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꼬마의 장난감

프리다의 가족

그 꼬마의
장난감

프리다의 가족

헬싱키 공립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이 집에서 자신의 장난감을 가져온다. 유치원에 있는 것과 같이 두거나 친구와 바꿔서 가지고 놀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아주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프리다Frida는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장난감을 가지고 오는 아이다. 어느 날 이 꼬마의 방이 궁금해졌다.

유치원마다 분위기는 다르지만 일주일에 한 번 아이들이 개인 장난감을 가져오는 날이 있다. 물론 유치원에도 장난감은 있다. 각 반에는 다양한 종류의 장난감이 연령별로 잘 정리되어 있고, 아이들은 정해진 시간 안에 그것을 자유롭게 가지고 논다. 핀란드에서는 미취학 아동이 놀면서 성장하고 발전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놀이 문화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마당에서 야외 활동을 하는데, 이때도 역시 장난감을 꺼낸다. 아이들은 저마다 즐기고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다. 코스튬 놀이를 할 때 공주 옷을 입는 것에 만족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역할극을 꾸미는 아이도 있다. 친구에게 배역을 주고 종이 티켓을 만들어 사람들을 초대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지켜보면 어른들은 절대 생각해내지 못할 아이디어가 쏟아진다. 이곳에서는 무엇이든지 유난스럽지 않은 적당한 기준을 갖는다. 그건 아이들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연에서, 놀이터에서, 실내에서 시간을 보낼 때 모든 것이 적당히 그리고 짜임새 있게 이뤄진다. 얼마 전 헬싱키 도심에 거주하는 평범한 가족을 만나 이런 부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유치원에 가장 많은 장난감을 가지고 오는 프리다의 집이었는데, 피아Pia와 얀에릭Jan-Eric 부부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프리다 가족의 여가 시간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요.

우리는 계절이나 날씨에 상관없이 근처 숲에 자주 나가는 편이에요. 야외 활동을 하지 않을 때는 타블렛으로 게임을 하거나 스케치북에 같이 그림을 그려요. 놀이에 관해 무엇이 좋고 나쁘다는 기준을 정하지 않아요. 다만 뭐든지 적당히 하는 게 중요하죠. 프리다도 우리도 한 가지 놀이에 집중하지 않아요.

아이에게 장난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나요? 

그럼요. 밖에서 뛰어놀거나 취미 생활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라면서 자신의 장난감을 갖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첫째 아이 카스페르Kasper의 장난감이 여기저기 있었는데, 지금은 ‘리틀 프린센스(가족이 부르는 프리다의 애칭)’의 액세서리가 집 안 곳곳에 있네요(웃음). 아들 카스페르와 딸 프리다가 선호하는 장난감은 조금 달라요.

자신의 장난감을 갖는 일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집에서 지켜보고 느낀 대로 이야기하면, 장난감은 창의력을 위한 도구라고 생각해요. 같은 것이라도 각자 가지고 노는 법이 다른데, 그 창의성에 놀랄 때가 많아요. 성공한 CEO들도 창의력 증진을 위해 직원들에게 노는 법play을 권장하잖아요. 

레고Lego가 그 좋은 예죠. 결코 장난감이 교육에 방해가 되거나 아이들을 중독시킨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자신의 장난감을 갖게 되면 장난감에 의존하지 않게 돼요. 우리는 가족 여행을 갈 때도 가방에 조그마한 장난감들을 넣어 가요. 막상 여행지에서 다른 놀잇감을 찾아 그것들을 찾지 않더라도 말이죠. 집에서도 마찬가진데요, 프리다는 막대기와 주방 용품을 갖고 두드리며 흥얼거리거나 휴지 심으로 쌍안경을 만들어요.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 않는다고 해서 불안해하거나 집착하는 경우는 없어요.

“아이들이 자라면서 자신의 장난감을 갖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장난감을 사주는 기준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마트에 가면 아이가 사달라고 할 때도 있지만 거기까지예요. 그리고 절대 비싼 것을 사주지는 않아요. 이건 여담이지만 카스페르가 태어났을 때 우리는 겨우 이십대 초반이었어요. 그래서 아들을 위해서라기보다 우리가 갖고 싶은 걸 샀던 것 같아요. 이를테면 아내는 인테리어 효과가 있는 핸드메이드 소품이나 목재 장난감을 사왔어요. 모던한 색상과 디자인을 선호했고요.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아이들 중 누구도 그걸 갖고 놀고 싶지 않을 거예요(웃음). 아들이 자라면서 <트랜스포머>나 <스타워즈> 같은 영화 캐릭터 피규어를 모았어요. 물론 아들만을 위한 건 아니었죠. 

세월이 흐른 지금, 우리는 조금 더 현명해졌어요. 지금은 온전히 프리다만을 위한 장난감을 찾아요. 평균적으로 두 달에 한 번씩 사주는 것 같고, 해외 출장을 가면 꼭 현지 장난감을 사주기로 약속해요. 그건 그 시간 동안 아이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일종의 보상이에요. 생일 때도 갖고 싶은 걸 물어보죠. 그 외에는 산타클로스 핑계를 대요. “산타 할아버지가 가져다주지 않을까?” 지금은 믿지만 나중에는 모르겠네요. 아, 해외 여행을 갈 때마다 미니마우스를 사요. 이건 우리 가족만의 문화예요.

요즘 핀란드에서 인기 있는 장난감은 무엇인가요? 

무민Moomin은 꾸준히 인기 있어요. 그래서 이미 많이 가지고 있지만, 새로운 시리즈가 나왔기 때문에 그것도 원할 거 같아요. 마이 리틀 포니My Little Pony도 좋아해요. 페파피그Peppa Pig나 영화 <겨울왕국>과 관련된 장난감은 여전히 인기가 많고요. 디즈니 영화는 분명 이곳에도 영향을 줘요. 아이들이 원하기 때문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죠. 그래도 특정 브랜드나 유행만을 좇지는 않고 아이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들로 골라요.

프리다도 유행하는 장난감을 갖고 싶어할 때가 있죠?

프리다가 자주 보는 유튜브 채널이 있어요. 여섯 살 라이언Ryan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그것에 대해 얘기하는 채널인데 수많은 팔로어를 보유한 인기 프로그램이에요. 주의 깊게 보진 않지만 아마도 장난감 회사들이 그에게 새로 나온 장난감을 계속 보내는 것 같아요. 프리다는 가끔 라이언의 장난감을 갖고 싶다고 해요. 그래서 종종 보지 못하게 할 때가 있어요. 프리다보다 여섯 살 어린 아이의 말에 현혹되는 것을 보면 가끔 이상해요. 그런 부분이 소비 욕구를 움직이는 것도 무섭고요. 예전에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보내오는 잡지나 장난감 카탈로그를 보면서 갖고 싶은 것에 동그라미를 치고 소망하곤 했어요. 하지만 요즘엔 그럴 필요 없이 온라인을 통해 바로 영향을 받죠. 우리 딸도 예외는 아니라 예쁜 것은 물론이며, 라이언이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장난감에 관심이 있는 건 사실이에요. 

가격은 어떤가요, 비싸다고 느껴지나요? 

핀란드에서는 대부분의 물건이 비싸죠. 장난감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보통 세일할 때 구매해요. 요즘에는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어 있기 때문에 상점을 통하지 않고도 인터넷으로 살 수 있잖아요. 확실히 원가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건 조금 다른 얘기지만 이런 구매 방식은 장난감 가게들이 문을 닫는 이유이기도 해요. 세계 최대 장난감 업체인 토이저러스Toysrus의 파산과도 관련이 있고요. 올여름 뉴욕으로 여행을 갔는데, 토이저러스 건물이 문 닫은 걸 보고 아이들이 크게 실망했어요. 

다 놀고 난 장난감을 처리하는 방법이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프리다는 카스페로와 열한 살 차이기 때문에 물려받은 장난감이 거의 없어요. 그땐 우리도 또 다른 아이, 그것도 여자아이를 갖게 될 거란 생각을 하지 못했지만요. 카스페로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들은 모두 중고 시장에 팔았어요. 절대 그냥 버리지는 않아요. 대부분 페이스북 리싸이클링 그룹을 통해 처분하죠. 같은 그룹을 통해서 구매하기도 하고요. 친환경적으로 재활용되는 순환 방식은 여러모로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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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오혜진

글 김은정 사진 티뮤 리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