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변화하는 존재로

신시연 — 콘텐츠 크리에이터

그를 처음 만난 건 영상 속이었다. 편안한 차림새에 유쾌한 몸짓으로, 손에 쥔 책에 열광하던 사람. 콘텐츠 크리에이터 ‘쩜’이 들려주는 책 이야기에 종종 귀 기울이다, 영상 너머의 신시연이 궁금해졌다. 뜨거운 여름날 만난 그는, 책에서 만난 삶으로 나를 이루어가는 중이었다. 마음을 움직인 문장에 삶의 궤도를 용감하게 바꾸며, 얼마든지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존재였다.

책을 왜 좋아하는지도 궁금해지네요. 

혹시 ‘키자니아’라는 곳 아세요? 어린이 직업 체험 공간이에요. 그곳에서는 소방관도 파일럿도 사육사도 될 수 있어요. 키자니아의 목표는 아직 어떤 직업을 갖고 싶은지 잘 모르는 아이들이 이것저것 체험하면서 자신을 찾아나가는 일이겠죠. 독서의 목표도 똑같다고 생각해요. 페이지를 펼치면 내가 경험하기 어려운 세계에 들어갈 수 있고, 등장인물의 가감 없는 생각을 모두 알아챌 수 있어요. 그렇게 간접 경험을 계속하면서 등장인물이 주는 교훈, 그 사람의 태도 같은 것들을 하나둘 모아 나를 이룰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책을 좋아하고, 계속 읽으려고 해요. 

 

독서 취향이 궁금해지네요. 좋아하는 장르, 손이 잘 가지 않는 장르를 이야기해 볼까요? 

좋아하는 장르는 소설이에요. 자주 읽지 않는 장르는 에세이고요. 지금 살아 있는 사람보다 죽은 사람들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가서요. 요즘은 에세이 읽기를 시도해 보고 있는데 역시 자주 실패하곤 해요. 《리타의 정원》, 《애정 행각》,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는 재밌게 읽었어요, 저도 제 취향을 잘 모르겠네요(웃음). 

 

소설은 왜 좋아하나요? 

깨달음을 주려고 한 것 같지 않은 대목에서 깨달음을 얻게 될 때가 많아요. 알베르 카뮈의 《행복한 죽음》에서는 한 연인이 영화관에서 다투는 장면이 나와요. 그때 주변에 있는 관객이 “곧 영화가 시작되니 조용히 해달라.”고 말하는데, 저는 그 대목에서 예술을 대하는 태도를 배웠어요. 실제 내 앞에 있는 사람과의 불필요한 언쟁이 아닌 영화, 즉 예술로 바로 눈을 돌려 몰입하는 태도가 정말 감명 깊었거든요. 영화는 대본으로 만든 가짜 현실인데도 말이에요. 

 

내 삶에 가르침을 준다는 느낌을 받은 거네요. 

머릿속에서 뭔가 풀리지 않은 채 응어리져서 계속 떠돌아다닐 때가 있어요. 그에 대한 해답을 책이 돌려 말하지 않고 명확하게 제시할 때, 책은 진짜 삶을 담고 있다는 걸 깨닫고 더 빠져들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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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차의진

포토그래퍼 김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