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감 가는 우리 그릇 상점

목련상점

정감 가는 우리 그릇 상점
목련상점

남이 해주는 밥은 맛있다. 아무리 맛있어도 자꾸 사 먹다 보면 심심한 집밥이 그립다. 다 먹은 후에도 마음이 허하지 않은 밥. 그런 음식을 담을 그릇으로는 무엇이 좋을까? 화려한 색을 지닌 것보다 찬장에 오래 있었던 것 같은, 눈에 확 띄지는 않지만 은은하고 정다운 그릇이 좋을 것이다. 엄마와 딸이 꾸리는 목련상점에서는 그런 그릇을 판다. 눈이 지치지 않아서 자꾸만 보게 되는 그릇 말이다.

INTERVIEW 상점 주인 김규리

우선 목련상점은 어떤 상점인지 소개해주세요.
국내 도자기 작가들의 생활 그릇을 소개하는 편집숍이에요. 인터넷 사이트와 쇼룸 형식의 상점을 함께 운영하고 있어요.

목련상점이라는 이름이 참 예뻐요. 이렇게 지은 이유가 있나요?
출판사에 다닐 때, 만약 제가 출판 브랜드를 만든다면 서브 브랜드 하나에는 목련이라는 이름을 넣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이 일을 시작하고 보니 목련과 도자기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죠. 목련 뒤에 엄마가 상점이라는 단어를 붙여주셨고요. 이름 덕에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상점이 반지층이라 그런지 아늑한 느낌이 들어요.
사실 제가 이 건물 3층에 살아요. 저희 아빠가 직접 설계한 오래된 건물이고 할머니와 부모님, 남매가 함께 살고 있죠. 지금 상점으로 쓰는 이 공간은 아주 예전에는 가게로 쓰기도 했고, 세를 주던 방이기도 했어요.

그릇 상점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원래는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었어요. 그러다 몸이 너무 안 좋아져서 일을 그만두고 조금 쉬고 있었죠. 몸이 안 좋아서 밖에 잘 나가지 못하다 보니 스스로 문화적 수준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웃음). 그래서 집에서 차를 마셔보자고 생각했는데, 차를 사고 보니 집에 있는 컵들은 엄마 취향에 맞는 것뿐이더라고요. 인터넷으로 도자기 컵을 판매하는 곳을 찾아봤는데 특별히 마음에 드는 곳이 없었어요. 

그러다 엄마에게 지나가는 말로 ‘마음에 드는 도자기가 사이트 없는데 우리가 할까?’라고 했는데 그 말에 꽂히신 거죠. 약간 사업가 기질이 있으시거든요(웃음). 바로 그 다음 날 도자기 공방이 많은 이천에 갔어요. 도자기 구경할 겸 갔는데 그날부터 사입을 시작했죠. 성격이 소심해서 돈을 들여서 사놨으니 바로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부터 이름도 짓고, 로고도 만들고, 그렇게 시작하게 됐어요.

그럼 어머니와 함께 공동 운영하는 거네요.
사실 엄마가 사장님이시죠. 저는 실무자일 뿐이고요. 대외적으로 보이는 일은 제가 진행하지만 사입은 엄마랑 꼭 같이하는 편이에요. 서로 보는 눈이 달라서 균형이 맞춰지더라고요. 제가 디자인을 볼 때 살림을 오래 하신 엄마가 실용적인 부분을 얘기해주시기도 하고요. 서로 혼자 가서 사오면 불안하더라고요.

공방에서 그릇을 들여오는 과정이 궁금해요.
보통 직접 작가들의 공방이나 가게에 가서 보고 물건을 골라요. 포트폴리오를 보내주시거나 사진을 보내주시기도 하는데, 직접 봐야 제가 신뢰감을 갖고 판매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도자기 작가들도 소비자가 어떤 그릇을 좋아하는지 궁금해 하기 때문에 그럴 때 요즘 이런 그릇이 많이 판매된다거나 어떤 형태를 선호한다는 얘기를 전달하기도 하고요. 어느 정도 제품과 공방에 대한 신뢰가 생기면 택배로 물건을 받기도 해요. 하지만 하나하나 만드는 도자기이다 보니, 처음 받았던 물건과 나중에 받은 물건이 다른 경우가 종종 있어요. ‘처음에 이런 색으로 가져갔으니 이런 걸로 보내주세요.’라고 해도 가마에 어느 부분에서 구워지느냐에 따라 각각 다르거든요. 되도록이면 직접 가서 보고 균일한 그릇으로 가져오려고 해요.

다른 그릇과 견주어 봤을 때 우리나라 도자기만의 매력은 무얼까요?
저도 북유럽 그릇이나 일본 그릇도 좋아하고 사용해요. 예쁘니까 한눈에 ‘갖고 싶다! 가져야 할 것만 같다!’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죠(웃음). 그런데 우리 도자기를 보며 한눈에 그런 느낌을 받는 건 흔한 일은 아니에요. 다만 사람 손이 하나하나 들어가 만들어지는 거라 자연스러움이 있고 사용하면 할수록 은근하게 당기는 뭔가가 있죠. 보면 볼수록 정이 가는 게 매력인 것 같아요.

도자기 그릇을 사용할 때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이 있나요?
일반 도자기는 유약(도자기의 표면에 덧씌워 광택과 무늬를 내는 약품으로 도자기의 흡수성을 없애고 강도를 늘리는 효과가 있다.)을 발라서 굽기 때문에 일반 세제를 사용해도 상관은 없어요. 다만 옹기는 숨을 쉬기 때문에 세제를 사용하면 구멍 속으로 세제가 들어가서 나중에 음식을 담거나 끓일 때 스며나올수가 있거든요. 그런 경우에는 베이킹 소다나 밀가루로 만든 천연 세제를 사용하면 돼요. 또 도자기 그릇의 윗부분이 얇은 경우에는 설거지할 때 부딪히면 이가 잘 나가는 편이에요. 도자기에 자잘한 균열이 있는 경우에는 홍차나 색이 있는 음료를 담아서 마셨을 때 틈새로 이염이 된다거나, 매트한 그릇에 기름기 있는 음식을 오랫동안 올려놓는 경우 기름이 잘 빠지지 않으니 그런 부분을 주의해야 하죠. 그런데 저는 늘 새것처럼 사용하는 게 아니라 쓰면서 생활감이 더해지는 것도 도자기의 매력인 것 같아요. 

상점에는 주로 어떤 분들이 찾아오나요? 멀리서 오시는 분들이 꽤 있을 것 같아요.
30~40대 여성 분들이나 갓 결혼한 부부, 예비 신혼부부가 많아요. 오히려 동네 분들은 지나가면서 봐도 선뜻 들어오진 않으시더라고요. 인터넷 사이트를 알고, 직접 보고 싶어서 오는 분들이 좀 더 많은 편이에요. 주택가라 동네 분들은 왜 다른 곳에 안 하고 여기서 하느냐고 물어보시기도 하죠. 사실 인터넷 판매로 시작했기 때문에 이 공간은 사무실로 쓸 생각이었거든요. 그런데 도자기를 판매하다 보니 직접 보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작게 공간을 열어 두었죠. 처음에 쓰던 공간은 좁고, 쾌적하지도 않았거든요. 멀리서 오셨는데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어서 오시는 분들이 편안하게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부모님과 상의해서 얼마 전에 확장하게 됐어요.

목요일에서 토요일까지 운영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그냥 제가 덜 힘들기 위해서(웃음). 그리고 이곳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 아니라 매일 열어도 손님이 많지는 않거든요. 저도 다른 날에는 공방을 가기도 하고, 외부에서 할 일을 처리하기도 하고요. 보통 공방에 많이 가는 편이고, 인터넷 배송 업무도 해야 해서 비슷하게 바빠요. 엄마도 제가 앞으로 직장생활 하기가 힘들 것 같으니 편하게 일하라는 마음으로 이 일을 밀어붙인 것 같은데 오히려 주말도 없이 일하고 있죠. 그래도 제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새벽에 질문 글 올라와도 그냥 답변 달고, 저녁에도 일하게 되더라고요.

그릇만 있는 줄 알았는데 다양한 공예품 덕분에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요.
제가 민속공예품을 좋아하는 편이라 나전칠기 보석함, 싸리 채반, 대나무 접시, 왕골 소품함도 함께 보여드리고 있어요. 물론 시장에서 많이 팔지만 소개되는 통로가 많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무엇보다 실제 생활에서도 쓰기 좋고, 도자기와 잘 어울리기도 하고요.

플리마켓에도 종종 참여하신다고 들었어요.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빼고는 특별히 홍보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그런 곳에 나가면 손님들을 직접 보고, 어떤 걸 좋아하시는지도 알 수 있고, 홍보도 할 수 있고요.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가회동 북스쿡스 빵순이 장터와 연희동 다목적시장에 정기적으로 나가고 있어요.

저도 목련상점을 다목적시장에서 처음 알게 됐어요. 도자기 그릇이라 막연히 비싸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조심스레 접시를 뒤집어 가격을 확인했던 기억이 나요. 합리적인 가격이라 조금 놀랐고 동시에 안심했죠(웃음).
저도 소비자이기 때문에 물건을 고를 때 내가 살 만하다고 느끼는 가격대의 물건을 가져오려고 노력해요. 다만 비싸도 디자인이나 다른 부분에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면 가격이 높아도 소개하고요. 

마지막 질문을 할게요. 앞으로 목련상점은 어떤 마음을 담는 곳이 되었으면 하나요?
어떤 마음까지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그냥 여기 오시는 분들이 그릇 예쁘다고 좋아하실 때, 편안한 공간이라고 말씀해주실 때 제일 기뻐요. 종종 목련상점만의 분위기가 있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 저는 그게 뭔지 잘 모르거든요. 아무래도 제가 좋아하는 그릇을 가져와서, 직접 사진을 찍고 운영하다 보니 일관된 분위기는 있겠죠? 어떤 계획을 갖고 시작한 게 아니라 오히려 지금 목련상점을 어떤 방향으로 꾸려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용도에 따라 다르게 쓸 수 있는
목련상점의 그릇

목련상점
mokryunstore.co.kr
서울시 금천구 시흥대로 96길 4
Tel 070 7633 2303

Open

목~금 10:00~20:00
토 10:00~17:00

01 육각 찬기 | 문도방 | 2만 8천원

진한 자줏빛이 인상적인 찬기로 식탁 위에서 단연 눈에 띈다. 반찬을 조금씩 덜 수 있는 찬기나 디저트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문도방의 도자기는 온라인에서는 판매하지 않고 쇼룸에서만 판매한다.

02 내추럴 케이크 플레이트 | 도토리공방 | 1만 5천원

유약이 흘러서 만들어진 무늬가 자연스러운 접시. 케이크 접시는 물론 앞 접시, 반찬기 등으로 쓸 수 있다. 조개 모양을 닮은 손잡이가 있어 손으로 들었을 때 안정감을 주며 음식을 돋보이게 하는 밝은 색상의 접시다.

03 데일리물컵 | 시아공방 | 1만 5천원

한 손에 들어오는 아담한 크기의 물컵. 컵의 윗부분은 옅은 살구색을 띠고, 자연스럽게 철심과 유약이 흐른 자국이 보인다. 아랫부분은 매트한 흑검정색으로 얕은 홈이 파여 잡았을 때 쉽게 미끄러지지 않는다.

04 파피루스 미니볼 | 가마뫼 | 1만 5천원

요거트나 아이스크림을 담는 볼로, 막걸리나 미숫가루 사발잔으로 사용하기 좋은 아담한 크기로 활용도가 높다. 가마에 들어가는 위치에 따라 색상뿐만 아니라 광택도 차이 나는 편이다. 색이 진하며 확실히 광이 나는 그릇이 있는 반면, 색이 흐리고 광이 옅은 그릇도 있다.

AROUND 온라인 구독

어라운드의 모든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읽어보세요.

구독 시작하기

에디터·포토그래퍼 이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