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글을 쓰고 싶어요?”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는지 알지 못했을 무렵, 노을공원을 걸으며 훗날 선배가 될 여자가 했던 말. “혹시 고양이랑 같이 살아요? 이름이 뭐예요?” 입사 후 점심시간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의 물꼬를 튼 첫 질문. 우리 회사 들어가기 전에 커피 마시고 가요. 이 카페 맛있어요.”, “그 미술관 가봤어요? 좋아하는 사람이랑 가면 딱인 곳인데.”, “술이 들어간 초콜릿을 먹으면 알딸딸해지는데, 취해서 밤의 광화문을 걸으면 얼마나 좋은지.”, “이 책 읽어봤어요? 내가 정말 아끼는 작가인데.” 어리바리했던 어시스턴트 시절 나를 ‘어라운드’의 어딘가로 데리고 다니던 동료의 말. “그런데 꿈이 뭐예요?” 술에 취하지 않은 날에도 종종 진지하게 오가던 대화.
잡지 50권, 그러니까 8800페이지에 글자를 써내고 사진을 찍고 이리저리 조합하며 우리는 이런 질문을 계속 곁에 두었습니다. 그리고 이 질문을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앞으로도 함께 책을 만드는 사람과 ‘어라운드’라는 이름으로 만나는 사람들의 주변과 일상을 지킬 수 있는 아주 사소한 질문을 계속 해보려 합니다. 사소하게, 꾸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