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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이 가득한 컵에 우유를 담아 마시는 기분, 차가운 얼음이 입술에 닿고 고소한 우유의 향이 코를 스치는 기분. 이토록 오묘하고 맑은 기분을 담은 물건을 만드는 마음.
나정주 우물 대표
반가워요. 요즘 어떻게 지냈나요?
안녕하세요, 사진을 찍으며 ‘우물’이라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나정주입니다. 우물을 통해 제 사진 작업을 바탕으로 만든 여러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어요. 포스터, 그립 톡, 액세서리까지 품목은 다양해요. 최근에 수영을 다시 배우기 시작했는데 매일 설레어요(웃음). 물속에 있는 순간을 아주 좋아하거든요. 자유로운 기분이 들어서요. 몸이 둥실 뜨는 느낌에 해방감을 느끼면서 제가 자유로운 사람이 되는 것 같아 마음이 들뜨곤 해요.
물속에 있는 장면을 상상하니 우물의 물건들이 떠올라요. 시원하고 상쾌한 느낌이요.
우물은 제 사진 작업의 연장선으로 시작했어요. 사진을 통해 드러내고 싶은 저의 또 다른 모습이 담긴 브랜드예요. 제 시선으로 기록한 사진들은 일관성 있게 맑고, 뿌옇고, 투명한 느낌이 묻어나는데요. 마치 제 사진이 우유에 얼음을 탄 이미지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유가 가득 담긴 컵에 얼음이 녹아내린 모습이요. 그렇게 ‘우유, 얼음, 물’이라는 단어를 키워드로 물건을 만들었고 우물을 오픈하게 됐죠.
사진 작업에도 우유나 달걀, 과일 같은 식재료를 자주 활용하고 있죠.
모든 식재료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같은 재료여도 생김새가 다 달라요. 색감도 조금씩 차이가 있고요. 일상적이지만 변주가 있는 식재료의 모습에 흥미를 느끼고 있어요. 식재료는 각기 다른 매력과 개성을 가진 오브제 같아요. 단순하게 색감이 예쁜 과일이나 버터, 달걀을 보고 있으면 예상치 못한 영감을 받기도 하죠. 평범한 순간이지만 사람들과 함께하는 식사 시간도 작업에 영향을 줘요. 테이블 위에서 오가는 대화와 장면들이 잊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꼭 기록으로 남겨두곤 해요. 계절에 따라 수확하는 식재료가 다르잖아요. 시기에 따라 식재료의 신선도와 모양, 크기가 달라지기도 하고요. 작은 채소, 과일 하나에 시간의 흐름이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생각을 자주 해서 그런지 사소한 식사 시간에 그 무엇보다도 강렬한 영감을 받는 것 같아요.
정주 씨는 평소 어떻게 식사를 차려 먹는지 궁금해지네요. 식생활 루틴이 있나요?
일정이 없는 여유로운 날엔 오전에 운동을 꼭 하는데요. 몸을 움직이고 나면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샘솟아요. 저 자신을 위한 건강식을 차려 먹는데, 막상 차리고 나면 별거 없지만(웃음) 제 삶을 정성스럽게 꾸려가고 있다는 생각에 자존감이 높아지는 기분이 들어요. 혼자 먹는 식사라 아무도 보지는 않지만 스스로 소중한 요리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식사를 준비해요. 이건 정말 간단한 건데, 파슬리나 통후추로 마지막 플레이트를 장식하기만 해도 특별한 요리를 완성한 것 같은 기분이 들죠. 그릭요거트도 자주 만들어 먹는 편이에요. 유청을 빼는 시간에 따라 요거트 질감이 달라지는데 저는 꾸덕꾸덕한 질감을 좋아해서 20시간씩 기다리곤 해요. 완성된 요거트에 블루베리를 얹고 꿀을 뿌려 빵에 살짝 발라 먹으면! 너무 맛있겠죠. 옥수수와 후추를 넣어도 좋고 딱딱한 복숭아를 넣어도 좋아요.
엉뚱한 질문인데, 평생 한 가지 식재료만 요리할 수 있다면 뭘 선택할래요?
아, 너무 어려운데요(웃음). 저는 치즈를 택할래요. 모차렐라, 부라타, 체더, 페타, 브라운, 리코타, 살구까지 세상엔 제가 아직 먹어보지 못한 치즈가 많아요. 치즈는 주재료이기보다 부가 재료로 쓰이는 경우가 많지만 치즈가 빠지면 맛의 풍미를 살릴 수 없죠.
치즈! 의외지만 왠지 납득이 가요(웃음). 끝으로 지면에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20대의 마지막 해를 보내며 요즘은 생각이 많아지고 있어요. 계속해서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데, 두려움이 쌓이지만 새로운 도전을 멈추고 싶지는 않아요. 최종적으로는 어떤 것이든 가만히 잘 들여다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자세히 보면 다채로운 색감을 가진 식재료처럼 다양한 컬러를 가진 사람이 되고 싶고요. 우물은 뜨개 가방을 출시할 예정이에요. 리빙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고요. 계절의 흐름에 따라 식재료를 이용해 물건을 표현할 계획이랍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우물의 물건을 통해 좋아하는 공간을 채워 가길 바라요.
01. umool ice water mug cup | 1만 8천 원
우물만의 투명한 이미지를 연상케 하는 단어를 담은 컵.
02. summer fruits, melon 03 grip tok | 1만 2천 원
하나의 멜론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조각.
03. umool egg earring | 6만 5천 원
동그랗고 입체적인 모양이 귀여운 달걀 귀걸이. 단정하고 심플한 모습을 연출한다
04. umool egg case | 2만 1천 5백 원
하얀 달걀의 깔끔한 무드를 담은 휴대폰 케이스.
05. [blue summer wave]
umool x sense optic anklet | 10만 5백 원
빛에 따라 결이 색깔이 오묘하게 달라지는 원석. 모양은 변하지 않지만 매번 새롭게 느껴진다.
06. [바람의 습작]
umool x sonseeun ceramist 02 | 4만 원
매끈한 버터에 파란색 물감이 번진 모습. 컵 같은 모양새지만 특별한 인센스 홀더로, 기분 좋은 향을 품는다.
07. umool collection tray | 1만 2천원
차가운 얼음을 닮은 트레이. 작은 디저트나 물건을 보관할 수 있고 용도는 무궁무진하다.
08. umool blue mug | 2만 3천 원
불투명하고 뿌연 하늘을 담은 색, 시원한 물에 얼음 한 방울.
09. umool cubic ring | 7만 5천 원
아름답게 불규칙한 모양이 돋보이는 반지. 큐빅은 투명한 얼음을 떠올리게 한다.
10. [blue summer wave]
umool x sense optic necklace 02 | 8만 8천 원
영롱한 빛깔의 원석, 연결 고리 부분의 독특한 모양새. 기분에 따라 달리 연출할 수 있다.
에디터 김지수
자료 제공 우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