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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ie Cole

반가워요. 재키와 이야기 나누게 되어 기뻐요.
안녕하세요. 사진작가 재키 콜이에요. 2016년부터 남편과 집 없이 세계를 여행하면서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어요. 발길 닿는 곳은 어디든 집으로 삼는 걸 좋아해요(웃음).
고정된 거처 없이 유랑하는 삶이라니 낭만적인걸요.
저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북쪽의 작은 해안 마을에서 자랐어요. 여름은 짧은데 겨울은 길고 황량한 곳이었죠. 자연스럽게 이국적인 곳에 가는 걸 꿈꾸면서 시간을 보내곤 했어요. 그러다 처음으로 낡은 차를 타고 고향을 떠나 샌디에이고로 향하면서 미국을 여행했는데, 진정한 자유를 맛보았죠. 그 경험은 여행에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어요. 남편과 함께하게 된 뒤에는 지금의 삶을 위해서 돈을 최대한 모았는데, 차부터 시작해서 제가 가진 걸 다 팔고 나서야 짐을 쌀 수 있었답니다.
영화 같은 삶을 위해서는 그만큼의 준비도 필요했던 거군요. 늘 새로운 타지에 적응하는 일도 노력이 필요하겠어요.
첫 몇 해는 쉽지 않더라고요. 새로운 삶의 방식에 적응하면서 동시에 일도 해야 했으니까요. 하지만 그 시간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줬어요. 남미, 동남아, 유럽을 거치며 8년이 지난 지금은 여행에 노하우가 생겼어요. 몸과 마음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한곳에서 한두 달 머무는 걸 좋아해요. 이렇게 하면 그곳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관점이 열린답니다. 그 지역 사람들의 일상을 배우게 되고, 색다른 요리를 접하게 되죠. 오래 여행할 땐 자기를 충분히 돌보면서 중간중간 환기를 위해 짧은 여행을 하는 것도 좋아요.
매일이 풍성한 경험의 연속일 것 같아요. 지금 있는 곳은 어디예요?
포르투갈 리스본에 있는 아름다운 도시에서 편지를 쓰고 있어요. 여긴 대체로 볕이 좋아요. 어디로 시선을 향하든 형형색색 타일로 된 건물들을 볼 수 있고, 발코니에는 이제 막 빨래한 옷들이 널려 있네요. 오렌지꽃 내음이 진동을 하고요.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라면 쉽게 매력을 느낄 수밖에요.
재키의 사진엔 요리가 자주 등장해요. 여행지에서 만난 음식은 기록할 수밖에 없게 되잖아요.
맞아요. 음식은 시각적으로나 미식적으로나 영감을 주죠. 현지 시장에 진열된 과일과 야채를 볼 때마다 색과 모양에 마음을 빼앗기곤 하는데요. 상인들이 창의적으로 세심하게 진열해 놓은 음식들은 일종의 예술처럼 느껴질 정도로 인상적이에요. 수십 년 동안 이어 온 카페나 음식점에 가는 것도 좋아해요. 장식이나 공간의 매력을 어떻게 그 오랜 세월 동안 유지했는지 살펴보는 게 흥미롭잖아요. 이야기가 담긴 사진이나 포스터를 살펴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에요.
음식점 곳곳을 신기하게 살펴보는 모습이 그려져요(웃음). 여행지에서 식사는 어떻게 해결하는지 궁금해요.
한적한 곳에서 사진을 찍고 싶으면 도시 외곽에 있는 집을 구해요. 그런 곳에 머무를 때는 현지 시장에서 장을 봐와서 먹는 걸 선호해요. 집에서 요리해 제철 식재료를 맛보고, 방 안에 들어오는 빛을 살피고…. 이런 장면을 기록하는 일이 좋아요. 좀더 활기찬 곳에 머물게 되면, 그 지역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을 미리 찾아봐요. 문화는 거리 음식에서 많이 배우게 되는 것 같거든요. 아주 작은 의자에 앉거나 서서 먹었는데도 최고였던 식당들이 있었어요.
그런 재미가 이국에서의 시간을 더 특별하게 만드나 봐요.
직접 요리하지 않는 날에는 남편과 외식하러 가기도 해요. 다양한 요리와 레드 와인 한 병을 곁들여서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는 걸 좋아해요. 대화는 한 주제에서 다른 주제로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저녁 식사에 쏟는 시간이 길죠. 특히 유럽에서는 서너 시간이 쏜살같이 빠르게 지나가기도 해요(웃음).
서너 시간이라니! 어디서든 꼭 지키려고 하는 식사 규칙도 있나요?
그래서 사진에 커피가 종종 보였나 봐요. 지금은 여행지에서의 일상을 기록하고 있는데, 사진은 어떻게 시작한 거예요?
10대 때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친구들과 보낸 시간을 찍은 게 시작이었어요. 나중엔 학교 사진 모임에 들어가서 첫 SLR 카메라로 펜탁스 K1000도 샀죠. 그때는 흑백 필름만 쓰면서 암실에서 오랫동안 이것저것을 실험했어요. 그 모든 과정이 좋아서, 이게 내가 앞으로 계속하고 싶은 일이라는 걸 알게 됐죠. 사진은 제게 자연스럽게 다가왔다고 생각해요. 어릴 때부터 일기든 작은 카메라를 통해서든 삶을 기록하는 걸 좋아했거든요. 삶을 돌아볼 수 있으면서 물성을 가진 존재는 늘 중요했어요.
기록을 향한 애정이 사진에서도 느껴져요. 사진 찍을 때 무얼 중요하게 여기는지도 들어보고 싶어요.
시대를 초월한다고 느껴지는 장소요. 본질과 에너지를 갖고 있어서 영감이 돼요. 흔히 여행이라면 인기 있는 명소나 역사적인 장소에 가잖아요. 그런데 저는 조금 다른 걸 찾고 싶어요. 주변, 작은 것들, 사람에게 시선이 끌리거든요. 한 장소의 본질을 품고 있지만, 사람들이 쉽게 지나칠 수 있기도 하죠. 제가 즐거움을 느끼는 건 작은 것들 안에 있기에, 그런 순간을 포착하고 싶어 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주변의 가치를 발견하는 어라운드와 재키의 시선이 닮았네요. 다음 목적지는 어딘가요?
스페인의 화산섬 란사로테에서 한 달을 지낼 거예요. 처음 가보는 곳인데다 얼른 자연을 탐험하고 싶어서 못 기다리겠어요(웃음). 화산 근처에서 사는 건 짜릿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아요. 거주민들에게도 특별한 에너지를 줄 테고요. 그리고 미네랄이 풍부한 토양 덕에 채소, 과일, 와인이 맛있다고 하던데 집에서 요리해 먹고, 책도 읽고, 카메라로 모험을 즐기면서 마음과 몸을 돌볼 계획이에요.
에디터 차의진
Photographer Jackie Co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