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유쾌하고 말랑한!

조아란 — 마케터

그의 또 다른 이름은 아란 부장을 줄인, ‘아부’다. 별명을 지어준 이는 출판사 ‘민음사’ 유튜브 채널의 29만 구독자. 그중 한 사람으로서, 나는 그를 조금은 안다고 생각했다. 회사 생활, 특유의 호탕한 웃음소리를 영상으로 자주 보고 들어왔으니까. 그러나 실제로 마주한 사람은 그보다 유쾌하고 말랑하다. 나와 다른 장점과 일의 태도를 지닌 동료를 탐구하며, 유연하고 즐겁게 나아가는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이건 2년 차 에디터가 15년 차 마케터에게 반해버린, 그런 이야기다.

민음사TV를 보면 사내 직원들하고도 잘 맞고 두루 친한 것 같아요. 

사람에 대한 벽이 없어요. 누군가 내 공간 안에 들어오거나 나가는 걸 무서워하지 않아요. 친했다가 멀어져도 전전긍긍하지 않고 시절이 지났나, 생각해 버리는 편이죠. 특유의 성향도 있지만 출판사 다니는 사람들의 성향상 상식을 크게 벗어나거나 무례한 사람도 별로 없고요. 분위기가 ‘모여라 동물의 숲’ 게임 같달까요(웃음). 회의할 때는 사담을 많이 나누는데요. 좋았던 책이나 영화, 드라마 이야기를 하는데 관심사의 결이 크게 벗어난 사람이 없어요. 취향은 다르지만 존중하고 이해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다는 것도 장점이지 않을까요? 

 

3년 전에는 마케팅부 부장, 콘텐츠기획팀 팀장이 되었죠. 팀원들과는 어떻게 관계를 맺어가는지 궁금해요. 

늘 어렵죠. 차장, 과장, 부장을 거치면서 직급마다 사람을 대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걸 배워가고 있어요. 신입 직원 중에는 저처럼 선배들을 어려워하지 않는 친구도 있고, 그렇지 않은 친구도 있어요. 저마다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각자의 속도가 있다는 걸 깨달았죠. 이제는 팀원들이 팀에 잘 적응할 때까지 기다려주고, 궁극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노력해요. 

 

반드시 해야 하는 업무가 있을 텐데, 어떻게 각자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나요? 

아, 꼭 해야 하는 일은 늘 있죠. 그래서 후배들에게 이걸 알려주려고 해요. 지금은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 하는 일을 빨리 하는 법을 익히는 과정이다. 남은 시간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성장해야 한다. 이걸 어떻게 좋게 말할지 고민하죠(웃음) . 그리고 각자가 잘하는 일을 보려고 해요. 그래서 채용할 때도 저 사람이 얼마나 훌륭한지보다 지금 우리 팀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수 있을지를 봐요. 아이디어도 많고 에너지 있는 사람보다, 차분하게 기본을 다져주는 신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그 사람을 뽑죠. 이제는 임원분들도 실무진이 좋다고 생각한 지원자들 중에서 선택을 해주세요. 지금 팀에 어떤 인물이 필요한지는 실무자가 더 잘 알고 있잖아요. 

 

아란 씨에게 필요한 동료는 어떤 사람이에요? 

저는 기획은 괴롭지 않고 재밌지만 이후 과정을 촘촘히 실행하는 걸 어려워해요. 그런데 유튜브에도 자주 출연하는 연주 과장은 프로젝트를 효율적으로, 꾸준히 수행하는 일을 좋아해서 저랑 잘 맞죠. 두 막내 팀원들 중 다은 씨는 아이디어 내기를 좋아하는데, 새로 들어온 민주씨는 계획을 잘 세우고 업무를 잊거나 늦는 일이 없어요. 그래서 다은 씨가 자주 감동을 받아요(웃음). 혼자 할 때는 일이 마음처럼 운영되지 않았는데, 나보다 꼼꼼하게 잘 챙기는 동료가 생기니까 아주 날개를 달았더라고요. 

 

저는 많이 덤벙대는 사람인데…. 나의 부족한 점에 과하게 좌절할 필요는 없겠군요. 

애초에 회사에서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완벽한 사람이라도 동료의 손을 빌려야 하죠.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달려가려면 스케일도 키울 수가 없고 한정적인 일밖에 못 하거든요. 모든 단계에서 욕심을 내기보다 내가 못하는 점을 파악해 포기할 줄도 알아야 스트레스가 덜해요. 저도 꼼꼼하지 못한 편인데 어느 날 정성을 들인다 해도 꼼꼼한 친구가 대충 본 것보다는 못할걸요(웃음). 각자 잘하는 게 있는 거죠. 동료는 서로를 부러워하면서 나아가는 사이예요. “이걸 어떻게 그렇게 잘하세요?” 같은 칭찬을 먹고 자라죠. 그래서 팀원들에게 자주 이야기하려는 바는 지금으로 충분하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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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차의진

포토그래퍼 박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