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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하우스 빅도어
도심 속
여백의 방
스몰하우스빅도어
모름지기 호텔이라면 커다랗고 화려한 공간을 떠올리게 된다. 스몰하우스빅도어라는 다소 긴 이름의 호텔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오래된 상가 건물을 개조한 공간답게 일반적인 객실 형태와는 규모나 디자인 면에서 분명 생소한 느낌을 준다. 어쩌면 불편이라는 이름이 더 가까울 수도 있는 곳. 그러나 디자인 호텔을 표방하며 미니멀 공간의 대표적인 활용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곳은 충분히 주목받을 만하다.
INTERVIEW 대표 남정모
스몰하우스빅도어는 어떻게 탄생한 공간인가요?
제가 속한 디자인 스튜디오, 디자인메소즈Design Methods 초기에 함께 만든 공간이에요. 마침 저희 부모님께서 근처에서 오래 장사를 하시다 이 건물을 매입하셨는데, 그게 저에게 기회로 이어졌어요. 위치나 건물의 크기를 봤을 때 소형 호텔로 변신하면 어떨까 의견을 드렸던 게 시작이었어요. 당시에는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지는 몰랐네요.
물류창고였다고 들었어요.
1층에는 한식당이 있었고 각 층별로 가벽으로 사무실을 나눠 사용하는 오래된 건물이었어요. 수선집과 당구장, 백화점 물건을 보관해놓는 물류창고로 사용되던 공간이었죠.
예전 공간의 구조나 성격이 호텔과는 거리가 있어 보여요.
처음에 호텔을 디자인해야겠다던 결심이 그렇게 거창하지는 않았어요. 어떤 분이 이 공간을 모텔로 개조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보다는 나은 방향이 있을 텐데 하는 마음이었거든요. 사실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호텔은 디자인적인 로망이 담긴 공간이에요. 호텔이 가진 역사적 특징이나 토탈 디자인으로서의 위치를 생각했을 때 흥미가 생길 수밖에요. 무엇보다 건물 자체의 모양이 나쁘지 않았어요.
당시 건물의 흥미요소는 무엇이었나요?
위치상 도로변에 있지 않았던 것도 마음에 들었어요. 차라리 골목 하나를 더 들어오더라도 조용한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었죠. 함께 작업했던 디자인메소즈 친구들과 사전답사를 몇 번 하면서 이렇게 저렇게 하나씩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어요. 그렇게 빈 곳을 채우다 보니 실질적으로 작업을 시작하는 시점에는 어느 정도 그림이 그려져 있었어요.
즐기면서 일했던 거네요.
막상 실질적인 공사에 들어간 다음부터는 고난의 연속이었어요(웃음). 투자를 받지 않는 개인 사업자이다 보니 제약이 많았거든요. 특히 정해진 비용 안에서 안전성이나 편리성을 최대한 이끌어내면서 동시에 사용자의 취향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게 힘들었어요. 욕심은 많은데 자원은 부족하니 딜레마가 생길 수밖에요. 디자인 호텔을 표방한 이상 객실 안의 모든 오브젝트, 의자 하나까지도 기성품으로 채워 넣을 수는 없었죠. 계속 만들어가고 싸우고 타협하고 때로는 고집도 피워가면서 진행했어요.
주어진 여건 안에 철학을 담는 것이 관건이었겠어요.
그게 진짜 어렵더라고요. 다행인 건 보통 디자이너들은 클라이언트와 일을 하기 때문에 디자이너로서 고집을 피울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없거든요. 하지만 이번 작업만큼은 제가 클라이언트이자 디자이너 역할을 동시에 맡으니까 조금 더 애착이 갔어요.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고집을 피웠죠.
스몰하우스빅도어, 이름이 굉장히 직관적이에요.
디자인메소즈에서 함께 작업했던 이상필 디자이너의 아이디어예요. 대학에서 반장난으로 만든 프로젝트 팀 이름이었거든요. 구구절절 설명이 들어간 이름을 좋아하지 않아서, ‘작은 집의 큰 문’이라는 보이는 이름을 그대로 썼죠. 당시 저희는 대학생 나부랭이들였으니까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상태인데, 그런다 한들 작업에 대한 태도만큼은 크게 열어두자는 생각이었어요. 나중에 호텔 이름을 지을 때 이 이름을 대입했는데 물리적으로 작은 호텔 공간을 부르기에도 적당하더라고요.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콘텐츠나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이 마음껏 드나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미였죠.
이름만 들어도 그림이 그려져요.
길다고 욕도 많이 먹었어요(웃음). 이렇게 긴 이름 가지고 어떻게 사람들이 찾아오겠느냐, 알파벳을 사용해서 짧게 줄여라 하는 의견들이었죠. 하지만 굳이 그러지 않았던 게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이 찾아올 정도로 호텔이 커질 거라고 기대도 안 했거든요. 다행히 젊은 분들의 반응이 나쁘지는 않더라고요.
안으로 들어오는 문뿐 아니라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문이 커진다는 의미로도 생각할 수 있겠네요.
가능성 이야기예요. 많은 것을 열어놓고 받아들이는 만큼 나가는 것 역시 큰 문을 통했으면 좋겠다 생각했죠.
흰 벽과 선, 최소한의 가구, 미니멀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구성을 선택했어요.
미니멀 디자인을 선호해요. 하지만 공간을 꾸밀 때 저희의 취향이 우선순위는 아니었고, 대부분 필요에 따른 선택이었어요. 유려한 곡선이나 조화로운 컬러감, 첨단 또는 레트로한 오브젝트가 적절한 곳에 배치되면 좋겠지만 약점을 장점으로 바꿀 수 있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했죠. 저희가 선택한 방법 중 하나가 극적인 대비효과예요. 생활하는 공간을 하얀 색감으로 채우고 복도나 그 외의 공간은 어두운 톤으로 낮추어주는 거죠. 이때 하얀색을 사용한 건 단순한 대비의 효과도 있지만, 방을 채우는 건 결국 손님의 몫이라는 뜻이었어요. 손님의 옷과 가방의 색이 각자의 방을 채우는 거죠.
공간은 거들 뿐이고 안을 채우는 건 결국 사람이라는 뜻이네요. 어쩌면 그게 미니멀이라는 말의 본령 같기도 해요.
저희는 산업디자이너 출신이다 보니 공간 이해도가 건축이나 인테리어 작업을 하시는 분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져요. 사소한 장식 하나까지도 건축적으로 모르는 부분이 많아 사용하는 데 불편을 느끼기도 하겠죠. 대신 공간을 최대한 비우고 열어두면 어떤 가능성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기본적인 공간 구조에 기본적인 컬러는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어요.
처음부터 채우지 않았기에 시간이 지나면 점점 쌓여가는 것이 있겠죠?
그렇죠. 지금도 제일 고민하는 게 이용객이 늘면 늘수록 시설은 점점 낙후되고 관리할 것이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로 채워지리란 점이에요. 무엇을 채우고 무엇을 포기해야 할지 선택하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아요.
호텔이라는 범주 안에서 미니멀 디자인은 어쩌면 용기가 필요한 일일 것 같아요.
사실 조금 창피한 이야기지만 아무것도 몰라서 시도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웃음). 호텔이 지닌 성격에 대해 무지했던 거죠. 물론 공사를 할 때는 호텔에 대해 공부도 많이 하고 자문도 구했지만 실질적으로 더 의지했던 건 개인적인 경험이었어요. 사용자의 입장에서 본 거죠. 돌이켜 보면 부족한 부분이 많기는 해요.
부족한 부분이라면요?
바닥 같은 경우에도 카펫 대신 습식 콘크리트로 마무리해 딱딱한 느낌이 있어요. 콘크리트 자체가 두꺼운 편이어서 차갑지는 않지만 맨발로 생활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애로사항이 될 것 같아요. 넓지 않은 공간이니까 신발을 신고 다녀도 괜찮다는 의미를 두긴 했는데, 동양적인 배려가 부족했던 거죠. 청소를 맡은 분들이 불편해하신다는 점도 나중에 발견한 문제였어요.
일반적인 호텔이라면 크고 푹신한 침대와 낮은 조도의 조명, 커다란 책상을 떠올릴 텐데 미처 알지 못하고 오는 손님이라면 당혹감을 느끼기도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저희도 그 부분은 포기하지 않았어요. 딱딱해 보이긴 하지만 굉장히 좋은 침대를 사용합니다(웃음). 조명 역시 다른 걸 포기하면서까지 신경 쓴 가장 큰 요소예요. 다만 객실에 금속 다용도장 하나만 놔둔 것은 실제 사용하는 공간을 최대한 넓게 확보하기 위해서였어요. 호텔 이용객의 입장에서 책상이 있으면 도움이 되겠지만, 없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어요. 책상 때문에 동선이 방해된다면 주객이 전도된 거잖아요. 종합적으로 여타 호텔과는 다른 접근일 수 있겠죠.
오래된 공간을 리빌딩할 때 어떤 부분을 남기고 버릴지에 관해 나름의 기준이 있었나요?
처음에는 거의 대부분을 남기려 했어요. 오래된 문짝이라든지 나무 간판 같은 것까지요. 하지만 아무리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의 안전보다 중요하지는 않잖아요. 때문에 안전에 문제가 없는 부분에 한에서만 남기고 나머지는 보강공사를 통해 단점을 보완했죠. 천장이나 바닥처럼 건물을 지탱하는 부분에 특히 신경 썼어요.
바닥을 보니 갈라진 선이 몇 개 있어요. 디자인 호텔이라고 하니 이것도 디자인의 일부처럼 보여요(웃음).
시간이 지나면 바닥에 틈이 생겨요. 이 경우 실리콘이나 에폭시 같은 것으로 선만 지우는 작업을 하는데, 안전상 문제가 되지는 않아 그대로 두었어요. 오래된 물건이 닳듯이 갈라짐 역시 자연스러운 일처럼 보이거든요.
영감을 준 공간이 있다면요?
하나만 꼽기 어려울 정도로 많아요. 유학시절에 봤던 에이스 호텔은 말할 것도 없고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마마셸터 호텔, 일본 교토의 앤티룸 호텔도 인상 깊었어요.
그것들의 공통점이라면 무엇일까요?
소형 호텔이라는 점이에요. 디자이너의 생각이 적극적으로 투영된 공간이죠. 막상 가보면 대단할 것 없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공간이 품은 이야기나 생각들이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스위치 같은 작은 디테일 하나까지도 신경 쓴 티가 나요. 보고만 있어도 영감을 얻게 되죠. 태도는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는 손님들에게 갖고 있는 마인드도 좋았고요.
소형 호텔의 예를 들었는데 디테일과 스케일은 공존할 수 없는 걸까요?
대형 호텔들이 저에게 영감을 주지 못한 건 아니었고요. 다만 큰 호텔이 가진 많은 부분을 저희에 직접적으로 투영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좋고 나쁘고의 문제는 아닌 거죠.
위치상 주변에 커다란 호텔이 즐비하잖아요. 그 안에서 스몰하우스빅도어는 어떤 정체성을 지니고 있나요?
대형 호텔을 한 번도 경쟁상대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사실 경쟁이 불가능하죠. 같은 업종이긴 하지만 다른 생태계에 있는 거 같아요. 가령 저희는 여행사를 통해 손님을 받지 않아요. 객실 수가 25개에 불과해 대형 호텔의 비즈니스 모델과는 맞지 않거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개별 여행객 비중이 늘어나고 손님의 성격에 따라 호텔의 분위기가 정해지는 거죠. 마케팅 역시 굉장히 좁고 집요하게 진행하고 있어요. ‘타이포잔치’와 같은 디자인 관련 행사와 연계하기도 하고, 개인적인 작업을 하는 분들과도 성격이 맞다고 느껴 함께하곤 해요. 시스템적으로 경직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상황에 유동적으로 적응할 수 있다는 점이 곧 저희의 정체성일 수 있겠네요.
온전히 숙박만이 목적은 아닌, 공간 활용에 관심이 많은 사용자에게 더 어울린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될까요?
저희는 최첨단 시설을 운영하는 것도, 아주 고급스러운 요소들로 공간을 채운 것도 아니에요. 그렇다고 매번 트렌드에 맞춰 꾸밀 수도 없죠. 때문에 호텔을 오래 운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계속 행사를 기획하는 거예요. 저희의 색을 유지하면서 이 안에서 이뤄지는 콘텐츠를 리뉴얼하는 방법으로 마케팅하고 있어요. 자연히 거기에 반응하는 고객에게 더 관심이 가요.
유동하는 콘텐츠 외에 디자인적으로는 어떤 기준을 두고 있나요?
저희는 건축적인 부분으로 공간에 접근하지 않았어요. 최대한 미니멀하고 직선적으로 공간을 두고 그 안에 디테일한 디자인에 더 신경을 쏟고자 했죠. 앞서 말씀드린 콘텐츠와 마찬가지로 디자인 역시 유동적이고 순발력 있는 접근이 가능해요. 기능적으로 낙후되었거나 분위기 전환이 요구되는 부분에서 특히 그렇죠.
유동성이야말로 호텔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거네요.
디자인적 접근을 말씀드리자면 그렇죠. 저희의 룰 안에서라면 무엇이든 충분히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룰이라고 한다면요?
공간적 대비를 통해 약점을 보완해나간다는 룰이 있고요. 또 하나는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보다 강하지 않고, 그들의 행위를 방해하지 않는다는 기준이 있어요. 어쨌든 이 공간의 가장 중요한 색깔은 손님 자체이기 때문에 오브젝트가 불편하거나 거부감이 들면 안 되겠죠.
배경이 되는 디자인을 말하는 건가요?
그렇죠. 저희가 원하는 건 좋은 배경이 되는 거예요. 공간만 놓고 봤을 때 멋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군가 그 자리에 앉아 있을 때 빛을 발하는 디자인을 생각해요.
하긴 매력적인 사진 속에는 항상 사람이 있죠.
호텔의 특성상 사람이 가장 중요한 공간이기 때문에 더욱 신경 쓰고 있어요.
3D 프린터 디자인으로 주목받은 적이 있더라고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세요.
호텔에서 사용할 물건들을 3D 프린터 프로그램으로 디자인한 뒤 입력하면 기계에서 디자인한 모양대로 물건이 생성돼요. 조명이나 객실 호수가 적힌 표식, 키홀더를 만들기도 해요. 사실 기술 자체가 특별한 건 아니에요. 다만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호텔의 성격상 필요에 따라 즉각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어요. 호텔에서 사용하는 물건 하나에까지 오리지널리티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에요.
원하는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건가요?
3D 프린터가 마법 상자는 아니에요. 저희가 사용하는 프린터는 저가형으로, 만들 수 있는 크기가 한정되어 있어요. 그럼에도 3D 프린터가 매력적인 이유는 그것으로만 할 수 있는 구조가 있기 때문이에요. 전구 하나를 만들더라도 따로 소켓을 꼽는 부분까지 일체형으로 구상할 수 있어 한층 깔끔한 디자인이 가능하죠. 또 원하는 물건을 디자인해서 만들기까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에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건 앞서 말한 유동적인 디자인을 위한 좋은 무기가 될 수 있겠네요.
3D 프린터로 필요한 물건을 매일 만드는 호텔은 드물 거예요. 예를 들어 어떤 행사를 진행한다고 했을 때 참석자의 이름을 출력한 열쇠를 드리면 반응이 좋아요. 저희가 생각하는 환영의 의미를 다이렉트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니까요. 하지만 이런 기술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어요. 호텔을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 그 이상은 아니거든요.
이제껏 나눴던 이야기를 토대로 스몰하우스빅도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전면에 내세울 만한 것은 아니지만 제가 운영하는 방식 중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건 유동성이에요. 비즈니스적으로는 콘텐츠의 개발을 통해 시장에서 살아남으려고 하는 것이고, 디자인적으로는 3D 프린터와 그것을 사람들에게 공유하는 오픈소스를 들 수 있을 것 같네요. 재미있고 의도가 변질되지 않는 선에서의 협업도 아주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어요.
공간 대관의 의미와는 다른 거죠?
분명 다르죠. 저희는 단지 공간을 대여해주는 걸 떠나서 함께 기획하길 원해요. 뮤지션 크러쉬를 주제로 한 전시라든지 옥상에서 열었던 파티 역시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서 진행했던 건 아니었어요. 공간을 활용해 무언가를 도모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즐겁고 재미있는 일이니까요.
협업이란 곧 스토리를 쌓는 일이잖아요?
맞아요. 축적된 콘텐츠는 곧 저희의 히스토리가 될 테고, 역사를 쌓은 공간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이용객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열 분 중 세 분은 싫어하세요. 이런 데가 다 있느냐는 리뷰를 본 적도 있어요. 저희는 그 세 분의 의견조차 또 하나의 이야기가 되었으면 해요. 물론 어느 호텔이든 최악이 아니라면 좋은 의견이 더 많겠죠. 스몰하우스빅도어의 경우 실제로 이곳을 충분히 이해하고 찾는 손님의 수가 더 많기 때문에 ‘선택’하는 쪽에 더 가까워요. 특출나게 걸리는 것 없이 특이한 부분도 좀 있고, 좋아하는 스타일이라는 의견도 종종 들어요.
사실 전통적인 호텔은 숙박이라는 분명한 목적이 있는 공간이잖아요. 그게 취향 소비로 바뀌고 있다는 말처럼 들리네요.
정확해요. 저희같이 조그만 호텔이 살아남을 수 있는 건 취향에 따른 선택의 결과라고 볼 수 있어요. 실제 외국의 경우 등급을 나누는 기준이 단순히 좋고 나쁨이 아니라 성격에 따른 분류에 가깝거든요. 그렇게 따진다면 별을 두 개 받아도 이곳은 다른 이유로 선택받을 이유가 충분한 거죠.
매니저가 아닌 손님으로서 이곳의 장단점을 이야기해줄 수 있나요?
장점이라고 한다면 일단 위치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대한민국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 가장 편리한 곳이라고 볼 수 있으니까요. 객실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호텔이라는 것. 미니멀을 지향하지만 생각만큼 부족함이 느껴지지는 않는 호텔이라고 생각해요. 특히나 리셉션에서 웬만한 요구사항은 다 들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단점이라고 한다면 사실 어마어마하죠(웃음). 일단 주차가 안 된다는 점. 이게 가장 죄송한 부분이에요. 교통은 편리하지만 주차가 안 된다는 게 좀 아이러니하죠. 또 하나 객실에 모자이크 타일이 있는데 타일 사이에 노랗게 방수액이 올라오는 걸 청소가 덜 됐다고 오해하시기도 해요. 먼저 설명을 드리지 못해 오해를 사는 게 조금 아쉬운 부분이죠. 그 밖에도 시설적인 불리함이 있어요. 계단에 짐을 끌 수 있는 슬라이드가 없고, 객실은 조그맣고, 바닥은 딱딱하고, 음식 서비스도 안 되고, 미니바에 들어 있는 것도 없어요. 당장 생각해도 너무 많네요.
이렇게 열심히 단점을 알려도 괜찮은가요?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 단점이 아닐 수 있으니까 뭐 크게 상관은 없어요.
이곳에 하루를 머물며 조금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요?
일단 직원들이 친절해요. 종류와 상관없이 무엇이든 편히 물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디자인적인 부분이라든지 주변의 갈만한 곳, 기타 더 듣고 싶은 무엇이든지요. 객실이나 호텔 구석구석을 다양한 각도로 뜯어보는 것도 추천드려요. 계단공간이나 회랑의 곡선, 4층 천장공간을 구경하는 것도 좋고요.
오래 시선을 둘수록 발견하는 것들이 많겠네요.
사용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생각으로 만든 공간이니까요.
먼 하늘에서 본다면 이곳은 복잡한 빌딩 사이 하나의 여백처럼 느껴질 것 같아요. 물리적으로나 상징적으로 말이에요.
즐길거리, 먹거리 등 주변에 보석 같은 장소가 많아요. 복잡하다면 복잡하고 또 단순하기도 하죠. 스몰하우스빅도어는 그 사이에 숨어있는 공간이며 늘 이질적인 느낌으로 남았으면 해요. 그래야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에게도 늘 즐거운 공간이 될 테니까요.
스몰하우스빅도어를 여행하며
발견한 여섯 개의 공간
계단공간
비스트로 한쪽에 깊게 판 지하공간이 있다. 사방이 막힌 지하는 아니고 계단에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비밀의 공간이다. 벽에 영상을 쏘아 영화관의 느낌이 들기도 한다. 실제 근처 회사원들이 준비한 프레젠테이션을 보며 쏘며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이용에 제한은 없지만 안전상 술에 취한 사람에게는 이용이 제한되기도 한다.
비스트로
간단한 식음료를 즐길 수 있는 1층 공간이다. 호텔 손님뿐 아니라 외부에 개방되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군데군데 눈길이 가는 오브젝트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호텔 투숙객에 한해 웰컴 쿠키가 제공되고, 커피는 무제한으로 식음이 가능하다. 외부 손님의 경우 주말에는 이용이 불가능하다.
갤러리
커다란 창이 있어 외부에서도 관람이 가능한 조그만 전시 공간이다. 개인작가 전시나 아틀리에로 사용하기도 한다. 외부 요청에 따라 활용 폭이 가장 유동적인 공간이다. 건물 중앙계단 바로 밑에 위치해 아늑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두운 복도 밝은 방
오래된 건물을 새로 구획하다 보니 객실의 구조가 조금씩 다르다. 또한 물리적으로 넓지 않은 공간이 약점으로 지적되었는데, 조명 차이를 두어 분위기를 환기했다. 핀 조명을 둔 어두운 복도에서 밝은 방으로 들어갈 때 생기는 대비효과가 답답함을 해소해 준다.
하늘이 보이는 4층 복도
하얀 벽과 채 마감을 하지 않은 듯 보이는 천장 부분이 대조적으로 보이는 공간이다. 유리로 된 천장은 빛으로 늘 밝아 자연광의 아늑한 느낌을 준다. 비가 오는 날에는 유리에 떨어지는 빗소리로 음악적 효과를 내기도 한다.
나선형 계단으로 이어지는 옥상
건물 가운데에 계단이 있는 독특한 구조를 그대로 두었다. 특히 옥상으로 이어지는 계단은 회랑처럼 둥글게 이어져 유럽 고성의 계단을 떠올리게 한다. 옥상은 라운지 파티에 이용하는데, 주변의 키 큰 건물에 둘러싸여 야외임에도 보호 받는 느낌을 준다. 안전상의 이유로 평소에는 옥상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
스몰하우스빅도어 smallhousebigdoor
A.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9길 6 대한빌딩
H. smallhousebigdoor.com
T. 02 2038 8191
에디터 김건태
포토그래퍼 안가람 자료 제공 스몰하우스빅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