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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한 길, 예술가를 품은 광활한 대지
괜찮아, 힘내
Okay Cheer up
“<무한도전>이 시작되면 전율이야. 프로그램 때문이 아니라 휴일이란 사실이 온몸으로 전달되는 거야. <1박2일>까지도 그럭저럭 그 기운이 이어진다니까. 그런데 <개그콘서트>만 보면 숨이 턱턱 막힌다. 아, 벌써 출근이란 말인가. 요딴 생각이 머릿속을 꽉 채워서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
쪼로로 투명한 잔에 쓴 소주 한잔 따르던 친구가 푸념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줄곧 월급쟁이라 불렸으니 족히 십수년은 남의 돈에 울고 웃었다고 한참 부연이 이어진다. 대뜸 “넌 어떠냐?”는 물음에 한잔 톡 털어 넣고 다시 한번 쪼로로. 긴긴 밤, 하늘엔 별이 반짝, 투명한 잔엔 방울방울이 쪼로로, 한참부터 줄지어선 녹색 병은… 하염없다.
갑자기 집에 걸어놓은 캘린더 문구가 또렷해졌다. 캘리그래퍼 강병인의 캘린더인데 그는 올 1월에 이런 문구를 남겼다.
“괜찮아 힘내.”
“괜찮아? 그래, 술 잘 먹었다.”
여행은 그렇게 쪼로로, 톡, 반짝, 힘내며 시작됐다. 친구의 말을 빌자면, 입에 풀칠하는 생활이 외롭거나 지겨울 땐 훌쩍 떠나 힐링하고 돌아올 필요가 있다. 때마침 여행을 빙자한 출장도 잡혔겠다, 가이드북에 도드라지게 편집된 “아무리 걸어도 지겨울 틈이 없다”는 스위스로 오로지 걷기 위해 떠났다.
“느리게 걷고, 천천히 말하며, 기분 좋은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그래야 행복한 거다. 행복은 추상적 사유를 통한 자기설득이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감각적 경험이기 때문이다.”
— 김정운 교수
빠삐용, 인생을 낭비한 죄?
Do not waste life
감기 기운에 나른한 몸이 천근만근이다. 행복해보자고 떠나는 길이 고행은 아닐까. 살짝 갈팡질팡할 때 휴대전화 벨이 울렸다.
“… 스위스? 출장? 그런데 놀러가? 무슨 소리야? 취한 건 아니지? 지금 밖에선 칼바람이 분다. 좋던 싫던 직장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그러니 너도 빙자할 건수가 생기는 거 아니냐. …”
선배의 전화 한통에 뒷목이 쭈뼛 선다. 이건 분명 월급쟁이의 본능적인 반응인데, 왠지 싫지 않다. 떠난 후 돌아올 곳이 있다는 든든함 때문일까. 어쩌면 여행도 다르지 않다. 돌아올 곳이 있는 여행은 외롭지 않다. 스치는 모든 게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모든 게 기분 좋은 상상을 자극한다.
새벽 12시 50분, 인천공항이 한산하다. 문 닫은 면세점을 뒤로하고 비행기가 허공에 올랐다. 10시간 후 도착한 곳은 카타르 도하. 공항에서 4시간여를 기다려야 환승할 수 있는 스케줄이다. 습식 사우나마냥 후텁지근한 중동의 날씨가 남의 옷이라면, 아담한 면세점의 톡 튀는 분위기는 내 옷이다. 아바야를 입고 히잡을 쓴 여성의 짙은 눈화장이 익숙해질 즈음 보딩 안내가 시작됐다.
제네바행 비행기에 오르고 또 다시 4시간 반. 비행기에 오를 때마다 앙리 샤리엘의 <빠삐용>이 떠오르는 건 좌석 때문일까, 육중한 몸매 때문일까. 아니면 빠삐용이 되뇌던 ‘인생을 낭비한 죄’던가. 그 좁은 공간에서 세 끼의 식사와 서너 편의 영화, 소설 100쪽, 서너 시간의 잠을 청하자 스위스가 눈에 들어왔다.
한국보다 8시간 늦은 이곳은 3월부터 10월까진 서머타임이 적용된다. 고도에 따라 차이가 있는 날씨는 산으로 갈수록 춥고 그 산에서 내려올수록 따뜻하다. 낮은 데로 임하는 게 맞는 이치겠으나 이번 여행은 고도의 차이가 뒤죽박죽이다.
따가운 볕 맑은 기운, 브베
Calm place, Vevey
스위스의 첫 관문은 브베Vevey. 스위스 패스로 제네바공항 지하에 자리한 역에서 열차를 이용했다. 한장의 티켓으로 열차, 버스, 배, 케이블카까지 통하지 않는 교통편이 거의 없으니 스위스 여행자들에게 스위스 패스는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브베는 레만호Leman L.를 사이에 두고 프랑스와 마주한 작은 쉼터다. 2.4킬로미터의 면적에 1만7천여명이 옹기종기 모여 산다. 중세시대부터 와인산업이 번창했다는데 지금은 초콜릿으로 유명한 기업 ‘네슬레’의 본사가 자리해 있다.
그래서인지 호숫가를 거닐다보면 네슬레의 옛 본관이던 식품박물관 앞 호수에 커다란 포크가 떠억 하니 제대로 꽂혀 있다. 주변 산책길은 슬림핏보다 클래식한, 아니 되도록 헐렁한 차림이 어울린다. 그만큼 여유롭다. 잠시 둑에 앉아 호수를 내려다보면 맑은 기운에 눈이 시리다. 덕분에 따가운 볕에 달뜬 피부가 덩달아 시려온다. 빼어난 풍광 때문인지, 이곳은 찰리 채플린이 23년간 생활한 곳으로 유명하다. 산책길 한쪽에 익살맞은 포즈의 동상이 호수를 응시하고 있다
꼭 잡은 두 손, 몽트뢰
The city of artists, Montreux
제네바호라 불리는 레만 호수의 길이는 72킬로미터, 너비는 14킬로미터에 이른다. 날아오른 갈매기 떼에 시선이 멈추면 이곳이 바다인지 호수인지 분간이 어렵다. 이 알프스산지 최대의 호수는 스위스사람들의 생명줄이자 축복이다.
레만호는 IOC위원회가 있는 로잔, 브베, 몽트뢰를 품고 빙하의 오랜 시름을 맑게 정화시킨다. 몽트뢰Montreux는 팝팬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도시다. 루소와 바이런, 헤밍웨이가 이 도시를 소재로 작품활동을 했고, 스트라빈스키와 퀸이 이곳에서 연주를 했다. 매년 여름 개최되는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은 이 도시가 갖고 있는 영감의 정점이다.
그 모든 배경 덕분인지 호수를 호위한 산책길은 센티멘털하다. 시선이 가는 곳마다 곱게 손잡은 커플이 흐드러진 장미마냥 늘어서 있다. 노소를 불문하고 꼭 잡은 손은 떨어질 줄 모른다. 그 손이 남우세스러운 건 아쉽게도 나와 같은 곳에서 날아온 이들 뿐이다.
길을 멈추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곳은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 동상이 서있는 마르쉐 광장. 생전에 몽트뢰를 제2의 고향이라 부르던 프레디 머큐리는 1978년부터 이곳에서 앨범작업을 했다.
스위스만을 위한 와이너리, 라보
Lavaux winery
유럽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색다른 와인에 대한 호기심이다. 끼니때마다 들르는 식당엔 저렴한 가격의 와인이 즐비하다. 스위스도 예외는 아니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와 국경을 접한 스위스에 와인이 없을라고. 그럼 과연 스위스산 와인도 있을까.
물론 존재한다. 하지만 한국에선 좀처럼 맛볼 수 없다. 때마다 와인을 곁들이는 스위스인들은 포도재배량이 많지 않아 수출 대신 내수를 선택했다. 다시 말해 마실 것도 부족하니 내다 파는 건 글쎄.
레만 호수의 생-사포랭St-Saphorin에서 뤼트리Lutry까지 이어진 포도밭은 여행을 즐길 줄 아는 이들이 놓치지 않는 하이킹 코스(11킬로미터)다. 3시간여 이어지는 길은 원만한 경사에 아스팔트로 마무리돼 걷기 편하다. 간간히 운행되는 간이열차는 와인투어에 나선 관광객의 훌륭한 교통수단이다.
로잔과 몽트뢰 사이에 위치한 라보Lavaux는 총 800킬로미터에 이르는 스위스 최대 포도재배지역. 풍광이 아름다워 이곳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5~600년 된 와이너리가 산재한 이곳은 샤슬라Chasselas 품종의 화이트 와인이 일품이다. 지나는 길마다 마을의 역사와 와인산업을 설명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식수대가 졸졸 물을 흘린다.
와이너리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레만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탁자에서와인 시음이 가능하다. 와인내음 한잔, 풍경 한모금, 닭살 돋는 멘트가 절로 튀어나온다.
스위스 연방
유럽 중앙부에 위치했다. 중세에는 프랑크왕국, 신성로마제국의 일부였다가 1291년 스위스 지역의 3인 대표가 영구동맹을 맺었다. 1648년 베스트팔렌조약에 따라 독립을 승인받는다. 스위스는 4개의 국명을 가진 국가다. 독일어로 슈바이츠Schweiz, 프랑스어로 스위스Suisse, 이탈리아어로 슈비쩨라Svizzera, 로망슈어로 슈비즈라Svizra라 불린다.
건국 당시 세 개 주 중 하나였던 슈비츠Schwyz에서 유래됐다. 4개의 언어 중 하나만으로 국가명을 쓸 수 없어 정식명칭은 라틴어를 써 ‘콘페데라치오 헬베티카Confoederatio Helvetica’라 제정했다. 약칭인 CH가 통화단위, 우편번호, 인터넷 도메인 등에 사용되고 있다. 헬베티아Helvetia는 연합이란 뜻으로 스위스에 살던 헬베티아족에서 유래됐다. 통상적으로 스위스연방Swiss Confederation이라고 표현한다. 인구의 65퍼센트는 독일계, 18퍼센트는 프랑스계, 10퍼센트는 이탈리아계다.
결코, 늦지 않았다
Not too late
변화무쌍한 스위스의 하늘이 웬일인지 뻥 뚫렸다. 걷는 여행의 필수품은 역시 모자와 선크림. 거뭇해진 피부가 훈장처럼 느껴진다면 별반 문제될 게 없지만 일부러 트렌드를 거스를 필요가 있을까. 이런저런 이유를 뒤로하고 걸음걸이는 전혀 흐트러짐이 없다.
걷는 즐거움에 아드레날린은 늘 하이톤이다. 그렇게 체르마트Zermatt에 도착했다. 영화사 파라마운트의 상징인 마터호른(Matterhorn, 4478m) 봉우리가 선명한 이곳은… 높다. 덕분에 온몸의 거리감각이 무뎌진다.
손에 쥐면 잡힐 듯 버티고선 산정상은 그곳이 얼마나 멀고 높은 곳인지 잊게 만든다. 간혹 오르던 서울의 명산이 무색해지는 순간, 그만큼 넓어진 시야가 한껏 호연지기를 부른다.
해발 200미터가 넘는 곳에 자리한 이 마을엔 작은 묘원이있다. 마터호른에 열정을 바친 이들의 영혼이 숨쉬는 곳. 도전에 목숨을 바친 이들의 무덤가엔 작은 촛불이 가늘게 떨렸다. 그 앞에 선 이들은 사는 곳이 어디든 한번쯤 되묻는다. 넌 언제 어디서 열정적이었냐고. 아직… 결코, 늦지 않았다.
하늘과 땅 사이에, 체르마트
The perfect pint of beer
체르마트는 기차역을 나서는 순간부터 가슴이 탁 트인다. 열차로 이동하는 구간은 말 그대로 굽이굽이 협곡과 계곡을 휘돌아나간다. 그 풍경에 한참동안이나 입을 다물지 못했건만 막상 도착해 내려서니 생각보다 포근하다. 알프스 관광의 왕도라 불리는 곳. 평범한 산동네와 호화로운 호텔, 리조트가 가득한 언밸런스는 휘황찬란한 산세에 눌려 기를 펴지 못한다. 이곳은 어딜 가나 전기차를 볼 수 있다. 환경을 배려해 휘발유 차량은 진입금지다.
다음날 아침, 등산열차를 타고 고르너그라트GornerGrat 전망대에 올랐다. 3000미터가 넘는 봉우리의 전망대에선 몬테로사부터 마터호른으로 이어진 29개 4000미터급 봉우리를 한눈에 살필 수 있다. 융프라우에 올라 컵라면 먹는 게 스위스 관광의 백미라던 말, 이곳에선 전혀 통하지 않는 농담이다. 현지시각 오전 9시 30분. 전망대 레스토랑에서 맥주 한병을 들고 마터호른과 마주했다. 어느곳이 하늘빛이고 어느곳이 땅빛인지, 손안에 맥주거품까지 어우러져 눈빛이 어지럽다.
전망대에서 열차를 타고 내려오다 중간지점인 리펠알프Riffelalp에 내려섰다. 체르마트까지 돌아오는 트레킹의 출발점이다. 웅장한 명봉이 병풍처럼 일행을 감싼 곳에 잘 닦인 길이 오롯하다. 서너 시간은 족히 걸리는 이 길 위엔 동산 위에 작은 레스토랑과 따뜻한 훈풍이 그득하다.
“행복은 다음에 이뤄야 할 목표가 아니라 지금 여기 존재하는 것입니다. 또 행복은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안에서 우러나오고 꽃향기처럼 은은하게 스며나옵니다. 남과 비교하지 말 것, 움켜잡기보다는 쓰다듬을 것, 오래된 것을 아름답게 여길 것, 가끔 기도할 것.”
— 2006년 길상사에서 법정스님
거대한 호연지기, 알레치 빙하
Natural gesture
체르마트를 떠나 뫼렐Mörel에서 내려 케이블카로 갈아탔다. 갑자기 케이블카라니. 목적지가 해발 2000미터급 봉우리이니 당연하다는 게 현지인의 반응. 이곳의 케이블카는 우리의 그것과 규모가 다르다. 산 정상부근에 주거지가 형성돼 있어 마을사람들에겐 자동차 외에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케이블카로 한참을 오르다보니 사방을 둘러싼 2000~3000미터급 봉우리가 웅장하다. 리더알프Riederalp에 내려 전기차를 타고 이동하니 아트 퓌러Art Furrer 호텔이 눈에 들어온다.
골프코스까지 갖추고 해발 2000미터가 넘는 곳에 자리한 리조트형 호텔이다. 하룻밤 묵을 곳은 이곳에서 30여분 능선을 타고 올라야 모습이 보이는 리더퓌카Riederfurka 산장. 아트 퓌러 호텔체인 소유의 스위스 산장으로 우리 식으로 말하면 시골집이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폴짝 뛰어올 것 같은 풍경은 잠시, 밤이면 오로지 별빛만 그득, 하늘 아래 나 홀로 선 적막강산은 1미터 앞도 분간하기 힘들다. 당연히 시선은 하늘로 향한다. 기분 좋은 상상을 담고서….
아침 5시 30분, 새벽 산장은 색이 깊고 짙다. 서서히 태양빛이 선명해질 무렵 알레치숲에 들어섰다. 1933년 자연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국립공원, 알레치숲 트레킹과 알레치 빙하 투어가 새로운 트레킹 코스다. 왕복 6시간. 혹시 산세가 험하면 어쩌나 걱정도 잠시, 내딛은 숲길은 초보자도 쉽게 오르내릴 만큼 평탄하다. 어느곳 하나 자연 그대로 보존되지 않은 곳이 없다.
“아무리 오래된 나무라도 살리려 하기보다 자연에 맡겨두는, 그들만의 법칙을 따르고 있다.”
안내자가 전한 말이다. 서너 시간 걷는 동안 작은 연못을 찾는 사슴 너댓 마리가 시선을 끌더니, 숲이 끝나는 곳에서 거대한 빙하가 펼쳐졌다. 융프라우에서 이어지는 알프스 최대의 빙하, 알레치 빙하Aletsch Gletscher다. 23.3킬로미터에 이르는 길이도 길이거니와 엄청난 넓이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아쉽게, 빙하 아래로 내려설 기회를 얻진 못했지만 몇몇 현지인들은 “지구온난화가 가져온 폐해”라며 “앞으로 몇년 후면 스위스 빙하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땀 흘려 걷는 길, 리기산
Blowing in the wind
스위스 중부로 발걸음을 옮겨 마지막 여행지 루체른Luzern에 도착했다. 루체른 호수를 중심으로 중세의 건축물이 어우러진 이곳은 14세기 초에 지어진 목조다리 카펠교Kapellbrücke와 매년 여름 국제음악제가 열리는 문화컨벤션센터KKL의 현대적인 풍경이 조화롭다. 루체른 호수를 옆에 두고 서너 시간 동안 걷다보면 다양한 유람선이 눈에 띈다. 가장 많은 유람선코스를 보유한 호수인 탓이다. 곳곳에 이정표가 있어 지도만 있으면 목적지(숙박지)에 도착할 수 있다.
루체른 호수를 가로지르는 유람선에 몸을 싣고 리기Rigi산으로 향했다. 호수를 때리는 바람에 배의 출렁임이 심상치 않다. 덕분에 산을 오르는 케이블카의 운행은 잠정 중단됐다. 산악열차에 오르자 중년의 유럽인들이 곳곳에 자리했다. 두 손을 꼬옥 잡은 품이 다시금 정겹다.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리기산은 유럽에서 산악열차가 처음 만들어진 곳이다. 산행 내내 갖가지 야생화가 눈을 정화시키고 아이 얼굴만한 워낭을 목에 건 소들이 이국적이다. 정상까지 산악열차가 운행중이지만 땀흘려 오르는 곳곳의 비경秘境과 잠시 동안의 편안함을 비교하는 건 아둔한 짓이다.
정상에 오르면 제대로 서 있지 못할 만큼 시원한 바람이 온몸을 때린다. 눈앞에 펼쳐진 루체른시와 호수는 떠나기도 전에 또다른 충동과 결심을 부른다. 과연 삶의 호연지기에 끝이 있을까.
안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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