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ROUND
CLUB ONLY
SERIES
MEET AROUND
SUBSCRIBE
SHOP
김민주 — 작가·영상작가
“재즈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이 질문에 김민주는 스캣(가사 없이 즉흥적인 음절로 멜로디를 부르는 것) 대신 이렇게 답한다. 재즈는 지금 여기 있는 음악이라고. 더 나아가 틀린 음마저 화음으로 만드는 삶의 태도라고 말이다. 그는 재즈를 주제로 두 권의 책을 펴냈으며 매달 칼럼을 쓴다. 여전히 처음과 같은 애정일까, 물어보려다 대화를 시작하자마자 그럴 필요 없다는 걸 깨달았다. 꼿꼿한 자세로 눈을 반짝거리며 말하는 그의 얼굴에서 나는 이미 답을 들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곳, 온그라운드뮤직바 바 음에서 작가님 인터뷰라고 하니 흔쾌히 공간을 내어주셨어요.
지금은 파주에서 지내지만 서울에 살 때 집이 광화문 쪽이었거든요. 산책하는 걸 워낙 좋아해서 서촌과 이 주변을 많이 돌아다녔어요. 이 건물 1층이 조병수 건축가님이 만든 ‘온그라운드’라는 카페인데요. 종종 방문하다가 작년 겨울, 지하에 뮤직바가 생겼다길래 반가워서 와 봤어요.
공간이 아늑하네요. 흔히 볼 수 없는 가구들도 눈에 띄고요.
맞아요. 뮤직바인 만큼 선곡이 중요한데, 노래도 좋고요. 처음 온 날, 제가 너무 음악에 심취해서 듣고 있으니 여기를 운영하시는 재휘 님이 저를 눈여겨보셨나 봐요. 대화 몇 마디 나누다가 소장하신 책들이 꽂혀 있는 서고를 둘러보는데 마침 제 책 《재즈의 계절》이 놓여 있는 거예요. 신기해서 “이거 제가 쓴 책이에요.” 했죠. 그날 이후로 내적 친밀감이 가득 쌓였어요.
(재휘가 직접 쓴 문구가 적힌 책갈피를 내민다.) 와, 감사합니다.
바로 이런 섬세함 덕분에 여기를 좋아해요. 게다가 재휘 님이 취미로 트럼펫을 독학 중이시거든요. 그날도 “잘하진 않지만 재즈 좋아하시면 트럼펫을 연주해드려도 될까요?” 하셨던 기억이 나요.
저도 이따 들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웃음). 이번 호 주제가 ‘음반’이에요. 작가님도 아날로그 매체로 음악 듣는 걸 즐긴다고 들었어요.
스트리밍으로도 많이 듣지만 그건 음악하고 친해지는 느낌은 아니에요. 아날로그 매체, 예를 들어 LP는 20분마다 판을 갈아줘야 하니 음반과 물리적으로 접촉하게 되잖아요. 똑같이 음악을 틀어놓아도 스트리밍과 달라요. 심리적으로 닿아 있고, 음악과 대화하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음악이랑 진짜 친해지고 싶을 때는 아날로그로 돌아오는 것 같아요. 특히 저는 CD로 음악을 처음 들었던 세대라서 그런지 CD가 제일 좋더라고요.
차茶와 요가도 취미라고요. 모아놓고 보니 성격이 한결같아요. 느린 호흡의 일을 좋아하나 봐요.
그러네요(웃음). 남편이랑 “우리는 진화심리학을 거스르는 사람들이야.”라는 말을 자주 해요. 다들 빠른 것, 효율적인 것을 좋아하는데 저희는 자꾸 느린 것들을 찾아요.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과정을 이해하는 게 즐거운 것 같아요. 차도 그렇잖아요. 찻잎을 따고, 말리고, 우리고···. 굉장히 번거로운 작업들을 하나하나 알게 되니 더 좋아지더라고요. 요가도 마찬가지예요. 12개의 자세가 이어지는 태양 경배 시퀀스를 가장 좋아해요.
한 인터뷰에서 재즈 취향을 묻는 질문에 ‘섬 몇 개를 돌면서 수영하듯’ 음악을 듣는다고 답한 적 있죠? 표현이 재밌어서 따로 적어두었어요.
그런 말을 한 건 재즈의 세계가 엄청나게 넓어서예요. 재즈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얘기해도 서로의 음악 취향이 아예 안 겹치기도 할 정도예요. “이거 너무 좋지 않아요?” 했는데 제가 모를 때도 있고요. 특히 저는 좀 편식하는 스타일이거든요. 다양하게 듣기보다 좋아하는 연주자나 레이블을 깊게 파고들어요. 그래서 저만의 섬들이 있다고 말했던 것 같아요.
섬 몇 군데를 소개해 주신다면요?
가져온 음반들을 보여드릴게요. 우선 저는 악기 한 대나 두 대 정도 편성으로 여백을 두면서 연주하는 음악을 좋아해요. 혹은 콰르텟(4중주)이나 퀸텟(5중주)이어도 연주 스타일 자체를 미니멀하게 하는 뮤지션들이 있거든요. 그런 음반들을 많이 내는 곳이 ‘ECM(Edition of Contemporary Music)’이라는 독일 레이블인데요. 거기서 나온 음반들은 믿고 들어요. 또, 조지 거슈윈이 작곡한 〈Porgy and Bess(포기와 베스)〉라는 오페라가 있어요. 유명한 재즈 스탠다드 음악들이 거기서 비롯됐죠. 그 넘버들을 모은 음반들도 좋아해요. 특히 레이 찰스와 클레오 레인이 듀엣으로 부른 음반이 정말 좋아요. 또 다른 섬은···.
계속 얘기해 주세요(웃음).
라이브 유작이나 스튜디오 레코딩 유작들이에요. 예를 들어 이건 정선 프로듀서가 낸 음반인데, 재즈 피아니스트 키쿠치 마사부미가 작고하기 전에 녹음한 음악을 담았어요. 그리고 이건 쳇 베이커가 작고 2주 전에 연주한 라이브 유작이에요. 저기 보시면 이 공간에도 걸려 있죠. 이처럼 누군가가 마지막으로 남긴 음악들에도 많이 감동하는 편인 것 같아요.
이런 음악적 섬들을 발견하는 과정도 궁금해져요.
재즈를 처음 듣기 시작할 때는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들었어요. 키스 자렛의 [The Köln Concert] 음반은 디자인이 예뻐서 뮤지션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샀을 정도예요. 그런데 듣자마자 음악이 아름다워서 눈물이 막 나는 거예요. 저처럼 그 음반을 최애 음반으로 꼽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음악에 감동을 받아서 눈물을 흘린 경험이 거의 처음이었어요. 그 후에도 악기 한 대로 연주하는 음악을 들었을 때 비슷한 감정을 느꼈고, 그렇게 제가 좋아하는 걸 조금씩 알게 되면서 섬들을 찾아갔어요.
처음 감정적으로 강렬하게 반응했던 지점에서 조금씩 넓혀간 거군요.
맞아요. 그런 미스터리한 감각이 좋아요. 왜 좋은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느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재즈 스탠다드 넘버 〈Summertime〉이 아까 말한 오페라 〈Porgy and Bess〉의 대표적인 넘버 중 하나인데요. 이 곡도 멜로디를 듣자마자 딱 꽂혔어요. 그 다음 파고들어보면 “이 곡이 이 오페라에 나왔구나.” “조지 거슈윈이라는 작곡가가 만들었구나.” “조지 거슈윈은 삶은 재즈와 비슷하다는 말을 남겼구나.” 이렇게 하나씩 알아가면서 좋아하는 이유를 만들게 되더라고요.
그토록 좋아하는 대상이 이제는 업에 가까워졌어요. 좋은 점만 있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저는 음악이랑 자연스럽게 만나는 걸 좋아하거든요. 이제는 그런 우연한 기회들이 옛날만큼 열려 있지 않다는 게 아쉬워요. 효율적으로 빨리빨리 음악을 들어서 소개하거나 글을 써야 할 일이 있으니까요. 또 다른 어려움은 재즈가 한 문장으로 정의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는 거예요. 한국에서는 국악, 다른 나라에서는 또 그 나라의 민속 악기…. 엄청 많은 장르와 결합하거든요. 그 다양한 장르에 대한 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재즈를 소화해야 하니 기초 체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저는 편식쟁이인데(웃음).
그래서 입문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아요. 작가님처럼 자연스럽게 음악을 만나려면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일단 좋다고 느껴지는 음악 아무거나 듣기 시작하면 되는 것 같아요. 다들 자기만의 재즈 스탠다드 넘버가 있더라고요. “나 이 음악 좋아.”라는 생각이 들면 그걸 다양한 버전으로 들어보는 걸 추천해요. 그렇게 파도를 타다 보면 자기 섬이 만들어져요.
재즈는 누가 언제 어디서 연주하는지에 따라 같은 곡이라도 천차만별이니까요. 작가님이 《재즈 레터》에도 쓴 말이죠. 이 책에서 공연이라는 키워드와 편지라는 형식을 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읽어주셨다니 감사해요. 편지처럼 쓴 건 로망을 실현하기 위해서예요. 종종 타임머신이 존재하면 어디로 가고 싶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거든요. 그럼 저는 구체적으로 1975년 1월 24일 쾰른 콘서트 현장에 가고 싶다고 말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그 공연에 박수를 더하고 싶어서요. 그래서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과거에서 독자들에게 편지를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공연을 주제로 한 건, 저는 동사적 성질이 굉장히 강한 음악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재즈와 힙합이 그래요. 재즈가 요구하는 가장 큰 태도는 즉흥성인데요. 그건 음반 안에서 구현할 수 없는 것 같아요. 물론 뮤지션들은 녹음을 원테이크로 한다든지, 즉흥성을 음반에 담으려고 노력하긴 하지만 재즈가 가장 빛나는 곳은 역시 라이브 공연장이에요. 공연장에 가야만 “아, 이게 진짜 재즈지.” 하는 느낌을 받아요. 설령 최고의 연주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뮤지션들의 태도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 재즈를 즐긴 기분이죠. 그걸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어요.
공연 문화가 계속 이어져야 하는 이유도 그런 맥락이겠어요.
그렇죠. 키스 자렛이 이런 말을 했어요. “재즈는 왔다가 사라진다. 그저 일어날 뿐이다. 거기에 함께 있어야 한다. 그게 전부다.” 그만큼 현재성이 정말 중요한 음악이에요. 제가 뮤지션 윤석철 님을 좋아하는데요. 그분 공연에 가면 음반에 있는 트랙들을 완전히 해체해서 새롭게 들려줘요. 보통 다른 가수들은 콘서트용으로 편곡해서 연습하잖아요. 석철 님은 그게 아니라 현장에서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을지, 그리고 그걸 어떻게 관객들이 이해할 수 있게 할지 고민해요. 제비뽑기로 박자를 고르기도 한다니까요.
정말요?
네. 그날은 심지어 곡의 연주할 곡목과 키도 그렇게 골랐어요. 4분의 4박자 곡이라도 제비뽑기 결과에 따라 박자도 키도 달라지는 거예요. 세션들은 엄청 힘들어하죠(웃음).
재즈 뮤지션들은 얼마나 많이 연습을 하는 걸까요?
사실 과거에는 그들이 게으른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어요. 역사에 기록된 인물들 보면 맨날 술 마시고, 마약하고, 여자도 많았다고 하잖아요. 그냥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났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대여섯 시간 정도를 연습하는 기간이 최소 3년에서 6년은 지나야 한대요. 그래야 즉흥 연주를 할 때 자유롭다고 하더라고요. 찰리 파커는 매일 열다섯 시간을 연습했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예요.
현대인이 일하는 시간을 훨씬 뛰어넘었네요.
그러니까요. 그걸 알게 된 이후로 즉흥성이라는 개념을 계획이 없는 상태라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어요. 오히려 모든 준비를 다 끝마쳐서 어떤 방향으로도 얼마든지 갈 수 있는 상태. 그게 즉흥이에요.
동감해요. 지금 이 대화도 그렇죠. 재미있는 즉흥성이 발현되려면 제가 모든 준비를 끝마친 상태여야 하니까요.
맞아요. 너무 닫혀 있지도, 또 너무 열려 있지도 않아야 하죠. 질문지 받아보고 여백이 딱 알맞게 느껴져서 좋았어요.
그렇게 말해 주시니 기뻐요. 즉흥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볼까 해요. 기억에 남는 즉흥적인 선택이 있어요?
일상적인 선택은 아니지만, 2020년에 〈타다: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던 게 떠오르네요. 그때 ‘타다(승차 공유 서비스) 금지법’이 발표되었잖아요. 그에 대한 위헌 판결을 요청하는 기업을 보고 스타트업이라는 조직이 위기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남편은 연출가로, 저는 작가이자 영상 편집자로 같이 일하고 있었는데,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보자고 말을 꺼냈죠. 제안서를 거의 이틀 만에 완성해서 대뜸 연락했던 기억이 나요. 결과적으로 극장 관객이 많지는 않았지만, 스타트업 사람들에게는 두고두고 회자되는 영상이 되었다고 해서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요.
그런 경험들이 쌓여서 또 무모하게 선택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 같아요.
아, 제가 처음 재즈 클럽에 간 것도 즉흥적인 선택이었어요. 그게 인생을 바꿔놓을 줄 전혀 몰랐지만요.
파리 여행 도중이었다고 하셨죠? 그날 얘기가 궁금해요.
만으로 스무 살 때였어요. 유럽에서 새해를 맞는 여행 일정이었죠. 파리에서 숙소 근처에 있던 선셋/선사이드 클럽Sunset/Sunside club에 가게 됐는데요. 그전까지는 재즈에 관심조차 없었어요. 알고 보니 그곳이 유서 깊은 곳이었고, 제가 거의 1열에 앉아서 보게 된 거예요. 지금 저와 에디터님 거리보다도 더 가까웠어요. 드러머 올리비에 로뱅과 색소포니스트 세바스티앙 자루스가 하는 퀸텟이었는데 그분들 연주가 되게 속도도 빠르고 전위적인 데다 즉흥성이 많았어요. 어렵지만 압도적인 음악이라고 생각하며 들었죠. 그런데 인터미션 때 보면대 위에 있던 악보를 슬쩍 봤는데 음표가 하나도 안 적혀 있는 거예요. 방금 내가 들은 그 빠르고 복잡한 음악에 악보가 없었다고? 이 사실에 엄청 충격을 받고 돌아와서 일기도 썼어요. 그건 너무 유치해서 보여드리진 못하겠네요(웃음).
즉흥성에 처음 매료된 거네요. 작가님이 재즈와 사랑에 빠진 궤적이 이제 조금 그려져요. 저도 즉흥을 추구하거든요. 이유를 생각해보면 타고난 기질이 즉흥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오히려 그걸 좇는 것 같아요.
어쩜 이렇게 저랑 똑같아요? 제가 한 말인 줄 알았어요(웃음). 종종 재즈 입문자 분들을 대상으로 북클럽 같은 걸 열면 늘 계획형 독자 분들이 더 많아요. 그런 분들이 재즈의 즉흥성을 빌려 자신에게 없는 부분을 보완하듯 즐기는 것 같아요. 저도 그런 편이고요.
맞아요. 삶에서 즉흥은 꼭 필요하죠.
즉흥은 결국 책임감이기도 해요. 재즈가 삶이랑 참 닮았다고 느끼는 게, 둘 다 악보가 없잖아요. 매일 대처하며 살아야 하죠. 거기서 힌트가 되어줄 수 있는 음악이 재즈라고 생각해요. 재즈 뮤지션들은 책임감이 엄청난 사람들이에요. 엘라 피츠제럴드가 독일에서 공연을 하다가 가사를 잊어버린 적이 있어요. 그런데 순발력을 발휘해 라임까지 맞추며 즉석에서 작사를 했죠.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서 즉흥인 걸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였어요. 원래 가사를 아는 사람들은 깜짝 놀랐고요. 삐끗해도 끝까지 하는 태도, 실패처럼 느껴지는 일이 벌어져도 그게 실패로 끝나지 않도록 완주하는 힘. 그런 게 재즈의 성격이라고 느껴요.
저에게도 필요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재즈가 작가님을 바꿔놓은 게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해요.
제일 좋아하는 변화는 타인을 탓하지 않게 된 거예요. 원래 일할 때 최대한 성실하고 정확하게 하려는 편이라, 제 기준에 못 미치는 동료들에게는 조금 엄격하게 대했거든요. 제가 변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허비 행콕과 마일스 데이비스의 일화예요. 허비 행콕은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의 핵심 멤버였는데, 독일 슈투트가르트 공연에서 마일스의 솔로 파트 중 코드를 잘못 짚었대요. 행콕은 순간 패닉에 빠졌지만, 마일스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 잘못된 코드에 맞춰 자신의 솔로를 바꿔 연주했대요. 재즈에는 틀린 음이 없다는 말이 있잖아요. 예전엔 그 말을 듣고도 “그래봤자 그렇게 크게 틀린 음은 아니었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이 일화를 알고 나서는 마일스처럼 되고 싶어졌어요. 이제 누군가 실수해도 제가 무엇을 바꿔나갈 수 있을지 먼저 생각해요. 예를 들어 북토크 현장에서는 관계자분들이 아무리 신경 써도 예상치 못한 사고가 생기곤 하잖아요. 예전의 저였다면 그걸 막지 못한 사람들을 탓했겠지만, 지금은 제가 먼저 나서서 유연하게 넘기려 해요. 그러면 관객분들도 함께 웃어주시면서 분위기가 오히려 더 풀리더라고요. 작은 빈틈이 때로는 더 좋은 순간을 만든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러니까, 다 재즈 덕분이에요.
삶은 재즈와 비슷하다. 즉흥적일 때 가장 좋다.
—조지 거슈윈, 작곡가
이건 너무 좋다. 불법이 틀림없다.
—패츠 월러, 오르가니스트
재즈는 규율 속의 자유에 관한 것이다.
—데이브 브루벡, 피아니스트
재즈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당신은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다.
—루이 암스트롱, 트럼페터·보컬리스트
에디터 정지윤
포토그래퍼 박은비 장소 협조 온그라운드뮤직바 바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