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만드는 마음

새소년—아티스트

새소년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

아침마다 서로에게 ‘오늘의 노래’를 추천해주는 친구가 있다.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는 그녀가 언젠가 나에게 보낸 노래다.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데, 되게 좋아.” 새소년의 음악을 두고 어디선가는 ‘새소년스러운 음악’이라고 했다. ‘새소년스러움’에 대해 생각하다, 직접 질문을 던졌다.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
00:03:49

눈을 뜬 오늘도 눈감을 일 없네
이 밤에 공기는 새로울 일 없네
아무도 눈뜨지 못하는 하늘에
여전히 하나는 저기 영롱하게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
아침이 오면은 사라질 걸 알면서
아지랑이 피어오던 그 어느 밤에 앉아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 꿈을 그려요

모르는 척 눈감을 수 없었던 건
나를 마주쳤기 때문이야
모르는 척 눈감을 수 없었던 건
너를 마주쳤기 때문이야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
아침이 오면은 사라질 걸 알면서
아지랑이 피어오던 그 어느 밤에 앉아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 꿈을 그려요

새소년은 황소윤(보컬, 기타), 강토(드럼), 문팬시(베이스)로 구성된 3인조 밴드다. 황소윤과 강토가 프로젝트로 시작한 밴드를 모태로 2015년에 결성되었으며, 2016년 문팬시가 합류하며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결성 6개월 만에 음원도 발표하지 않은 상태에서 신한카드 펜타루키즈 결선에서 은상을 받으며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무대에 올랐다. 2017년 6월 데뷔 싱글 앨범 [긴 꿈]을 발표했고, 2017년 10월 첫 번째 EP [여름깃]을 선보였다.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는 [여름깃]의 첫 번째 트랙이자 타이틀 곡이다. 새소년은 이들이 우연히 본 오래된 잡지의 제목에서 따온 이름이지만, 새소년의 ‘새’는 ‘새로움’이나 ‘하늘을 나는 새’를 의미하기도 한다.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 있나요?

황소윤 네. ‘나새’라고 불러요.

 

그럼 저도 ‘나새’라고 부를게요. 첫 번째 EP의 1번 트랙이자 타이틀 곡이에요. ‘나새’를 새소년의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황소윤 곡마다 분위기가 달라서 대표곡이라고 꼽을 수 있는 게 없어요. 반대로 어떤 곡을 골라도 대표곡이 될 수 있다는 건데… ‘나새’가 대표곡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요.

 

‘나새’는 2015년에 소윤 씨가 직접 제작했던 데모 앨범 [16-19]에 수록되었던 곡이죠?

황소윤 [16-19]는 열여섯 살부터 열아홉 살까지 제가 만든 곡들을 담아 놓은 모음집 같은 거예요.

 

정확히 몇 살 때 쓴 곡이에요?

황소윤 열일곱? 열여덟?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요. 그냥 제가 집에 있는 시간도 많았고 워낙 외로움을 많이 탔어요. 아마 저희 집에 놀러 온 친구가 먼저 잠들고 나서 가사와 멜로디를 썼던 것 같아요.

 

그때 느낀 외로움은 어떤 건가요?

황소윤 주로 밤에 느끼는 공허함 같은 게 많았어요. 인간적인 외로움도 아니고 사랑이 고픈 것도 아니고, 그냥 텅 빈 것 같은 느낌. 밤에 잠을 잘 못 자기도 했고요. 다들 그런 시기가 있잖아요. ‘노잼시기’라고 말하는(웃음). 가사도 느꼈던 바를 그대로 적은 거예요. 새벽에 잠들지 못하는 것, 이 밤이 힘들어도 낮이 되면 다 없어지는 걸 안다, 이런 내용이에요.

 

새소년의 ‘나새’가 되며 달라진 부분이 있나요?

황소윤 제 데모 앨범 작업을 하며 강토 오빠를 처음 만났어요. 그 후 새소년을 만들게 됐고, 앨범 작업을 하기 전까지는 이전 버전으로 쭉 공연을 해왔죠. 데모 앨범 버전은 조금 더 거칠고 러프했어요.

강토 새롭게 녹음할 때 낡은 심벌 같은 것도 쓰고 옛날 드럼 세트도 쓰고, 사운드적인 시도를 많이 했어요.

 

새소년에 대해 검색하면 ‘새소년스러움’이라는 말이 많이 나와요. ‘새소년스러움’이라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황소윤 ‘새소년스러움’이라는 단어 자체는 밴드를 결성할 때부터 사용했던 말이에요. 밴드를 하다 보면 ‘우리는 이런 밴드입니다.’ 하고 소개하는 글을 쓸 때가 많거든요. 저희가 가진 곡들의 장르로 ‘새소년’이라는 밴드를 소개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나새’나 ‘긴 꿈’, ‘파도’, 세 곡만 비교해보더라도 완전히 다른 장르로 구분할 수 있거든요. “‘얼터너티브 록’, ‘인디 록’ 등으로 우리를 규정할 수 있을까?” 그렇게 결정하는 순간 또 그런 노선을 밟아야 하잖아요. “최대한 규정하지 말고 넓은 영역 안에서 놀아보자.” 그래서 그냥, ‘우리는 새소년스러운 음악을 합니다.’라고 했던 거예요.

 

곡들을 한 앨범에 담는 게 어렵진 않았나요?

황소윤 [여름깃]을 준비하면서 곡 간의 격차를 줄이는 작업을 많이 했어요.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기타 사운드가 통일감이 있어요. 빈티지하고요. 중구난방인 것들을 최대한 한방으로 묶을 수 있는 작업을 했는데, 이전에는 격차가 더 심했어요.

 

곡 순서도 신경 쓴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한 곡씩 듣는 것보다 1번 트랙부터 6번 트랙까지 차례로 듣는 게 좋았어요. 6번 트랙 ‘새소년’이 에필로그 같은 느낌도 있고요.

황소윤 고민 많이 했어요. 같은 프로덕션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끼리 순서를 적어서 내기도 했고요. 두 가지 포인트가 있어요. 첫 번째는 1번 트랙이 ‘나새’인 거예요. ‘나새’는 제 목소리나 악기들에 레이어가 많잖아요. 아름 답기도 하고 서정적이기도 하고, 끝으로 갈수록 강렬해지기도 하고요. [여름깃]이라는 앨범의 포문을 열기에 가장 적합한 곡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5번 트랙 ‘파도’로 정점을 찍고 마지막 곡이 ‘새소년’인데요, 그게 두 번째 포인트예요. ‘파도’로 강렬하게 이어지다가 ‘우리는 이런 밴드입니다.’ 하고 문을 닫는 거죠.

‘나새’도 그렇고 가사에 ‘밤’이 들어간 곡이 많아요. 새소년에게 밤은 어떤 시간인가요?

황소윤 낮에 모은 영양분을 밤에 쓰는 느낌이에요. 낮에 본 것을 정리하는 거죠. 그래서 주로 밤에 작업해요. 밤에 느끼는 것도 많고요. 감정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잖아요.

 

잠들지 못하는 밤에는 그럼 곡 작업을 하는 건가요?

강토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에요. 저는 넷플릭스로 <셜록>이라는 영드(영국 드라마)를 봅니다. 너무 재미있어요.

 

최근 외로움을 느낀 적은요? 외로움을 노래하는 가사잖아요.

문팬시 외로운 건 아니고 공허한 적은 있어요. 공연 끝나고 지하철 타고 집에 갈 때 ‘공연한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잘했고, 즐겁게 인사하고 헤어졌는데 뭔가 후련하지 않다고 해야 하나? 어떻게 설명할지 모르겠어요. 아쉬움은 아니고 뭔가 복합적인 감정인데, 공허하다는 것에 가장 가까운 느낌인 거 같아요.

 

사람은 곁에 있는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잖아요. 곡을 쓰는 입장에서 소윤 씨에게 두 분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궁금해요.

황소윤 둘에게 느끼는 게 조금 다른데, 일단 강토 오빠 같은 경우에는 제가 접하지 못했던 옛날 음악들을 많이 알고 있어요. 리듬이나 곡의 전개 부분에서 시도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는 것 같아요. 재완 오빠(문팬시)는 제가 신경 쓰지 못하는, 조금 더 디테일하고 전문적인 부분에 많은 도움을 줘요.

 

가사가 시 같아요. 가사를 쓸 때 단어의 의미를 고심하는 편인가요?

황소윤 엄청 신경 써요. 최대한 제 감정과 일치되는 것, 뻔하지 않은 단어를 선택하려고 많이 노력해요. ‘시적이다’라고 해주시는 표현들이, 제가 시적으로 써야지 했다기보다는, 그냥 제가 느낀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 최대한의 표현을 사용하려고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아요.

 

‘파도’에 등장하는 ‘달사람’은 어떤 사람이에요?

황소윤 ‘파도’라는 곡 자체가 제가 꾼 꿈을 배경으로 한 거예요. 춤을 추며 죽은 사람을 떠나보내는, 그런 모순적인 상황이었어요. 죽은 사람이 ‘달사람’이라는 인물이고, 그게 누군지는 나도 몰라요. ‘파도’ 뮤직비디오와 배경이 같았어요. 바다가 있고 절벽이 있고 모래가 있는 공간, 모닥불 주위에서 사람들이 환희에 찬 춤을 추고 되게 큰 달이 떠 있었어요.

 

‘나새’ 뮤직비디오도 인상적이에요.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가 떠오르기도 하고요.

황소윤 뮤직비디오를 만들 때 대부분 제가 디렉팅을 하는 편이에요. 곡을 만들 때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어요, 항상. ‘긴 꿈’도 그렇고 ‘파도’도 그렇고요. ‘나새’ 같은 경우에는 흑백에 예술 영화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기묘하게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나새’라는 곡이 가사도 그렇지만, 악기가 들려주는 묘함이 있거든요. 그런 이야기를 감독님께 전달했더니 베를린에서 찍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갔죠.

 

제가 비슷하게 봤네요. 소윤 씨가 어떤 인물을 연기한 건가요?

황소윤 모르겠어요. 아마 감독님은 알겠지만, 저는 걸으라고 해서 걷고 가라고 해서 가고 쳐다보라고 해서 쳐다보고…(웃음). 그런데 외로움이 황소윤을 보는 내용이에요. 시점이 황소윤이 아니라, 〈베를린 천사의 시〉와 비슷하게 천사라고 할 수 있는 외로움이 황소윤을 보는 거죠. 그걸 생각하고 뮤직비디오를 보면 더 재미있을 거예요.

 

뮤직비디오를 찍으러 베를린까지 갔는데, 다른 분들은 등장하지 않아 아쉽지 않았어요?

문팬시 가려고 했는데, 다른 여러 사정이 있어서 못 갔어요.

 

세 분이 등장했으면 완전 다른 느낌의 뮤직비디오가 됐을 것 같아요.

강토 뮤직비디오 보니까 혼자 나오는 게 나았겠다 싶더라고요(웃음).

 

소윤 씨가 직접 만든 영상을 유튜브에서 봤는데, 소윤 씨는 어떤 형태든 기록에 능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황소윤 제가 일기를 안 써요. 그래서 그런 기록들을 최대한 다른 매체를 통해서 하려고 노력하고, 좋아해요. 새소년의 앨범이나 활동 자체도 저의 기록이 되겠죠.

 

마지막 질문이에요. 새소년을 소개하는 글을 많이 쓴다고 했어요.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문장으로 새소년을 소개할 수 있을까요?

강토 처음 새소년을 시작할 때 그런 생각을 했어요. 다들 좋아하는 것도 다르고 아직 정리된 것 같지도 않은데, 뭔가 재미있는 게 나올 수 있겠다.

 

본인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을 하는 밴드라는 의미인가요?

황소윤 그리고 뭐랄까, 영화 같은 순간이 많았어요. 새소년의 역사나 지금까지 온 것이, 특정한 게 하나도 없었거든요. 앞으로 갈 날도 많지만, 그런 스토리가 가끔 되게 신기해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우리도 모르는 게 많아요. 그래서 재미있는 게 있지 않을까….

 

모르기 때문에 기대되고 재미있는?

황소윤 네. 어떻게 될지 진짜 몰라요(웃음).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열정에 끌리게 되어 있어. 자신이 잊은 걸 상기시켜 주니까.” 〈라라랜드〉의 대사다. 열정을 착취당하는 사회에서 살다 보면 열정의 ‘열’만 들어도,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하며 냉소하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도 모르게 끌리는 열정을 발견할 때가 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을 하는 새소년을 볼 때 저 대사가 생각났다. 그리고 열정이라는 주머니에서 삐죽 튀어나온 빛나는 재능까지. 새소년은 이제 막 시작한 밴드다. 여러 질문을 던지고 돌아오던 길, 나는 앞으로 이들이 더욱 궁금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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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혜원

포토그래퍼 Hae Ran 장소 협조 mk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