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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dwig van Borkum

소개로 시작해 볼까요? 독특한 이름이라고 생각했어요.
안녕하세요. 독일 뮌헨에 사는 필립 메르츠예요. ‘루트비히 판 보르쿰Ludwig van Borkum’이라는 예명은 포토그래퍼로 일할 때 써요. 이렇게 짓게 된 데는 재밌는 일화가 있는데요. 지금은 그 사람이 누군지도 잊어버렸는데, 한 디제이의 인터뷰를 읽었어요. 그 사람이 예명은 성과 이름 사이에 쓰는 가운데 이름과 자라온 거리 명칭을 붙여서 만들면 된다고 하더군요(웃음). 그래서 루트비히 보르쿰이 됐어요. 가운데 ‘판’은 음악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에서 가져왔고요.
재밌는 작명법이네요(웃음). 루트비히는 스트리트 사진을 찍고 있죠.
2011년부터 거리에서 사진을 찍어 왔어요. 영상 편집자로 일한 경력을 살려 감독이 되고 싶었는데, 그 일은 수많은 사람과 오랫동안 머리를 싸매야 하더라고요. 하지만 사진은 그렇지 않아서 자유롭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일상을 찍으면서 많은 영감을 얻기도 했고요. 금세 사진에 흠뻑 빠졌고, 지금은 어디를 가든 카메라와 함께예요.
가족들이 거리에 함께 있는 모습을 자주 포착하는 것 같아요. 뮌헨의 가족들은 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요?
자연에서요. 뮌헨에는 공원과 놀이터가 많거든요. 여름엔 이자르강으로 많이들 놀러 가는데요. 수영하기 좋고 주변에 초록빛 공간이 많아요. 또 영국 정원English Garden이라는 곳 나무 아래 앉아 있기도 해요.
독일에서 마주치는 가족은 흔히 어떤 모습인지도 궁금해요.
보통 부모와 아이 한 명에서 세 명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보다 더 다양한 형태도 있죠. 혼자 아이를 키우거나 헤어지고 새로운 파트너와 함께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유별난 경우는 아니에요. 독일에서는 아이의 행복을 지지하는 가족이라면 어떤 형태든 인정하는 분위기거든요.
한국도 점점 그렇게 되어가는 것 같아요. 연인들이 입맞춤하는 사진도 인상적이었어요. 제가 있는 곳에선 자주 보이는 장면이 아니거든요.
독일에서는 공공장소에서 껴안거나 키스하는 모습이 꽤 흔한 편이지만, 항상 볼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사진으로 담기도 쉽진 않죠.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을 어떤 마음으로 관찰하고 사진에 담고 있나요?
그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으로요. 사진은 저를 둘러싼 환경, 사람과 더 깊이 교감하도록 해주거든요. 세계가 저한테 활짝 열리는 듯한 기분도 들고요. 바깥을 관찰하면서 저 자신의 몰랐던 점도 발견하게 되기도 해요.
낯선 가족을 포착하다 보면 사랑하는 사람도 자연스레 떠오를 것 같아요. 어떤 사람들과 지내요?
아내랑 세 살 딸과 함께 살아요. 딸이 자라는 모습을 보는 건 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 중 하나예요.
함께 사진에 담긴 사랑스러운 인물들 말이죠? 아내, 딸과 함께하는 일상은 어때요?
아내와는 최대한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는데요. 저희도 다른 가족처럼 이자르강에서 여름을 보내요. 딸과는 동네 동물원에 가서 고릴라와 플라밍고를 보기도 하고요. 뮌헨은 가족들이 즐길 게 많은 도시예요.
평화로운 일상이에요. 아내와는 어떻게 만났는지 궁금해요.
둘 다 뮌헨 근처의 작은 동네에서 자라서 이미 서로 알고는 있었죠. 그러다 10대 때 민속 축제에서 만나 처음으로 입을 맞췄어요. 그때부터 쭉 함께랍니다. 저희가 20대 때는 아기를 가지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었고, 먼 미래의 일로만 생각했어요. 그래서 아이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죠.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우리 딸과 함께하고 있으니 모든 것이 재밌기만 하네요.
가족을 촬영할 때는 어때요?
늘 좋은 장면이 나올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어요. 항상 행복하고요. 예전에 아이와 처음으로 휴가를 갔을 때 수영장에서 사진을 찍어준 일이 특히 기억나요. 조작하기 어려운 수동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찍었는데, 결과물이 좋아서 정말 기뻤어요. 그렇게 사랑스러운 아이의 아빠라는 사실에 얼마나 뿌듯했는지 지금도 웃음이 나네요.
가정이 생긴 이후, 혼자 보내는 시간의 의미는 어떻게 달라졌어요?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건 여전히 저에게 굉장히 중요해요. 카메라와 함께 돌아다니는 건 그 시간을 가능하게 해주죠. 마치 명상 같기도 하면서 창의성에 대한 욕구를 끌어올려 줘요. 그런 시간을 갖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긴 해요.
아버지의 삶은 바쁠 수밖에 없겠죠(웃음). 루트비히에게 가족이라는 관계는 어떤 의미예요?
답하기 조금 어려운데요(웃음). 가족은 정말 다양한 관계를 말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도 이야기해 보자면 한 사람에게 평생 부여되는 책임, 그리고 사랑에 관한 것이라고 말할래요.
에디터 차의진
Photographer Ludwig van Bork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