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VIEW
AROUND
CLUB ONLY
SERIES
MEET AROUND
SUBSCRIBE
SHOP
김진진 — 키티버니포니
손 가까이에, 머리맡에, 무릎 위에, 주방 한쪽에, 동료의 가방 안에. 키티버니포니의 배경은 언제나 일상이다. 일상 곁에 키티버니포니를 두었던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지 않을까. 과감하지만 섬세하고, 뚜렷하지만 부담스럽지 않도록 세밀하게 균형을 맞춘 이 작은 패턴들이 매일의 자리에서 얼마나 즐거운 힘이 되는지.
키티버니포니 합정점을 오픈한 뒤로 10년 만에 새로운 공간을 열었어요. 이태원점을 오픈한 계기가 있을까요?
사실 합정점 오픈 이후 추가로 매장을 열 계획이 없었는데, 직원 수가 늘어나면서 기존 합정 공간만으로는 모든 직원이 함께 일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겼어요. 그래서 이태원점은 사무실이 중심이되 매장을 겸하는 구조로 기획했어요. 합정점보다는 규모가 작은 편이라, 고객이 쉽게 접근해서 가볍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실용적인 스토어로요. 1, 2층은 촘촘하게 상품을 배치해 작지만 효율적인 매장 느낌을 살렸고 3, 4층은 사무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설계했죠.
직원 수가 늘어난 만큼 업무도 더 세분화됐겠어요.
맞아요. 대구에 있는 제작팀에서는 제작 관리와 물류 입고를 담당하고, 서울 오피스에는 디자인, 해외 업무, CS 관리, 촬영 및 홍보, SNS 팀이 자리하며 매장 팀까지 포함해 각자가 전문 영역을 맡고 있어요. 전체 프로세스는 초창기와 본질적으로 같지만 역할을 여러 명이 나눠 수행하는 방식으로 확장된 거죠. 디자인 역시 예전에는 저 혼자 기획부터 생산까지 모든 과정을 진행했지만, 지금은 디자이너들과 의견을 나누고 최종 컨펌을 제가 담당하는 공동 작업 형태로 이루어져요. 저희 회사 직원들 근속 연수가 긴 편이거든요. 10년 넘은 직원도 여럿이고요. 그러다 보니 말하지 않아도 브랜드가 지키고 싶은 가치나 비전을 마음속으로 공유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 생각을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의견이 모이고 더해져서 최종 결과물이 완성되죠.
모두가 합의하고 있는 키티버니포니만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누구든 어떤 제품을 보고 확 끌릴 때 나오는 감탄사가 두 개 있다고 생각해요. ‘귀엽다’ 아니면 ‘멋있다’. 그런데 키티버니포니는 멋있는 브랜드는 아니거든요. 그래서 ‘귀엽다’는 의견이 저희한테는 정말 중요해요. 내부에서 제품을 만들 때 ‘귀엽다’는 말이 나오면, 어느 정도 방향이 맞다고 판단하죠. 하지만 그 귀여움이 너무 지나치면 안 돼요. 말로 설명하려니 조금 어렵긴 한데요(웃음). 동물 모양 패턴이면 너무 유치하거나 귀여워지면 안 되고, 적당히 율동감이 있고 세련되어야 해요. 기하학 패턴이면 너무 과감해서 집에 놓기 부담스러우면 안 되고요. 제품이 실제로 만들어졌을 때 한국 사람들이 쓰기에 적합한지, 집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지 계속 상상하면서 패턴을 맞춰가는 거죠. 결국 실생활에서 편하게 스며드는, 그런 브랜드로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생활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디자인한다고 하셨는데, 한국 주거 공간의 특징이나 사용 환경을 고려할 때 중요하게 보는 포인트가 있을까요?
한국은 유일하게 벽지를 많이 쓰는 나라예요. 요즘은 페인트 시공도 많지만, 10년 전만 해도 거의 없었죠. 일본은 벽지를 잘 안 쓰고, 유럽도 대부분 페인트를 사용해요. 온돌바닥과 벽지가 어우러진 한국 집은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을 주고, 신발을 벗고 들어가 가장 편안하게 있는 공간이기도 해요. 그래서 패브릭이 이런 환경 속에서 어떻게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을지 늘 고민하는 편이에요. 또 한국인들은 브라운이나 블랙 소파를 많이 사용하는데, 소파 위에 올릴 쿠션 색상도 단순히 예쁜 색이 아니라 소파와 잘 어울리는 톤을 찾는 식으로 결정해요. 소재를 고를 때도 문화적 특성을 많이 고려하는데요. 한국 사람들은 세탁을 매우 신경 쓰거든요. 어디서든 “이거 세탁은 어떻게 해요?”라는 질문을 꼭 해요. 패브릭 제품을 오래 사용하고, 자주 세탁해야 하니 실용성 또한 필수예요. 그래서 한국 집에서 쓰일 제품은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적정한 가격과 실용성을 갖추고, 세탁을 자주 해도 오래 유지될 수 있도록 내구성이 있어야 해요.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신가요?
AROUND Club에 가입하고 모든 기사를 읽어보세요.
AROUND는 우리 주변의 작은 것에 귀 기울이고 그 안에서 가치를 발견합니다.
에디터 황진아
포토그래퍼 강현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