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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식 땅따먹기
놀이터 산책
둘째 수하가 태어나고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첫째 수리가 “엄마는 수하만 사랑해.”라고 하더니 따로 자겠다고 해 깜짝 놀란 적이 있다. 평소 수리에게 더 잘해준다고 생각했는데 수리는 그렇게 느끼지 못했다는 데 당황했고, 또 갑자기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걸 보니 마음속에 담아두었다가 하는 말 같아 놀랐다. 그 일로 수리랑 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더 애정을 쏟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단둘이 미술관이나 동물원을 가보면 어떨까 싶어 수리에게 물었다. “엄마랑 어디 가고 싶은 데 없어?” 너무 먼 장소를 얘기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수리의 대답은 의외였다. “놀이터!”
동네 놀이터에 가는 게 어려운 일도 아닌데 생각해보니 놀이터에 함께 간 지도 오래된 것 같았다. 큰맘 먹고 시간을 내 멀리 가보려 했는데, 아이는 그저 엄마랑 편안한 동네 놀이터에 가는 것을 더 원했다. 주말이나 방학이 되면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다. 아마도 아이에게 새로운 곳에서 색다른 경험을 하게 해줘야 한다는 책임감과 부담감 때문일 거다.
우연히 EBS의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속마음을 엿보게 된 적이 있다. 프로그램에는 한 가족이 등장했다. 아빠와 엄마가 초등학생인 아이를 데리고 매주 놀이동산, 동물원, 식물원, 키즈카페 등 열심히 알아본 장소에 가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가족이었다. 아이에게 늘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는 생각에 부모는 뿌듯해했고, 가족은 단란하고 화목해 보였다. 하지만 아이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부모님을 위해 간 거지 나를 위해 간 건 아니에요.”
그동안 놀러 갈 때마다 부모는 아이에게 어디에 가고 싶은지 묻지 않았고, 아이가 물어도 “가보면 알아.”, “정말 재미있는 곳이야.”라고만 이야기했다고 한다. 물론 엄마, 아빠와 함께한 시간과 그 장소는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고, 가족 간의 유대감 속에서 새로운 자극도 받았을 것이다. 다만 아이는 엄마, 아빠의 나들이에 따라갔을 뿐 자기가 놀러 간 기분은 들지 않았다는 얘기다. 만약 목적지를 정하기 전에 아이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함께 의논했다면? 차 안에 가만히 앉아만 있는 게 아니라 엄마, 아빠랑 즐겁게 나들이 이야기를 하고 함께 갈 장소를 상상했다면 더 즐거운 기억으로 남지 않았을까?
새로운 곳, 새로운 경험에 얽매이느라 정작 함께할 아이는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아이와 직접 의논하고 함께 결정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정이다. 그리고 어른이 생각하는 특별한 장소나 놀이보다 아이가 원하는 가깝고 일상적인 놀이터와 놀이가 아이에게는 더 큰 즐거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동네 놀이터 탐방이나 옆 동네 놀이터 나들이도 아주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프랑스식 땅따먹기
마헬
프랑스 유아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놀이인 마헬marelle. 크레용과 돌멩이나 막대기 하나면 충분하다. 우리나라의 땅따먹기랑 비슷한 이 놀이는 놀이터 바닥에서 쉽게 할 수 있다. 숫자를 익히기에도, 몸의 균형감각을 키우기에도 정말 좋고, 한국식 땅따먹기를 마스터한 아이들에게도 재미있는 놀이다.
준비물 크레용, 돌멩이 또는 막대기
놀이 방법
1 땅 위에 크레용으로 마헬 모양을 그려요. 마헬의 각 칸에는 1부터 8까지 적고 맨 아래에는 땅terre, 맨 위에는 둥근 모양의 하늘ciel을 그려요.
2 순서를 정하고 순서대로 출발해요. 먼저 돌멩이를 1에 던져요. 돌멩이가 1에 있을 때는 1은 밟지 않고 뛰어넘고, 한 발로 8까지 갔다가 돌아오면 돼요. 4, 5와 7, 8에선 두 발을 동시에 디딜 수 있어요. 다만 돌멩이가 4, 5, 7, 8에 없을 때만 가능해요.
3 돌아올 때는 던진 돌멩이를 주워 다시 땅까지 와야 해요.
4 돌멩이가 선 밖으로 나가거나 선 위에 떨어지면 차례가 다음 사람에게 넘어가요. 점프를 할 때도 선을 밟으면 안 돼요.
5 제일 먼저 하늘에 도착하는 사람이 이기는 놀이예요.
에디터 김현지
글 신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