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meet strange words

사전을 찾아보면

when I meet
strange words

사전을 찾아보면

어릴 적엔 심심하면 사전을 꺼내 보곤 했다. 소설은 다부진 마음가짐으로 읽기 시작해야 했지만, 사전은 그렇지 않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펼쳐 궁금한 단어를 찾아봤고, 낯선 단어를 소리 내어 읽으며 즐거워했다. 어른의 나이를 갖고 나서도 종종 사전을 찾는다. 전처럼 가벼운 마음은 아니고, 조금 더 묵직한 마음이다. 이걸 만들었을 이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이걸 읽고 난 후에 대한 기대감으로 사전을 ‘읽는다’.

사전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이야기들

출판사 편집자들이 많이 보는 사전은
책을 만드는 편집자들에게 사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출판사 편집자들이 오랜 시간 사랑해온 종이로 된 국어사전은 민중서림에서 나온 《엣센스 국어사전》이라고 한다.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korean.go.kr)’을 애용한다.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사전뿐만 아니라 한글 맞춤법, 외래어 표기법 등 한글을 둘러싼 다양한 정보를 함께 얻을 수 있어 유용하다.

인쇄 출판된 최초의 국어사전은
개항기 이후 서양의 영향을 받으면서 학자들은 국어사전 편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몇 사람이 모여서 편찬하고 작업하다 중단되기도 했다고 한다. 한동안의 노력 끝에 인쇄 출판된 최초의 국어사전은 1938년에 만들어진 문세영의 《조선어사전》이다. 국내 최초로 간행된 이 사전은 이듬해에 수정, 증보판이 나왔고, 광복 이듬해에도 다시 나와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사전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과 영화
일본소설 《배를 엮다》라는 책은 날카로운 언어 감각을 지닌 마지메라는 사람이 한 출판사의 사전편집부에 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마지메와 편집부의 팀원들은 10여 년에 걸쳐 한 권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언뜻 사전 편집에 대한 이야기가 지루한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잊고 있는 ‘단어’의 소중함을 담백하고 흥미롭게 녹여냈다. 이 소설은 <행복한 사전>이라는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사라져 가는 종이사전
인터넷이 발달하며 종이사전의 수요가 줄었다. 출판사들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연간 사용료를 받고 포털 사이트에 사전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런 방식이 진행되면 신어를 반영한 개정판이 나오기 어려워진다. 출판사에서 콘텐츠를 받는 인터넷상에서 자연스레 낡은 언어들만 보게 되는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01 엣센스 국어사전

1974년 초판이 만들어진 엣센스 국어사전은 2015년 1월까지 6판, 10쇄까지 발행했다. 40여 년간 수많은 사람이 단어를 알아가는 데 사용했을 사전. 1974년 한글날에 쓰인 머리말과 2006년에 다시 쓰인 머리말이 앞뒤로 나와 있는데, 읽다 보면 이 사전의 나이가 새삼스레 느껴진다. 

민중서림 편집부 지음Ⅰ민중서림Ⅰ2,888쪽Ⅰ148x210mm

02 모험도감

모험에 필요한 다양한 재료, 방법, 요령 등을 모아둔 책이다. 이 책을 옮긴 이는 도감을 ‘어떤 일을 하다가 모르는 일에 부딪혀 답답할 때 뒤져보는 책’이라 소개했다. 모험에 앞서 겁이 나고 떨릴 때, 슬쩍 뒤져보고 용기를 얻어보는 것은 어떨까.

사토우치 아이 지음Ⅰ진선BOOKSⅠ336쪽Ⅰ128x188mm

03 마음사전

이 책의 첫머리에는 ‘외롭다는 말을 설명하기 위해서 하룻밤을 꼬박 새워본 적이 있다.’라는 문장이 있다. 사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어의 정의는 이 책에 없다. 하지만 작가는 밤을 새워 고민한 마음의 단어들을 자신만의 언어로 보여준다.

김소연 지음Ⅰ마음산책Ⅰ319쪽Ⅰ148x210mm

04 아로라스 바이블

책의 저자는 1990년경부터 인문, 사회, 문화 예술의 관점에서 인간의 섹슈얼리티를 연구해왔다. 그리고 수십 년간 자신이 접한 무수한 로맨스와 관련된 용어들을 직접 그린 그림과 함께 이 사전에 정립해놓았다. 모든 것이 사랑과 성의 관점에서 재해석된 단어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조희철 지음Ⅰ꾸벅Ⅰ486쪽Ⅰ174x225mm

05 디자인 사전

한국의 디자인 업계 종사자들 십여 명이 함께 모여 만든 사전이다.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겐 필수처럼 여겨지는 책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유용하다. 공부하는 마음으로 하루에 한두 개씩 찾아 읽다 보면 디자인이라는 영역에 조금은 가까워지는 기분이 든다.

조영제 외 지음Ⅰ안그라픽스Ⅰ471쪽Ⅰ165x230mm

06 보리 국어사전

내가 어릴 적에 이런 사전이 나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해하기 쉬운 설명뿐만 아니라 중간중간 세밀화가 함께 그려져 있다. 책의 부제에는 ‘남녘과 북녘의 학생들이 함께 보는’이라는 말이 붙는데, 이 사전을 만든 편집부의 선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토박이 사전 편찬실 지음Ⅰ보리Ⅰ1,568쪽Ⅰ165x225mm

07 웅진 세밀화 동식물 도감

글을 모르거나 싫어하는 아이들도 흥미를 갖고 볼 수 있는 사전이다. 큼지막하고 자세한 세밀화로 동물과 식물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그림책이 그러하듯, 옆에서 슬쩍 보고 있는 어른들이 더 푹 빠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아껴뒀다 언젠가 만날 사랑하는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은 곱고 예쁜 책이다.

심조원 지음 Ⅰ호박꽃Ⅰ430쪽Ⅰ200x260mm

08 지식의 백과사전

가끔 ‘난 상식이 별로 없구나.’ 하며 낙담하는 사람이라면 속는 셈 치고 이 책을 정독해보는 것은 어떨까. 우주, 지구, 자연, 인체, 과학, 역사…. 그러니까 우리네 삶을 둘러싼 것들을 낱낱이 파헤친다. 이 백과사전을 보고 퇴근하는 길에 자꾸 하늘을 올려다봤다. “우주….”라고 낯선 단어를 중얼거리며.

재클린 미튼 지음 Ⅰ지식갤러리Ⅰ360쪽Ⅰ290x31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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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박선아

포토그래퍼 안선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