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가장이 됨에 따라 나도 스무 살부터는 쉬지 않고 일했다. 기울어진 집안에 보태야 하기도 했지만, 무언가에 몰두해야만 살 수 있어서 일하는 게 더 편했다. 호수에 떠 있는 백조처럼 겉은 평범해 보여도 속은 몸부림치는 날들이었다. 그러면서도 막연히 결혼을 상상하기도 했다. 언제 누구와 할지, 아니 할 수 있긴 할지. 열심히 사는데도 계속 실패하는 연애 탓에 두려움은 커져갔다. 딸은 엄마를 닮는다는데 나도 엄마처럼 살게 되는 걸까. 영원히 고독의 수렁에 빠지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