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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중 가장 나답게 보내는 시간을 곰곰 헤아려 본다. 편안한 옷을 입은 채로 좋아하는 것에 손을 뻗는, 잠들기 전이 아닐까. 나른한 햇살을 옆에 둔 낮이든 하루의 문을 닫는 밤이든, 우리는 잠의 곁에서 익숙한 기쁨과 만난다. 누군가의 시선도 개의치 않고 오로지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는 시간, 그 틈을 채울 무언가를 둘러본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중요한 사항을 결정할 때마다 신에게 조언을 얻으려 했다. 신이 사람을 매개자로 하여 물음에 대답하는 일, 즉 신탁이 이루어지던 공간을 ‘델픽’이라 불렀다. 주어진 상황에 몰입하여 맞닿은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내듯, 델픽Delphic은 차를 통해 삶의 중요한 순간에서 심신을 정돈하도록 안내한다. 시그니처 블렌딩 티는 카페인과 디카페인을 모두 개발했는데 자연스러운 맛을 추구한다. 화려한 노트들은 잠시 인상적일지 모르지만 온전한 시간을 방해하는 뾰족함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찻잎의 품질을 가려내는 과정에서, 고소함과 달콤함 등의 밸런스를 조절하여 서로 다른 특색을 지닌 여섯 가지 차가 만들어 졌다. 차는 미각의 영역에 속해 있는 터라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감각적으로 와닿기 어려운데, 이런 아쉬움을 델픽은 디자인과 테이스팅 노트라는 요소로 달랜다. 먼저 차에 담긴 풍미는 패키지 일러스트와 컬러로 드러내고, 차의 특징은 수색과 향, 맛으로 구분하여 정리했다. 비율로 표현된 다섯 가지 향과 여섯 가지 맛으로 한 잔의 시간을 짐작해 보고, 델픽이 소개하는 다구까지 곁들인다면 섬세한 감성을 만끽할 수 있다. 자기 전, 따뜻한 차로 몸과 마음을 데워보자.
꾸준히 사랑받는 시그니처 디카페인 티. 깊은 숲속의 이미지를 향과 맛으로 표현한 샹그릴라는 레몬그라스와 레몬 버베나, 펜넬, 바질 등 순수한 허브 원료만을 배합했다. 드미테라는 카카오 쉘과 베리의 달콤함이 풍부한 티로, 은은한 시나몬 향과 루이보스의 산미가 조화롭다. 쓴맛이 거의 없어 밀크티 베이스로도 알맞다.
윤태성 작가와 협업한 티웨어. 계동에 자리한 델픽 매장에서 시그니처 티를 아이스로 주문했을 때 이 유리잔과 숙우에 담아 제공한다. 유리라는 소재와 질감이 음료를 아름답게 보여준다. 내구성이 뛰어나며 무게감이 부담스럽지 않아 자주 손이 간다.
1969년 7월 20일. 그날은 인류가 처음으로 달에 발을 내디딘 날이자 ‘태초의 아담 이후 가장 외로웠던 인간’이 탄생한 날이다. 아폴로 11호 사령선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는 동료들이 환호를 얻는 순간, 달 뒤편에서 모든 통신이 단절된 채로 역사상 가장 조용한 순간을 맞이했다. 모두가 안타까워했지만 그는 지극히 개인적이었던 그때를 만족감과 해방감으로 회상했다. 지구가 내려다보이는 자리에서 따뜻한 커피까지 마셨다고 하니, 우주선을 채운 고요함과 평화가 얼마나 아늑했을지 가늠해 본다. 콜린스Collins는 우리에게도 각자만의 “콜린스 모먼트”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나 자신만을 위한 시공간에서 편안함과 충만함, 사소한 즐거움을 느끼는 순간을 발견하길 바란다. 그래서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이 바로 향이다.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장면은 모두 고유의 향을 지니고 있다. 피어오르는 향을 쉽게 즐기기 위해선 인센스를 사용하는 데 방해물이 없어야 했다. 그 결과 인센스와 홀더, 트레이까지 콜린스는 단 하나의 제품에 모두 담았다. 이 제품을 통해 인센스의 매력을 느끼게 된 고객들도 많다고. 한 손에 알맞게 쥐어지는 콜린스 인센스 하나면 사소한 순간도 분위기로 마음에 기록된다.
‘향과 분위기를 즐기는 일은 누구에게든 쉬워야 한다.’는 생각을 담은 올인원 인센스. 콜린스만의 독창적인 구조로 슬라이드 케이스를 열면 홀더 역할을 하는 클립이 포함되어 있다. 과수원의 흙, 플로럴, 샌달우드와 과일, 아쿠아 등 다양한 내음을 만끽할 수 있다.
빈티지한 매력이 묻어나는 육각기둥의 성냥갑. 성냥개비 70개가 담겨 있으며, 뚜껑을 여닫는 구조로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성냥을 꺼내 겉면에 발라진 적린에 긁어 타오르는 불꽃을 마주한다. 분위기를 즐기는 일에 기쁨을 더하는 아이템.
휴식을 취해보려는 찰나, 문득 생각이 떠오른다. 곧이어 꼬리를 물듯 고민과 불안도 줄 잇는다. 복잡하게 꼬인 생각 더미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때 “잠시만!”을 외치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퍼즈플리즈Pause Please. ‘플레이Play’와 ‘스톱Stop’ 사이 ‘퍼즈Pause’와 눈을 맞춘 이곳은 바깥과 실내 사이에 멈춰 서서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아이템에 담는다. 퍼즈플리즈의 중심에 파자마가 자리한 이유는 브랜드를 꾸린 이들의 경험이 녹아 있다. 잠옷은 편하지만 가벼운 외출에는 입을 수 없었고, 주머니가 없거나 너무 얇은 소재라 금방 망가져 버리는 게 아쉬웠다. 퍼즈플리즈의 파자마는 오렌지와 코랄, 그레이민트, 스카이블루, 샌드베이지 등 다채로운 컬러로 마련되어 취향 따라 선택할 수 있고, 착용 시간이 길어도 접합 부분이 쉽게 망가지지 않는 봉제 방식을 선택했다. 잠을 다루는 브랜드이기에 지나치게 수수하거나 잔잔할 거라는 예상도 가볍게 뒤집는데, 매 시즌 감각적인 광고와 슬로건을 제작해 톡톡 튀는 에너지를 선보인다. 모든 영감은 집에서 나온다고 믿는 퍼즈플리즈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응원한다. 퍼즈플리즈 덕분에 휴식과 행위의 시간, 즉 잠옷을 입고 머무는 모든 시간이 즐겁다.
포근함과 따스함이 특징인 이태리 원사로 제작한 블랭킷. 고급스러운 소재와 ‘HOME’ 레터링을 가득 채운 디자인이 눈에 띈다. 머무는 공간의 감각을 높여줄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기에도 알맞다.
넉넉한 품과 다양한 사이즈로 남녀 모두 즐길 수 있는 파자마. 순면 소재에 통솔 봉제로 마감하여 옷 형태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여러 가지 컬러 옵션으로 상하의를 다르게 조합해 나만의 파자마를 만들 수 있다.
에디터 이명주
사진 델픽, 콜린스, 퍼즈플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