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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ㅡ다이브 레코드
다이브 레코드는 음악을 만나는 데에도 예열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단 한 장의 음반을 고르고, 반복해서 듣고, 그 안에 담긴 서사를 따라가며 내가 무엇에 이끌리는지 알아가는 과정. 모두에게 보이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아직 누구의 시선도 닿지 않는 깊은 곳으로 들어갈 때 비로소 자신만의 소리를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쉽게 뜨거워지지 않는 것들은, 섣불리 식는 법 없이 오래도록 곁에 머문다.
레코드숍을 시작하기 전에 ‘퍼펙션’이라는 회사를 운영하셨죠. 다이브 레코드까지 이어진 과정이 궁금했어요.
원래 저는 미디어 분야에서 일했어요. 기업이나 브랜드가 소비자와 만나는 접점에서 그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더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디지털 기술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경험을 설계하는 일이었죠. 오래 손발을 맞춰온 동료 셋이 독립해 퍼펙션이라는 회사를 설립했고, 지금도 운영하고 있어요. 다만 브랜드나 회사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젝트는 규모는 크지만 생명력이 짧다는 아쉬움이 늘 있었어요. 의뢰받아 만드는 일을 넘어, 우리가 직접 만들고 오래 이어갈 수 있는 무언가를 해보고 싶었고요. 마침 제가 오래 좋아해 온 음악과 레코드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다이브 레코드를 시작하게 됐죠. 사실 처음에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데 망설임도 있었어요. 괜한 스트레스 때문에 음악을 좋아하는 순수한 마음까지 잃고 싶지 않았거든요. 게다가 단순히 레코드숍만으로 한국 시장에서 정면 승부를 겨루기엔 오래 지속될 동력을 만들기가 쉽지 않겠다는 판단도 있었죠. 그래서 단순히 레코드를 파는 매장에 그치기보다, 퍼펙션에서 쌓아온 경험 설계와 공간 기획의 정체성을 음악 문화와 결합해 다이브만의 방식으로 풀어내고자 했어요. 지금도 다이브는 그런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실험하는 일종의 쇼룸 역할을 하고 있어요.
그런 배경 때문에 다이브에서 직접 스피커나 여러 음악 장비도 제작하게 된 건가요?
네. 다른 레코드숍에서는 조금 낯설게 보일 수도 있지만, 저희는 그런 방식으로 레코드를 둘러싼 문화를 서포트하고 싶었어요. 퍼펙션에서 쌓아온 기술과 경험을 접목하면서 스피커나 레코드를 자동으로 골라 재생시켜주는 장비인 오토체인저 등 여러 기기를 직접 만들게 된 거죠. 결국 저희가 만드는 것들도 모두 음악을 더 좋은 방식으로 경험하게 돕는 도구라고 생각해요.
말씀을 듣다 보니 레코드 자체보다, 음악을 듣는 과정 전체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맞아요. 저는 ‘리스닝’을 단순히 LP를 턴테이블에 올려 음악을 듣는 행위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어떤 음악을 발견하고, 공간을 찾아오고, 음반을 고르고, 왜 이 음악이 좋은지 궁금해하는 과정 전체가 음악을 듣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최근의 바이닐 붐은 너무 빠른 것 같아요. 음악을 알아가는 과정은 생략된 채, 그저 레코드를 사 모으거나 충분한 예열 없이 어떤 이미지를 소유하고 좇는 일종의 ‘게임’처럼 소비되는 경향이 있어요. 소셜 미디어 속 이미지를 가지면 그 문화를 온전히 즐기고 있다는 착각을 하기 쉽거든요. 물론 그것도 문화의 한 모습이지만, 저는 사람들이 음악을 둘러싼 문화 자체를 더 천천히 경험했으면 좋겠어요. 가끔 제가 상상했던 방식으로 매장에서 음악을 즐기는 분들을 만나면 ‘이런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면 레코드 문화도 더 건강해질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얻곤 해요.
상상했던 방식으로 음악을 즐기는 손님의 모습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이에요?
결국 음악 때문에 찾아오시는 분들인 것 같아요. 레코드를 사든 안 사든 상관없이요. 음악을 듣고 싶고, 새로운 음악을 만나고 싶다는 목적을 가지고 오시는 분들은 문을 열고 들어올 때의 눈빛이나 발소리만으로도 금방 느껴집니다. 그런 분들에게는 저도 적극적으로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이야기를 듣고, 비슷한 결의 음악이나 조금 다른 방향의 레퍼런스를 함께 들려드려요. 사실 공간을 만드는 사람의 의도나 목적을 들여다봐 주시는 최소한의 존중이 있다면, 공간을 즐기는 템포가 달라질 수밖에 없거든요. 만약 이 공간이 하나의 인격체라면, 사람을 처음 만나 호감을 갖고 알아가듯 서로 천천히 스며드는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스마트폰 셔터만 가볍게 누르고 지나치기보다, 이 공간이 품고 있는 음악적 세계에 먼저 귀를 기울여 보는 거죠.
두 번그렇게 손님과 공간이 마주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계신가요?
재미있는 건, 많은 분이 자신이 특정 음악을 ‘왜 좋아하는지’ 구체적인 이유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에요. 그럴 때 나란히 음악을 들으며 이 곡은 밴드 사운드가 좋고, 저 곡은 보컬의 음색이 감미롭다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손님 스스로도 ‘내가 이런 음악적 요소에 반응하는 사람이었구나.’ 하고 본질을 깨닫게 돼요. 저는 그 과정을 옆에서 조금 안내해 드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이 음악을 들으세요. 하고 정답을 내어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찾아갈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드리는 거죠. 사실 그런 과정은 시간도 들고 번거로운 일이기도 하지만, 저는 그 시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자신만의 시간을 충분히 쌓지 않은 채 트렌드가 제시하는 이미지에 곧바로 접근하게 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까요?
결국 자기를 알 수 없게 되죠. 비단 음악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가장 고민해 봐야 할 지점이라 생각해요. 우리는 흔히 좋은 안목을 갖고 싶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건 대단히 특별한 게 아니라 개개인의 개성이 그저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뿐이에요. 그러려면 내가 나를 알아야 하는데, 요즘 시대의 취향은 허공에 떠도는 이미지 같아요. 인플루언서가 요즘은 이것이 트렌드예요.라고 하면, 그 중심에 ‘나’를 두지 않은 채 맹목적으로 따라 사고 소비하는 경향이 있죠. 돈과 시간을 잔뜩 쓰고도 정작 왜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지?라며 미궁에 빠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그 시간을 쓰는 동력의 중심에 내가 없었으니까요. 모두가 좋은 취향을 가질 가능성은 갖고 태어나지만, 그 마음을 충분히 들여다볼 시간을 갖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레코드 문화가 가진 느린 템포가 대안이 될 수도 있을까요? 숍마스터님이 생각하는 레코드 문화의 가치는 무엇인지 궁금해요.
레코드 문화의 핵심은 ‘느리게 가는 미학’과 ‘불편함’에 있어요. 효율과 선택을 기준으로 본다면 이동하면서도 들을 수 있고 알고리즘 추천까지 해주는 ‘스포티파이’가 적절하겠죠. 하지만 굳이 이곳에 와서 음반을 사 가는 사람들이 있어요. 스트리밍 경험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때로는 비효율적일지라도 삶에서 필요한 균형감이 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요즘 차는 모든 기능이 디스플레이 하나로 해결되지만, 어떤 사람은 직접 기어를 바꾸고, 엔진 소리를 느끼고, 볼륨 노브를 돌리는 과정을 좋아하잖아요. 불편하지만 그 과정 자체가 즐거움이 되는 거죠. 시대는 편리함과 빠름을 전제로 모든 것을 합치고 없애 가지만, 이 레코드 문화는 아주 오래 전부터 윗세대가 해온 방식 그대로 멈춰 있어요. 이 불편함을 통과하며 과정을 즐긴 사람들만이 얻을 수 있는 특권이 존재한다고 믿어요.
매장을 찾는 이들에게 “한 장을 사더라도 신중하게 사라.”고 권하시는 것도 그 때문인가요?
맞아요.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서 오늘 당장 열 장을 살 수 있더라도, 저는 꼭 그중에서 정말 좋은 한 장만 골라보라고 이야기해요. 고민 없이 열 장을 덥석 사버리면 오래가지 못해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하며 지치기 쉽거든요. 진짜 내 마음에 남는 음반 한 장을 골라내는 과정 자체가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가는 엄청난 훈련이에요. 사람들은 음반을 사는 행위 자체로 취향이 곧바로 완성된다고 생각하지만, 좋아하는 마음은 그렇게 즉각적으로 뜨거워질 수 없어요. 일상에서 잔잔하게 계속 준비되어 있어야 하죠. 그런 시간을 차곡차곡 쌓아두고 음악을 들으면, 이미 수백 번 들었던 익숙한 음반에서도 어느 날 문득 완전히 새로운 감각이 깨어나는 경험을 하기도 하고요.
내면의 감각이 깨어나는 경험을 하기 위해서는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유행의 프레임에서 벗어날 필요도 있겠어요.
어떤 음악은 첫 느낌은 자극적이지 않고, 오래 곁에 두고 들어야 비로소 진가가 드러나기도 하거든요. 진짜 중요한 건 내 집에 음반이 몇 장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소리를 들었을 때 내 내면이 어떻게 감각하는지, 또 음반 한 장 한 장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라고 생각해요. 지금의 인터넷과 빠른 시대적 흐름은 자꾸만 목적지까지 단번에 날아갈 수 있을 것 같은 환상을 심어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은 사람이 허공에 뜬 이미지만을 좇죠. 저는 비록 비효율적으로 보일지라도, 내 발로 직접 딛고 뚜벅뚜벅 걷는 이 느린 방식이 결국에는 선명하게 나를 알아가는 유일한 지름길이라고 믿어요.
그 길의 여정 위에서 다이브에서는 어떤 음악을 소개하고 싶으신가요?
저는 손님들께 늘 장르라는 틀에 갇히지 말라는 말씀을 많이 드리는데요. 물론 숍의 운영이나 관리의 체계를 위해 카테고리를 나눠두긴 하지만, 사실 요즘 음악들은 여러 장르의 경계를 흐릿하게 넘나들기 때문에 장르로만 구분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애초에 나는 브라질 음악만 들을 거야. 하고 그 섹션으로만 직진해 버리면, 오히려 그 카테고리의 덫에 갇혀 더 넓고 풍성한 음악을 만날 기회를 놓칠 수도 있어요. 힙합 섹션에 꽂혀 있는 음반인데 막상 들어보면 브라질 사운드가 짙게 깔린 경우도 많으니까요. 장르를 찾아 헤매기보다, 들었을 때 몸과 마음이 기억하는 그 고유한 감정 자체에 집중하는 게 훨씬 중요해요. 다이브는 손님들이 정형화된 틀을 깨고 나와, 조금 모호하더라도 자꾸만 더 들어보고 싶은 음악을 탐험하실 수 있도록 제안하려 해요.
예전 인터뷰에서 ‘정직한 음악’이라는 표현을 쓰신 적이 있어요. 음악에서의 정직함이란 무엇인지 궁금해져요.
다른 음악은 정직하지 않다는 뜻처럼 들릴 수도 있어서 조심스럽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조금 더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독립적인 태도에 가까워요. 음악 산업에는 자본과 기획, 마케팅이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음악도 충분히 가치가 있고, 저 역시 존중하고요. 하지만 제가 말하는 정직함은 자신의 표현을 지키기 위해 독립적인 길을 선택하는 태도와 맞닿아 있어요. 더 빨리 유명해지는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자신다운 소리와 감정을 가장 온전히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믿기 때문에 그 길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런 음악에는 사람 본연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죠.
대중성이나 판매량과는 별개로, 아티스트 내면의 독립적인 태도를 조명하는 데 방점을 찍으시는 거군요.
맞아요. 독립성을 지니면서도 판매량이 좋은 음반도 물론 많으니까요. 대중성이나 판매량과 상관없이 자기 세계를 굳건히 지켜나가는 비주류 아티스트와 해외의 독립 레이블들을 볼 때면 깊은 존경심을 느껴요. 외국은 이런 독립적인 시장도 충분히 존중받고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잖아요. 저는 이들이 만든 멋진 음악들을 한국 시장에 소개할 때, 결코 기성 주류 음악에 밀리지 않게 백화점의 명품처럼 아주 근사하게 프레젠테이션하고 싶었어요. 다이브라는 공간의 음향 시스템이나 시각적 연출에 공을 들인 이유도 여기에 있고요.
개인적으로 음악을 향유해 오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셨을 텐데, 돌아보면 어떤 과정들을 지났나요?
제가 한창 음악에 빠져 있던 시절에는 지금처럼 음악을 미리 들어볼 수 있는 매장도, 턴테이블이 구비된 곳도 거의 없었어요. 인터넷에도 정보가 없으니 무작정 레코드숍 문을 두드렸죠. 자주 가다 보니 단골끼리 “너 또 왔어?”라며 아는 척을 하고, 거기서 만난 또래들과 “너 이거 알아?”, “이번에 뭐 샀어?” 하고 대화를 나누며 정을 쌓았어요. 참 오래 걸리는 방식이었지만, 그게 진짜 살아 있는 정보였죠. 또 저는 음반의 ‘크레딧’을 살펴보는 걸 좋아했어요. 음반 속지를 펼치면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이 빼곡하잖아요. 내가 좋아하는 음반의 제작진 명단에 익숙한 세션 연주자가 있으면 ‘이 사람이 참여했다면 나에게 잘 맞는 음악일 거야.’라고 상상하며 찾아 듣는 식이었죠. 혹은 내가 좋아하는 음반을 녹음한 스튜디오를 눈여겨봤다가, 그 스튜디오에서 나온 다른 음악들을 따라가기도 했고요.
결국 자신에게 좋은 음악을 어떻게 찾느냐는 질문에, “당신이 고른 음반에 답이 다 있다.”고 말씀하실 수 있겠어요.
맞아요. 수많은 선택지를 물리치고 살아남은 단 한 장의 음반이 있다면, 가장 좋은 정답은 이미 그 앨범 안에 있을 거예요. 내 마음에 들어온 그 음악은 절대로 아티스트 한 사람의 힘으로만 만들어질 수 없거든요. 아티스트의 음악을 세상에 내놓은 음반사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음반사마다 고유한 성격과 색깔이 있기 때문에, 과거에 발매한 다른 음반 중에도 내 기호에 맞는 음악이 숨어 있을 확률이 무척 높거든요. 혹은 그 음반을 리믹스한 프로듀서나 베이스를 연주한 세션 플레이어, 심지어 그 아티스트의 사운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해서 소리를 만져준 엔지니어를 따라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다 보면 나만의 음악적 연결고리가 반드시 생기게 돼요.
다이브 레코드의 SNS 콘텐츠인 ‘레코드 피플’ 역시 그런 확장선 위에 있는 기획 같았어요. 주변인들의 플레이리스트와 서사를 조명하는 이 기획은 어떻게 시작했나요?
다이브 레코드가 문을 연 지도 벌써 6년이 되었어요. 주변에서 이제는 브랜드 뒤에 숨어 있지 말고, 저라는 사람을 더 드러내며 소통해야 하는 시대라는 조언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그 방향에 대해 깊이 고민하던 차에, 문득 나 자신을 인위적으로 드러내기보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빌려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탄생한 게 레코드 피플이에요. 저는 꼭 전문적인 기기가 있어야만 디제이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집에서 음악을 들을 때나 운전할 때, 우리는 무의식중에 어울리는 곡들을 순서대로 골라 틀잖아요. 그렇게 음악으로 자신만의 서사를 만들어가는 행위 자체가 이미 디제잉이고, 우리는 모두 각자의 삶을 트랙으로 채워가는 디제이인 거죠. 음반이 많을 필요도 없어요. 평소에 음악을 깊이 사랑하고 귀하게 모은 음반들로 자기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을 보여주고 싶었죠.
레코드라는 물성만큼이나, ‘그 레코드를 품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다이브라는 공간을 통해 매개하고 싶으셨던 거군요.
네. 단순한 음반 추천을 넘어 그 음악에 얽힌 개인의 생생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장을 만들고 싶었어요. 참여하시는 분들께 직접 자유롭게 주제를 정해달라고 요청하는데, 참 흥미로운 기획들이 많이 나와요. 한 번은 코로나로 하늘길이 막혀 여행을 떠나지 못하던 시기였는데, 어떤 분이 ‘여행’을 주제로 삼아 서울에서 시작해 이탈리아로 향하는 여정을 각 나라의 음악 서사로 풀어내셨어요. 음악 중간중간 곁들여지는 그분만의 내밀한 에피소드를 들으며, 섭외한 저조차도 그 사람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경험을 했죠. 새로 산 음악만큼이나 이미 내 손때가 묻은 오랜 음반들을 다시 꺼내어 탐구해 보는 시간은 무척 소중해요. 레코드 피플을 통해 음반 하나하나를 각자가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이는지 그 느긋한 시선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앞으로도 다이브 레코드라는 공간을 거쳐 가는 수많은 레코드 피플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낼 수 있도록 꾸준히 이어가고 싶어요.
에디터 황진아
포토그래퍼 박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