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ROUND
CLUB ONLY
SERIES
MEET AROUND
SUBSCRIBE
SHOP
도서관과 책에서 배운 육아
도서관과 책에서 배운 육아
첫 아이 때는 도서관을 내 집 삼아 지내면 아이가 책과 좀 친해지지 않을까 싶어 부단히 도서관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책보다 도서관 매점 불량식품과 더 친해졌다는 걸 깨달았다. 열람실에서 큰 소리로 구연동화를 해 민폐를 끼치는 엄마가 되긴 싫어서 아이에게 열람실에선 조용하라고, 뛰어다니지 말라고 야단치다 보니 아이에겐 ‘도서관=활동하기 불편한 곳’이 되었다는 것도 충격적이었다. 둘째 아이 땐 아이가 없을 때 후다닥 혼자 도서관에 다녀오곤 했다. 어차피 아이더러 책을 고르라고 하면 ‘절대 저것만은 고르지 말았으면’ 하는 책을 골라오게 마련이라, 그냥 엄마가 주는 책을 읽게 했다. 지금 두 아이는 모두 책을 좋아한다. 큰 녀석은 엄마가 골라주는 책을 더 좋아하고, 작은 녀석은 자기가 고르는 책만 읽는다. ‘엄마가 어떻게 하면 아이가 어떻게 자란다’는 법칙이나 비결 따위는 없이, 아이들은 그저 ‘사랑을 먹고 자란다’ 정도로 육아관을 정리한 나는 맘 편한 엄마가 되었고, 책도 몇 권 썼다. 모두 도서관에서 읽은 책에서 배운 것이다.
도서관에 간 사자
글 미셸 누드슨 | 그림 케빈 호크스 | 옮김 홍연미 | 웅진주니어
뉴욕시립도서관 앞에서 커다란 사자 동상을 발견하고 일곱 살 딸아이는 “그림책에 나온 사자다!”라고 외쳤다. 그러더니 ‘뉴욕은 사자’라는 희한한 이미지 루트를 만들고 말았다! 여행을 가기 전, 뉴욕이 배경인 영화와 그림책을 꽤나 보여줬지만 뉴욕이라는 이름도 잘 못 외우더니 말이다. 이 책에는 뉴욕이라는 얘기가 전혀 나오지 않지만, 작가가 뉴욕시립도서관 사서로 일하면서 쓴 책은 맞다. 도서관에 놀러 간 사자! 도서관에 온 아이들과 금세 친해지지만, 대출 창구의 맥비씨는 어쩐지 사자가 못마땅하다. 조심조심 걸으라고, 큰 소리를 내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준다. 사자도 도서관 규칙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관장님이 넘어져 다쳤다면? 사람들을 빨리 불러와야 한다면? 사자는 규칙을 깨고 으르렁 소리를 질러도 되는 걸까? 원칙은 지켜야 하지만, 때로는 원칙을 깨야 하는 순간도 있다는 어려운 얘기를 아이와 쉽게 나눌 수 있다.
도서관에 개구리를 데려갔어요
글 에릭 킴멜 | 그림 블랜치 심스 | 옮김 신형건 | 보물창고
한 아이는 자기가 키우는 개구리를 도서관에 데려간다. 책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개구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구리는 도서관에는 처음 가봤으니 도서관 예절 따윈 모른다. 책상 위로 펄쩍 뛰어올라 사서 선생님을 깜짝 놀라게 한다. 이번엔 암탉을 데려갔더니 암탉은 대출 카드함에 알을 낳아버린다. 하이에나는 큰 소리로 웃어서 다른 아이들을 방해하고, 기린은 남의 책을 훔쳐본다. 덕분에 도서관은 엉망진창이 된다. 아이가 마지막으로 데려간 코끼리는 얌전했다. 하지만 덩치가 너무 커서 결국 도서관이 우지끈 무너지고 말았다.
초등 저학년 교실에 책 읽어주는 봉사를 가는 엄마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어떻게 읽어줘도 아이들이 웃는다. 웃으면서 자연스레 도서관 예절을 배울 수 있어서 교훈적이기도!
도서관 아이
글 채인선 그림 배현주 | 한울림어린이
울다가도 도서관에만 가면 울음을 뚝 그치는 도서관 아이 솔이. 솔이는 엄마가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도서관에서 기고 걸음마를 하면서 자랐다. 새로운 사람에겐 도서관 규칙도 설명해주고, 하도 도서관 구석구석을 잘 알아 별명이 꼬마 관장님이다. 도서관에 있을 때 가장 편안한 기분이 되는 아이, 어쩌면 책 좋아하는 엄마들의 로망이 아닐까? 채인선 작가가 실제 순천 기적의도서관에서 만난 한 아이를 소재로 이야기를 썼다. 솔이 엄마 이름이 꽃님이다. 내 딸의 별명도 꽃님이라서 우리 집에서 더욱더 사랑을 받는 책이다. 똑같은 책이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이고, 다른 추억을 담는 것 같다.
나부댕이!
글 제니 오필 그림 크리스 아펠란스 | 옮김 이혜선 | 봄나무
주인공 아이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지만, 엄마가 반대한다. “산책시키지 않아도 되고, 목욕시키지 않아도 되고, 먹이를 주지 않아도 되는 동물로 찾아봐.” 엄마는 설마 그런 동물이 있으랴 싶었겠지. 하지만 아이는 나무늘보를 키우기로 한다. 하루 종일 꼼짝하지 않는 나무늘보야말로 그런 동물이니까. 그래도 자기와는 신나게 잘 놀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름은 ‘나부댕이’라고 지어준다. 반려동물이 ‘나부대며’ 자기와 놀아주기를 바라던 아이가 어떻게 꼼짝하지 않는 나무늘보를 받아들이는지, 그 과정이 참으로 아름다운 책인데, 도대체 도서관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아이가 나무늘보를 찾아낸 것은 사서 선생님께 여쭤본 덕분이었다. 고민이 생겼을 때 도서관에서 해답을 찾는 아이라니! 우리 아이가 이렇게만 자라면 좋겠다. 2015 샬롯 졸로토 상 수상작.
도서관의 비밀
글·그림 통지아 | 그린북
장담한다. 이 책을 다 읽는 순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읽게 된다. 도대체 내가 무슨 힌트를 놓친 걸까? 다시 읽어보자! 도서관에 도둑이 들었다. 여기저기 책을 흩뜨려놓고, 무언가를 찾아 헤맨 흔적이 역력하다. 독자는 ‘범죄 현장’을 함께 다니며 범인을 찾는다. 마지막에 가서 드디어 “잡았다!” 그런데 사서는 왜 범인을 도와주는 걸까? 사서와 범인은 ‘버려진 책’들 사이에서 찾던 무언가를 발견한다. “그런데 이 책들은 왜 버려져 있어요?” “그거야 사람들이 읽지 않으니까.” 반전의 묘미를 보여주는 대만 그림책이다. 아주 어린 아이보다 사건을 추리하는 즐거움을 아는 나이의 아이들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받는 책이다.
심야 이동도서관
글·그림 오드리 니페네거 | 옮김 권예리 | 이숲
아이들 그림책이 아니다. ‘도서관’이나 ‘책’ 키워드가 아니라도 성인용 그림책의 대명사처럼 꼽히는 책이다. 알렉산드라는 남자친구와 싸운 후 밤거리로 무작정 나섰다가 이상한 차를 발견한다. 커다란 캠핑카 같은 그 차는, 이동도서관이다. 교과서와 그림책, 만화책, 전화번호부까지 있는 책꽂이를 훑어보다가 알렉산드라는 이 모든 책이 자신이 지금껏 읽어온 책이란 것을 깨닫는다. 짝사랑하는 선배를 생각하며 고른 시집도 있고, 엄마가 물려준 요리책도 있다. 중간부터 백지인 책은 아마도 중간까지만 읽은 책이겠지. 그날 이후 아무리 찾아도 그 심야 이동도서관을 찾을 수 없다. 다시 그 서점을 만난 것은 10년쯤 후. 도서관에서 아이더러 맘대로 책을 보라고 하고, 옆에서 엄마 혼자 읽다가 어쩌면 눈물이 날지도 모른다. 우리가 읽은 책은 우리의 삶 속에 스며든다는 걸 깨닫고, 지금 나는 무슨 책을 읽고 있나 다시 돌아보게 될 테니까. 지금 아이에게 읽어주고 있는 그림책들이 성큼 마음으로 들어올 것이다.
에디터 김현지
글 전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