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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밀조밀 장난감
장난감이
꼭 필요한 건 아니다
둘째 아이 수하는 자동차를 참 좋아한다. 도로 위의 움직이는 자동차를 보고 좋아하더니 요즘엔 집에 있는 장난감 자동차를 뒤에서 밀어보며 바퀴가 굴러가는 걸 신기해한다. 바닥에 엎드려 손으로 자동차 뒤를 밀고 언젠가부터는 자동차를 의자나 계단에서 떨어뜨려보기도 한다. 아마도 높은 데서 자동차가 떨어지면 어떻게 되는지가 궁금해서인 것 같다. 다른 높이에서도 계속 자동차를 밀어보고 떨어뜨려보고 있으니 말이다. 그 모습을 보고 내리막이 있는 자동차 도로 장난감을 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자동차가 더 높은 곳에서 더 빨리 내려오는 걸 보여줄 수 있고, 수하가 더욱 재미있어 할 거 같았기 때문이다. 수하가 즐거워하는 표정을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하지만 이래저래 바쁘다는 핑계로 일주일이 지나도록 장난감 사주는 것을 잊고 있었다. 그러다 수하가 노는 모습을 문득 보았는데 문지방에 큰 책으로 낮은 경사를 만들어 그 위에 자동차가 굴러 내려오도록 하며 놀고 있는 게 아닌가. 그리고 경사를 달리하며 자동차가 굴러 내려오는 모습을 신기해하며 신나게 놀고 있었다. 만약 책으로 경사를 만들어보기 전에 장난감을 사줬다면, 수하는 그런 생각을 할 수 않았을까? 높은 데서 떨어뜨려보기만 했던 자동차를 내리막으로 굴러가게 해보기까지 아이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아마도 이건 스스로 찾아낸 재미있는 놀이이자 대단한 발견이었을 거다.
이런 경험을 여러번 겪다 보니 아이에게 장난감을 쥐여주기보단 아무것도 주지 않거나 새로운 놀이 방법을 제안해보려 노력한다. 가장 자주 사용하는 장난감은 막대기와 땅, 흙과 물, 풀 같은 자연물이다. 지난 연휴 우리 가족은 부암동의 백사실계곡을 찾았고 역시나 세 명의 아이 모두 즐겁게 놀았다. 첫째 수리는 땅에 막대기로 그림을 그리고 돌멩이로 땅따먹기를 했고, 수하는 모래에 물을 부으며 물이 모래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지켜봤다. 이제 혼자 앉기 시작한 막내 수인이도 처음으로 산속에서 흙을 직접 만져보는 기쁨을 맛보았다.
흙, 모래, 막대기, 물, 어찌 보면 장난감이 될 수 없을 것 같은 자연물로 아이들은 서로 다른 놀이를 생각해내고 집중한다. 같은 재료지만 아이에 따라 또 상황에 따라 가변성이 큰 장난감이 된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집 안이 지저분해지거나 옷이 더러워져서 또는 흙에는 병균이 많을 것 같아서 등의 이유로 아이에게 이런 류의 장난감을 접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대신 국민 장난감이라 불리는 유명 브랜드의 장난감을 마련하곤 한다. 대부분의 엄마들은 우리 아이가 특별하고 창의적이길 원한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국민 아기체육관을 사용하면서부터 모두 비슷한 시기에 같은 장난감으로 동일한 자극을 받으며 서로 유사하게 자라게 된다. 다양한 자극과 다양한 경험을 통해 아이들마다 각기 다른 이야기를 갖고 나만의 감성을 키워가야 하는데 말이다. 많은 아이들이 즐기는 장난감을 사기보다는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직접 장난감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이런 과정 속에서 나만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무에서 유를 창조해냄으로써 자신감과 자존감이 성장할 것이다. 또 함께하는 엄마, 아빠와 유대감을 느껴 더욱 끈끈한 동지애를 갖게 한다.
누가 봐도 아는 유명하고 값비싼 장난감이 아닌 아이와 함께 앉아 직접 만드는 장난감이 우리 아이에게는 훨씬 좋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 유치원에서 개미를 잡아온 수리는 개미집을 만들자며 구상 중이다. 이번 주말엔 아마도 개미집을 만들 것 같다.
내 마음대로 만드는
오밀조밀 밀가루 장난감
장난감 가게에서 파는 장난감은 이제 그만! 모양도 컬러도 마음대로 아이만의 장난감을 함께 만들어요. 삐뚤빼뚤, 울퉁불퉁 모양이라도 괜찮아요. 밀가루를 뭉치고 주물러 나올 수 있는 다양한 모양들이 아이의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워줄 거예요.
준비물
밀가루 2컵, 가는 소금 1컵, 미지근한 물 1컵, 물감, 붓
만드는 순서
1 밀가루와 소금을 샐러드볼이나 큰 그릇에 넣은 뒤 숟가락이나 손으로 골고루 섞어요.
2 물을 부어 손으로 반죽해요. 손에 잘 붙지 않고, 부드러울 정도로 반죽해야 해요. 가루가 보이거나 자갈처럼 갈라지면 물을 조금 더 넣고, 반대로 너무 묽거나 질어 손에 달라붙으면 밀가루를 조금 더 넣어주세요. 밀가루나 물을 더할 때는 언제나 반죽을 살펴가며 조금씩 넣어야 해요.
3 반죽한 밀가루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어요.
4 여러 모양의 밀가루를 110도 정도로 예열된 오븐에 넣고 구워요.
밀가루 모양의 크기나 두께에 따라 굽는 시간이 달라야 해요. 크고 두꺼울수록 굽는 시간이 길어져요.
5 밀가루가 딱딱하게 구워지면 오븐에서 꺼내요.
6 구워진 밀가루에 아크릴 물감이나 수채화 물감으로 색칠을 해요.
7 물감이 다 마를 때까지 기다려요.
에디터 김현지
글 신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