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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현·양지현 ㅡ 땡스오트
회사가 있는 연남동, 함께 일하는 동료가 근처에 맛있고 든든한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해 따라나섰다. 공원 끝자락, 나무빛으로 단장한 가게에 들어서니 그래놀라와 다양한 토핑이 올라간 꾸덕꾸덕한 요거트가 나온다. ‘아니 이거, 밥 대신 괜찮은 거야?’ 제철 과일을 얹은 요거트 한 스푼과 함께 물음표를 삼키는데, 맛있고 든든하다. 주변을 둘러보니 기분 좋은 식사 중인 사람들의 해말간 얼굴과 맘에 드는 자리를 차지한 동물 친구들이 보인다. 문득 땡스오트가 만드는 식사는 언제나 모두에게 이로우리라는 확신이 든다.
반가워요. 지금 입고 계신 건 유니폼이에요?
지현 맞아요. 면으로 된 앞치마랑 헤어밴드도 있어요.
예쁘네요. 두 분은 연남과 안국에서 ‘땡스오트Thanks, Oat’를 운영하고 계시죠. 소개로 시작해 볼까요?
지현 저는 양지현이고요. 요리를 전공해서 메뉴 개발과 제조, 플레이팅 등을 담당하고 있어요.
수현 저는 양수현이고 땡스오트의 협업이나 인테리어, 브랜딩을 도맡아 일하고 있습니다. 저와 지현이는 두 살 차이 자매예요. 그런데 혹시 고양이 무서워하세요? 여기서 지내는 고양이가 있어서요. 이름은 ‘오트’인데 세 살 때쯤 연남동에서 구조해서 돌보다가 여기 안국의 고양이가 되었어요. 저희가 주로 안국점에 머물거든요. 다행히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바로 앞에 있는 헌법재판소를 놀이터 삼아 지내요.
무서워 하지 않아요. 지금도 가게 안을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네요(웃음). 땡스오트는 그래놀라와 그릭 요거트로 든든한 한 끼를 만드는 곳이죠. 주재료에 대한 설명을 간단히 듣고 싶어요.
수현 그릭 요거트는 많이들 알고 계실 텐데요. 그리스를 비롯한 지중해 연안 지역에서 전통 방식으로 만든 요구르트를 말해요. 우유랑 유산균을 발효해서 만든 요거트를 면포로 짜서 유청을 빼내면 단단한 질감이 되는데요. 꾸덕꾸덕하고 밀도가 높은 요거트라 위에 재료를 얹어 포만감이 느껴지게 먹기도 좋고, 보통의 요거트보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나트륨과 당 함량은 낮다고 해요.
그렇군요. 그래놀라의 시초도 궁금해요.
지현 저희도 뭘까 궁금해서 자세히 찾아봤어요(웃음). 알고 보니까 스위스에서 주로 먹는 시리얼 ‘뮤즐리Muesli’를 미국의 ‘켈로그’에서 수입해 이름을 붙인 거래요. 우리나라에서 시리얼이 콘푸로스트로 곧잘 불리는 것처럼 그래놀라도 흔하게 불리다 보니, 상표명에서 고유명사처럼 되어버린 거죠. 미국으로 들어온 이후 널리 퍼지기 시작했대요.
그래놀라도 저마다 형태가 다양한데, 땡스오트는 직접 굽고 있다고요. 이곳만의 특징이 궁금해요.
지현 시중에서 판매되는 것들은 달콤한 맛을 위해 감미료나 당을 많이 넣곤 해요. 땡스오트는 착하고 좋은 당, 이를테면 프락토올리고당이나 과일과 채소에서 나오는 당을 활용해서 오븐으로 구워요. 프락토올리고당은 유산균의 먹이가 되어줘서 장내 미생물 건강을 활발하게 해준대요. 식품첨가물을 더해 만드는 것보다 더 건강한 시리얼이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그래놀라에는 오트라는 재료가 빠질 수 없는데 아일랜드에서 만든 유기농 플라하반 오트밀을 사용하고 있어요. 곁들이는 견과류는 항상 다르고요.
예를 들면요?
수현 아몬드, 호박씨, 해바라기씨, 햄프시드처럼 낯설지 않은 것들이요.
지현 저희는 견과류와 오트를 뭉쳐지게 만들지 않고 낱알로 흩어지도록 구워요. 보통 당분을 위한 재료가 많이 들어가면 잘 뭉치더라고요. 각자 선호하는 식감이 다르고 거기에 맞춰 원하는 형태를 고르면 되지만, 곡물이 뭉치지 않아야 다른 재료들과 쉽게 어우러진다고 생각해요. 맛의 조화도 확실하게 느낄 수 있고요.
처음 문 열었을 땐 지금처럼 그릭 요거트를 즐겨 먹는 문화는 아니었다고요.
지현 그러게요, 쉽게 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때만 해도 빵이나 다른 무언가로 식사를 대신하기보다 든든하게 먹는 한 끼가 중요했으니까요. 가정용 발효 기계를 사서 직접 요거트를 만들어 먹는 집은 가끔 있었지만 뻑뻑한 그릭 요거트보다 훨씬 묽었죠. 저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처음 먹어봤어요. 프랜차이즈로 유명한 커피 회사가 건강한 음식을 만들겠다면서 요거트 전문 카페 1호점을 냈는데, 거기서 일했거든요.
처음 먹었을 때 어땠어요?
지현 사실 장사가 잘 안되다 보니까 남아서 먹어봤던 거예요. 땡스오트 요거트보다 훨씬 묽은 편인데, 장이 예민한데도 속이 불편하지 않고 꽤 맛있더라고요. 열심히 먹어도 매일 남는 게 많으니까 집에 가져와서 언니도 먹어보라고 그랬어요. 과일을 잘라 넣고 보통 그래놀라를 곁들인다길래 집에서 프라이팬으로 구워보기도 하고, 이걸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지 생각해 봤죠.
수현 저도 동생이 “언니, 이거 먹어봐!” 하면서 가져다줘서 알게 됐어요(웃음). 처음엔 판매할 계획은 전혀 없었고, 단순히 요거트가 취향에 맞으니까 맛있는 조합을 찾아 즐겨 먹었어요.
꾸준히 먹다 보니 몸으로 느껴지는 효능도 있었는지 궁금해요.
수현 저희가 키나 체구도 작고 몸이 약한 편이라 여름 감기를 달고 살았는데 잔병이 없어졌어요. 먹을 때는 잘 몰랐던 것 같긴 해요. 그러다 지현이랑 유럽 여행을 두 달 정도 다녀왔는데, 매일 먹던 식습관이 바뀌니까 여드름이나 질염, 감기처럼 면역력이 약해서 생기는 몸의 신호들이 마구 나타나더라고요. 그때 체감하게 됐죠.
지현 어릴 때부터 언니랑 워낙 친했으니까 나중에 같이 무언가를 해보자, 옷 가게나 소품 숍도 좋으니 함께 하자고 약속했었어요. 보통의 사이좋은 자매들처럼요. 마침 그때 저희가 요거트와 그래놀라에 빠져 있었고, 이렇게 매일 만들어 먹을 거면 더 많이 만들어서 사람들에게도 팔아보자는 생각을 떠올린 거예요.
내가 먹는 것이 나를 이룬다는 말처럼, 스스로 필요해서 시작한 거네요. 자매의 동업은 순조로웠나요?
수현 음, 저희가 취향은 비슷한데 성향이 꽤 달라요. 제가 외향적이고 새로운 걸 시도하는 데 고민이 적은 편이라면, 지현이는 맡은 일을 착실히 하지만 생각이 많아서 시작을 어려워해요. 땡스오트를 열기 전의 저는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꾸준히 일하고 있었는데 지현이는 진로를 놓고 고민이 많았어요. 동생이 좋은 사람이란 걸 누구보다 제가 잘 아니까 먼저 요거트 가게를 해보자고 제안했죠. 다른 곳으로 출근하며 마음으로만 응원하는 것보다 함께 하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했거든요. 바로 부동산으로 가서 계약하고, 이름도 어렵지 않게 영어로 써도 좋은 걸 정했어요.
지현 역할 분담이 확실하니까 크게 의견이 다른 부분도 없었어요. 처음에는 가족들을 타깃으로 삼고 분당에 자리를 잡았는데 오시는 분들이 20-30대 젊은이들이라 서울로 가야겠다 싶었어요. 도심 속 자연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편안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의 식사를 제공하고 싶어서, 지하철 타고 다니면서 서울의 온갖 공원을 둘러봤죠. 그러다 발견한 게 경의선숲길 근처 연남동이었어요.
편안한 분위기를 주고 싶었던 이유가 있어요? 유동 인구나 접근성이 우선일 수도 있잖아요.
수현 가게 운영할 때 성공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한테 어떤 경험을 받아 가느냐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 골목길을 걸어와 오래된 나무문을 열고 들어와서 우드 톤의 공간과 테이블, 식기들을 둘러보며 먹고 나가는 것까지 전부 땡스오트가 되는 거잖아요. 그걸 생각하니까 차와 사람으로 북적이고 시끌벅적한 곳은 도저히 눈길이 안 갔어요. 여기 안국도 바로 앞에 600년 된 새하얀 백송나무가 보여서 고른 거예요.
지현 모든 게 새것으로 반짝이는 공간보다 이런 곳에서 편안함을 느껴요. 화려한 곳은 스스로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드는데, 여기서는 제가 뭘 흘려도잘 안 보여요(웃음).
저마다 자연스레 머물 수 있는 곳이 있죠. 아무래도 요거트는 발효 식품이다 보니 만드는 과정이 까다롭지 않을까 싶은데요.
수현 오히려 방법은 단순하지만 어디서 만드느냐에 따라 달라져요. 집에서는 일반 우유에 마트에서 판매하는 플레인 요구르트를 넣고 섞어서 발효하면 되거든요. 그런데 업소는 그렇게 할 수가 없죠. 시중에서 유통되는 요구르트를 넣어서 제공하면 떳떳하지 않은 기분이 들고, 맛 자체가 달라져요. 사과맛 요구르트를 넣으면 사과맛 그릭 요거트가 나오는 거죠. 그래서 유산균을 직접 활용해서 만들고 있어요.
지현 그리고 착한 한 그릇이지만 맛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만약 요거트가 무얼 해도 맛이 없었다면 저희부터 매일 먹긴 힘들었을 거예요. 제조 과정에서 맛과 건강의 균형을 찾으려고 많이 고민했죠.
혹시… 어떻게 레시피를 만들었는지 물어봐도 되나요 (웃음)?
수현 영업 비밀 같은 거라면 우리가 좋아하는 걸 찾으려고 해요. 너무 평범한가요(웃음)? 한 그릇에 비빔밥처럼 온갖 재료를 올리는 건 피하고 재료 간의 비주얼과 궁합을 보면서 조합해요. 단순히 맛있는 걸 다 넣은 게 아니라, 각각의 특징이 또렷한 볼을 만들고 있죠.
지현 요거트에는 뚜렷한 맛이 없다 보니까 위에 어떤 재료가 올라가느냐에 따라 역할이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식사 메뉴 또는 디저트가 될 수도 있겠죠. 평소에 군것질이나 아이스크림, 매운 음식도 좋아하는 편이라 일상에서 레시피 아이디어를 얻을 때도 많아요. 떠오르는 걸 만들어서 언니한테 먹어보라고 해요.
수현 저는 냉정하게 평가하고요.
지현 맞아, 우린 냉정해(웃음). 언니랑 땡스오트에서 같이 일하는 친구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킥’이 될 만한 재료가 정해져요.
제철 과일을 풍부하게 쓰고 있는 것 같아요.
수현 요거트와 가장 잘 어울리는 재료거든요. 좋은 재료는 올리기만 해도 맛있으니까 손님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요. 여름에는 체리, 가을에는 무화과, 겨울에는 딸기를 쓰고 제철 과일이 또렷하지 않은 시기에는 청포도나 키위, 망고처럼 그때그때 맛있는 과일을 찾아 쓰고 있어요. 가게에서 쓰는 재료가 많아 매번 직접 장 보는 건 어렵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시장이나 마트에 가서 지금 좋은 과일이 무엇인지 살펴봐요.
신선한 재료가 음식의 시작이자 완성인 거네요. 두 분이 가장 좋아하는 땡스오트의 메뉴를 꼽는다면요?
수현 저희는 아직도 매일 요거트를 먹을 정도로 모든 메뉴에 푹 빠져 있는데요. 그중 ‘아보카도 앤 그레인 그릭요거트 보울’이요. 아보카도에 햄프시드, 레드퀴노아, 토마토, 올리브, 바질오일을 넣은 메뉴인데, 아마 맛을 상상하기 어려우실 거예요. 우리나라는 요거트를 디저트 대용으로 바라보지만 외국에서는 식사 대신 즐겨 먹거든요. 채소와 아보카도를 올려 샐러드처럼 먹기도 하고요. 다른 요거트 가게에서는 보기 어렵고 입맛 없을 때 먹으면 생기를 한껏 가져다주는 메뉴라 무척 좋아해요. 든든하기도 하고요. 오늘 맛보셨으면 좋았을 텐데 적당히 익은 아보카도가 없어서 아쉽네요.
지현 샌드위치도 맛있어요. 연한 갈색빛이 날 때까지 구운 빵 안에 야채와 재료를 촘촘히 넣고, 그릭 요거트를 소스처럼 발라요. 요거트를 활용하는 저희만의 방식이에요.
조만간 들러서 꼭 먹어볼게요. (메뉴판을 들여다본다.)그런데 메뉴에 커피가 없네요?
수현 그것 때문에 주위 분들이 초반에 얼마나 잔소리를 하셨는지 몰라요(웃음). 커피가 없으면 장사가 잘 안된다면서요.
지현 맞아요. 오픈할 때는 저희가 커피를 못 먹어서 요거트만큼 알지 못했어요. 지금은 좋아하지만요. 그런데 주변에 커피숍이 얼마나 많아요. 우리가 굳이 모르고 못하는 것에 힘 빼지 않고 잘하는 거에만 집중하는 게 맞는 선택 같았어요. 처음에는 당연하게 커피 주문하시는 분도 많아서 우리의 선택이 옳은지 헷갈렸는데, 지금 돌아보면 잘했다 싶어요.
올해로 벌써 땡스오트가 9년째라고 하니, 기억에 남는 손님들도 있을 텐데요.
수현 자주 오시는 분들은 자연스레 눈에 익는데요. 얼마 전에 유럽에서 온 배낭여행 커플이 일주일 내내 들른 적이 있어요. 제가 만약 다른 나라로 여행 갔다면, 매번 다른 곳에 가보고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었을 것 같은데 매일 아침 땡스오트에 들러주셔서 참 감사했어요. 두 분이 마지막으로 온 날, 휴대폰으로 번역기 돌린 문장을 보여주셨어요. 땡스오트에서의 시간이 정말 좋았다고요.
그분들에게는 한국에서의 아침이 땡스오트로 남았겠네요. ‘먹는 일’은 유행이 자주 바뀌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요?
지현 음, 확실히 음식의 유행은 빠르게 변하죠. 하지만 우리가 빠른 흐름에 따르기 위해 요리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음식에서의 유행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을 테니, 지금처럼 한결같은 모습으로 꾸준히 하다 보면 땡스오트와 생각이 같은 사람들이 와주지 않을까요? 좋아하는 일을 하며 먹고살 수 있어서, 만족해요.
한 그릇에 정성을 담아내는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얼까요?
수현 직업은 삶에서 빼놓을 수가 없어요. 내가 쉰이 되든 예순이 되든 단짝처럼 지내야 하고, 일이 있기에 일상을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평생 같이 다닐 친구인데 제가 그 친구를 졸졸 따라다니고 좋아해야 재밌는 거잖아요. 두 번 다시 이런 단짝을 만나기도 어려울 테니 힘든 시기가 있어도 쉽게 놓을 수가 없어요. 일을 좋아하는 것 자체가 원동력인가 봐요.
두 분이 오랫동안 지키는 가치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사람과 동물, 지구 모두가 행복한 가게를 꿈꿉니다.”라는 소개에서 ‘무해함’이 떠올라요.
수현 방금 했던 이야기와 연결될 텐데요. 좋아하는 일을 좋은 방식으로 하고 싶어요. 이기적인 동기와 목적으로는 어느 무엇이든 지속 가능하지 않을 테니까요. 세상 모든 존재를 향하는 무해함이 항상 마음을 채우고 있어요. 만약 누군가가 10억 원을 주면서 우리의 기준에 위배되는 일, 예를 들어 토끼에게 마스카라 칠하는 일을 하라고 시킨다면 절대 안 할 거예요. 돈만 많이 갖는 건 의미가 없어요.
지현 방식으로 따진다면 사람에게는 건강한 음식을 내어주고, 동물을 위해서는 수익 일부를 유기견 센터에 기부하거나 사료를 구매하는 데 지원하고 있어요. 또 요거트를 만드는 데 쓰이는 우유 중 일부는 자연 방목한 소들한테서 나온 걸 쓰고 있는데, 언젠가는 모든 우유를 그걸로 대체하고 싶고요. 땡스오트에서는 플라스틱 사용을 지양해서 나무로 만든 접시와 스푼으로 서빙하고, 포장 용기도 생분해되는 펄프용 소재로 쓰는데 그것마저도 지구에게 떳떳하지는 않아요. 저랑 언니는 카페에서 케이크나 쿠키 포장할 때도 그냥 손바닥 위에 올려달라고 하거든요. 의미 없는 쓰레기들이 생기는 게 마음이 불편해요. 더 많이, 더 좋은 방식으로 나아가고 싶어요.
구별 없이 해를 끼치지 않고 싶은 마음이 느껴져요. 참, 그러고 보니 땡스오트에는 강아지를 위한 메뉴도 있죠?
지현 ‘오 마이 퍼피’라고 강아지들을 위한 요거트예요. 반려동물과 가게에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람이 먹는 모습을 반짝반짝한 눈으로 바라보는 게 안쓰러워서 만들었어요. 그 눈빛을 외면하지 못했달까요(웃음). 강아지들은 유당불내증이 있어서 우유를 먹지 못하는데, 요거트는 발효되면서 유당이 유청으로 변하거든요. 그래서 강아지들도 사람과 똑같이 먹을 수 있어요.
수현 강아지 이야기를 하니까 얼마 전 직원들이랑 나눈 대화가 생각나요. ‘한 가지 기억만 갖고 천국에 갈 수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했는데 나중에 멋진 집을 사거나 땡스오트가 잘됐을 때, 뭐 이런 걸 말할 줄 알았어요. 근데 저도 모르게 땡스오트 테라스에서 반려견 철수, 보리랑 브런치를 먹은 게 떠오르더라고요. 그때가 봄이라 주변이 푸릇푸릇하고 바람도 따뜻하게 부는 날이었는데, 철수와 보리는 옆에 엎드려서 요거트를 먹고 우리는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던 순간이 정말 행복했어요.
특별한 걸 먹지 않아도 완전함을 느꼈던 식사 시간이네요.수현 진심으로요. 그래서 한편으로 무얼 먹느냐가 건강한 한 끼를 이루는 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온전히 자신의 마음을 돌보면서 먹는 음식이 곧 건강함으로 이어지지 않을까요? 마음이 텅 비어 있고 자신의 상태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을 먹었다고 바로 건강해질 수 없듯이요. 그게 가령 패스트푸드나 떡볶이라도 마음이 행복하다면 좋은 식사일 거예요.
지현 언니 말을 들으니까 진짜 그런 것 같아. 건강한 한 끼가 뭘까 고민했었는데.
수현 괜찮았어(웃음)? 다행이다.
지현 저희를 간혹 채식주의자나 몸에 좋은 것만 먹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아니에요. 스트레스 받으면 아주 매운 떡볶이나 라면도 먹고 마라탕도 좋아하고요. 물론 가장 좋아하고 자주 먹는 건 요거트지만요(웃음).
지금처럼 늘 같은 자리를, 자연스럽게 지킬 땡스오트인데 앞으로의 목표가 있어요?
수현 미국의 그릭 요거트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초바니Chobani’라고, 땡스오트를 준비하면서 롤모델로 삼았던 회사가 있어요. 그곳의 대표가 타국에서 미국으로 온 이민자인데, 폐공장 건물을 구매해서 어릴 때 먹던 요거트를 만들고 판매하면서 시작된 브랜드예요. 미국의 수많은 이민자들을 직원으로 고용하고 그 직원들을 가족처럼 대해주어서 좋은 기업으로 사랑받고 있고요. 한번은 초바니의 요거트에서 곰팡이가 나온 적이 있대요. 보통 그런 일이 생기면 전량 회수하고 고소를 당하거나 브랜드가 휘청거릴 텐데, 사람들이 회사에 대한 신뢰가 있다 보니까 이해해 주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땡스오트가 믿음과 신뢰를 주고, 같이 일하는 친구들이 우선이 되는 곳이 되길 바라요. 땡스오트와 연이 닿은 모두가 편안하게 머물 수 있도록요.
듣기만 해도 행복한 목표네요. 대화를 나누느라 감사 인사가 늦었어요. 요거트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수현 감사해요, 다음에 또 오세요(웃음).
1. 시즈널 프룻 앤 베리 그릭요거트 보울
재료
그릭요거트 130그램, 그래놀라, 딸기, 블루베리, 꿀, 그라나파다노 치즈 또는 다크 초콜릿
그릭 요거트는 제철 과일과 먹었을 때 가장 궁합도 좋고 건강에도 유익해요. 그릭 요거트의 꾸덕꾸덕함, 사람에 따라서는 뻑뻑하게까지 느껴질 식감을 과일의 수분감과 단맛이 풀어주거든요. 땡스오트에서는 때마다 과일 종류를 바꿔 얹고 있으니 매번 다채로운 맛을 경험할 수 있답니다.
2. 그래놀라 앤 넛츠 그릭요거트 보울
재료
그릭요거트 130그램, 그래놀라, 구운 견과류, 치아시드, 햄프시드, 코코넛 칩, 허니콤
요거트와 그래놀라 위에 다양한 토핑을 얹고 허니콤, 즉 벌꿀집을 듬뿍 올린 메뉴입니다. 다른 곳에서 쉽게 먹어볼 수 없는 재료라 한국인 손님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어요. 구운 견과류의 고소함과 바삭한 식감을 즐기다가, 색다른 맛이 필요할 때쯤 허니콤을 얹어 먹어보세요. 재료가 가진 맛의 조화가 좋답니다.
에디터 이명주
포토그래퍼 강현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