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남쪽 마을

위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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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남쪽 마을
위미리

제주도를 여러 번 다닌 여행자에게도 ‘위미리’는 낯선 동네일지 모른다. 제주도의 남쪽, 서귀포시 남원읍에 속한 마을. 서귀포시에서 표선이나 성산으로 성산으로 가기 위해 한 번쯤 지나쳐 봤을 곳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동네를 사이에 둔 조용한 위미리에 새로운 이웃이 생겼다.

귤과 함께 시작되고
마무리되는 마을

바닷가에는 위미항이 자리해 있고 중산간까지 크고 작은 귤 과수원이 많다. 제주는 하나의 섬이지만 한라산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날씨와 바람의 양이 달라 마을마다 재배할 수 있는 농작물도, 해녀가 채취해 오는 해산물도 다르다. 한 마을이라도 바닷가와 중산간에 사는 사람은 생김새부터 성격, 심지어 목소리 크기까지 다르다는 말을 제주 토박이 어르신들에게 종종 들었다. 위미리는 예부터 귤 농사를 해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마을에 속했고, 부자 마을이라고 불리었다.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도 귤나무라고 할 만큼 바닷가부터 중산간까지 다양한 종류가 재배되고 귤꽃이 피는 봄에는 위미리 전체에 귤꽃 향기가 퍼진다. 바람이 불면 그 향은 더 진해진다. 귤꽃이 지면 그 자리에는 아주 작은 녹색 귤이 매달려 있다. 귤이 익기 시작하는 가을의 노지 감귤을 시작으로, 한라봉이 나오는 이른 봄까지 수확하는 계절에 위미리는 가장 바빠진다. 궂은 날씨를 제외하고는 모두 귤밭에 나가 작업을 하기 때문에 마을 안은 고요해진다. 이렇게 위미리 마을의 일 년은 귤과 함께 시작되고 마무리된다.

위미리의 이웃을 소개합니다

보통 마을의 보통 가게

반듯하고 넓은 지금의 도로가 생기기, 전 위미리 마을 길은 서귀포시에서 표선, 성산으로 가는 구일주도로였다. 태위로라는 도로명이 붙은 마을 길은 직선으로 길게 뻗어 있다. 한때는 많은 차들이 오고 갔을 2차선 도롯가에 작은 가게가 생겼다. 공사를 시작할 때부터 사람들은 유리창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안을 들여다보곤 했다. ‘우리 마을에 새로운 이웃이 생겼구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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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굽는 베이글

두 자매가 만드는 베이글 가게. 영화 <카모메 식당>을 연상케 하는 단정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사람들을 오래 머물게 한다. 조용한 동네 길에 자리해 관광객보다는 제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해가 지면 새까만 어둠과 함께 거리는 더없이 고요해진다. 매일 밤 베이글을 반죽하여 모양을 만들고 12시간 저온 숙성시킨다. 다음 날 문 여는 시간에 맞춰 오븐에서 구워 낸다. 바로 구워 나온 베이글에 속은 부드럽고 겉은 쫄깃하며 담백한 맛은 배가 된다. 베이글과 함께 먹기 좋은 크림치즈와 꿀, 커피와 음료, 제철 재료로 만든 샐러드와 수프, 디저트도 있다. 독립출판물 ‘오산보Osanpo’를 발행하고, 여행작가로 활동하는 오너가 각지에서 사 온 생활도구도 함께 판매한다.

sis bagel 카페+생활도구
A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태위로87 1층(왼쪽)

O . 11:00~19:00(휴무 수요일, 셋째 주 목요일)

H . instagram.com/sisbagel

02
동네 책방, 라바

시스베이글 옆에는 나란히 책방 라바가 있다. 일반 서점에서 접하지 못하는 수입서적과 독립출판물, 소품을 판매한다. 오너인 재유씨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 여행을 다녀오면 작은 사진전을 열곤 했다. 첫 개인전시로 오키나와 여행사진전과 함께 《라바labas》라는 여행 사진집을 만들기 시작했다. 나만의 공간을 갖는 꿈을 품으며 지내오다 제주도에 오랫동안 비어 있는 장소를 소개 받게 되었고, 좋아하는 책을 채우고 사진 찍는 일을 하며 지낼 수 있을 만한 곳이었다. 지금 이곳에는 동네 꼬마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접할 수 있는 책으로 채워지고 있다.

라바북스앤모어
A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태위로87 1층(가운데)

O . 12:00~19:00(휴무 수요일, 셋째 주 목요일)

I . instagram.com/labas.book

위미리의 이웃을 소개합니다

다시 머물고 싶은 곳

제주도에 천여 개 숙소가 있다는 얘기를 몇 해 전 들었다. 지금은 어림잡아 천오백 개. 제주에 이주민이 늘수록 숙소도 계속 늘고 있다. 어느 거리마다 집을 짓고 있는 게 이제는 낯설지 않을 정도다. 위미리만 해도 손으로 꼽고 남을 만큼 새로운 집이 지어지고 있다. 제주도와 잘 어우러지는 조용한 귤나무가 딸린 땅에 집을 지어 3월과 5월, 문을 연 숙소 두 곳을 찾았다.

01
귤밭에 지어진 단정한 집

도시에서 맞벌이 부부로 지내며 평일 저녁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내는 건 어려운 일이 되었다. 얼굴 마주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제주로 내려온 가족을 만났다. 숙소를 만들자는 결정을 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자료를 찾아, 큰 구상을 하고 제주도로 내려왔다. 제주도에 내려온 지 5일 만에 귤나무가 가득 한 땅에 집을 지었다. 좋은 노래가 잔잔히 떠오르듯, 따뜻하고 위로가 되어주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소이연가’라는 이름을 붙였다. 두 사람이 머물 수 있는 네 개의 방은 모두 다른 형태이다. 숙소를 둘러싼 돌담과 귤나무로 제주도에서 조용하게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곳.

소이연가
A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중앙로300번길 49 

H. soyiyeonga-jeju.com

T . 010 9372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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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집

바다와 맞닿은 외길에 위치하고 있어 바람 소리, 새소리, 파도 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비로소433’. 긴 직사각형의 땅에 두 개의 집과 숙박 손님만을 위해 감귤 창고를 개조해 만든 카페, 삼각 지붕의 2층 숙소를 지었다. 숙소 건물에는 여섯 개의 방이 있고, 창으로는 바다가 보인다. 2층 옥상에서는 귤밭이 보인다. 집 뒤의 커다란 나무 밑에는 벤치가 있다. 나무 그늘이 주는 시원함은 단번에 기분을 좋게 만든다.

비로소433
A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태위로510번길 79-33

H. biroso.co.kr

T . 010 6272 1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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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방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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