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가면 고구마로 아침을 때우는 사람이 있다. 소시지 빵으로, 바나나로, 각종 채소를 갈은 주스로 끼니를 채우는 다양한 풍경을 본다. 조금 더 시야를 넓혀보니 사람들은 취향에 따라 제각기 다른 아침밥을 먹고 있었다.
일본에서 혼자 사는 여자의 아침 밥상
오토나쿨 | 《도쿄일인생활》 저자
“제 밥상을 제 손으로 차리는 입장에서 아침 식사는 저녁이나 점심과는 또 다른 느낌이에요. 최대한 여유롭게 시간을 즐기자는 기분으로 준비할 때가 많죠. 평소 잘 안 하는 손 많이 가는 요리를 할 때도 있고, 칼로리 신경 안 쓰고 먹고 싶은 거 다 만들어 먹어요. 그래서 주말 아침 식사에서 정신적인 여유를 많이 찾는 편이에요. 아침을 준비하기 위해 조금 더 일찍 일어나는 것부터가 좋은 출발이라고 생각해요.”
평일 아침은 커피와 토스트, 사과와 바나나 같은 과일 등으로 간단히 해결한다. 하지만 주말 아침은 다르다. 한정식처럼 거한 한 상 차림은 아니지만 밥과 여러 찬으로 구성한 일본식 차림이나 샌드위치, 팬케이크도 만들어 먹는다.
이른 새벽의 차분함을 가장 좋아하는 여자의 아침 밥상
윤진 | 패션 콘텐츠 에디터, 매거진 《Achim》 발행인
“아침은 하루의 시작이에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잠 혹은 출근 준비 시간과의 저울질에서 아침을 탈락시키지만 저에게 아침 식사는 하루를 시작하는 중요한 의식이에요. 제대로 된 아침 식사는 저녁 식사와 열두 시간의 차가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최소 열 시간의 공복이 아침의 맛을 더 좋게 한다는 거죠. 그래서 저는 밤늦게 먹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가장 소중한 식사인 아침을 더 맛있게 먹기 위해서예요. 조금 더 괜찮은 내가 되기 위해 나 자신과 한 약속이죠.”
담백한 식사용 시리얼과 계절 과일 그리고 삶은 달걀로 아침상을 차린다. 가장 좋아하는 과일인 사과는 계절과 상관없이 매일 함께한다. 깨끗하게 씻은 사과를 한 입 베어 물어야 아침을 먹었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여행 가서도 꼭 챙겨 먹는다. 우유는 저지방 우유 혹은 두유로 선택하는데, 시리얼마다 맛이 달라지는, 다 먹고 난 후 남은 우유를 좋아한다.
고양이 두 마리와 아들 같은 남편과 사는 여자의 아침 밥상
임소영 | 프로그램 개발 매니저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남편과 대화를 나누면서 식사를 하는 시간은 하루의 시작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분주하게 일어나 헐레벌떡 출근하기보다 일찍 일어나서 나와 가족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게 내 몸과 마음을 소중히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또 어릴 때부터 아침을 꼭 먹는 가정에서 자랐어요. 거의 20년간 몸무게의 큰 변화 없이 살 수 있었던 것도 아침을 챙겨 먹는 습관 덕분이 아닐까 생각해요.”
부부의 아침 식사는 간단한 빵이나 채소, 과일, 차 등으로 차린 카페 브런치 같은 한 상이다. 취미가 베이킹이어서 전날 만들어놓은 빵이나 케이크가 올라올 때도 있고, 간단한 파스타나 주먹밥으로 차려질 때도 있다. 최근 꾸린 베란다 텃밭에서 가꾼 채소도 중요한 식재료다.
일곱 살과 세 살 남매를 키우는 엄마의 아침 밥상
한송이 | 주부
“아침 식사는 건강을 위해서 꼭 챙겨 먹어야 해요. 특히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이 있어서 더욱 균형 잡힌 아침을 먹이려고 노력하죠. 아침에 뇌가 활성화되려면 꼭 식사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확실히 아침을 먹은 날과 먹지 않은 날은 정신이 맑아지는 정도가 다른 것 같아요.
바쁜 아침 빨리 만들 수 있는 음식이 주된 아침 식사다. 채소를 넣은 볶음밥이나 주먹밥, 우유와 과일을 곁들인 빵과 시리얼 등 매일 식단은 바뀐다. 성장하는 아이들을 위해 최대한 필요한 영양소를 채워서 밥상을 차리려고 고군분투한다.
스물다섯 살 자취생의 아침 식사
김유진 | 간호사, 프리랜스 캘리그라퍼
“첫 단추를 잘 꿰어야 다음이 좋다고 하잖아요. 아침은 저에게 하루의 첫 단추 같은 존재예요. 아침을 제대로 못 챙겨 먹거나 인스턴트 음식으로 대충 때우면 하루 종일 힘도 없고 일도 안 돼요. 반면에 아침 첫 단추를 잘 꿰면 일도 효율적으로 되고 생기 있는 하루를 보낼 수 있어요. 부담스럽지 않은 범위 내에서 건강하고 든든한 음식으로 아침을 먹으면 활력 넘치는 하루가 되죠.”
한 컵 형태의 아침 식사를 즐긴다. 그녀에게 아침이란 어디서든 먹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늦잠을 자면 출근길에, 혹은 사무실에서 오전 업무 중 간편하게 섭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로 바나나와 케일, 바나나와 아보카도를 아몬드유와 함께 갈아 마시거나 무첨가 두유에 하룻밤 재워놓은 오트밀이나 요거트에 과일을 쌓아 먹는다.
첫 아이를 임신한 임산부가 준비하는 아침 밥상
김서희 | 주부
“아침 식사는 꼭 먹자는 주의예요. 사회 초년생일 때는 아침을 거르고 다녔는데, 점점 나이가 드니 체력이 나빠지더라고요. 그래서 아침에 주먹밥이라도 대충 만들어서 무조건 먹고 다녔어요. 그렇게 하고 나서는 오전 출근과 근무 시간에 피곤함을 덜 느끼게 되더라고요. 요즘엔 기상과 동시에 아침 밥상 메뉴부터 생각해요(웃음)”
웬만하면 아침은 거르지 않고 먹는다. 일어나서 가장 먼저 공복에 사과 반쪽을 먹고 토마토 주스를 매일 만들어 마신다. 골고루 먹어야 하지만 체중 조절을 위해 현미밥에 채소나 두부로 차려진 아침상을 좋아한다. 매일 아침 차려 먹기엔 몸이 힘들어 이틀에 한 번 정도는 남은 통닭이나 피자를 먹기도 한다.
까칠한 입맛의 딸, 잘 먹는 딸, 편식하는 아들을 키우는 주부의 아침 밥상
김수진 | 주부
“아침밥을 굶으면 에너지 부족으로 활동을 위한 신체의 준비가 불충분하다고 해요. 그래서 아침 식사는 꼭 챙기죠. 회사 업무로 두뇌 활동과 신체적인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남편과 성장기인 아이들이 아침을 먹음으로써 에너지가 생긴다는 생각으로 아침을 만들어요. 규칙적인 식사는 균형 잡힌 성장과 비만도 예방할 수 있으니까요.”
아침을 먹는 구성원에 따라 단품으로 차릴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침 식사는 가득한 한 상 차림이다. 제철에 나는 채소나 과일, 맑은 국, 속에 부담이 없는 죽 등 그날그날 날씨나 가족의 컨디션 등을 고려해 음식을 만든다. 인스턴트나 가공 식품을 자제하는 식단에서 엄마의 마음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