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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서점에서 보낸 한 시간
대화의 재구성
사적인서점에서 보낸 한 시간
사적인서점은 일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예약제로 운영되는 책방이다. ‘한 사람을 위한 큐레이션 책방’을 캐치프레이즈로, ‘책처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책처방 프로그램’은 책처방사와 일대일 상담 후 맞춤형 책을 배송받는 것이다. 대화를 나누고 책을 처방받는다니. 낯선 이것은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던 우화처럼 막연했다. 그래서 찾아갔다. 그리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그 일부를 희곡 형식으로 재구성해 여기 기록했다.
피아노 선율이 들린다. 잔잔하고 평화롭다. 초가을 오후 2시의 햇빛에 잘 어울리는 음악이다. 막이 오른다. 정면에 ‘사적인서점’ 건물이 있다. 산울림소극장 맞은편 언덕으로 올라가는 2차선 도로를 내려다보고 있는, 상아색 타일이 붙은 낡은 건물. 기울어진 나뭇잎 그림자가 하얀 입간판과 4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곳곳을 비춘다. 검은색 매직으로 휘갈긴 ‘4F’라는 문자 아래 두 개의 초인종이 보인다. 빛이 가득한 이 서점은 추억 속 오래된 집 같은 분위기가 난다. 곳곳엔 크고 작은 화분이 있다. 싱크대 위로는 커피포트, 토스터가 놓여 있고 그 주위로 부엌살림보다 더 많은 수의 책이 보인다. 부엌이라고 부를 수 없는 이 공간의 한쪽 벽에 문이 있다. 문은 또 다른 공간으로 이어진다. 그 곳이 사적인서점이다. 서점 중앙에는 커다란 나무 테이블 하나가 놓여 있다. 삼면의 벽을 따라 나무로 만든 약 80센티미터 높이의 2단 책장 세 개, 약 2미터 50센티미터 높이의 5단 책장 세 개, 그 사이에 그보다 낮고 높은 5단 책장이 하나가 세워져 있다. 문에서 가까운 창문 앞에는 작은 테이블 한 개와 두 개의 의자가 있다.
(서점 문을 열고 에디터 혜원과 사적인서점의 책처방사 지혜가 들어온다. 피아노 연주가 계속 이어진다.)
지혜 제가 차를 준비할 동안 서점을 둘러보면서 읽고 싶은 책 세 권을 골라 여기 테이블에 앉아주세요.
(멀리 자동차가 지나가는 소리, 얼음이 유리잔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혜원은 넓지 않은 서점 내부를 한 바퀴 돌아본다. 책장에서 책을 꺼내 작가에 대한 약력이나 표지 뒤에 적힌 추천사를 읽는다. 금세 두 권을 집어내고, 곧 한 권의 책을 마저 고른다. 그사이 피아노 연주는 조금 더 경쾌하고 빨라진다.)
혜원 (지혜 맞은편 자리에 앉으며) 책 가져왔어요.
지혜 (마주 보고 웃는다.) 저는 혜원님하고 한 시간 동안 얘기를 나눌 사적인서점의 정지혜라고 해요. 저희 책처방 프로그램은 처음 오신 손님과는 ‘독서 차트’라는 걸 작성해요. 건강검진의 문진표를 작성하는 것처럼, 제가 혜원님께 책에 관련된 질문을 드릴 거예요. 사전에 가장 좋아하는 책 세 권에 대해서 설명해달라고 요청드렸는데, 골라주신 게 《데미안》, 《권태》, 《이방인》이에요.
혜원 (난처한 표정으로) 저… 사실 제가 글 쓰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책은 많이 읽지 않아요. 읽다 만 책도 많고요. 이 책들은 그래도 제 곁에 오래 있던 책들이고, 제 감정을 닮게 쓴 이야기들인 것 같아서 예전부터 좋아했고, 그래서 골라봤어요.
지혜 책은 어릴 때부터 좋아했어요?
혜원 (한참을 고민한 후) 싫어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책을 많이 읽는 아이는 아니었어요. 근데 같은 물성이라고 한다면 만화책이나 잡지는 굉장히 좋아했어요. 소설이나 산문, 시, 문학이라고 하는 그런 것들은 많이 안 읽었지만….
지혜 어릴 때는 만화책이나 잡지를 좋아하다가 어느 순간 이런 단행본으로 책에 대한 관심이 넘어온 것 같나요?
혜원 그런 말 많잖아요. 쓰기 위해선 읽어야 한다고. (한숨을 쉰다.) 그리고 잡지에 책에 대한 얘기가 은근 많이 나오거든요. 인터뷰 중 언급된 책, 누군가에게 영향을 준 책, 칼럼에 인용된 책, 이런 식으로…. 그래서 은연중에 계속 책에 대해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대학에 가서 《잘 지내나요, 청춘》 같은 에세이에 관심이 생겼어요.
지혜 (테이블 위에 놓은 책으로 눈길을 보낸다.) 서점에서 고른 책 세 권은 어떤 이유에서 골랐는지 설명해주시겠어요?
혜원 (미셸 투르니에의 《외면일기》를 손에 든다.) 사실 작가 이름도 처음 들어봤어요. 제가 요즘 ‘일기’라는 단어에 끌리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도 ‘일기’가 들어간 책을 몇 권 구입하기도 했어요.
지혜 어떤 책인가요?
혜원 《모스크바 일기》랑 《애도 일기》 그리고 그 영화감독 누구죠? 도쿄… 꽁치… 꽁치가 맛있습니다? (어색하게 웃는다. 참고로 책 제목은 《꽁치가 먹고 싶습니다》다.) 제가 기억력이 안 좋아요. 아무튼 그 책 앞에도 일기가 들어있고, 수전 손택의 《다시 태어나다》도 있어요. 음, 이런 책이 나올 정도면 굉장히 유명한 사람들이잖아요. 이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궁금해요.
지혜 작가들이나 작가는 아니지만 잘 알려진 누군가의 일상이 궁금한가 봐요.
혜원 네. 이 사람들은 평소에 뭘 했을까? 아니면 어떤 일상을 보냈길래 그런 사람이 됐을까? 이런 게 궁금하기도 해요. 그리고 《러닝 라이크 어 걸》은 제가 달리기를 좋아하는데, 올해는 많이 못 달렸어요. 그래서 다시 달려보고자 골라봤습니다.
지혜 (웃으며) 이 작가님도 에디터였어요. 마지막으로 《달과 6펜스》는요?
혜원 제가 지지난달인가 ‘밤의서점’ 북클럽을 갔었어요. (반성하는 표정으로) 그때도 책 다 못 읽고 갔어요. 거기에서 다음 책은 뭘로 할까요, 이렇게 얘기가 나왔는데, 한 분이 이 책을 추천하며 좋아한다고 말했던 게 기억나서 골라봤어요. 어떤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 책이라면 좀 궁금해요.
지혜 혜원님이 얘기해준 것들을 쭉 듣다 보니까 소설하고 산문 위주의 문학 작품을 많이 읽으시는 것 같네요. 그 외에 다른 책들, 좋아하는 다른 분야는 또 없으세요?
혜원 (눈동자를 위로 올리며 생각하는 표정을 짓는다.) 좋아하는 분야…. 음, 어려운 거는 못 읽지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철학 에세이도 조금 좋아해요. 《우리는 매일 슬픔 한 조각을 삼킨다》 같은. 그리고 요즘에 책상에 계속 두고 있는 건 《생각의 완성》이라는 책인데, 약간 대학 교재 같은 걸로 쓰는 거래요. 사람들이 흔히 창의성은 타고나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책에 따르면 창의성은 훈련에 의해 만들어지는 거라고…. 책에 예제도 나와요. 그걸 책상에 오래 두고 있어요. 아직 진도는 많이 못 나갔어요. (웃는다.)
지혜 (고개를 끄덕이며) 다방면으로 재미있는 책들을 많이 읽으시네요.
혜원 근데 항상 다 읽지 못한다는 걸 마음의 짐으로 두고 있어요.
지혜 완독한 책 중에 기억에 남는 거 있어요?
혜원 제가 최근에 핸드폰을 잃어버려서 3일 동안 핸드폰 없이 다녔어요. 퇴근길 지하철에서 《살인자의 기억법》을 다 읽었어요.
지혜 완독을 아예 못 하시는 건 아니네요.
혜원 그, 그런 건가…?
지혜 책 읽을 때 한 권을 진득하게 읽는 편이에요? 아니면 동시다발적으로 읽는 편이에요?
혜원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권을 집적대요.
지혜 그러면 완독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혜원 이게 굉장히 좋은 독서법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지혜 저는 사람마다 독서 스타일이 있다고 생각해요. 좋은 방법, 나쁜 방법이 있는 게 아니라 사람마다 맞는 호흡과 리듬, 속도가 있는 것 같아요. 혜원님 같은 경우는 직업적인 특성상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계셔야 하고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들을 체크해야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 권을 다 읽을 때까지 진득하게 기다리는 것보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관심이나 감정에 따라 옮겨가는 게 아닐까요? 많은 분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누다 보면 책 읽는 스타일도 타고난 성격에 직업적인 상황이 영향을 끼치더라고요. 그리고 얘기할 때 자주 나오는 단어들이 있는데, 혜원님은 ‘완독’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세요.
혜원 약간 그런 거 있죠, 뭔가 부족함 같은 걸 느끼는 것 같아요. 꼭 책을 많이, 다 읽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모르겠어요. 이것도 직업적인 거랑 맞닿아 있는 것 같아요. 많이 잘 읽으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고 더 좋은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래서 항상 책을 사지만, 다 읽지 못하는 것에 대해 콤플렉스 같은 걸 갖고 있나 봐요.
지혜 내가 어떤 책을 완독하게 될 때는 보통 두 가지 경우인 것 같아요.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못 자겠다 싶을 때, 심리적이나 상황적으로 궁금한 게 있거나 도움이 필요한데 내 마음을 꼭 알아주는 책이 있을 때. 사실 저도 그 두 가지 경우를 제외하고는 시간 여유가 있으면 모르겠지만 없을 때는 끝까지 잘 못 읽는 편이거든요. 제가 ‘책처방’을 하면서 느끼게 된 게 사람들이 생각보다 특정 분야를 편식해서 읽는 것과 완독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한다는 거예요.
혜원 (놀란 표정으로) 정말요?
지혜 저는 그럼 “하지 마세요.”라고 많이 말씀드려요. 책이 숙제는 아니잖아요. 내가 관심 있고 좋아서 읽는 건데 그것에 대해 약간이라도 압박감을 갖기 시작하는 순간, 더 읽기 싫어지는 것 같아요. 혜원님도 완독이 고민이고 스트레스라고 앞으로는 한 권 다 읽고 다른 책을 읽어볼까 하면 사실 더 못 읽을 것 같거든요.
혜원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책처방’이고 책으로 저를 설명하는 건데 ‘나는 제대로 읽은 책이 없는데 무슨 얘길 하지?’, 이런 생각 때문에 오면서부터 조금 부담스러웠어요. 그게 완독이라는 단어로 많이 표현된 것 같아요.
지혜 저는 사실 이 프로그램을 상담이라기보다 대화라고 생각해요. 제가 전문가라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제가 책에 대해 많이 알아서 이 일을 하고 있다기보다 저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걸 좋아하고 거기에 공감하는 걸 잘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게 책이니까 내가 들은 얘기를 바탕으로 이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한 권을 고른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어요. 저도 콤플렉스가 정말 큰 사람이었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하긴 했는데, 제가 좋아했던 책들은 문학작품이 아니라 관심 갖는 분야에 대한 책이었어요. 저는 출판사 편집자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해보니까 다들 뭐 《달과 6펜스》, 《데미안》.
혜원 멋있는 책들만. 저도 좀 멋있는 책들 위주로 썼어요. (웃는다.)
지혜 (웃으며) 약간 느껴졌어요. 그래서 나는 책을 많이 읽고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약간 수준을 나누게 되는 거예요. 제가 사적인서점을 열게 된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중 하나가 이건데요. SNS에 제가 읽은 책을 꾸준히 기록했어요. 그런데 어떤 분들께서 DM이나 댓글로 책을 안 읽던 사람인데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들을 보고 재미있어 보여 책을 읽기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한 달에 한두 권씩 읽는 독자가 되었다고, 책과 거리를 가깝게 만들어주어서 고맙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때 왜 책을 많이 읽고 어려운 책을 읽어야만 진짜 책을 읽는다고 생각했을까 싶은 거예요. 그러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책의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게 재미를 알려주는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혜원 와, 예상치 못한 사건이 인생을 바꿨네요.
지혜 제가 좋아하는 책 중에 《읽는 삶, 만드는 삶》이라는 책이 있어요. 프롤로그에 이런 말이 나와요. “책을 읽는다고 유능하거나 훌륭한 사람이 되지는 못한다. 모두 자기만큼의 사람이 될 뿐이다.” 저는 이 말을 항상 명심하려고 해요. 어떤 책을 읽든지 그걸 받아들이는 내 태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혜원님도 그런 것에 대한 강박을 조금 내려놓으시면 좋지 않을까요?
혜원 (생각하는 표정을 지으며) 제가 작년 말부터 지금까지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는 주제가 ‘Be yourself’예요. 나다운 거. 근데 사실 뭔가를 선택할 때 아무도 나를 보고 있지 않지만 내가 선택함으로써 보이게 되는 나를 생각하는 것 같기도 했어요. 오늘 책을 선택할 때도 그렇고. 그래서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긴 책을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지혜 이 사람들은 어떻게 자기만의 삶을 꾸려 나갔는지요?
혜원 네. 어떻게 나다운 걸 만들어 나갈까….
지혜 제가 요즘 느끼는 건 뭐든 밸런스인 것 같아요. 저도 책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었고 지금도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어요. 여전히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상태에서 비율을 조금 더 내가 좋아하는 것, 나다운 것들로 조율하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저는 전보다 조금 더 빨리 회복하고 내 안에 갖고 있는 뭔가가 단단해져 간다는 느낌이 들긴 해요. 혜원님도 그런 계기들이 있을 거예요. 저와의 대화가 그 과정일 수도 있고요. 이런 것들이 쌓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가 뭘 더 원하는 사람인지 알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책을 통해서 그런 걸 많이 배우기도 하고요.
혜원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도 여전히 어려운 거 같아요.
지혜 제가 오늘 혜원님이랑 나눈 얘기를 생각하면서 조금 더 나다운 것을 찾아가는 데 힌트가 될 수 있는, 아니면 용기를 줄 수 있는 책을 골라서 보내드리도록 할게요. 제가 혜원님이 지금까지 읽은 모든 책들을 파악하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미 읽은 책이 처방되는 경우도 가끔씩 있어요. 그럴 때는 제가 왜 그 책을 골랐는지 편지를 같이 보내드리니 ‘아, 이런 마음으로 이 책을 골랐겠구나’ 생각하고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둘이 마주 보고 웃는다. 혜원은 의자에서 일어난다. 문을 열고 나가는 혜원의 뒤를 지혜가 따른다. 은은한 불빛을 내던 조명이 어두워지고 막이 내린다. 멀리 발자국 소리가 들리고 피아노 연주 소리도 점점 작아진다.)
에필로그
“혜원님, 사적인서점입니다. 처방책 준비되었는데 몇 시쯤 방문 가능하세요?” 문자가 왔다. 마음이 급한, 그리고 마감이 급한 내가 책을 직접 찾으러 가겠다 말했기 때문이다. 일주일 전 갔던 길을 되짚어가며 조금 설레었다. 두 손에 가려지는 작은 상자를 한쪽 팔에 품고 돌아오는 길엔 그보다 세 배쯤 더 설레었다. 상자를 열어 바로 확인할 수도 있었는데 왜 20분이나 걸리는 길을 걸어왔는지. 발레 학교의 입학 허가 편지를 들고 방 안으로 들어갔던 〈빌리 엘리어트〉의 빌리처럼, 뜻밖의 선물로 여겨지는 이 상자를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조심스럽게 열어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녀와 나는 일주일 전 한 시간 동안 대화했다. 약 6000개의 단어, 스물일곱 권의 책, 열 명의 작가가 오고 갔다. 그것이 서로에 대해 아는 전부다. 그 시간이, 그 대화가 내 손에 한 권의 책으로 돌아왔다. 이런 건 이제껏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애정이다. 그리고 그녀는 노크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 내가 열고 싶지 않았던 문을 너무도 쉽게 열게 했다. 나는 ‘나다운 것’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리하여 내가 처방받은 책은 《무한화서》이다. 나는 처음 보는 이 책이 무척 마음에 든다. 책과 함께 받은 그녀의 편지 또한 책만큼 마음에 든다. 그래서 그녀가 보내준 편지의 일부와 함께 적어준 책 속 구절을 여기에 옮기는 것으로, 이 이야기의 막을 완전히 내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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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성복 시인의 대학원 시 창작 수업 내용을 아포리즘 형식으로 정리한 책입니다. ‘시’의 자리에 ‘글’을 넣어 읽으면 ‘보이는 나’가 아니라 ‘존재하는 나’를 위한 글쓰기로 안내하는 책이 되고 ‘시’의 자리에 ‘삶’을 넣어 읽으면 삶에 있어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나다운 삶을 꾸려가기 위해 질문하고 성찰하는 태도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 되지요.
“지금 우리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허위의식이에요. 우리가 내버리는 것들 안에 진짜 우리가 들어 있어요. 그중에는 보기 싫어 버리는 것도 있고,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고 버리는 것도 있어요. 언제나 버림받은 것들을 귀하게 여기세요.
세상에 버림받은 것들을 구제하는 게 문학이에요.”
사적인서점
‘책처방 프로그램’은 예약제로 진행되며 한 시간 정도 소요된다. 프로그램이 종료된 후 책 선정까지 일주일, 배송까지 최대 열흘이 걸린다. 비용은 1인 5만원으로, 프로그램 한 시간, 음료 한 잔, 처방 도서 한 권(배송)을 포함한 가격이다.
A. 서울시 마포구 서강로9길 60, 4층
H. instagram.com/sajeokinbookshop
O. 일~금 예약제 운영, 예약 없이 방문이 가능한 오픈데이 매주 토요일 13:00~20:00
에디터 김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