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y Kids Grow Up

짐보리

누군가 그랬다. 아이들은 싸우면서 자란다고. 아니다, 누군가는 아이들이 낮잠을 자면서 자란다고 했다. 어느 누구는 혼나면서 큰다고 했고, 또 어느 누구는 이불에 지도를 그리면서 자란다고 했다. 모두 맞지만 모두 아니기도 하다. 가장 기억해야 할 것은 아이들은 놀면서 자란다는 거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해서 우리는 ‘짐보리 플레이앤뮤직’에 찾아갔다.

놀이 앞에
단단한 벽 하나

90년대 초반, 많은 이들이 놀이와 교육을 공동의 목적을 가진 연계 활동이 아니라 분리된 일이라고 여겼다. 놀이는 단순히 놀이일 뿐이고 학습하는 것과는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로 인해 놀이 문화는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고, 다양성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놀면서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어색하던 시절이었다. 종종 낯섦은 경계를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라, 결국에는 글자와 숫자, 외국어와 한자를 주입하는 것만이 교육의 방식이라고 인식하곤 했다. 장난감 역시 오로지 놀이 수단으로 보곤 했는데, 어른들 눈에는 어린이에게 놀이가 소모적인 무언가로 비추어졌기 때문이다. 놀이에 덧씌워진 생각이 단단한 벽처럼 변하려던 찰나, 짐보리는 아이들의 성장 발달을 위해서 놀이가 필수적이라는 신념을 펼치기 시작했다.

1976년 미국에서 시작된 놀이기반의 교육 프로그램을 한국 시장에 맞추어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런칭한 것이다. 이후에 영·유아기에 놀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아이들이 스스로 참여할 수 있고 능동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놀잇감도 개발하기 시작했다. 상업적으로 단순히 아이들의 재미와 흥미만 유발하는 장난감 제작은 지양한 것이다. 또한 발달 월령별에 따라 적합한 놀잇감과 활용 놀이법을 연구하면서 조기 교육보다는 적기 교육을 강조한 것도 여기서 비롯했다. 아이들의 성장 발달에 유익하면서 사회적 인식 변화에도 유의미한 교구를 만들었다. 오랜 시간 동안 끊임없이 ‘신나게 노는 일’이 어떤 효용성을 가졌는지 고민하고 사유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짐보리가 말하는 ‘즐거운 일들’에 대해 궁금해졌다. 그대로 짐보리 교육연구소의 김혜련 이사를 만나 질문의 얼굴을 내밀었다.

가장 좋은 놀이 짝꿍
가족

많은 교육학자들이 말했다. “놀듯이 공부하고, 공부하듯이 놀아라.” 이 말을 들여다보면 놀이의 속성을 이해할 수 있다. 놀이에는 ‘자발성’이 숨겨져 있다. 어떤 대상을 두고 호기심과 흥미를 느끼면, 자발적인 흥미로 오랫동안 탐구 활동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는 어떤 대상이든 놀이로 시작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러니 노는 일은 공부의 적이 아니라, 공부의 핵심이면서 아주 유쾌한 파트너이기도 한 셈이다. 그게 짐보리의 믿음이고 가치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놀이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안타까운 건 이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문어 인형이 있어요. 그러면 아이가 호기심을 갖고 자유롭게 탐색하도록 두어야 하는데, ‘문어 다리를 세어 봐. 몇 개야?’ 하면서 외우게 하고. ‘문어는 옥토퍼스Octopus야!’ 하고 알려주고. 계속 옆에서 부모가 가르치려는 거예요(웃음). 놀이에도 진짜 놀이가 있고, 가짜 놀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모두 진정한 놀이를 할 줄 알아야 해요.”

김혜련 이사의 다정한 목소리 사이로 단호한 메시지가 느껴졌다. 그녀는 아이들의 최초의 놀이 친구로 ‘엄마’를 꼽았다. 그러니 “엄마가 놀아줄게.”라고 말할 게 아니라, 본인이 신나게 놀아야 한다는 거다. 놀이를 지도하는 건 놀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습관처럼 학습을 유도해서도 안 되고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아이들은 놀면서 배운다’고 하는데, 이 말은 진실이다. 아이들은 실제로 놀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 미끄럼틀 하나만 타더라도 미끄럼틀을 타기 위해서 균형을 잡고, 착지 장소와의 거리를 조종하고, 속도를 조절한다. 줄을 서면서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도 배운다. 그네를 보면 진자운동의 원리를, 시소를 보면 균형의 원리를 배운다. 소리를 지르며 기분을 표현하고 정서 발달의 탄탄한 기틀을 세우는 것이다. 그러니 아이들은 놀아야 한다. 노는 것이 그들의 본능이다.

기능성보다는
가능성

시인은 시로 말하고, 드라마 작가는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말한다. 그렇다면 짐보리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말을 할까. 이 물음은 교구와 놀잇감이 짐보리의 단어고 문장이지 않을까, 하는 답으로 맺어졌다. 어쩌면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 짐보리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맥포머스Magformers를 보니 충분히 이해가 갔다.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아이들이 장난감을 갖고 노는 기간은 평균 4주 정도로 꽤 짧은 편이다. 장난감에 완벽하고 다양한 기능이 장착 될수록 아이들이 장난감을 응용해서 가지고 놀 가능성이 적어진다. 실제로 아동학에서 좋은 장난감이란 ‘여지를 주는 장난감’이라고 정의하기도 했는데, 너무 완벽하게 만들어져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지 않거나 그 다음 단계의 사고를 요구하지 않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의미다.

자석 블록인 맥포머스는 아이들이 스스로 원하는 것을 직접 조립하고 구현하도록 만든다. 갖춰진 기능이 완벽하지 않고 열려있다. 상상했던 것을 실물로 만들어나가는 하나의 도구이면서 매개가 되고, 이것을 완성하는 것은 아이들 자신이 된다. 준비된 기능에 수동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기능을 만들고 확장해나간다. 물론 실패도 따른다. 하지만 이 실패는 모험과 시도에 대한 아주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아이들은 이 실패를 통해서 ‘이곳에 블록을 더 보완해야겠다’, ‘바퀴도 이렇게 달아야 더 세게 달리겠다’ 하며 많은 것을 깨닫기 때문이다. 실제로 맥포머스는 과학고등학교나 세계수학자대회에서 활용하는 모델이기도 하다. 자발성과 주도성은 놀이의 조건이다. 누군가 시켜서 했을 때와 스스로 참여했을 때 놀이의 지속성, 만족감, 흥미도, 반응이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놀이가 최고의 학습이라는 말은 여전히 연결된다. 

짐보리숍에서 판매하는 인형, ‘로띠Lottie’는 다른 인형들과 사뭇 다르다. 키가 작고,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이 퍽 앳돼 보인다. 인형은 다른 장난감보다 상대적으로 자기 이입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로띠는 아이들의 눈높이를 고려하여 비슷한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화장하고 성인의 몸을 가진 다른 인형들과 달리, 아이들이 자기와 동일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게다가 천문학자, 해적, 등대지기 등 다양한 직업군의 로띠를 보여주면서 직업의 다양성도 함께 인식할 수 있게끔 도왔다. ‘돌체Dolce’인형의 경우 엄마품처럼 포근해 첫 애착인형으로 꼽히기도 한다. 귀와 손, 발에 각기 다른 재료를 사용해서 촉각과 청각을 자극시키고 형형색색의 색깔에서 시각적 인지를 도와준다.

아이는
놀면서 자란다

짐보리는 교구뿐만 아니라 놀이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아이들의 월령별 발달에 맞춘 전문적인 놀이 프로그램이다. 특히 영·유아기에는 부모와 아이 사이에 놀이가 필수적이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애착은 영어로 ‘Attachment’죠. 불어있다는 말이에요. 동물은 태어나자마자 걷잖아요. 독립을 해요. 하지만 인간은 계속해서 붙어있도록 만들어진 거예요. 만 3세까지는 정서적인 유대감을 튼튼히 해야만 그 다음에 인지 발달, 신체 발달, 사회성 발달 등이 다져질 수 있어요. 그리고 이 애착은 놀이 안에서 형성 돼요. 부모가 아이에게 선물할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바로 애착이거든요. 놀면서 살을 맞대고 눈을 마주 보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니까요.” 애착의 의미가 무얼까, 김혜련이사가 덧붙였다.

실제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범죄자들은 공통적으로 유년기에 놀이의 결핍이 있었다는 사실이 조사되기도 했다. 놀이 안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숨겨 있는지 알 수 있다. 부모가 아이들의 가장 좋은 짝꿍이라는 말의 의미가 여기에 있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짐보리 놀이 프로그램에도 규칙은 있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노는 방식에 대해 배우는 시간인 만큼 부모가 함께 동행해야 하며, 사진 촬영에 앞서 타인을 배려하는 일은 배려가 이 사회에서 모두가 공존하기 위한 기본적인 덕목이기 때문에 아이들도 함께 배워야 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형제자매와 관련된 규칙은 쌍둥이의 경우 부모 둘 다 수업에 참여하는 게 필수 원칙이다. 아이 한 명을 충분히 돌보면서 놀이에 완전히 집중할 짝꿍이 되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 차가 있는 경우에는 함께 수업에 들어올 수 없다. 연령별 발달이 수준별로 나뉘어 있는데 나이가 더 많거나 적으면 수업의 적기 대상자로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족’이라는 이름과
가장 어울리는 명사는 ‘행복’이다

아빠들을 위한 놀이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일명 ‘프렌디 프로젝트’. 프렌디란 ‘Friend’와 ‘Daddy’의 합성어로 친구처럼 가깝게 지내는, 육아에 적극적인 아빠를 일컫는다. 작년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서 ‘애착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 수업을 진행했는데, 와이셔츠 바람으로 찾아와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흐뭇해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짐보리 안에서 ‘가족의 행복’이라는 말의 정의를 경험으로 직접 느끼는 것이다. 아빠나 엄마 홀로의 것이 아니고, 아이만을 위한 것이 아닌 가족 모두의 행복을 말이다. 

비눗방울을 불고 천을 흩날리고 공을 굴린다. 신나는 음악이 연신 이어지면서 아이들의 엉덩이가 들쑥날쑥한다. 어쩐지 짐보리의 놀이 프로그램 시간을 보고 있으면 예술적인 면모가 느껴지는 것 같다. 아이들은 보통 놀이를 통해서 자신의 감정이나 정서 상태를 표현하는데, 예술이라는 것 자체가 자신을 표현하고 드러내는 것이라는 점에서 하나의 공통분모일지도 모르겠다.

짐보리가 구축한 세계는 아주 즐겁고 유쾌하고 기분이 좋아지지만, 단호하고 섬세하고 규칙적이다. 어떤 아이도 놀이로부터 소외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아이들이 조금 더 자유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 있는 것만 같다. 길거리에 아이들 노랫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 것은 세상의 종말과 같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짐보리 마음속에 깊이 새겨진 사명감도 이것과 비슷해 보인다. 

호모루덴스Homo Ludens. ‘유희하는 인간’이라는 뜻으로, 놀이 문화가 인류문화와 함께 해왔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모두 호모루덴스다. 놀이를 통해 사유하고 판단하고 성장한다. 그리고 그것은 아이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건 그들의 본능이고 권리다. 도담도담 자라는 아이들 곁에는 언제나 짐보리가 그 자리에 있다.

짐보리
눈 여겨 보기

짐보리 플레이앤뮤직은 영유아의 발달 단계에 맞추어 체계적으로 구성된 놀이 프로그램이다. 전 세계 45개국 730개 센터가 운영되고 있고, 국내에는 30여개 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계절별 학기제로 진행되며, 2017년 10월 30일부터 2017 겨울학기 등록이 시작된다.

1 맥포머스Magformers
맥포머스는 자석의 기본 성질을 이용한 입체자석 교구다. 도형 내부의 자성체가 회전할 수 있게 설계되어 극에 상관없이 도형의 모든 부분이 서로 붙도록 도와준다. 어느 방향으로든 연결이 가능해서 머릿속으로 상상한 그대로 만들어 볼 수 있다. 2차원적인 평면 구성물을 3처원적인 입체 구조물로 만들어 나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2 돌체인형Dolce
처음을 선물하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돌체인형은 아이의 첫 애착인형이 되기에 안성맞춤이다. 원숭이의 꼬리, 귀, 손과 발에서 각기 재미있는 소리가 나고 치발기를 활용해 촉각이 달라 오감을 자극시킨다. 보드라운 감촉의 재질로 아이의 옆을 지켜주기 좋고 알록달록한 색상과 다양한 패턴이 아이들의 눈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3 짐보 숨바꼭질 놀이Gymbo hide and seek
숨바꼭질 놀이를 위한 짐보 인형이다. 부모가 짐보 인형을 어딘가에 숨기면, 짐보의 소리를 따르거나 혹은 그림카드를 보고 아이가 짐보를 찾아내는 귀여운 방식의 놀이를 즐길 수 있다.

4 짐보리 비눗방울Bubble ooodles fan set
인체에 무해하고 안전한 짐보리 비눗방울은 공기 중에 오래 머무르고 쉽게 처지지 않는다. 아이들을 설레게 해 줄 귀여운 도구다. 

5 봉고봉고Bongobongo
아이의 손에 잡기 쉽게 제작된 봉고봉고는 채를 활용하여 북놀이가 가능하다. 청각 발달과 더불어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는 수단으로도 좋다.

6 클릭포머스Clicformers
클릭포머스는 자유로운 조형활동을 지향하며 일곱 가지 모양의 기본 피스와 활용도가 높은 액세서리로 구성되어 다양한 것들을 완성해 볼 수 있다. 클릭포머스 통합 가이드북을 참고하면 다양한 조형물을 만드는 방법을 차근차근 이해하게 된다. 블록 조각과 조각은 연결하면서 완성된 형태를 상상해 보는 것도 큰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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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자연

포토그래퍼 이자연, Hae Ran 자료 협조 짐보리 플레이앤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