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그대로의 제주를 품다

어라운드폴리 AROUNDFOLLIE

자연 그대로의
제주를 품다

어라운드폴리 AROUNDFOLLIE

제주에서의 캠핑은 쉬이 생각할 일이 아니다. 현지인이 아니면 비행기나 배를 타고 캠핑 용품을 옮겨야 하고 오락가락하는 날씨도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그런 탓인지, 제주도에서 반듯하게 꾸려진 캠핑장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어라운드폴리는 제주도에서의 캠핑을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공간이다.

제주의 아름다운 오름대가 펼쳐지는 해발 50여 고지에 위치한 난산리 나시리오름 옆, 4천 평방미터의 대지에 어라운드폴리가 자리한다. 제주도에서의 캠핑을 꿈꾸는 여행자와 현지인들 모두에게 흥미로운 공간으로, 제주도의 자연을 고스란히 느끼고 자유로운 캠핑을 할 수 있도록 고안된 캠핑장이다. 자고로 캠핑이란 챙길 것이 무수히 많은 여행인데, 어라운드폴리는 말 그대로 몸만 챙겨가도 좋은 곳이다. 렌탈 캠핑부터 에어스트림, 제주의 기후적 제약을 이길 수 있는 방사탑 형태의 롯지Lodge까지 다양한 아웃도어 여행을 즐길 수 있으며, 스모크 BBQ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과 펍도 준비되어 있다. 오로지 이 안에서만 버라이어티한 캠핑과 스테이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무분별하게 생긴 캠핑장으로 인한 자연환경 훼손에 대한 우려와 문제점들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어라운드폴리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품을 수 있도록 디자인된 공간이다.

Interview
어라운드폴리 건축가 이상묵

어라운드폴리는 어떻게 고안된 공간인가요?
어라운드폴리가 위치한 곳은 제주의 아름다운 오름대가 펼쳐지는 해발 50여 고지에 위치한 난산리 나시리오름 옆 4000평의 대지예요.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 나시리오름의 야트막한 언덕이 주는 따스함이 좋았고 수평선 넘어 펼쳐지는 오름대의 곡선의 미도 아름다웠죠. 사실 이곳에 무언가를 짓거나 올려놓는 것 자체가 자연을 훼손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그래서 하나의 완결된 마스터플랜Master Plan이 아닌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행위와 행태에 따라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부지가 굉장히 넓은데, 그 안에 다양한 모습들이 담겨있는 것 같아요.
영감을 받은 프로젝트는 베르나르 추미Bernard Tschumi의 라빌레트 공원이었어요. 라빌레트 공원에는 120미터의 그리드 체계 안에서 폴리Follie라는 구조물이 존재해요. 폴리는 공원의 일관된 이미지를 구축하고 전망대, 화장실, 정글짐, 경사로 등 반응하는 기능과 프로그램을 부여해 생동감 있는 공원을 만든 원동력이 되었죠. 여기에서 영감을 받아 우리는 4000평의 대지에 20미터 그리드 체계 안에서 폴리를 분산시켜 숙박 공간, 수영장, F&B 전망대, 물탱크실 등 기능과 프로그램을 담은 새로운 형태의 폴리 디자인을 제시했죠. 폴리의 형태는 제주에서 외침을 막기 위한 군사적 목적, 또는 태풍과 바람을 이기기 위한 방사탑, 연대, 현탑 등을 모티브로 디자인했고, 폴리 주변에는 움직일 수 있는 형태의 카라반과 마이크로버스, 텐트 및 캠핑 그릴 등의 시설을 유연하게 구성할 수 있도록 한 어라운드폴리라는 개념으로 발전시킨 것이죠. 우린 조닝Zoning보다는 폴리를 통해 기댈 수 있는 질서를 만들었고, 완결된 마스터플랜보다는 변형 가능한 공간 활용, 이벤트,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켰다 껐다 붙여다 뗐다 할 수 있는 유연함을 가장 큰 핵심적인 개념으로 잡은 거예요.

다양한 공간들이 콘셉트별로 자리한 것 같은데, 어떤 시설들이 있나요?
어라운드폴리의 콘셉트는 폴리 주변으로 캠핑 텐트, 카라반 등이 마치 플러그Plug 된 것처럼 결합되어 새롭고 신선한 경험을 확장시키는 거예요. 최근 캠핑 페스티벌에서 볼 수 있는 마이크로버스, 에리바퍽, 푸드트럭을 보면서도 움직임이 가능한 숙소 공간에 대한 가능성도 엿볼 수 있었죠. 그중에서도 단연코 으뜸은 에어스트림이라 생각했어요. 20미터 그리드의 질서 체계 안에 놓인 폴리에 빗겨서 있는 에어스트림은 충분히 이성을 넘어서는 자유로운 캠핑이 주는 감성을 그대로 갖고 있다 여겼죠. 그렇기 때문에 가장 자유로운 캠핑의 감성을 드러내는 에어스트림은 어라운드폴리 프로젝트의 신의 한 수 같은 오브제가 되었고 초기에 플러그인 되는 움직이는 스테이를 넘어 고정된 숙소로써의 가능성으로 에어스트림을 개발했죠. 그러나 아이디어만으로 그 험난한 과정을 단숨에 실현하는 건 쉽지 않았어요. 우리 역시 에어스트림, 카라반에 대한 내부 설계와 인테리어까지 접근해본 것은 처음이었고 이를 실제로 시공해줄 사람을 찾는 것도 보통 문제는 아니었죠.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겠네요.
어라운드폴리 대표님들의 노력이 있었어요. 세 분의 대표님이 조선소 선실을 제작하는 일을 해오셨고, 그중 이동용 대표님께서는 직접 크레이그스리스트(미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캠핑카를 거래하는 사이트)에서의 잠복 서칭과 국내 수입업체 이안RV의 도움 등으로 3대의 1960대 에어스트림과 스몰 카라반Movable Caravan, 그리고 마이크로버스 T1을 구매했어요. 그리고 20년 이상 국내 유수의 조선소 선실을 제작해보신 대표님들이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리스토어 작업에 임하며 저희 지랩의 설계안을 완벽히 소화하며 기존 업체와는 완전 차별화된 제작 과정으로 리스토어를 완성해 내셨죠.

단순한 캠핑장이 아닌, 독특한 형태의 숙박 시설도 흥미로워요. 롯지 동은 어떤 공간인가요?
전문 캠퍼와 캠핑족에게 한정된 시설보다는 새로운 경험을 향유하는 여행객들이 모두 즐길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텐트나 천막 등의 글램핑 개념보다는 제주의 특수한 기후와 바람을 견디며 사계절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롯지란 형태를 개발하게 되었죠. 주변 오름대, 중산간의 특성을 존중하며 풍경과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 전략이 중요했어요. 로프트Loft, 트윈Twin, 스윗Suite, 풀빌라Poolvilla 등 모두 4가지 타입으로 이루어진 롯지는 방사탑, 연대, 잣담 등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추상적 형태를 디자인화했어요. 또한 재료에 대한 물성 및 주변과 조화된 색채 등 독창성 있는 디자인으로 어라운드폴리가 지닌 아이덴티티를 명료하게 드러내고자 노력했죠. 사적인 공간의 확보를 위해 동간 거리 및 전체를 아우르는 순환동선도 고려해 지어졌죠.

이 공간을 고안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아요.
가장 큰 어려움은 기존 관행과의 싸움이 아니었나 생각해요. ‘제주도는 바다지’, ‘중산간은 어렵다’, ‘오름 옆은 개발이 어렵다’, ‘건폐율 10퍼센트도 안 되는 계획에서 사업성을 논하는 건 무리다’ 등 말이 참 많았어요. 특히 방사탑 모양의 롯지 디자인 심의가 두 번이나 반려되었을 때는 포기해야 하나 고민했어요. 세 번째 심의 때 극적으로 계획안이 통과되었는데, 심의 자료에 그동안 제주도 안에서 진행했던 저희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첨부했던 점이 좋게 반영된 것 같아요. ‘눈먼고래’는 제주 옛집의 모티브를 그대로 살려 징크 등의 현대적인 소재로 재해석했고, ‘평대파노라마’는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창고를 2층으로 들어 올려 마을의 경관에 조화로운 건축물이 되었으며, ‘유월별채’의 경우는 마을 집들이 갖는 규모와 기존 집과 형성되는 마당의 좋은 아늑함을 찾아내며 최대한 제주스러운 건축에 대한 고민을 이어온 관점에서 어라운드폴리 계획을 접근했다는 설명을 첨부했죠.

앞으로 어라운드폴리가 어떻게 운영되길 바라시나요?
아직 남아있는 숙제가 많지만, 그래도 어라운드폴리가 가족과의 추억을 만드는 장소가 되길 바라요. 캠핑과 스테이란 경계 밖에서 디자인 관점과 감성을 추구하는 사람들,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즐기고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아웃도어에 대한 새로운 생각과 경험을 해보는 장이 되었으면 해요. 국내에선 여러 가지 제도적 한계로 오토홈, 1박2일을 넘어서는 홀리데이 파크 같은 저변의 캠핑 파크가 전무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어라운드폴리가 캠핑 문화의 저변을 확장시키고 제도권 안에서 조금 더 크리에이티브한 장소들이 탄생할 수 있는 좋은 선례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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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정혜미

자료 제공 지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