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VIEW
AROUND
CLUB ONLY
SERIES
MEET AROUND
SUBSCRIBE
SHOP
정은정 — 워커비
워커비는 지역의 양봉 농가와 꿀벌 보호에 앞장서는 꿀 브랜드다. 사라져서는 안 될 꿀벌, 함께 일하는 동료, 그리고 워커비가 뿌리내린 이 도시까지. 꿀 한 방울을 품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벌처럼 정은정 대표는 지키고 싶은 존재들을 위해 오늘도 마땅히 할 일을 해내고 있다. 기꺼운 선택과 사려가 쌓여 한 방울의 달콤함으로 전해질 순간을 위해.
아까 한 고객의 피드백 중에 “워커비스럽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했잖아요. 대화를 나누면서 동료들과 대표님이 지향하는 ‘워커비스러움’은 무엇인지 궁금해져요.
워커비가 추구하는 방향은 분명해요. 저희는 빠르게 변하는 식품 트렌드에 편승하고 싶진 않아요. 오히려 그 흐름을 일부러 외면하고, 촌스러운 쪽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커요. 왜냐하면 꿀이 원래 촌스러운 아이템이거든요. 세련되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치가 없어지거나 사라질 것 같지는 않아요. 천 년 전에도 있었고, 그리스·로마 시대에도 있었듯이 앞으로도 어디선가 꿋꿋이 있을 것 같은, 그런 존재가 꿀이라고 생각해요. 워커비는 세련되거나 힙하지 않아도 그 자리에 묵묵히 있고 싶어요. 예를 들어 일본 여행 가면, 오래되고 촌스러운 매장 있잖아요. 유명하지는 않아도 늘 그 자리를 지키는 매장이요. 저희도 ‘전주에서 꿀 파는 집’ 정도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여러 지역 후보가 있었을 텐데 그중에서 전주로 거점을 잡은 이유가 있나요?
사실 처음에는 서울을 가장 먼저 고려했어요. 사람이 많은 곳에 있어야 주목도도 높아지고, 판매나 인지도 측면에서도 유리할 테니까요. 실제로 서울 외곽이나 제주도 같은 다른 지역도 검토했죠. 하지만 결국 전주로 결정했어요. 저희 제품이 서울, 부산, 대전 등 대도시에서 많이 소비되긴 하지만 지역 브랜드라고 말하면서 다른 곳에서 돈을 벌고 투자하는 건 맞지 않다고 느꼈거든요. 마치 성공한 자녀가 고향을 외면하고 미국으로 이민 가겠다고 하는 느낌이랄까요(웃음). 재밌는 건, 많은 분이 여전히 워커비를 서울 브랜드라고 생각한다는 점이에요. 미팅 요청을 하면서 서울에서 보자고 하시거나 제품이 서울 물류 창고에서 출고되는 줄 알고 퀵 배송이 가능한지 묻기도 하죠. 그런데 “저희 전주에 있어요.”라고 말했을 때의 발칙함, 그 촌스러움이 좋았어요. 게다가 팀 동료들이 대부분 지역 청년이라, 이곳에 자리 잡는 것은 그들에게도 큰 자부심이 될 수 있고요. 장기적으로, 저희가 기반으로 둔 전주에 뿌리를 내리고 지역색을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대표님이 전주에서 느낀 전주만의 뚜렷한 색은 무엇이에요?
제가 전주에 온 지 이제 4년 차인데요. 도시에는 ‘관광하기 좋은 도시’와 ‘살고 싶은 도시’가 따로 있는 것 같아요. 전주는 걷고 싶고, 살고 싶은 곳이에요. 전주는 북촌 같은 한옥마을을 품고 있어 관광 요소도 갖추고 있지만 완전히 관광 상권이 아니어서 그 안에서 여유 있게 적응하며 살 수 있어요. 서울에서는 특유의 분주함과 빠름을 외면하기 어려웠는데 전주는 달라요. 대표적인 한국적 관광 도시이면서도 청년들이 와서 ‘한 번쯤 살아보고 싶다.’ 느낄 수 있는 평온함과 여유가 있어요.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신가요?
AROUND Club에 가입하고 모든 기사를 읽어보세요.
AROUND는 우리 주변의 작은 것에 귀 기울이고 그 안에서 가치를 발견합니다.
에디터 황진아
포토그래퍼 Hae R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