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힘겨루기

당신의 혼자력 레벨은

즐거운 힘겨루기

당신의 혼자력 레벨은

혼밥, 혼술, 혼여(여행), 혼쇼(쇼핑), 혼영(영화 관람) 등 혼자 하는 일이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혼자’를 즐기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하나의 유행처럼 사람들 사이로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혼자여도 거뜬하고 충분히 즐거운 사람들의 레벨 측정기를 공개한다.

당신은 아직
혼자인 게 어려운
‘라푼젤’형

영화 <라푼젤>의 주인공 ‘라푼젤’은 마녀의 꾐에 속아 오랜 시간 성에 갇혀 지냈다. 자신을 엄마라고 속인 마녀에게 들은 바로는 바깥세상은 위험과 공포가 곳곳에 깔린 불지옥이고 악의 구렁텅이다. 그녀에게 허락된 것이라고는 성의 작은 창문 하나뿐. 이것이야말로 그녀가 세상과 교감하는 유일한 수단이고 창구인 것이다. 드넓은 바깥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이 궁금하지만, 혼자를 벗어나는 일은 여전히 영 어렵다. 충동적으로 성 밖을 나가고 나서도, 혼자가 어색한 그녀는 자신에게 이래도 되는지 계속해서 묻고, 고민하고, 괴로워한다. 혼자인 것이 아직은 낯선 당신은 라푼젤처럼 고민과 생각이 많다.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 있는 게 훨씬 마음 편하기도 하고, 굳이 혼자여야 할 필요성이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혼자력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타인과의 경계를 쌓고 고립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나이 드는 일은 결국 혼자 해나갈 일의 연속이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언젠가는 어떤 형태로든 혼자가 되는 경험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순간이 왔을 때 혼자의 경험이 텅 비어있다면, 아마 몹시 당혹스러울 것이다. 혼자와 동행의 불균형을 조금만 돌이켜 보는 것은 어떨까. 내일과 모레의 일로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잊으면 안 된다. 라푼젤이 처음 성 밖에 나와 흙과 풀을 밟고 나무타기를 할 때 세상 행복한 표정을 지었던 장면을. 새로운 경험은 새로운 시선의 확장으로 이루어지니, 과업이 아닌 하나의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좋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등장하는, 주인공 ‘앤디’의 상사 ‘나이젤’ 같은 사람과 어울리는 게 좋다. 자신이 좋아하는 바가 확고했던 그는 앤디에게 다정한 충고와 조언을 아낌없이 전하기도 했다. 잡지사에 적응하는 게 힘들었던 앤디에게 협찬품을 빌려주는 통 큰 도움을 주기까지. 라푼젤 주변에 나이젤 같은 사람이 있었더라면 의문과 두려움을 조금은 덜어 놓고 밖으로 나갈 수 있지 않았을까.

혼자력 25퍼센트,
당신에게 추천해요

나이젤 같은 사람, 무작정 예매한 영화표나 기차표, 동네 주변의 조용한 식당(한적한 곳부터 시작해보세요)

혼자 할 수 있다고?
반신반의한
‘브라이스’형

영화 <플립>의 주인공 ‘줄리’는 언제나 자신의 신념과 의사가 확실하다. ‘브라이스’를 처음 봤을 때 그가 마음에 들어 먼저 손을 잡은 것도 그녀였고, 반 아이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브라이스에게 애정을 표하는 것도 그녀다. 언제나 자신의 관심사와 흥미에 집중할 줄 알아서 과학 실험 박람회에 참가해서 ‘병아리 부화’ 실험으로 많은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녀가 오랜 시간 사랑한 나무를 베어버린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나무를 타고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는 것도 불사하지 않았다. 언제나 브라이스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브라이스는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몰랐고, 타인의 평가와 시선을 신경 쓰기 바빴기 때문이다. 으레 사춘기 아이들이 그렇듯 말이다. 하지만 점차 줄리와 관계가 비틀어지고 멀어지기 시작하면서 자신이 줄리에게 어떤 실수를 했는지, 자신이 그녀를 이해하는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간다. 줄리를 통해서 진짜 자신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방법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자기가 원하는 것이라면 그게 누구와 함께이든 혹은 혼자든, 환경이 어떻든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이고 근사한 일인지 가늠하면서 말이다. 그렇다고 브라이스가 남을 신경 쓰느라 아무것도 하지 못한 유약한 인간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고, 모두 조금씩 브라이스의 모습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 끝에 그는 결국 줄리를 통해 혼자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방식을 이해하게 된다. 혼자 하는 것이 정말 즐거운 걸까, 친구가 없고 함께할 사람이 없는 사람들의 변명은 아닐까, 하지만 나도 혼자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데. 이런 수순의 내적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면, 그냥 한 가지만 생각하면 된다. ‘아무것도 아니다.’ 그렇다. 혼자인 게 정말 즐겁냐고? 썩 즐겁지도 않지만, 생각만큼 외롭지도 않다. 그러니 이건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아니다.

혼자력 50퍼센트,
당신에게 추천해요

혼자 여행을 떠나 게스트하우스에 머물기(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혼자 여행을 즐기고 있답니다), 《데미안》 읽기(알에서 나가볼까요?)

혼자가 별 건가?
‘쉘든’형

미국 드라마 <빅뱅이론>에서 오로지 자기만 아는 천재 과학자 ‘쉘든’은 타인과의 경계가 마음 편한 인물이다. “밖에 나가자, 쉘든. 사람들은 보통 바깥에서 활기차게 생활한다고.”라는 친구의 말에 “그렇다면 왜 인류가 몇 세기 동안 집 바깥보다 집 안을 꾸미는 데 그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 건데?”라고 응수하기까지 한다. 사실 쉘든은 독립적인 인물이라기보다는 사회성이 부족한 경우에 속한다. 그런 그가 ‘혼자력 75퍼센트 인물 유형’으로 등장한 이유는, 혼자력을 단단히 가지고 있으면서도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타인과의 동행을 선호하는 모습도 보여주기 때문이다. 연구실 친구들인 ‘레너드’, ‘하워드’, ‘라제쉬’와 함께 피자 나잇, 코믹 나잇, 게임 파티 등을 즐기길 좋아하고, 그들이 약속을 어기면 실망하며 투정 부리고 고집 피우는 모습도 보인다. 강력하게 혼자 있고 싶어 하지만, 타인과 함께하는 행사나 기념일 등을 챙기는 성향을 보면 그는 대략 75퍼센트 정도의 독립심을 띠고 있다. 

<빅뱅이론>이 바보 같은 네 친구의 에피소드를 모은 시리즈지만, 쉘든의 성장기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서 비롯한다. 쉘든을 통해서 혼자가 되는 것에 어떠한 의미를 두지 않는 자세를 배울 수 있다. 혼자여도 슬프지 않고, 누군가와 함께여도 유별나게 기뻐하지 않는 태세가 관계 맺음과 고독의 자유에 놓인 경계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에게는 혼자 요리하는 걸 권한다. 요리야말로 먹을 사람을 생각하며 정성과 시간을 할애하는 작업이다. 그리고 그 대상이 자신이 된다면, 오로지 자신을 위한 선물이 되는 셈이다. 1인 가구 증가와 더불어 배달 음식과 외식 소비가 더 늘어났는데, 혼자 있다고 대충 먹거나 거르는 것보다는 자신만을 위한 식사 시간을 만들어 가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자기만의 취미 생활을 정립하면서 더욱 행복한 혼자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혼자력 75퍼센트,
당신에게 추천해요

누군가 했던 말이 생각나요. 문득 혼자 있는 게 두렵다면 공포 영화를 보래요. 그럼 그때부터 더 이상 혼자 있는 것 같지 않다고….

혼자라도 뭐든지
다 할 수 있어,
‘미자’형

영화 <옥자>의 주인공 ‘미자’는 거대한 돼지 ‘옥자’의 친구다. 하루 종일 모든 것을 함께 나누고 경험하면서 정서적인 교감이 아주 깊다. 또래 친구 하나 없는 깊은 산골짜기에 살면서도 외롭지 않고 심심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미자에게 옥자는 ‘유일하다’는 단어의 의미를 깊게 새겨준 존재였을 거다. 그런 미자에게 큰 재앙이 찾아온다. 미란도 회사에서 옥자를 데려가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알고 보니 옥자는 애초부터 식용 돼지로 키워져 사람들의 밥상 위로 오를 운명이었다. 이름을 붙이는 건 그 대상에게 인격을 부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얘기가 있다. 가장 사랑하는 친구와의 강제적인 이별을 이해할 수 없는 미자는 옥자를 찾기 위해 모든 것을 불사른다.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고,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 사투를 벌이더라도 그녀는 자신의 결단력을 저버리지 않았다. 혼자서 많은 것을 결정하고 판단하면서 미자는 자기만의 길을 만들었다. 옆에 누가 있든 없든 그런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결심을 행동으로 움직이는 것, 그것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미자가 세상을 수용하는 방식을 보면 그 중심에 철저히 자신을 두었다. 다른 것에 흔들리지 않고,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를 신경 쓰지 않는다. 주변을 둘러보면 자신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서 현상과 문제의 본질에만 온전히 눈을 두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유형의 경우,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의 ‘케이’ 같은 사람을 곁에 두는 게 좋다. 케이는 오랜 친구인 크림의 감정과 상황을 늘 걱정하고 배려했다. 자신의 판단만이 옳다고 믿어버리면 방향을 잃더라도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럴 때 다정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안부와 근황을 물어봐 주는 케이가 있다면, 긍정적인 지지로 조금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겨울왕국>에서 독립적인 ‘엘사’가 결국 성 문을 닫게 되듯, 자칫하면 바깥의 소리를 거부하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혼자력 100퍼센트,
당신에게 추천해요

따뜻한 홍차, 일기장, 케이 같은 사람, 독서 모임

힘겨루기
대결 시작

Lv.1

나 홀로 편의점 식사

싱어송라이터 박하디

저는 사실 혼밥을 잘 못해요. 혼자 먹느니 굶어버리는 걸 선택하죠. 혼자 먹으면 왠지 외롭고 또 맛이 없잖아요. 함께 식사하는 사람들이랑 맛이 어떤지 호들갑 떨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사진도 정성 들여 잘 찍어 놓아야 더 맛있는 것 같거든요. 음식이란 게 나누는 의미가 크잖아요. 정 급하면 종종 편의점을 이용해요. 그것도 사람들이 많거나, 편의점이 너무 작아서 간이 식탁과 점원의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그냥 나와 버리기도 하죠. 솔직하게 말하면 아무 데나 들어가서 먹고 싶은 음식을 잘 먹고 다니는 사람들이 종종 부럽기도 해요. 언젠가 저도 혼자력 레벨을 튼튼하게 키워서 맛있는 고깃집에 혼자 가고 싶어요. 편의점 추천을 하자면, GS편의점이 PB상품이 제일 괜찮은 것 같아요. 요즘에는 대게딱지장이 들어간 삼각김밥이 새롭게 출시되었는데 맛이 좋더라고요. 강력 추천합니다!

Lv.2

혼자 영화 관람

일러스트레이터 릿다

영화는 여럿이 보러 가는 것보다 혼자서 보러 가는 걸 좋아해요. 거의 대부분 혼자 봐요. 고등학생이었던 2005년 즈음부터 혼자 보기 시작했는데, 당시엔 영화를 혼자 보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어요. 아마 있었을 텐데 제가 발견하지 못한 거겠죠. 영화의 여운을 혼자 곱씹고 돌이켜 생각해 보는 일이 영화 관람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의식이 방해받으면 무척 힘들어요. 다른 사람들도 영화 보느라 바쁘기 때문에 제가 혼자 왔는지 아니면 백 명이랑 몰려 왔는지 아무도 관심이 없어요. 개인적으로 혼자 밥 먹는 것보다 영화 보는 게 더 쉬운 레벨이라고 생각했던 터라 조금 의외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자리 선정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 아시죠? 혼자면 사이사이 껴서 원하는 자리를 고를 수 있는 선택 폭이 아주 넓어요. 최고죠?

Lv.3

홀로 여행

파티쉐 이보나

여행은 무조건 혼자예요. 저는 여행 가기로 결정하고 계획할 때, 동행자에 대한 생각을 애초부터 하지 않아요. 혼자가 편하거든요. 여행이라는 게 제 시간을 쪼개서 가는 거라 저에게 굉장히 소중한 거잖아요. 되돌아 와서 기억을 다시 만들 수도 없고요. 같이 간 사람을 신경 쓰고 관계를 고민하면서 여행을 채우고 싶지 않아요. 물론 이건 저만의 생각일 뿐이에요. 제 성향이 이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 타인과 동행하는 여행을 부정적으로 여기거나 잘못된 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지에서 좋은 것을 함께 나누고 기억하는 건 어쨌건 행복한 일이니까요. 저 또한 가끔은 여행을 떠나서 누구랑 같이 이곳에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물론 당분간 지금의 생각이 바뀌지는 않을 것 같지만요. 나 홀로 여행이 외롭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하지만 혼자 떠나야만 보이고 느껴지는 것들이 있어요. 제가 팁을 하나 드릴까요? 여행지를 정해서 그곳과 잘 어울리는 영화나 혹은 노래를 선정해 가세요. 그러면 그 여행은 그것으로 기억에 남거든요. 자기만의 기억을 만들다 보면, 혼자가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아요.

Lv.4

혼자 음주

텍스처 디자이너 서민경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술 한잔 하는 게 제 낙이에요. 좋아하는 펍에 가서 그날의 기분과 어울리는 안주랑 맥주를 골라서 시간을 보내면 한적해서 좋아요. 물론 친구들이나 직장 동료들이랑 함께하는 자리도 좋아요. 하지만 혼자 술을 마실 때 좋은 점은 적당히 내가 원하는 만큼 취할 수 있고, 알딸딸한 상태에서 자기만의 생각을 꾸려나갈 수 있거든요. 대신 집에서는 술 마시는 걸 피해요. 집에서 흐트러지는 건 왠지 싫거든요. 그럼 한도 끝도 없이 마시게 되기도 하고요. 적당한 선에서 저만의 시간을 갖는 거예요. 가장 좋아하는 조합은 치킨 윙이랑 호가든을 마시는 거예요. 윙의 바삭함과 짭조름한 맛이 호가든의 시원한 맛과 잘 어울리거든요. 아니면 아사히도 좋아요! 술집에 혼자 가는 게 어때서요. 내가 번 돈으로 마시겠다는데 뭐(웃음).

Lv.5

혼자 록 페스티벌

모델 김지훈

처음으로 록 페스티벌을 갔을 땐 친구들이랑 갔어요. 사람들과 함께 가면 맛있는 음식도 더 많이 먹을 수 있고, 이야기도 많이 할 수 있어서 좋거든요. 와인 같은 것도 혼자 마시면 너무 많은데 나눠 마시면 적당하고요. 그러다가 한번은 꼭 가고 싶은 페스티벌이 있는데 같이 갈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거예요. 다들 바빠서 그날 약속 잡기가 쉽지 않았던 거죠. 그렇지만 그 공연을 놓치고 싶지는 않았어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이승환 씨가 나온다고 했거든요. 그때 처음으로 록 페스티벌에 혼자 가게 됐죠. 처음에는 어색하고 조금 후회도 했는데 점점 있다 보니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각자의 시간을 즐기고 있더라고요. 돗자리를 펼치면 딱 저에게 주어진 유일한 공간이 되는 것도 좋았어요. 누워서 낮잠도 자고, 잔잔한 노래에 맞춰 책도 조금 읽다가 좋아하는 가수가 나오면 춤도 추고 노래도 따라 불러요. 부끄럽지 않냐고요? 공연은 결국 같은 관심사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자리잖아요. 그래서 서로 간의 경계도 벽도 모두 허물어진 상태여서 더 혼자 잘 갈 수 있던 것 같아요.

Lv.6

끝판왕! 나 홀로 놀이공원

에디터 이자연

작년 여름에 LA로 여행을 떠났어요. 혼자 떠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그곳에서도 혼자였죠. 그런데 문제는 디즈니랜드에 무척 가고 싶었다는 점이에요.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함께한 공주님들을 직접 보고,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불꽃놀이도 보고 싶었어요. 같이 갈 사람이 딱히 없었지만 그게 큰 걸림돌은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바로 디즈니랜드로 떠났죠. 놀이기구도 마음껏 타고, 맛있는 치킨 세트도 먹고, 퍼레이드와 불꽃놀이도 보면서 어찌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심지어 싱글라이더Single rider를 위한 줄이 따로 있어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빨리 입장할 수 있었어요. ‘스타워즈’ 관에서는 삐리삐리 배경음이 나는데 앞사람이 저를 보고 춤을 추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지지 않고 로봇 춤을 추었죠. 아침부터 밤까지 꽉 채운 하루를 보내면서 전혀 지루하지 않았어요. 혼자 떠나는 놀이공원, 생각보다 괜찮죠?

당신도 혼자인 게
마음에 들 거예요

이건 혼자 시간을 잘 보낸다는 게 긍정적이고, 함께 있는 걸 선호하는 게 부정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각자 나름의 성향과 선택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다만 혼자 무언가를 할 수 있으면 누릴 수 있는 폭이 조금 더 자유로워진다. 혼자력을 키우고 싶지만 선뜻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을 위한 활동을 모았다.

카약
물 위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카약’은 1인이 쏙 들어갈 수 있는 소형 배로, 한강 위에서 맑은 하늘을, 고즈넉하게 지는 해의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다같이 참여하면서도 각자의 배 위에서 시간을 보낸다. 말 그대로, ‘따로 또 같이’의 의미가 담긴 활동이다.

카약피플
A.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로20길 20

T. 02 6406 2468 O. 평일 10:00-20:00, 화요일 휴무

만화방
만화를 읽다 보면 상상 속 세계를 구체적으로 만들어 나가게 된다. 그곳은 테니스로 결투를 벌이기도 하고, 마법의 세계이기도 하다가, 꽃미남이 가득한 학교이기도 하다. 만화방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다 보면 생각보다 혼자인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간식과 함께 하는 것도 좋다.

즐거운 작당
A. 서울시 마포구 독막로7길 23 T. 02 336 9086 O. 매일 11:00-23:00

템플스테이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은 언제나 중요하다. 자기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언지를 돌이켜 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확인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템플스테이를 찾으면 나 홀로의 시간을 가지면서 더 멀리, 더 깊이 바라볼 수 있다. 현재 처한 상황이 복잡해서 힘들다면, 마음을 정갈하게 하기 위해 찾는 것도 좋다.

길상사
A. 서울시 성북구 선잠로5길 68 T. 02 3672 5945 O. 매월 셋째, 넷째 주 주말 1박 2일

볼링
몸을 움직이다 보면 긍정적인 생각이 샘솟는다. 볼링은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근육을 모두 쓸 수 있는 운동이다. 볼링장 레일을 한 곳만 쓸 것을 요청하면 혼자서 볼링을 연습할 수 있다. 신나는 노래와 함께 볼링을 치며 유쾌한 시간을 보내면 혼자가 결코 지루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태화볼링장
A.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 111 T. 02 3142 3347 O. 평일 11:00-05:00, 주말 11:00~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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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포토그래퍼 이자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