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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Sincerity Becomes A Gift

반가워요. 한국의 독자들에게 인사해 줄래요?
안녕하세요. 히가시노 가즈마입니다. 아내, 반려묘 니보시와 함께 일본 오사카에 살고 있어요. 제 사진을 인상 깊게 봐주어서 고마워요. 제가 사는 도시는 일상의 흐름이 잔잔하게 느껴지는, 차분한 분위기가 깃든 곳이에요. 이곳에서 저는 제 속도에 맞춰 자유롭게 사진 찍는 걸 즐기며 살아요. 현재 간호대학에서 정신간호학을 가르치는 교원으로 일하고 있고요. 전에 병동에서 정신과 간호사로 일한 경험이 지금 하는 일에 밑거름이 되었죠.
사진에 등장하는 고양이는 니보시라고요. 무척 사랑스러워요.
아내와 저는 오래전부터 고양이를 좋아해서 언젠가 고양이와 함께 살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나눴어요. 그러다 브리더의 도움으로 니보시를 만났고, 바로 사랑에 빠져 가족으로 맞이하게 됐죠. 재밌게도 니보시 생일이 아내와 제가 처음 사귀기 시작한 날이에요. 그 우연이 주는 연결감에 크게 끌렸어요. 집에서 니보시는 변함없는 일상을 즐기는 것처럼 보여요. 약간 높은 곳에서 밖을 바라보거나 햇볕을 쬐고, 기분에 따라 좋아하는 자리를 옮겨 다니죠. 언제나 느리고 차분하게 하루를 보낸답니다.
집 안이나 아파트 단지처럼 일상에서 종종 마주치는 순간을 자주 포착하는 것 같았어요. 이런 장면에 시선을 두는 이유가 궁금해요.
저는 사람들이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조용하고 평범한 장면에 이끌려요.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 구름의 모양, 빛의 색이 미묘하게 바뀌는 순간 같은 것들이요. 이런 장면을 포착할 때면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작은 보물을 발견한 듯한 기분이 들죠. 아무래도 제 삶의 가치관과 사진을 대하는 방식 때문에 이런 풍경에 시선이 머물게 되나 봐요. 저는 매일의 삶에 존재하는 작은 행복을 제대로 느끼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어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따뜻한 목욕 후에 느끼는 편안함 같은 것들은 화려하진 않지만, 보통의 하루를 이루는 꾸준하고 의미 있는 기쁨이에요.
사진에서도 그 기쁨이 느껴져요. 소소한 행복을 포착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을까요?
완벽한 구도로, 잘 찍으려고 지나치게 집중하진 않아요. 마음에 와닿는 장면을 있는 그대로 담으려고 하죠. 특정한 순간을 일부러 기다리지도 않고요. 좋다고 느껴지는 순간에 셔터를 누르는 편이에요. 아침과 저녁 방 안으로 들어오는 빛은 색과 결이 완전히 다르고, 도시 분위기도 하루 동안 계속 변해요. 그런 차이를 발견하는 게 일상을 촬영하는 즐거움이 아닐까요? 그래서 집에서는 언제든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카메라를 늘 가까이 두죠. 제 사진이 공기나 온도, 공간의 분위기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감각까지 전할 수 있길 바라요. 이런 저의 태도와 바람이 사진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고 생각해요.
SNS에 이렇게 썼어요. “집 앞 운동장이 좋다. 아침엔 게이트볼하는 할머니, 점심은 축구클럽 아이들. 매일 다른 풍경을 보니 힘이 난다.” 사소한 하루의 풍경이 안겨주는 힘에 관해 더 듣고 싶어요.
일상의 장면들은 늘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은 매일 조금씩 달라져요. 그런 미묘한 차이는 우리가 놓치기 쉬운 시간의 흐름이나 계절의 변화를 일깨워 주죠. 저는 이런 작은 깨달음의 순간들이 삶을 은근히 물들이고, 일상을 계속 살아가도록 우리를 지탱해 준다고 믿어요.
이번 호 주제는 ‘집’이에요. 가즈마 씨가 집에 애착을 가지거나 편안함을 느끼게 돕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집이 집처럼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랑하는 아내와 고양이 니보시가 있기 때문이죠. ‘좋은 아침, 잘 자, 다녀왔어, 다녀올게, 고마워.’라고 말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게 큰 안정감을 줘요. 마음에 드는 물건들에 둘러싸여 있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집 가구와 소품은 아내와 제가 정말 좋아하는 것들을 골라 천천히 모았어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구성원들이 함께 공간을 구성해 가는 과정이 집을 집답게 만든다고 느껴요.
요즘 집에서 시선을 자꾸 두게 되는 장면이 있어요?
방 안으로 들어와 천천히 움직이는 빛이요. 집 근처 강 수면에 반사된 빛이 천장에 비치거든요. 물결이 일면 빛도 부드럽게 흔들려요. 니보시도 움직이는 빛에 관심을 보이면서 눈으로 빛을 따라가곤 하죠. 언젠가는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빛과 그 장면을 조용히 바라보는 니보시를 함께 사진으로 담아보고 싶네요.
집이라고 하면 유년 시절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기억에 오래 남은 집에서의 순간을 들려줄래요?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있던 시간이요. 식사 시간은 학교와 일터에서 있었던 일을 나누는 소중한 순간이었어요. 크리스마스나 새해처럼 특별한 날에는 평소와 다른 음식이 차려졌는데, 저는 그 시간을 특히 좋아했어요. 이런 평범한 순간들이 기억에 강하게 자리 잡은 이유는 자라면서 가족 모두 식탁에 모이는 일이 점점 줄었기 때문이에요. 아버지가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시고 저마다 일상도 변하게 되면서, 당연하게 여기던 시간도 특별한 일이 되어갔죠. 이런 경험을 하며 쉽게 지나칠 법한 일상의 가치를 깊이 깨닫게 되었어요. 지금도 가족 사이는 가깝고, 아버지는 올해 오사카로 돌아오실 예정이에요. 지금은 어린 시절의 집에 살진 않지만, 언젠가 그곳에서 예전처럼 식탁에 둘러앉아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좋겠어요.
익숙한 공간을 새롭게 관찰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특별한 무언가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눈앞에 있는 평범함에 주의를 기울여 보세요. 집에 들어오는 빛, 방의 고요함, 하루하루 조금씩 달라지는 공기를 알아차리다 보면 집의 풍경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할지도 몰라요. 생각보다 많은 발견이 숨어 있어요. 이런 작은 인식의 순간들이 공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된답니다. 집을 더 사랑하게 해줄 수도 있고요.
느린 시선으로 집을 다시 바라보고 싶어지는 대화였어요. 가즈마 씨의 사진을 본 사람들이 무엇을 경험하길 바라요?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에 시선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매일 똑같아 보이는 장면과 순간들은, 빛과 공기 그리고 함께하는 존재들로 인해 조금씩 달라져요. 이런 미세한 변화를 알아차리며 일상 속에서 작지만 분명한 행복을 발견하게 되길 바라요. 그런 작은 순간들이 쌓여가며 평범한 하루하루가 좀 더 즐겁고 소중하게 느껴지게 된다면 좋겠네요.
에디터 차의진
Photographer Kazuma Higashi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