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코드RE;CODE

재고를 재고하는 디자인

래코드RE;CODE
재고를 재고하는 디자인

옷의 일생을 생각해본다. 상상하고, 제조하고, 판매하고, 구매하고, 사용하고, 낡거나 지루해지고, 버리고 소각하는 일련의 과정들. 취향의 문제로 선택 받지 못한 옷들이 창고에 쌓여갈 동안 다른 한쪽에선 끊임없이 제품을 만들고 소비한다. 그리고 소비란 곧 자연에게는 소모의 문제로 얽힌다. 자연은 유한하고 대체할 수 없으며 더 나아가 인간의 삶을 결정한다. 다행히도 우리 주변에는 환경을 위해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다양한 안내서가 있다. 래코드 또한 ‘최소한의 자연’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들을 실행하고 있다.

래코드를 이해하는
다섯 개의 키워드

2012년, 소각되어 버려지는 옷을 모아 전혀 다른 옷과 소품으로 선보이는 리디자인 브랜드 래코드RE;CODE가 탄생했다. ‘자연을 위한 순환’과 ‘낭비를 버린 가치 소비’를 모토로 국내외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Eco-Friendly

패션산업은 유행의 시침이 유난히 빠르게 흐른다. 몇 년, 아니 몇 개월만 지나도 새 상품은 빛을 잃고 창고 속으로 들어간다. 선택 받지 못한 엄청난 양의 옷들은 불태워진다. 그로 인해 생기는 손실은 비단 눈앞에 보이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이라는 무형적 가치에 더 크게 연관되어 있다. 래코드는 버려진 제품들을 모아 새 숨을 불어넣는 작업을 한다. ‘환경을 위한 업사이클링’ 그것이 래코드의 머리맡에 놓인 첫 번째 숙제다.

Unique Design

외면 받는 것들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디자인이 못마땅하거나 소재가 부담스럽거나 나쁘지는 않지만 어쩐지 손이 가지 않는 물건들. 하지만 모든 것에는 적어도 하나쯤 장점이 있기 마련이고, 그것들을 하나로 모았을 때 우리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기도 한다. 바지가 원피스로 바뀌고 수십 개의 요소들이 하나의 제품에 녹아나자 전에 없던 디자인이 탄생한다. 래코드만의 독특한 디자인 영역이다.

Social Project

공존에 대한 고민은 자연을 거쳐 사람으로 이어진다. 주로 사회적으로 소외되거나 힘이 약해 제대로 된 기회를 갖지 못하는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이뤄지는데, 기부 형태의 도움이 아니라 개인의 자립과 브랜드 자체적 인력 강화, 즉 공동체적 교환 관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조금 덜 알려졌지만 재능을 가진 디자이너와의 협업 또한 래코드의 다양성을 확장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Handcraft

기성품을 분해해서 다시 상품화하는 과정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기존에 활용되지 않았던 소재에 대한 충분한 이해는 물론이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복잡한 공정을 거슬러 새로운 디자인을 창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디자인의 개념이란 종이 위에 모양을 그려 넣는 작업만이 아니라, 눈앞에 놓인 다양한 소재들을 하나로 엮어 옷이라는 형태로 다시 태어나도록 하는 장인의 역할도 함께 포함한다.

Limited edition

업사이클링 제품은 공산품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실제로 대량생산을 할 수 없는 공정의 특성상 가격상승은 피할 수 없는 문제이다. 하지만 그 이유를 감안하더라도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억울한 감이 들 수밖에 없다. 이에 래코드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디자인’을 제안한다. 디자인이 같더라도 조금씩 디테일에 차이를 둔 그야말로 ‘나를 위한 디자인’을 말이다.

래코드의 재료가 되는
물건들

래코드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된 제품을 해체해 새로운 작품으로 만든다. 낭비하지 않기 위한 고민은 소재를 고르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인벤토리 컬렉션
Inventory Collection

생산 후 3년 동안 판매되지 않은 재고 제품은 한곳에 옮겨 소각된다. 슈트와 셔츠, 스포츠 의류뿐만 아니라 텐트와 신발까지 선택 받지 못한 제품들이 이에 해당한다.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어 더 많은 아쉬움이 남던 물건들이 장인의 손을 거쳐 새로운 가치로 탄생하는 것이다.

인더스트리얼 컬렉션
Industrial collection

옷이 아닌 다른 종류의 제품으로 사용되었던 물건들이 소재로 쓰인다. 가령 에어백의 원단이나 자동차 시트같이 생소한 소재들도 디자인을 구성하는 요소로 사용된다. 일상에서 자주 보기는 힘들지만 소재 자체의 고급스러움이 있어 의류나 액세서리 등으로 활용하기에 손색이 없다.

밀리터리 컬렉션
Military Collection

사용연한이 지난 군용품 또한 래코드의 중요한 소재로 사용된다. 실제 군부대 폐기품을 입찰하여 사용하는데, 의류와 군 텐트, 낙하산 등의 원단은 그 내구성이 뛰어나고 패턴 또한 자연스러워 특히 인기 있는 소재이다. 보다 철저한 세척의 과정을 거쳐 디자인 작업대로 이동한다.

INTERVIEW 코오롱 인더스트리 상무 한경애

먼저 래코드 브랜드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래코드는 재고로 남는 물품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됐어요. 의류의 경우 3년간 판매를 하고 남는 재고는 브랜드관리 차원에서 소각하게 되어 있거든요. 이때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과 무분별한 소각에 따른 환경오염이 문제로 제기되었죠. 래코드는 바로 그런 고민의 결과로 탄생하게 된 브랜드예요.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닌 것 같아요. 그 이유가 뭔가요?
한 가지 아이템을 대량으로 생산하게 되면 단가는 저절로 낮아 질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업사이클링 제품은 소량인데다 한정 생산이다 보니 단가가 높은 것이 사실이에요. 또한 일반적인 생산방식에서 해체와 세척의 작업이 추가된다는 점 또한 제품의 가격을 높이는 원인일 수 있겠네요. 래코드는 단순히 물건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업사이클링 자체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홍보와 특강을 병행하고 있어요.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졌으면 하나요?
착한 소비에 대해 생각해주셨으면 해요. 자신의 착한 소비가 결과적으로 환경을 보호하고 있다는 마음이요.

경제적인 면에서 버려진 물건을 다시 만드는 것이 어떤 효과를 갖나요?
기업의 입장으로 봤을 때는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어요. 다만 저희가 하는 시도들은 환경 보호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래코드의 제품들을 이용하면서 환경을 생각한다면 좋겠네요.

래코드의 현재는 어떤가요?
국내외의 전시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2013년 영국 런던에서 진행한 KBEEKOREA BRAND ENTERTAINMENT EXPO나 홍콩의 K11 아트 스페이스 전시 등의 해외 페어에 참여하면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여러 해외 페어를 통해 래코드가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것이 고무적이에요. 사실 경제적인 손해를 감수하면서 이와 같은 일을 계속 하는 건 일종의 메시지를 남기기 위해서예요. 공급이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재고는 계속 생기기 마련이고 이는 곧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되죠. 단순히 눈에 보이는 이윤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환원의 의미도 있어요.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해주세요.
환경을 위한 꾸준한 실천이 필요할 것 같아요. 패션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 또한 놓칠 수 없는 부분이고요. 이익창출 역시 지속 가능한 사업이 되기 위해 중요한 과제 중 하나겠죠. 이런 과제들을 차근차근 해결해 결국 세계를 대표하는 업사이클링 브랜드로 인정받는 것이 목표예요

일상에서 래코드를
만날 수 있는 곳

‘시리즈 코너’부터 비영리 공간 ‘나눔의 공간’까지, 래코드의 제품을 실제로 만질 수 곳을 찾았다.

SERIES; CORNER

래코드의 주력 공간으로 이태원 시리즈코너 편집숍 안에 자리하고 있다. 조그만 공방을 두고 간단한 액세서리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래코드의 시즌별 한정 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

A.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244

T. 02 797 0710

O. 10:00~21:00

ANOTHER EDITION by series;

잠실 롯데에비뉴엘 남성 명품 존 내에 위치한 매장으로 독특하고 고급스러운 남성 제품을 판매한다. 숍인숍 형태로 운영하며 작업실 콘셉트의 매장으로 꾸며져 있다.

A.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300 롯데에비뉴엘 4층

T. 02 3213 2436

O. 10:00~19:00

나눔의 공간

래코드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비영리 공간으로 명동성당 ‘1898 광장’ 안쪽에 자리 잡았다. 환경과 공익 등 업사이클링 관련 서적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페이퍼아트, 소이캔들 등 일반인이 참여할 수 있는 오픈 공방을 함께 운영한다.

A. 서울시 중구 명동길 74 가톨릭회관 신관 지하1층 112호

T. 02 318 6349

O. 10:00~21:00

래코드RE;CODE
re-code.co.kr
byseri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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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건태

사진 RE;CO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