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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는 분재 관리용 가위예요. 일본 효고현 오노시 지역에서 4대에 걸쳐 가위를 만들어온 ‘타지카Tajika’ 공방에서 제작되었어요. 섬세한 디자인의 도구를 사용할 때의 긴장감이 작업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아 즐겨 써요.
같은 빌딩에 작업실을 꾸린 오유우 작가가 흙으로 형태를 잡고, 제가 그림을 그려 완성했어요. 뚜껑에 동전을 넣는 구멍이 있어 저금하다가 12월 25일에 열어 와인을 사 먹는 콘셉트예요. 평소에는 오브제로 두고 바라보는데, 작업실이 ‘심야렐바’라는 이름으로 변신했을 때는 칠러로도 사용하고요. 오유우 작가와 제가 하나씩 소장하고 있답니다.
작업실에 갑자기 불이 나거나 강도가 침입했을 때 사용하려고 구입한 40미터짜리 로프예요. 아직 사용해 본 적은 없는데, 유튜브 보고 연습을 했어요. 평소에는 책상에 놓고 베개로 사용해요. 얼굴에 자국이 나면 기분이 좋아요.
도면에 대고 설계할 때 쓰는 스케일(다양한 비율의 눈금이 새겨진 자)과 샤프를 골랐어요. 10년 전, 건축사 공부할 때부터 함께한 물건이에요. 샤프에 테이프를 감아서 그립감이 편한 두께로 만들었어요. 오래 써서 찐득찐득해지면 복서처럼 다시 감고 반복해서 사용해요.
가족들이 호주에 있어서 저도 1년에 반 이상은 호주에서 생활해요. 그래서 호주에서 화상으로 출근을 할 때 사용하는 스피커 마이크를 골랐어요. 이게 꺼지면 저는 더 이상 푸하하하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돼요.
필름 통에 말려 들어간 필름을 꺼내는 도구예요. 현상을 하려면 이게 꼭 필요하죠. 없으면 일을 못 해요. 소모품이라 몇 주나 몇 달 동안 쓰면 저렇게 끝이 망가져요. 빨리 망가질수록 손님들이 필름을 많이 맡기셨다는 뜻이에요. 이것도 거의 수명을 다해가는데, 가격이 저렴하진 않아요.
상대적으로 물에 영향을 덜 받는 실리콘 테이프예요. 이걸로 필름과 리더기를 연결해요. 이건 뭐라 불러야 할까요…. 커터기? 이 커터기는 60-70년대쯤 나온 물건이에요. 미국에서 구매했던 건데, 실제로도 현상에 필요한 테이프를 자르기 위해서 만들어졌대요.
붓촉 크기에 맞게 대나무 속을 적당히 파낼 때 필요해요. 날 부분이 닳아질 때 몸통을 탁탁 치면 금속이 위로 올라와요. 그러면 또 날을 갈아 쓰는 거죠. 이것도 꽤 닳았죠? 40년에서 50년 정도 썼어요. 작업실에 있는 도구가 다 그 정도 쓴 것들이에요.
붓 털을 정리할 때 써요. 남쪽을 향해서 나무는 햇빛을 보고 자라서 강도가 세요. 그래서 판이 미끄럽지요. 하지만 북쪽을 보고 자란 나무는 부드러워요. 나이테도 넓고. 그러니까 털과 판이 딱 맞아요. 이것도 다 노하우지요?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고르기가 어려워 불이 나면 무조건 가지고 나갈 물건을 떠올려 봤어요. 고민 끝에 고른 건, 검은 색연필로 그린 드로잉이에요. 제 컬러풀한 작업과는 느낌이 좀 다르지만, 꼭 하나를 꼽는다면 왠지 모르게 이 작업을 고르고 싶어요.
객실 청소에 필요한 도구들을 이 가방에 챙겨요. 160년 넘게 수공구를 제작해 온 ‘클라인툴스Klein Tools’의 가방인데요. 객실 정리는 짧은 시간 안에 빠르고 완벽히 끝내는 게 중요해서 다양한 도구 수납이 가능하고 기동성을 높여주는 가방이 필요하답니다. 겉은 투박해 보여도 속은 섬세한 공구 브랜드의 감성을 좋아해요.
대나무 젓가락은 내구성이 좋고, 요리할 때도 편리해요. 젓가락 끝이 얇아 음식을 옮기기 쉽지요. 제가 일할 때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이예요.
에디터 차의진
글 김건태, 이명주, 이주연, 차의진 포토그래퍼 강현욱, 김혜정, Hae R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