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re Having Fun Here

우리는 여기서 즐거워요

손을 내밀고 땀을 흘리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경험. 서로 몰랐던 얼굴을 알아가는 순간. 조금씩 건강해지는 몸과 마음. 가족이 함께 운동하는 시간에는 귀중한 것들이 쌓인다. 환경이 달라도 그 가치는 변하지 않기에, 우리나라 바깥에서 지내는 세 가족에게 물었다. 그곳에서 즐겁고 건강한가요?

자연을 온몸으로 만끽하는 걸음

프랑스의 문진향 가족

가족을 소개해 주세요.

아빠 야마모토 하파엘, 엄마 문진향, 여덟 살 노아, 다섯 살하나, 한 살 가엘까지 다섯 식구예요. 남편은 브라질 일본계 3.5세 가정에서 태어난 브라질리언이고, 제가 대학 졸업 후 호주에서 어학연수를 하면서 만나게 되었어요. 저는 결혼 전까지 외국계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했는데, 7년여간 장거리연애를 하다가 2012년 식을 올리고 2014년에 브라질로 이주했어요. 올 1월 말에 남편이 프랑스로 파견되면서 온 가족이 프랑스에 정착하게 되었고요.

 

아직 브라질에서의 생활이 더 익숙하겠네요. 거주지를 옮기며 일상에서 달라진 점은 없나요?

아직까지는 언어, 음식, 문화, 가족, 친구 등 여러 방면에서 브라질이 더 익숙하고 편안해요. 프랑스 생활에 적응이 덜 되어서 그런지 많이 그립기도 하고요. 하지만 거주하는 나라와 지역이 바뀌었다고 해서 가족의 일상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어요. 어린 삼 남매를 키우는 가정이다 보니 하루하루 정신없이 지내는 건 똑같더라고요. 워낙 여행을 좋아하고 가정적인 남편 덕분에 브라질에서나 프랑스에서나 기회만 되면 가족끼리 여행을 많이 다녀요.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그대로 즐기고 받아들이는 게 큰 기쁨이에요.

 

프랑스에 온 뒤로는 가족이 트레킹을 즐기고 있다고요.

프랑스는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관광지가 아니에요. 동네 어디를 가더라도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요. 그만큼 트레킹할 수 있는 자연적인 요건이 많아서 이곳 사람들이 많아요. 산을 오르다 보면 나이 구분 없이,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함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가족 단위도 많고요. 저는 사실 산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산을 사랑하는 남편덕분에 첫아이 돌도 안 됐을 때부터 아이랑 산으로 여행을 다녔어요. 그러면서 저절로 트레킹의 매력에 빠진 것 같아요. 온 가족이 함께 산을 걷는 순간만큼은 온전히 자연을 느끼고 그 위대함에 감사하게 돼요. 지금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 저절로 깨닫게 되니 자연스럽게 물질적인 욕심이 없어지더라고요. 몸과 마음이 재충전되는 건 물론이고요

가족의 트레킹 스타일이 궁금해요. 가족 내에서 어느 정도 합의가 이루어져야 수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린이 둘, 유아 하나와 함께 다니려면 챙겨야 할 게 많아요. 그래서 트레킹 전날부터 짐을 꾸리고, 당일에는 하루를 최대한 일찍 시작하려고 하죠. 여행 계획이나 동선 등은 전반적으로 남편이 계획하고 책임져요. 저는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고 아이들을 챙기는 편이고요. 각자 역할 분담이 확실해서 갈등이 있다거나 합의가 필요하지는 않아요. 아이들과 함께 산을 오르는 목적은 대화할 시간을 내는 것, 풀 냄새와 신선한 공기를 느끼게 해주는 것 정도여서 굳이 힘든 코스를 짜지는 않아요. 느슨하게 지키는 수칙이라면 물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계곡이 있는 곳을 찾는다는 거예요.

 

힘든 코스가 아니더라도 아이들이 트레킹을 어려워하거나 하기 싫어할 때도 있을 것 같아요.

첫째는 워낙 활동적이고 어릴 때부터 하도 자주 다녀서 적응이 많이 됐어요. 10km 정도는 거뜬하죠. 둘째는 힘들어할 때가 많아요. 그럴 때마다 끝말잇기, 숫자 세기, 노래 따라 부르기 같은 간단한 놀이를 하거나 괜히 말을 걸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려고 해요. 쉬고 싶어 하면 지금까지 걸었던 순간들을 칭찬해 주기도 하고요. 그러면 포기하지 않고 해낸 걸 대단하다고 느끼면서 힘을 내는 것 같아요. 그런데도 힘들어할 때는 약속 지점을 정해 놓고 상으로 사탕과 캐러멜을 줘요. 극약처방이죠(웃음).

 

올여름에는 특별한 바캉스를 보내셨다고요. 트레킹으로 프랑스 산 곳곳을 다닌 것 같은데, 어떤 여정을 경험했나요?

매년 바캉스 시즌에는 가족끼리 일주일간 여행을 다녔는데, 이번에는 특별히 13박 14일을 보내고 왔어요. 막내가 아직 걷지를 못 하니 다섯 식구 모두 체력적으로 고됐지만 정말 뜻깊은 여정이었어요. 프로방스 지역의 알프스 산을 배경으로 3박 4일간 트레킹을 했고, 프랑스의 그랜드 캐니언이라 불리는 협곡을 거쳐 남부의 바다까지, 산이며 바다를 온몸으로 경험했어요. 인위적인 멋스러움이 아닌 꾸미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또 마음껏 느끼게 해줘서 몸은 힘들어도 마음만큼은 더없이 뿌듯했어요.

 

함께 운동을 하며 얻은 게 있다면 무엇일까요?

힘들어도 인내하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어요. 한껏 땀 흘린 후에 먹는 간단한 간식거리에도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생겼네요.


가족의 건강을 위해 하고 있는 다른 일들이 있나요?

가족 모두 각자 운동을 하고 있어요. 아이들은 하교 후 수영, 축구, 발레 등을 하면서 일상을 보내고, 저와 남편도 따로 운동을 해요. 주말에 가족들과 나들이를 갈 땐 도심 구경보다 웨이크보드 등 몸을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활동을 선호해요. 환절기에는 비타민C도 꼭 챙겨 먹고요. 참, 남편과 신혼 초부터 첫아이 임신 초기까지 클라이밍을 같이 했는데, 기회가 되면 다시 도전해 보고 싶네요.

따로 또 같이 해내는 운동

발리의 배주현 가족

가족을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발리에 4년째 머물고 있는 ‘해피고패밀리’예요. 연애 5년, 결혼 7년 총 12년을 매일 함께한 친구 같은 남편, 여섯 살 근후와 두 살 동하까지 네 식구예요. 해피고패밀리는 현재를 행복하게 살고 싶은 마음을 담은 가족 닉네임이고요. 일상보다는 모험에 마음이 기울고, 편안함보다는 새로움에 더 에너지가 생기는 성격 덕분에 현재 연고 하나 없는 발리에 살고 있어요. 경험상 세상 어디든 사람 사는 곳이면 어떻게든 다 살아지긴 하더라고요(웃음). 

 

발리 하면 평화로운 풍경과 강렬한 태양이 떠올라요. 어떤 일상을 보내나요?

저희 집은 발리의 크로보칸Kerobokan이라는 동네에 있어요. 발리의 서쪽 관광 지역인 창구, 스미냑과 근접하지만 좀 덜 붐비는 지역이죠. 저희는 오전에 첫째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개별 운동 시간을 가져요. 한국에서 짐을 운영했는데 운동하는 습관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어요. 첫째는 학교가 끝나면 오후엔 방과후 활동을 하러 가거나 친구들과 플레이데이트를 하곤 해요. 주말에는 온가족이 비치 클럽에 가고, 조금 먼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리조트를 예약해 며칠 머물기도 하고요.

 

발리에서는 어떤 운동을 많이 하는지 궁금해요.

발리는 휴양지로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무슬림이 가장 많은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오롯이 힌두교를 잘 보존하고 있는 섬이기도 한데요. 이방인에게 개방적이기 때문에 요가를 사랑하는 전세계 사람들이 모여든 것 같아요. 발리의 아름다운 풍경과 분위기 덕에 요가 여행을 오는 여행자도 많이 늘었어요. 서핑하기 좋은 포인트가 많아 해외 서퍼들이 즐겨 찾고있고, 이미 발리에 정착해 살고 있는 서퍼들도 적지 않아요. 요즘엔 한국에서도 서핑이 인기를 끌면서 서핑하러 오는 한국인, 한국인이 운영하는 서핑 캠프도 눈에 띄게 늘었어요.

 

발리에 정착한 후 해피고패밀리 역시 여러 가지 운동에 한 번씩 발을 담가본 것 같아요. 가족이 지금까지 어떤 운동을, 어떻게 즐겨 왔는지 하나씩 말해줄 수 있나요?

하나씩 꼽아보니 정말 다양한 운동을 시도했네요. 먼저 서핑부터 말하자면, 생각보다 배우기 쉬운 운동이 아니더라고요. 많이 연습하고 노력해도 그날그날 파도에 따라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가 많아요. 서핑하기 좋은 시간은 이른 아침인데, 아무래도 아이들이 있다 보니 매일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요. 그래도 건기 시즌에는 일주일에 한 번 서핑을 하러 나가 아들이랑 같이 레슨도 받고 모래놀이도 해요. 둘째가 태어나기 전까진 첫째를 학교에 내려주고 오전에 요가나 필라테스를 했어요. 저에겐 발리를 최대한 즐길 수 있는 바람직한 일상이었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시간을 내기 쉽지 않아 홈 요가를 하고 있네요. 가족이 함께 즐기는 운동은 수영인데요. 발리에는 곳곳에 비치 클럽이 있어 아이들이 물놀이할 기회가 많아요. 첫째는 따로 방과후에 수영 수업을 들었는데, 친구들이랑 물 속에서 놀면서 자연스레 물에 뜨는 법을 익히는 것 같아서 그 이후로는 수업을 듣지 않았어요. 최근에 스노클링에 흥미를 느끼면서 다음 학기부터는 다시 수업에 참여할 예정이에요.

와, 정말 다양한 종목이 나오네요. 요즘은 근후가 방과후 활동으로 축구를 하고 있다고요.

근후가 유독 달리는 걸 좋아해요.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라 방과후 축구 수업은 활동량을 채워주기에 더없이 좋은 것 같아요. 취미로 시작한 거라서 이제 막 룰을 익히고 공 다루는 법을 연습하고 있어요. 일단 달리는 걸 좋아하고 생각보다 지구력이 좋은 편이라 축구가 잘 맞는 것 같은데, 다른 한편으로는 무던한 성격 때문에 악착같이 상대편 공을 뺏거나 달려들지는 않더라고요. 아이가 좋아하는 한 지금처럼 일주일에 한 두 번은 꾸준히 보내려고 해요. 참, 요즘은 댄스 수업도 같이들어요. 아이가 지금 키즈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데, 카메라 앞에서 좀더 자신감 있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같아 체계적으로 배워보기로 했어요. 춤에 큰 재능이 있지는 않지만 아이가 재미있어하고 몸의 리듬감을 키워줄 수 있어 꾸준히 해보려고요.

 

아이들과 따로 또 같이 건강하게 운동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한국에서 짐을 운영하셨다니 그곳에서도 꾸준히 헬스 트레이닝을 했을 것 같아요.

맞아요. 저희 남편은 운동으로 에너지를 충전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오전에는 헬스장에 가서 꾸준히 운동을 해요. 예전엔 멋진 몸을 만들기 위해서였다면 지금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운동하고 있어요. 운동은 웨이트와 유산소 위주로 하고, 허리 디스크가 생긴 이후로 무리한 중량 운동은 하지 않아요. 대신 적당한 무게로 전신의 근력을 골고루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아이 둘을 돌보면서 운동하는 시간을 내기가 어렵지는 않은가요?

첫째를 학교에 데려다준 후 운동을 하기 때문에 운동이 육아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아요. 가족이 하루 종일 함께하는 만큼 시간 분배에 신경쓰고 있거든요. 저는 현재 홈트레이닝을 주로 하는데, 요가 수련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땐 줌으로 요가수업을 받기도 해요. 빨리 둘째가 기관에 가서 바람 솔솔 부는 요가샬라에서 수련하고 싶네요.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온전히 함께 운동하는 시간을 만들고 싶을 것 같아요.

저희 남편은 아이들이랑 운동하는 걸 늘 꿈꾸는 아빠예요. 운동뿐만 아니라 다른 활동들도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을 선호해요. 예전에 첫째랑 스케이트보드에 도전하기도 했어요. 아이가 겁이 많은 편이라 조금 더 크면 배우려고 미뤄둔 상태인데, 이제는 둘째가 스케이트보드에 재미를 붙이네요(웃음). 조만간 다시 스케이트장에 가게 될 것 같아요. 남편은 지금도 축구 수업이 끝나면 나머지 학습처럼 아들과 공 차기 연습을 함께 하고 집에 돌아와요. 아이들은 정말 금방 크잖아요. 머지않아 부모의 품보다 친구들과 함께 노는 걸 더 좋아할 때가 올 텐데, 그때까지 최선을 다해 함께 활동하는 게 저희 부부의 다짐이자 소망이에요.

 

다양한 운동을 하는 만큼 건강한 삶을 위해 다른 부분도 신경쓸 것 같아요.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육류 섭취 외에 영양제로 소 간파우더와 키 성장 원료 HT042가 포함된 제품을 꾸준히 먹이고 있어요. 가족 모두 유산균과 비타민K2가 풍부한 이뮤오일을 먹고요. 발리에 사는 만큼 야외 활동도 꾸준히 하려고 노력하고, 주기적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저희 가족을 건강하게 해주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발리 내에서도 동서남북으로 여러 관광 스팟들이 있기 때문에 시간 날 때마다 한 곳씩 가보고 있어요. 여행을 다녀오면 소중한 추억도 많이 생기고, 아름다운 풍경과 멋진 경험들이 마음을 한없이 건강하게 만들어 주죠.

 

새로운 곳으로 떠나고 적응하고 도전하는 게 가족의 정체성인 것 같아요. 앞으로 또 살고 싶은 나라가 있나요?

둘째가 조금 더 커서 소통이 될 때쯤 유럽으로 테마 여행을 가거나 캠퍼밴으로 여행하기 좋은 나라들을 다녀보려고 해요. 신혼여행을 길게 갔었는데 그 중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이 제일 기억에 남거든요. 발리 외에 정착할 곳으로 염두에 두었던 나라들이 몇 군데 있는데, 아이들이 자라기 좋은 환경과 학교, 그리고 거주 환경 등을 비교하기 위해 직접 한두 달 살아볼 계획도 있어요. 저희는 낯선 변화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편이어서 어디에 있든지 늘 새로운 경험을 마다하지 않고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갈 것 같아요. 제 희망이기도 해요. 일상이 지루하지 않고 즐거운 삶!

계절의 변화를 즐기는 시간

뉴질랜드의 김혜선 가족

가족을 소개해 주세요.

저희는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지로 유명한 뉴질랜드 남섬의 사우스랜드에 살고 있어요. 저희가 사는 도시인 인버카길Invercargill에서 한 시간 정도 나오면 설산과 호수가 이루는 풍경이 펼쳐져 있죠. 남편은 한국의 농림축산식품부와 같은 1차 산업부에 속한 수의사이고, 저는 7년 차 주부이자 워킹맘, 딸 지안이는 한국 나이로 일곱 살이에요.

 

지안이가 한국에 있었다면 유치원에 다녔겠네요. 그곳에서는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어요?

뉴질랜드는 만 5세가 되면 학교에 입학하기 때문에 만 6세인 지안이는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세 시에 하교를 하고 발레와 바이올린 레슨을 위주로 방과후 활동을 해요. 활동이 없는 날엔 친구들과 플레이데이트를 하거나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요. 뉴질랜드에서 소위 ‘Cool kid’는 공부만 잘하는 아이가 아니라, 스포츠도 즐기고 친구들과 협동을 잘하는 아이예요. 저녁 다섯 시쯤에는 세 가족이 모여 저녁 식사를 하고, 같이 보드게임을 하거나 지안이가 좋아하는 ‘웃음 참기 게임’을 해요. 서로 웃긴 말, 춤, 표정으로 상대를 웃겨야 하고 끝까지 웃지 않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죠. 지안이는 아홉 시에 자는데, 뉴질랜드 아이들은 대부분 일곱 시에 자니까 매우 늦게 자는 편이에요. 자기 전에는 동화책을 보거나 저랑 침대 위에서 같이 뒹굴거려요.

 

가족이 함께 여름에는 카약을, 겨울에는 스키를 즐긴다고요. 두 가지 운동을 접하고 즐기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뉴질랜드 사람들은 승마, 서핑, 등산, 낚시, 테니스, 워터 스키 등 매우 다양한 스포츠를 즐겨요. 남자아이들은 럭비를 많이 하고 여자아이들에게는 농구와 비슷한 넷볼이 인기가 있어요. 저희 가족이 카약을 하게 된 계기는 사실 저 때문이에요. 제가 서핑을 배우고 싶어서 웻슈트도 준비해 두고 수영을 배웠거든요. 그런데 물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해서 서핑 대신 파도를 타지 않는 패들 보드로 종목을 바꿨어요. 같이 즐길 수 있도록 지안이에게는 카약을 선물했죠. 스키는 남편 덕분에 함께 하게 됐어요. 어릴 적 스키 타는 걸 너무 좋아해서 중학생 때부터 친구들끼리 셔틀버스 타고 스키장에 갈 정도였다고 해요. 지안이랑 같이 타고 싶어서 스키 스쿨에 보내봤는데 재미있어하고 제법 잘 타기도 해서 주말에 자주 데리고 갔어요. 스키 탈 때 눈이 똘망똘망해지는 지안이를 보면 우리 가족의 1등 겨울 스포츠가 되지 않을까 해요.

한국은 이제 스키 시즌이 시작되어 스키장에 갈 채비를 하는 가족들이 많아요. 뉴질랜드의 스키장이 한국과 다르다고 느낀 점이 있나요?

뉴질랜드는 한국보다는 패션에 덜 민감하고 실용적인 편이에요. 유행에 뒤처지는 오래된 스키복을 입어도 아무도 쳐다보지 않고, 장비도 안전하기만 하다면 브랜드나 모양은 전혀 신경 쓰지 않죠. 스키장에서 60~70대로 보이는 시니어분들도 쿨하게 스키 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서너 살된 어린 아기들이 깜짝 놀랄 만큼 잘 타는 모습도 볼 수 있어요. 이곳도 가족, 친구, 연인과 겨울 스포츠를 즐기러 오는 사람들로 가득해요. 스키장의 역동적인 바이브는 한국이나 뉴질랜드나 다를 게 없어요. 스키장 꼭대기에 올라가 맥주나 음료를 마시고 설산의 경치를 즐기는 낭만도 마찬가지죠. 

 

스키와 카약은 계절도, 환경도, 챙겨야 할 도구나 드는 비용 등도 다른 것 같아요. 가족이 느끼는 현실적인 장단점에 관해 듣고 싶어요.

둘 다 계절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레저 스포츠라 참 좋지만 각각의 장단점이 꽤 있어요. 카약이나 패들 보드는 장비를 한 번 구비해 놓으면 추가로 들어갈 비용이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제적이에요. 몸무게 45kg까지는 어린이 카약을 이용하고 그 이상은 성인 카약을 이용하기 때문에 한 번만 바꾸면 되거든요. 반면 스키는, 특히 개인 장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많은 비용이 들어가죠. 아이가 키가 크고 발이 자라니까 2년에 한 번 정도 장비를 바꾸는 경우가 생겨요. 하지만 렌털 서비스가 잘 갖춰져 있어서 스키복과 고글, 장갑 정도만 있으면 다른 장비는 빌려서 이용할 수 있어요. 카약과 패들 보드는 가까운 강이나 호수로 가서 당일로 즐기기도 쉽지만 스키는 당일 코스보다는 아무래도 숙박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시간적인 여유도 필요해요. 또 카약은 바비큐나 피크닉도 같이 즐길 수 있지만 스키는 그런 낭만없이 리조트 안에서 음식을 사 먹어야 한다는 점도 다르네요.

가족이 의견을 조율할 일도 생길 것 같아요.

남편과 지안이는 힘든 걸 싫어하는 편이고, 저는 어려워도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공통적으로 셋 다 맛있는 거 좋아하는 식도락이라 어디 가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먹는 즐거움을 챙겨요. 저와 남편은 성격도 성향도 반대이긴 하지만, 의견이 잘 맞지 않아도 서로 배려하고 최대한 맞춰주려고 해요. 레저 스포츠는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하는 거니까요. 왜인지 집 밖에서는 다퉈도 오래가지 않는 것 같아요(웃음).

 

뉴질랜드는 지금 봄을 지나 여름으로 가고 있다고요. 가족이 좋아하는 운동 스팟이 있다면 추천해 주세요.

우리 가족이 가장 사랑하는 카약 스팟은 마나포리 호수예요. 집에서 차를 타고 한 시간 조금 넘게 가면 조용하고 아름다운 호수가 있어요. 올여름에도 카약과 패들 보드 타고 바비큐도 하면서 즐겁게 놀 예정이에요. 크고 고요한 호수라서 한가로이 놀기 좋고 호수 뒤에 펼쳐지는 산의 풍경이 절경인 곳이에요. 관광객보다는 현지인들이 주로 놀러 와서 붐비지 않고 정말 깨끗해요. 좋아하는 스키장은 퀸스타운의 코로넷픽이라는 곳이에요. 북반구와 계절이 반대라서 뉴질랜드가 겨울일 때 반대로 여름인 한국, 미국 등지에서 스키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하러 오는 곳이기도 해요. 설산의 경치도 너무 아름답죠. 지안이 스키 실력이 부쩍 늘고 너무 재밌어해서 자주 가게 될 것 같아요.

 

가족이 운동을 하며 새롭게 느낀 부분이 있을까요?

아이를 더 잘 이해하게 됐어요. 아이의 인내심, 도전 정신, 몸의 밸런스나 순발력 등의 운동 신경은 물론이고요. 리듬체조나 태권도 같은 운동도 시도해 보았는데, 역동적인 운동은 좋아하지 않더라고요. 지안이는 스키도 안전하게 타면서 나름의 스피드를 즐기는 아이예요. 온화하고 차분한 성향에 따라 좋아하는 운동 종목도 따라오는 것 같아요. 온 가족이 즐거움을 나누는 시간이 많을수록 좋은 추억과 행복한 기억이 늘어나니 가족 간의 유대 관계도 좋아지고 있어요. 함께 뭔가를 하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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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다은

사진 문진향, 배주현, 김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