얼룩 패턴의 노트를 선보이는 곳으로도 익숙하다. 이들은 기록과 수집, 개인적인 경험을 소중히 여기며 익숙한 대상에 새로운 시선을 더해 숨겨진 아름다움과 영감을 전한다. 노트, 아이패드 케이스 등 다채로운 문구류와 디지털 제품까지 제작하며, 브랜드 매장 ‘푼크툼punctum’에서 대부분의 물건을 직접 살펴볼 수 있다고. 컴포지션스튜디오를 가까이 둘 때 일상 속 기록과 표현의 즐거움은 더해질 것이다.

“작고 소중한 일상의 순간을 의미 있게 남길 수 있도록 기록의 가치를 전하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모든 이와 함께할 거예요.”

 

1. 새김 필사 만년필 노트

필사는 복잡한 생각을 옅게 만드는 집중의 시간을 선사한다. 새김 필사 만년필 노트는 이 경험을 많은 이들과 나누기 위해 제작되었다. 자신의 필사 스타일에 따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긴 문장을 옮겨놓을 ‘줄 페이지’와 더불어 짧은 시나 구절을 적기 좋은 ‘원고지 페이지’가 담겼다. 만년필 사용자를 위해 잉크 테스트를 할 수 있는 ‘프리 페이지’까지 끼워둔 세심함이 돋보인다.

2. 따옴표 문장 수집 노트

사용하는 이에게 말과 글에 대한 애정이 싹트길 바라며 탄생한 도구. 이름 그대로 노트에는 문장 부호 따옴표가 새겨져 있다. 왼쪽 페이지는 인용문을 쓰는 큰따옴표가, 오른쪽은 이에 관한 나만의 감상과 생각을 남기는 작은따옴표가 놓였다. 평소 긴 분량의 필사가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이 물건은 나만의 문장을 가볍게 쌓아가기 좋은 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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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차의진

자료 제공 미온전, 오니프, 컴포지션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