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위에서 다시 태어나는

온택트 시대가 도래한 후, 온라인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예술계는 다른 국면을 맞이했다. 그중 가장 호황기를 맞은 건 ‘영상 콘텐츠’일 것이다. 한 손엔 핸드폰을 들고선 나와 맞는 작품을 찾아내고자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OTT 세상을 활보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SNS를 오가며 수백 편의 숏폼 영상을 소비하고 있다. 3D 영상으로 구현한 VR 전시 공간과 메타버스에서 공연을 즐기는 일 또한 어느새 그리 낯설지 않아졌다. 그간 극장과 전시장 같은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서만 예술을 마주했던 시대는 완전히 끝났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요즘, 온라인미디어 플랫폼은 그 무엇보다도 더 앞서서 미래로 향해가고 있다. 팬데믹 이후부터 서서히 온라인 환경 속에서 예술 생태계를 일구기 시작한 예술가들 또한 뿌리를 내리듯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중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사라진 드넓은 미지의 세계 속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고군분투하고 있을 예술가들. 그들이 좀더 멋진 항해를 할 수 있게끔 지도가 되어줄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추진하는 온라인미디어 예술활동 지원사업 ‘아트 체인지업Art Change UP’은 예술가가 자유롭게 창작 활동을 이어 나갈 수 있게끔 예술 생태계의 지반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또한 무너진 온·오프라인의 경계 위에서 관람객들에게 차별화된 예술 경험을 제시하고자, ‘온라인미디어 예술활동 누리집’을 마련하였다. 그곳에는 장르 간의 벽을 허물고 예술적 실험을 도모한 이들의 발자취들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내 손에 ON 예술, ON 세상 모두에게” 슬로건 아래, 그간 온라인미디어 예술활동 지원사업 ‘아트 체인지업’에 선정되었던 콘텐츠들을 언제 어디서나 관람할 수 있게끔 공개해 두었다. 방대한 온라인 세계 속 예술가와 관람객들이 서로 연결되도록 일종의 허브 역할을 하는 셈이다.

안은미컴퍼니 X 이태석

[Follow](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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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뽕축제>는 다양한 예술가들이 세계적인 현대무용가 안은미의 춤 세계를 자신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이를 작품으로 승화시키고자 마련된 온라인 축제이기도 하다. <Follow>는 <은미뽕축제>에서 선보인, 예술감독 안은미와 감독 이태석의 협업을 통해 제작된 작품이다. 15분 남짓 정도 되는 러닝타임 동안 영상은 안무가 안은미의 시선을 따라 묵묵히 흘러간다. 건물들과 사람들을 둘러보며 나부끼듯 지나치는 그의 모습은 꼭 목적 없는 산책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모든 걸음은 끝끝내 하나의 춤이 된다.

위트앤시니컬 X 김현우

[이미지 텍스트 아카이브] 시리즈(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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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의 터줏대감 ‘동양서림’의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작은 시집 서점 ‘위트앤시니컬’을 만나볼 수 있다. 시를 사랑하는 이들이 활자를 온전히 감각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공간을 운영하는 이들은 온라인에서도 문학을 공감각적으로 즐길 수 있게끔 실험을 시도했다. 시인이 언어로 직조한 이미지들은 영상 속에서 생생히 살아나 행간에 색다른 호흡을 더하고, 시적 체험을 가능하게끔 이끈다.

송송희 X 박수환

[규암리 149](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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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골목 풍경들이 지나간 다음, 한 사람이 너른 땅 위에서 깨어난다. 무언가를 잇고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듯한 동작을 수행하는 한 사람. <규암리 149>는 사라져 버린 집이란 공간을 조명하고, 기록하고자 하는 댄스 필름이다. 무엇이든 손쉽게 무너지고 순식간에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어 가고 있는 시대 속에서, 무용수의 몸짓을 통해 사라져 버렸던 공간은 새롭게 복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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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오은재

자료 제공 온라인미디어 예술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