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찻길 옆 골목에 오래된 물건을 파는 상점이 있다. 두 세기 전에 빚어진 파리의 조각상, 50년 전 인화된 필름 사진. 오데옹의 그녀는 때가 되면 여행을 떠나고 그곳에서 사로잡힌 물건과 함께 돌아온다. 돌아와서는 풍경의 잔상을 그려 벽에 걸고, 찍어온 사진들을 엽서로 만들어 다음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상점에 내놓는다. 양초 타는 냄새를 맡으며 상점을 한 바퀴 둘러보다가 나무 계단 앞에 멈췄다. 계단 끝에는 작은 문이 있다. “저 문을 열면 또 다른 세계가 열려요.” 오를 수 없는 계단 앞을 서성이는 내게 그녀가 말했다. 문 뒤에는 어떤 풍경이 있을까. 어쩌면 그녀는 저 작은 문을 드나들며 여행하는 게 아닐까? 낡은 책과 포도주잔, 손수 그린 패턴 스카프, 책장 위의 나폴레옹. 나는 그녀의 여행과 물건에 대해 듣는 동안에도 가끔 문을 힐끔거렸다.
잔 다르크 Jeanne d’Arc
작년 가을 부다페스트에서 들여온 한 뼘 크기의 잔 다르크 상. 깃발을 들고 돌격하는 보통의 잔 다르크 상과 달리 가슴에 손을 얹어 의연한 모습이다. 가격 미정
천사와 소년 Paperweights
길을 가다 천사와 눈이 맞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쇼윈도에 나란히 놓인 두 개의 문진을 그대로 가져와 또 나란히 두었다. 닮지 않아 더욱 친구처럼 보이는 묵직한 둘이다. 천사 문진 170,000원, 소년 문진 210,000원
아직 살아있다 Still alive
조용히 말라가는 것에 대해 생각하며 구워낸 황동 소품들. 씨앗 인센스 홀더 28,000원, 꽃망울 칼 28,000원, 떨어진 꽃잎 트레이 28,000원, 잘려나간 나무 촛대 45,000원, 헤엄치는 잎사귀 트레이 48,000원, 깊은 호숫가의 잎사귀 트레이 3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