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내가 속한 곳

아미라 — 금속공예가, 미호미두 · 김정민 — 혜자

그림 같은 한옥이 옹기종기 모인 마을, 북촌. 아파트 숲을 지나 이곳에 닿으면 자연스레 이 동네에 사는 이들의 얼굴이 궁금해진다. 그렇게 만난 사람은 금속공예가이자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미호미두MIHOMIDU’를 운영하는 아미라, 그리고 스킨케어 브랜드 ‘혜자Hyeja’를 이끄는 정민. 이국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한옥은 두 사람과 꼭 닮았다. 다양한 문화권을 오가며 자신의 근원을 묻고 또 물었던 존재들. 이곳은 이들이 비로소 나답다 여기는 안전한 세계다.

아미라 씨가 SNS에 이렇게 썼어요. “금속과 유리처럼 차가운 재료를 다루는 일을 해서인지, 나는 늘 집만큼은 따뜻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집의 따뜻함은 어디서 비롯되는 걸까요? 

아미라 저는 대체할 수 없는 나다움이 곧 따뜻함이라고 생각해요. 요즘은 쇼룸이나 카페처럼 인테리어가 잘 갖춰진 멋진 공간이 많잖아요. 그래서일수록 집은 나를 닮고, 내 이야기가 담긴 공간이어야 한다고 느껴요. 유행하는 인테리어를 멋지다 여기며 그대로 따라가다 보면, 자기만의 색이 옅어질 거예요. 저는 지금 살고 있는 이 집이 참 따뜻하게 느껴지는데요. 그 이유는 이곳이 쉽게 대체할 수 없는 공간이기 때문이에요. 제가 만든 손잡이와 선반, 우리가 직접 고른 소파 커버까지 이 모든 것이 오직 이곳에만 존재해요. 집은 저마다의 이유와 이야기가 담겨 있을 때 비로소 따뜻해질 수 있어요. 

 

정민 씨는 집의 따뜻함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어요? 

정민 저는 이 집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따뜻함을 느꼈어요. 집 안의 디자인 요소 하나하나가 건축가 부부가 아이들을 생각하며 설계한 결과였거든요. 내부의 금속 구조물 위에 마련된 다락방도 아이들이 집 안에서 재미있게 놀도록 만든 공간이었고, 마당을 확장해 거실로 바꾼 이유 역시 아이들이 자라면서 더 넓은 생활 공간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라고 해요. 거실 천장에 원형 창을 낸 것도 지붕 위를 지나가는 고양이를 함께 보고 싶어서였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작은 요소들까지 분명한 이유를 품고 있는 집이어서, 제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느꼈던 따뜻함도 아마 그런 데서 비롯된 게 아닐까 싶어요.

문득 두 분이 진정으로 내가 속한 곳은 어디라고 느끼는지 궁금해요. 

아미라 이 시대에는 저처럼 다양한 인종이 다양한 나라에서 살고 있어요. 많은 어린이들이 제 유년 시절처럼 그 안에서 어려움을 겪고 자신을 인정받고 싶어 하고 있겠죠. 그래서 우리에게 안정감을 주는 곳은 특정한 나라가 아니라 나의 집 혹은 가족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이런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 위로를 받고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인 것 같아요.

정민 조금 오글거리지만(웃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곳이요. 그곳에서 저는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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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차의진

포토그래퍼 임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