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스치며 듣는 학생들의 ‘까르르’ 웃음소리와 퇴근길에 지나가는 호프집 유리창 너머 흘러넘치는 ‘크하하!’ 웃음소리를 좋아한다. 무방비하게 흘러나오는 웃음소리야말로 인간이 모여 만드는 가장 뿌듯한 생산물이 아닐까? 부담과 경쟁에서 벗어나 그저 함께 기뻐하는 시간. 이런 ‘축제’의 순간이 우리의 생활을 행복하게 한다.
하지만 사무실에서 이런 웃음소리는 듣기 어렵다. 특히, 이런저런 걱정이 엉켜서 머리가 복잡하고 노트북 화면을 아무리 보아도 답을 모르는 오후에는. 그럴 땐 우리 모두 용기를 낼 필요가 있다. 연두색 검색창을 켜고 회사 근처의 놀이터를 찾아 축제를 만드는 용기를. ‘놀이터’라는 검색어 대신 ‘근린공원’을 검색하면 좀더 쉽게 회색 빌딩 사막 속 오아시스를 찾을 수 있다.
용기를 냈다면 이제는 액셀러레이터를 밟을 차례. 신발을 갈아 신고 사원증과 카드 하나를 챙겨 밖을 향해 나간다. “갑자기 어딜 가는 거야?”라는 태클이 들어온다면 이렇게 말해보자.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해 삼십 분의 휴식은 매우 중요한 일이에요. 게다가, 흡연자는 하루에도 몇 번씩 휴식 시간을 가지잖아요?” 사무실 밖으로 나가는 일이 무조건 잘못된 게 아니라고 설득할 결단이 있을 때, 우리는 축제의 기쁨과 한 발짝 가까워진다.
오후 4시, 일상 속 축제를 몇 배로 즐기기 위해서는 함께할 동료가 필요하다. 빌딩 로비의 회전문을 힘차게 밀고 나가며 나누는 동그란 눈짓, 새어나오는 웃음을 공유하며 우리는 함께 힘차게 걸어 나간다. 뒤돌아보면 회사에서 삶으로 이어지는 친구들은 모두 오후의 축제를 함께한 동료들이었다. 근린공원의 운동 기구에 올라타 우스꽝스럽게 움직이거나 그네에 앉아 하늘을 향해 함께 다리를 차올릴 때, 나는 비로소 ‘깔깔깔’ 웃고 눈앞의 상황을 벗어나 함께함을 기리는 작은 축배를 들 수 있었다. 일상에서 작은 축제를 여는 용기만큼 중요한 것은 함께 축배를 들 동료의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10분 정도를 놀이터에서 보내고 나면 사무실로 돌아갈 힘이 생긴다. 현재의 상황에서 한 발짝 벗어날 수 있는 용기, 일단 움직여보는 결단력, 그리고 함께 웃을 수 있는 동료의 존재를 되새길 수 있으니까. 이렇게 일상 속 작은 축제를 만들 때, 우리는 특정한 결과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위해서 일한다는 걸 기억할 수 있다. 그렇게 오늘도 나는 작은 축제를 만들기 위해 떠난다.
We Around Project
오후 네 시의 영수증
Youtube의 마케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상한 고백이지만 노는 것만큼이나 일을 좋아합니다. 그만큼 생활의 밸런스를 중요하게 생각해, 오후 네 시가 되면 남은 하루를 위해 재충전하는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저의 영수증이 하루의 리듬을 바꾸고 싶은 직장인에게 작은 가이드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