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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슬이 — 키노라이츠 콘텐츠 마케터
말하고, 읽고, 쓰는 것만이 언어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믿고 자신의 취향을 언어로 활용할 수 있을까. 영상과 그 안에 담긴 것들이 말하는 바를 이해하고 아끼며 자신의 삶으로 가져가 세계의 크기를 넓혀 가려고 애쓰는 사람도 있다. ‘현실에 있는 듯 없는 듯 모호하고 환상적인 요소와 상상의 여지’를 가진 영상이라는 언어로 수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대화 나누는 키노라이츠 마케터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OTT 통합 검색 플랫폼 ‘키노라이츠’ 콘텐츠 마케터 소슬이입니다. 키노라이츠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SNS 계정을 운영하고, 영화와 티브이 프로그램, OTT 정보를 전하는 뉴스레터 ‘유브 갓 키노’를 발행하고 있어요.
키노라이츠는 어떤 서비스인가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같은 OTT 플랫폼에서 감상할 수 있는 콘텐츠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예요. 콘텐츠를 고르는 데 걸리는 시간과 고민을 덜어드리기 위해 매일 인기 있는 작품을 확인할 수 있는 콘텐츠 랭킹 차트나 에디터가 취향껏 콘텐츠를 추천하는 아티클도 제공하고 있고요.
키노라이츠의 마케터로 합류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확실한 개성을 가진 플랫폼이다 보니 영상 콘텐츠에 정말 관심이 많은 분일 것 같고, 어떻게 일을 시작하셨을지 궁금해요.
합류 계기가 살짝 독특해요. 제가 영화를 좋아해서 영화 관련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SNS 계정을 운영했어요. SNS 계정을 운영하면서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청년지원사업에도 선정돼서 영화 모임도 운영해 보고, 영화 잡지를 만들어서 펀딩도 진행했죠. 그 모습을 좋게 보셨던 건지 대표님이 연락을 주시고 미팅을 제안하셨어요. 미팅을 한 뒤에 키노라이츠에 합류했고요. 졸업을 앞둔 4학년 마지막 학기였는데 다 감안해 주시고 함께 일을 하게 됐죠. 제가 합류했을 당시 키노라이츠는 저까지 팀원 네 명이 전부였는데, 1년 사이에 30명에 가까운 팀원으로 회사가 채워져서 지금도 너무 신기해요.
키노라이츠에서 콘텐츠를 발행하고 있어요. 다루는 범위가 굉장히 넓으실 것 같아요. 단순히 영화와 드라마의 개봉 정보를 넘어서 영상 콘텐츠 산업과 OTT 시장 트렌드와 환경, 이슈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아닐까 싶어요. 성공한 덕후 느낌입니다.
저도 제가 ‘덕업 일치’에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1년 전까지만 해도 영상 콘텐츠를 좋아하는 학생에 불과했는데, 이제는 누구보다 빠르게 OTT 시장의 트렌드나 콘텐츠 관련 이슈를 접하고 더 나아가 업계의 시선을 담은 콘텐츠를 만들고 있으니까요. 뉴스레터를 제작하면서 직접 취재하고 발행한 콘텐츠가 업계에서 공유되고 보상처럼 다시 돌아오는 일도 있었고요. 2022년 OTT 상반기를 결산한 특집호는 업계 분들 사이에서 바이럴이 돼서 그 후로 영화와 티브이 프로그램, OTT 업계 분들의 구독이 늘기도 했어요. 이슈를 빠르게 접할 뿐만 아니라 시사회나 스크리너 자격도 가지고 있어서 영화관에서 개봉하는 영화와 OTT 플랫폼에 공개되는 작품들을 미리 볼 수도 있어요.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수리남>도 공개일 전에 전편을 모두 감상할 수 있었죠. 팀원들도 저처럼 영상 콘텐츠에 애정을 가지고 있고, 뛰어난 식견이 있으셔서 매일 이야기를 하면서도 많이 배우고요.
영상 콘텐츠를 좋아하는 분들과의 소통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실 텐데, 요즘 사람들이 어떤 콘텐츠에 반응하는지 궁금해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급성장했던 OTT 플랫폼처럼 영상 콘텐츠도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밖에 나가거나 다른 사람을 만나지 않고도 집 안에서 혼자 OTT 플랫폼을 통해 더 많은 양질의 영상 콘텐츠를 쉽게 접하고 선별할 수 있게 됐죠. 저는 요즘 사람들이 콘텐츠 자체보다 그들을 둘러싼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또 거기에 기반해 콘텐츠를 선별하고 반응한다고 생각해요. 넷플릭스의 신작 소식을 전해주는 ‘TUDUM’ 온라인 행사를 밤새 기다리기도 하고, ‘왓플릭스’나 ‘헐왓챠에’처럼 신선한 마케팅을 선보이는 왓챠에 팬심을 가지기도 하고, 역사 왜곡 논란을 일으킨 <설강화>를 독점적으로 스트리밍하는 디즈니플러스 불매 운동까지 벌이기도 하면서요.
그야말로 영상 콘텐츠가 범람하는, OTT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수 있는데요. 어떤 OTT 서비스 구독하고 계시나요?
지금은 넷플릭스, 왓챠, 디즈니플러스를 구독 중이에요. 넷플릭스는 구독하고 한 번도 해지한 적이 없어요. 4년 정도 됐어요. 가장 트렌디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OTT라고 생각해요. 국내 구독자만 해도 1천만 명이 넘잖아요. 우리나라 사람 다섯 명 중 한 명은 보는 셈인데, 명색이 영상 콘텐츠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인데 안 보면 섭섭한 OTT 아닐까요? 왓챠에는 넷플릭스에 없는 영화들이 있어서 좋아해요. <아네트>(2021), <애프터 양>(2021) 같은 작품들은 왓챠에서 수입을 맡아 국내에 들어온 작품이라 왓챠에서만 볼 수 있는데 그런 영화들이 보고 싶을 때마다 애용합니다. 디즈니플러스는 제가 마블 작품을 좋아하기도 하고, 오래된 로맨스 코미디나 시트콤이 많아서 구독하고요. 제 영원한 밥 친구인 <뉴 걸>도 지금은 디즈니플러스에서만 볼 수 있답니다. 다른 OTT도 보고 싶은 작품이 올라오면 한 번씩 구독했다가 해지하는 편이에요.
요즘은 선택지가 너무 많아 오히려 볼 게 없다는 말을 하는 것 같아요. 저도 한참을 뭐 보지 찾다가 시간만 흘려보내고 말았던 적이 꽤 있어요. 어떤 기준으로 콘텐츠를 선택하시나요?
아, 저도 한동안 그 ‘넷플릭스 증후군’ 때문에 영상 콘텐츠에 권태기가 왔었어요. 그래서 요즘에는 OTT 플랫폼 메인에서 띄워주는 작품은 대부분 거르게 돼요. 아무리 취향에 맞춰 추천해 준다지만 OTT 플랫폼에서 밀고 있는 신작이나 오리지널 작품이 대부분이에요. 저는 유튜브나 인터넷 커뮤니티, 뉴스레터를 보고 흥미로운 작품을 찾으면 일단 찜을 해둬요. 보고 싶다고 당장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찜 목록을 열고 그날 분위기나 컨디션에 따라서 볼 작품을 선택해요. 광고성 발언일까 싶지만 저는 키노라이츠를 애용하는 소비자 중 한 명이라서 키노라이츠의 신호등 평점 지수를 참고하거나 필터 기능을 이용해서 작품을 선정할 때도 많아요. 요즘에는 콘텐츠 큐레이션 뉴스레터도 많이 발행되고 있어서 그쪽도 참고하고요.
한 달에 영상 콘텐츠를 얼마나 소비하시는지도 궁금해요.
일주일에 두 편 이상은 봐요. 한 달로 치면 열 편 정도 보려나요? 드라마는 매주 기다리는 게 힘들어서 한 번에 몰아서 보는 편이고, 짧은 시간 안에 볼 수 있는 영화를 더 선호하는 편이에요. 혼술을 좋아해서 영화 보면서 맥주 마시는 걸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되도록 금요일에는 약속을 잡지 않고 집에서 혼자 빔프로젝터로 영화와 맥주를 함께 즐기는 편입니다. 좋아하는 작품은 몇 번이고 다시 보기도 해요. 미국 시트콤 드라마 <뉴 걸>은 열 번 넘게 정주행 했고, 최근에 푹 빠졌던 <탑건: 매버릭>(2021)도 영화관에서만 여덟 번을 봤어요.
영상 콘텐츠에서 어떤 매력을 느끼시나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수상 소감이 있어요.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2019)으로 골든글로브상을 받으면서 얘기한 “우린 단 하나의 언어를 쓴다. 바로 시네마다.”라는 말인데요. 저는 봉준호 감독이 말한 ‘시네마’가 영화만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생각해요. 남녀노소, 국적 불문하고 모두가 보고 즐길 수 있는 영상 콘텐츠가 시네마라고 봐요. 영상 콘텐츠는 그런 유일하고 특별한 언어이기 때문에 더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가장 좋아하는 영상 콘텐츠가 있다면요?
전 영화를 정말 좋아해요! 다음 에피소드나 시즌을 기다려야 하는 호흡이 긴 드라마보다는 ‘호흡이 짧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은 다큐멘터리보다는 ‘현실에 있는 듯 없는 듯 모호하고 환상적인 요소를 담고 있고’, 실재하는 크리에이터가 등장해 콘텐츠를 진행하는 유튜브 콘텐츠보다는 ‘실제 사람과 사건 그 이상의 상상의 여지를 남겨두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장르적으로는 제가 영화를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계기였던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같은 히어로물을 좋아해요. 현실에 있을 법하지만 실재하지 않고, 하지만 또 너무 먼 나라 이야기 같지는 않은, 그런 현실성 없고 핍진성만 가득한 영화들이요. 사실 심오하고 철학적인 메시지가 담긴 어려운 영화는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편이라 선과 악 사이에서 무조건 이기는 선을 보여주면서 가슴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히어로 장르를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해요.
어떻게 보면 시청자인데,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역할이기도 해요. 능동적인 시청자지만 오히려 영상을 즐기기 어려운 측면도 있을 것 같아요.
맞아요. 덕업 일치에 성공했다고 말했지만 아주 가끔 영상 콘텐츠를 보는 게 일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보기 싫은 영화나 영상도 꼭 봐야 하는 일은 아니지만 영상을 보면서도 자연스럽게 다른 영상들과 엮어서 콘텐츠화할 생각을 하고,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콘텐츠로 만들지 생각하는 저와 팀원들을 볼 때면 자주 놀라요. 그래도 아직까지는 덕업 일치의 선 안에서 일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키노라이츠를 통해 들려주시는 이야기 기다리고 있을게요!
네! 앞으로도 더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꾸준히 소식 전해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에디터 송재은
사진 소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