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ve Got a Friend in Me

유미와 영모

유미와 영모

2011년 7월, 옥인동 골목에 젊은 연인이 작은 가게를 열었다. 유미와 영모의 영문 이름의 철자로 지어진 이름, 카페 ‘와이엠YM’. 그 당시 주변은 모두 주택뿐이어서 손님은 동네주민이 전부였다고 한다. 2년이 넘어가는 지금, 연인은 부부가 되었고 가게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겼다. 그들은 여전히 서촌에 머물고 있었지만, 세 개의 테이블이 전부였던 좁은 공간에서 켜켜이 쌓아온 꿈들을 조금씩 펼치고 있었다.

여자가 입은 화이트 원피스 써스데이 아일랜드
남자가 입은 리넨 셔츠, 브레이슬릿 모두 써스데이 아일랜드

INTERVIEWE E
YM 김유미(27) & 구영모(30)

연인이었던 그들은 만난 지 1년 만에 카페를 열었다. 꾸준히 바리스타 일을 해왔기 때문에 카페 운영에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유동 인구가 적은 동네에서 카페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적었고, 그들도 조금씩 지쳐가는 듯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옥인동에 공원과 미술관이 생기더니, 와이엠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결국 작은 공간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원래 있던 자리에 소품 가게를 열고 카페는 더 넓은 곳으로 옮겼다. 그때부터 와이엠의 이름을 내건 제품들을 만들기 시작했고, 요즘에는 사진 전시에도 참여한다고 한다. 참 바쁘게 사는 그들.

‘너무 여유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 정도였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인터뷰 당일 그들이 가장 많이 한 얘기는 ‘재미있다’는 말이었다.

INTERVIEW

처음 생긴 카페

와이엠이라는 이름은 어떤 뜻이 있나요?
유미 처음에는 유미, 영모의 영문이름을 따서 만든 거였는데요. 와이엠 제품들을 만들면서 좀 더 의미 있는 뜻이 뭐가 있을까 찾다가, <토이 스토리> 배경음악인 ‘You’ve Got a Friend in Me’가 생각났어요. ‘당신의 가까운 친구가 되어준다’는 저희의 뜻과 잘 맞는 것 같아서 요즘은 이렇게 설명하기도 해요. 

유미 씨는 프리랜서로 모델 일도 하시고, 사진 작업도 하셨다고 알고 있어요. 영모 씨는 어떤 일을 했는지 궁금해요.
영모 저는 청담동, 압구정, 신사동에서 바리스타 일을 했어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미래에 생길 가게를 꿈꾸며 꾸준히 카페 일을 했죠. 청담동에 있을 때는, 저녁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일을 해서 낮에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유미를 만날 시간이 없었어요. 그런 게 반복이 되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유미 무작정 일을 그만두고, 적금을 깨서 한 달 동안 실컷 놀았어요. 그 이후에 생기는 걱정 때문에 불안해하기도 했지만 재미있었어요. 그러다 둘이 잘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카페를 알아보기로 했죠. 저도 관심이 많았고, 오빠도 일을 오래 해봤으니까 잘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서촌에 자리 잡은 이유가 있나요?
유미 ‘시세나 알아보자’는 마음으로 길에 있는 부동산에 들어갔어요. 작은 카페를 하려고 한다니까 아저씨가 처음에 경복궁 대로변을 추천해주시는데 다 마음에 안 들었어요. 그러다 ‘이런데도 있긴 있는데 보기나 하라’며 마지막으로 보여준 곳이 마음에 들었죠.
영모 그때는 그 골목에 아무것도 없어서 더 한적했어요. 처음 가본 곳인데도 길 자체의 느낌이 좋더라고요. 해 질 녘에 갔는데 앞에는 인왕산이 보이고, 피아노 학원에서는 피아노 소리가 들리고. 평화로운 동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희 둘 다 일터가 강남 쪽이라서 번잡한 분위기에 조금 질렸던 것 같아요. 그때 사업에 욕심이 많았다면 아마 그곳을 선택하지 않았겠죠. 

어느 순간부터 골목에 식당과 카페, 소품 가게들이 생겨났어요. 이곳에 모이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유미 수성동 계곡이 생기기 전에 옥인아파트라고 아주 오래된 건물이 있었어요. 저희가 왔을 때는 철거 예정이었는지 거의 폐허나 다름없었어요. 동네 자체가 유동인구가 별로 없는 곳이었는데, 미술관도 생기고, 계곡도 생기더니 어느새 산책길이 되어있더라고요.

저희의 입장에서는 정말 우연이었죠. 골목도 워낙 작고, 건물들도 다 작아서 저희같이 젊은 사람들이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이곳에 오는 것 같아요.
영모 재미있는 게, 와이엠이 이 동네에 거의 처음으로 생긴 가게다 보니, 부동산에서 저희 가게를 보여주며 동네 분위기를 소개하는 거예요. 테이블이 세 개밖에 없어서 동네 분들 몇 명만 앉아있어도 꽉 차있는 걸로 보였거든요. 세 명만 와도 잘되는 것 같고(웃음). 저희 가게를 중심으로 하나둘씩 생긴 것 같아요. 원래는 지하철역에서부터 퍼져서 오는 게 맞는데, 여기는 끝이잖아요. 반대쪽부터 발전이 된 게 신기하다고 하더라고요. 

처음 카페를 열었을 때, 주변에 아무것도 없어서 고립됐다는 느낌도 들었을 것 같아요. 처음부터 손님이 많지 않았겠죠?
유미 처음에는 하루에 한두 팀 정도만 오고, 장사가 너무 안되는 거예요. 그렇게 일 년이 지나갔죠. 그래서 접을까, 말까, 접을까, 말까 고민을 하던 찰나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오기 시작했어요.
영모 오히려 동네 분들이 저희를 걱정했어요. 먹고 살 수 있나, 걱정하셨던 것 같아요. 그래도 동네에 젊은 분들이 자주 찾아와주셨어요.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으니까 오시는 데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요. 여기는 사실 감자탕 집이 있어야 하는 곳이고, 컴퓨터 수리점이 있어야 할 자린데, 젊은 사람 두 명이 소꿉장난하는 것처럼 보여서 선뜻 들어오기가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단골손님한테 들은 얘기예요. 그러다 집 앞에 이런 카페가 있다는 게 편안하게 느껴지면서 자주 오게 되셨다고 해요. 지인들을 데리고 오기도 하고요. 그렇게 손님이 조금씩 많아지는 시점에 계곡이 생겨났고, 외부인들도 많이 오면서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손님들이 자주 찾는 메뉴가 있나요?
영모 ‘베리베리 요거트’요. 요거트는 저희가 직접 만들어서 담백하고, 베리 종류가 들어가서 상큼한 맛이 나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카푸치노도 추천합니다. 제가 바리스타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카페 사장님이 항상 카푸치노 한 잔을 부탁했어요. 커피에 대해 잘 모를 때라서 부담도 많이 되고 떨리더라고요. 사장님께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다른 메뉴보다 집중해서 만들었어요. 많이 만들어 본 만큼 실력이 늘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카푸치노를 만들 때는 엄청 진지해져요.

INTERVIEW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 주는 사람

3월에 카페를 이전하셨잖아요. 같은 시기에 소품 가게가 생긴 건가요?
유미 같은 날 오픈했어요. 3월 1일. 한두 달 정도 틈틈이 준비했어요. 정상적으로 영업하면서 준비하려니까 너무 힘들긴 했는데, 만들고 나니까 또 뿌듯하더라고요.

소품 가게를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유미 저희가 가게를 하면서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어서, ‘신혼여행 때는 꼭 제대로 쉬자!’ 하는 마음으로 가게를 한 달이나 쉬었어요. 자영업을 하면서 이렇게 길게 쉬기란 쉽진 않은데, 재미있게 보내자며 조금 길게 여행했어요. 저희가 계획한 건 ‘트래블 마켓’이었어요. 여행에서 돌아올 때는 빈 캐리어에 사고 싶은 것과 소개하고 싶은 것들을 한가득 채워서 왔어요. 보고 느낀 것을 사진과 영상으로 남겨서 가게의 벽면에 틀기도 했어요. 주변 반응도 괜찮아서 자신감을 얻기도 했죠. 그때까지만 해도 ‘나중에 소품 가게도 해도 재미있을 것 같아.’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가게를 내면서 직접 고른 제품, 빈티지 제품, 제작 제품을 구분해서 팔기 시작했죠.

물건을 고를 때 기준이 있다면요?
영모 슬로건이 ‘좋아하는 것들, 좋아하는 카페’에요. 와이엠을 열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저희가 좋아하는 것들을 어렵지 않게 접목할 수 있는 적합한 공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면, 음악이나 작은 소품들이 해당되겠죠. 다행히도 많은 분들이 찾아주고 있어요. 저희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손님들이 오는 것 같아요. 

만들고 계신 제품은 어떤 것들인지 소개해주세요.
유미 아직은 에코백이랑 디퓨저, 향초 정도인데요. 앞으로 문구류와 제지류의 제품들도 출시할 예정이에요. 디자인은 이미 완성됐는데, 순차적으로 진행하려고 해요. 가게도 운영하고 있으니까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나태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분기별로 일 년에 네 번 정도 제품들이 나올 예정입니다. 

제품을 만들 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있나요?
영모 모든 제품은 쓰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다이어리나 머그컵 같이 소소한 것들은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는 물건이잖아요. 그런 것처럼 구입했을 때,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려고 해요.

01 레이스 양말 써스데이 아일랜드 02 반지와 팔찌 모두 와이엠

03 여자가 입은 플라워 프린트 셔츠, 레이스 쇼트 팬츠 모두 써스데이 아일랜드 / 남자가 입은 스트라이프 티셔츠, 카멜 팬츠 모두 써스데이 아일랜드

INTERVIEW

가까이서 자주 하는 여행

체부동에 생긴 새로운 카페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요. 예전 카페가 빈티지했다면 지금은 모던한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유미 저쪽 가게에서 나름대로 사랑받을 수 있던 이유에는 빔, 복층 구조, 청록색 벽 같은 것들이 있어요. 그러한 요소를 이곳에 함께 가져올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넓은 공간에서는 자칫 촌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느 카페와 비슷하지 않은 곳을 한 번 만들어보자’는 마음이었죠. 이렇게 바가 앞으로 나오는 구조는 흔치 않거든요. 나름 만족을 했어요. 

카페를 쉬는 월요일에는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유미 집에 있는 일은 거의 없고, 많이 돌아다녀요. 다른 카페에 가기도 하고, 벼룩시장에도 자주 가요. 그래서 월요일에도 딱히 쉬는 느낌은 아니에요. 외근과 가깝죠.
영모 일주일 동안 저희가 하고 싶은 것을 정해놔요. 뭐가 먹고 싶은지, 어디를 가고 싶은지, 동선이 맞게 코스를 짜서 가는 편이에요.

유미 씨는 뜨개질을 좋아한다고 하셨잖아요. 그것 말고 또 다른 취미가 있나요?
유미 전공은 사진이지만 오히려 잘 안 찍게 되더라고요. 오빠는 롱보드를 타는 걸 좋아해요. 아, 그리고 저보다 사진 찍는 걸 좋아해요. 가로수길과 이태원에서 전시를 한 적도 있고요. 이번 달 말에 영국에 있는 아트 페어 전시에도 참여할 예정이에요. 외부적인 일도 많죠. 어느 날은 화가 나더라고요. 언젠가부터 딱 얼굴만 보면 일 얘기만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우리 왜 일 얘기만 해?” 하면서 한탄을 한 적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오빠가 “좀 쉬자. 안 할게.” 하더니, 오 분 후에 다시 일 얘기를 시작하는 거예요. 결국 포기했죠(웃음).
영모 단순히 카페를 넓힌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계획이 있기 때문에 어
떤 일을 해나가야 할지 생각이 너무 많아요. 그게 저의 일이니까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여행가는 일은 정말 어렵겠어요.
유미 여행을 너무 좋아해서 여행 에세이를 읽으며 항상 떠나는 것을 꿈꿔요.‘예전에 친구와 갔던 여행도 이만큼 좋았는데, 오빠랑 가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죠. 가게 때문에 갈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동안 투정을 많이 부렸어요. 

영모 그래서 제가 여행 에세이 그만 보라고 말했죠(웃음).

그럼 신혼여행이 두 분의 첫 여행인가요?
유미 홍콩엔 3박 4일 있다가 나머지 3주 정도는 태국에 있었어요. 신혼여행이 첫 여행이 될지는 몰랐는데, 말이 신혼여행인 거지 완전 배낭여행이었어요. 원래 제가 하는 여행 방식대로 가다 보니까, 당장 첫날에 잘 숙소도 없었죠. 딱 한 군데가 있었는데 침대가 따로따로 있다는 거예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따로 잤죠(웃음). 여행의 계기로, 앞으로 오빠와 하는 미래에 대해 자신감을 얻었어요. 계속해서 여행 계획은 하고 있어요.
영모 저희는 리조트에서 잔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그냥 형식적인 게 싫더라고요. 태국에서도 에어컨 없는 버스나 지하철만 타고 다녔거든요. 더 재미있었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 것 같아요.

한 달 동안 쉬어도 괜찮았어요?
영모 가게 문에 장황한 설명을 주저리 써놓고 갔어요. 청첩장도 붙여놓고. 사실 저희도 걱정이 많았죠. 그런데 돌아오니 오히려 전보다 손님이 훨씬 많아졌어요. 케이크나 꽃다발을 들고 오신 단골도 있었고요. 옆 가게 사장님이 말하길, 한국은 한 달 동안 완전 장마였었대요. 그래서 손님도 없었다고. 운이 좋았죠.

유미 씨는 혼자서 여행을 많이 가보셨다고 했는데, 좋은 기억이 많을 것 같아요.
유미 유럽에는 배낭여행을 갔었고, 필리핀에는 3개월 정도 산 적이 있었어요. 일본과 태국에 가 본 적이 있고요. 필리핀에는 아는 선교사가 있어서 간 거였어요. 선교하는 곳을 많이 따라가다 보니 오지체험을 많이 했어요. 그곳에서 다큐멘터리 촬영을 하면서 봉사활동을 했어요. 보통의 여행 분위기와는 많이 달랐어요. 재미있었던 기억은…. 하도 오래돼서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영모 제가 대신 말할게요. 이탈리아에 있었을 때, 어떤 잘생긴 남자가 뒤에서 씩 웃고 가는데, 외모만 보다가 소매치기당한 줄도 모르고 있었대요. 재미있기보다 슬픈 기억이죠.

여행은 아니지만 밤에 산책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들었어요.
유미 아무래도 일이 늦게 끝나다 보니까, 집에 바로 들어가기에 너무 아쉽더라고요. 보통은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서 산책을 해요. 야경이 너무 좋거든요. 청와대 근처는 5층 이상의 건물을 짓지 못해서인지, 한적하고 포근하단 느낌이 들어요. 날씨 좋을 땐 밑을 내려다보며 맥주 한 잔을 하기도 해요. 자그마한 차가 오가고, 개미 같아 보이는 사람들이 쉼 없이 일하는데, 저희만 그곳에 빠져있다고 생각하니까 유쾌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저희도 숨 한 번 쉬고, 다시 그곳으로 들어가야 했죠.
영모 한강도 자주 가요. 집 근처에 불광천이라고 한강으로 이어지는 개천이 있는데, 꾸미(강아지) 산책시킬 때 가곤 해요. 월드컵 공원도 가끔 가고요.

여자가 입은 체크셔츠, 미니 데님 원피스, 빈티지 패턴 양말, 에스파드류 모두 써스데이 아일랜드
남자가 입은 체크셔츠, 머스타드 쇼트 팬츠, 브라운 트래킹 슈즈 모두 써스데이 아일랜드

INTERVIEW

일상의 틈

가게에 있을 때 어떤 시간이 가장 행복하나요?
유미 밥을 먹고 가게에 와서 오픈 준비를 마친 후에요. 손님들이 몰려오기 직전의 시간이 있거든요. 그때 근처에서 맛있는 타르트나 케이크를 사서 커피와 함께 먹어요. 그게 일상인데 매번 좋은 것 같아요. 

원하던 걸 이루면서 잃은 게 있다면 무엇일까요?
유미 아무래도 저희만의 시간이 줄어졌다는 거겠죠. 한 번씩 ‘너무 열심히 사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요. 이렇게 살다 보면 눈 깜짝할 새에 할머니가 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영모 저는 그냥 이 모든 일들이 재미있어요. 일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그저 살아가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잃은 게 딱히 없는 것 같아요. 무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얻은 게 더 많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와이엠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유미 저희는 기교를 부리지 않아요. 정직하려고 노력하거든요. 과일주스도 정말 과즙으로만 만들고, 제품들도 최대한 본연의 성질을 살리려고 해요. 복합문화공간이라 하면 너무 거창하겠지만, 나중에 좋아하는 것들을 공유할 수 있는 카페가 되었으면 해요. 곧 홈페이지도 만들 건데, 그곳에서 판매를 하려고 하는 건 아니고요. 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계획하고 있어요.

에스닉 패턴 프린팅 빅백, 여권지갑 모두 써스데이 아일랜드
오른쪽 페이지 / 인디고 진, 페이즐리 패턴 슬립온, 레이스 패턴 에스파드류 모두 써스데이 아일랜드

그날, 체부동에서 옥인동으로, 옥인동에서 수성동 계곡까지 촬영장소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그들의 이웃을 만났다. 밥집, 꽃집, 공방 등 가게를 지날 때마다 그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이웃들을 보면서, ‘젊은 부부가 오래된 동네에서 예쁨과 인정을 받고 있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다. 그즈음 내 안에서는 ‘많은 돈을 벌고, 유명해지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하는 질문이 등장했다.

오래전, 대화가 끊긴 나의 이웃들이 떠올랐다. 그들은 내게 적막 아니면 소음이었던 것 같은데. 또 다른 가게를 내고, 더 큰 공간으로 카페를 옮긴 것은 분명 그들의 성장을 뜻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위로 올려봐야 하는 성공이라고 여긴다면, 와이엠은 아마 서촌에 스며들 수 없었을 것이다. 나란히 눈을 마주할 수 있는 인정이 지금 그들을 빛나게 해주고 있음을, 그들 역시 잘 알고 있겠지.

소품 가게 YM
서울시 종로구 옥인동 157-3

Tel 070-7756-6722

Open 화~일 12:00~21:00

월요일 휴무

카페 YM
서울시 종로구 체부동 18-5

Tel 02-395-6722

Open 화~일 11:00~22:00

월요일 휴무

AROUND 온라인 구독

어라운드의 모든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읽어보세요.

구독 시작하기

에디터 이혜인

포토그래퍼 박소영 의상협찬 써스데이 아일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