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연결되어 나란했던 시간들

에그 2호 — 스탠딩 에그

에그 2호와의 대화에서 자주 오간 단어는 ‘연결’이었다. 각자의 속도로 살아오던 이들이 하나의 음악으로 같은 리듬에 올라서는 순간, 전혀 다른 두 사람이 같은 건축가의 이름 앞에서 시선이 겹치는 시간처럼. 그의 이야기에는 누군가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걷다가 잠시 나란해졌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나만의 삶의 방식이 있고, 분명히 원하는 것이 있다면
거기에 맞는 집을 고르는 건
행복해지는 데 정말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계속 나를 부정당하는 느낌 속에서 살아야 하거든요.

 

 

이번 호를 준비하며, 집을 경제적 가치로 해석하는 방식과는 조금 다른 선택을 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어요.

집을 경제적 가치나 재테크 수단으로 보는 시선도 이해해요. 저는 “아직 젊은데 그때 집을 팔아서 더 비싼 데 갔으면 얼마가 올랐을 텐데”라는 말도 들었어요. 일리는 있지만, 저는 그렇게 번 돈으로 다음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결국 그렇게 번 자산으로 더 큰 집, 그다음엔 더 큰 집을 사는 이야기로 가게 되더라고요. 끝이 없는 거죠. 자산이 삶을 어느 정도 윤택하게 해주는 건 맞지만, 그 돈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은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에그 2호 님은 스스로 어떤 질문을 해왔나요?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 같은 생각들을 하나씩 덜어내다 보면, 정말 갖고 싶은 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걸 알게 돼요. 제 아내는 집에서 입는 티셔츠가 두세 벌뿐인데, 저는 그만 버리라고 할 정도예요. 그런데 본인은 그게 가장 편하대요. 그럼 충분하죠. 이 이상 옷이 왜 필요할까 싶어요. 밖에 나갈 때 입는 옷도 몇 벌이면 되고요. 점점 필요한 게 없어져요. 그렇게 하나를 고를 때마다 정말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오래 곁에 두고 싶은 게 뭔지를 더 생각하게 돼요. 그렇게 고른 것들은 자연스럽게 오래 쓰게 되고요. 저는 그런 안목을 기르고, 그런 삶의 태도를 갖는 게 진짜 저축이자 재테크라고 생각해요. 집을 고를 때도 마찬가지예요. 남들이 좋다는 기준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먼저 아는 것. 매일 장을 보고 요리하는 걸 좋아한다면 마트 가까운 집이 맞는 거고, 아이가 있다면 또 다른 기준이 생기겠죠. 저마다 상황과 필요는 모두 다르니까요.

 

또 집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지점이 있을까요?

중요한 건 집이라는 공간이 결코 혼자 떨어져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옆집이 있고, 뒷집이 있고, 동네에 들어서는 순간 그곳의 분위기와 커뮤니티 안에서 살게 되죠. 의도하지 않아도 그 공간에서 보고 듣고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가치관이 만들어져요. 결국 나와 이웃의 가치관은 맞닿고 연결될 수밖에 없고요. 그래서 내가 원하던 감각과 잘 맞는 곳에 가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이미 그곳에 살고 있고, 그 안에서 내가 중요하게 여기던 것들이 더 확신을 얻게 돼요. 반대로 맞지 않는 곳에 가면, 결국 내가 그 환경에 나를 맞추게 되죠. 사람은 그렇게 변하니까요. 그게 괜찮다면 물론 그것도 하나의 방식일 수 있어요. 비슷하게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죠. 하지만 나만의 삶의 방식이 있고, 분명히 원하는 것이 있다면 거기에 맞는 집을 고르는 건 행복해지는 데 정말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계속 내가 부정당하는 느낌 속에서 살아야 하거든요. 내가 편해지고 싶고, 행복해지고 싶다면 결국 나와 비슷한 감각을 가진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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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황진아

포토그래퍼 최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