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ace of Korea

평화로운 오늘의 구석구석

피스코리아는 이천의 공장에서 대부분 국산 재료를 이용해 물건을 만든다. 스테이플러와 스테이플을 자체 생산하는 한국 업체가 거의 사라진 지금, 언제나 ‘Made in Korea’’를 지켜가려 한다. 평화를 위해 피어난 마음으로 시작된 피스코리아. 60년이라는 세월을 추억으로만 남기지 않도록 이제는 더욱 머나먼 시간을 바라보고 있다.

작은 일상에,

꾸준히 맴도는 편안함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들고서 가장 일상적인 일을 한다. 가위로 종이를 자르고 칼로 포장용 박스를 뜯으며, 클립으로 문서를 정리하고 수정테이프로 글씨를 지운다. 이렇게 사소하고 작은 순간을 지나다 보면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오던 물건들이 더 이상 당연하게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다. 사람이 불편함을 가지고 필요성을 느껴 생각과 생각이 겹쳐 태어난 산물들. 생각해보면 아주 대단한 도구들이다. 지금, 우연히 잡았던 물건을 살피며 왠지 모를 감사함을 느낀다. 작지만 확실한 편안함이랄까.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만연히 생길 뻔한 수많은 불편함이 감춰졌다. 우리의 일상을 조용히 맴돌고 있던 작은 평화, 가끔씩 찾아오는 이유 모를 행복의 시작이 어쩌면 여기에 있을지 모른다.이런 연유로 우리는 조금 더 편안한 물건을 찾는다. 특별한 모양으로 눈길을 끄는 물건들도 많지만 결국 손에 집히는 것은 나에게 꼭 맞는, 기능을 잘하는 것들이다. 공기처럼 떠다니는 평온을 바라며 오늘도 잘 잘리고, 잘 집히는 튼튼한 물건을 들어본다.

평화라는

이름으로

피스코리아 대표 신우용 

1981년 피스코리아에 입사해 40년 가까이 근무했다. 유년시절부터 회사 공장을 다니며 피스코리아의 모든 변화를 경험했다. 2019년부터 한국문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피스코리아의 시작이 궁금해요. 당시 대표님이 겪은 전쟁 경험을 바탕으로 ‘피스’라는 이름도 지어졌다고요.

한국전쟁 당시 초대 회장님께서 부산 영도로 피난을 가셨고 그곳에서 사업을 시작하셨어요. 전쟁통에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시면서 항상 우리나라의 평화를 희망하셨죠. 자연스럽게 회사 이름에도 ‘평화’라는 의미를 담으셨고요. 당시 한국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스테이플러와 스테이플은 미군 PX를 통해 유입됐어요. 그래서 더욱 우리나라에서도 품질 좋은 문구 제품들이 생산될 수 있길 바라신 거죠. 그렇게 피스코리아가 본격적인 제조업을 시작하면서 최초의 국산 33호침 스테이플러가 만들어졌어요. 우리나라 자체 생산의 첫걸음이 되었죠.

 

주변에서 종종 피스코리아의 오래된 제품을 발견하곤 해요. 얼마 전엔 SNS에서 예전 피스코리아 제품 찾기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죠.

아직도 우리 회사의 초창기 제품을 사용하고 계신 분이 많아요. 회사에도 없는 제품들을 아직까지 소장하고 계시는 모습을 보면서 이벤트를 시작하게 됐죠. 다시 한번 우리 제품의 품질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 몇십 년 동안 살아 있는 제품들을 다시 모아서 피스코리아 본사 박물관에 보관하고 있어요.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 생긴 거죠.

 

피스코리아의 물건이 사람들의 일상에서 어떤 역할을 하길 바라나요?

피스코리아의 물건들은 화려해서 인기가 많지는 않지만 묵묵히 있는 듯 없는 듯, 제자리에서 필요한 역할을 성실히 다하고 있어요. 소비자분들이 ‘피스코리아’라는 이름은 몰라도 반드시 한 번쯤은 사용하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조용히, 그리고 오랫동안 사람들의 일상에 편안함을 가져다줄 수 있는 역할을 하길 바라고 있어요. 

1959년부터 오늘까지, 어느새 피스코리아는 60년 역사를 가진 회사가 되었어요. 그간, 꾸준히 지켜온 가치관은 뭘까요?

한국에 문구용품이 유입되고 발전하는 동안 많은 문구용품 회사들이 생겨나고 문을 닫기도 했어요. 그 사이에서 피스코리아는 지금까지 오래도록 살아남았고요. 그 이유는 인정받을 만큼 좋은 품질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늘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품질을 유지하는 일’이에요. 회사 설립 초창기부터 품질 미달 제품은 반드시 폐기하는 과정을 거쳐왔죠. 가장 기본적이지만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가치라고 생각해요.


피스코리아의 내일이 궁금해요. 어떤 모습으로 나아갈까요?

제조업체는 구식이라는 공식을 깨고자 여러 시도를 하고 있어요. 이번 60주년 팝업 전시회를 기획한 것처럼요. 현재 트렌드에 맞춰 발 빠른 변화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죠. 오랫동안 유지해온 피스코리아만의 가치를 지켜가면서요.


오랫동안 피스코리아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유럽에는 100년이 넘는 문구 회사들이 많아요. 오랜 전통을 가진 문구 회사들은 단순히 기업이라는 의미를 뛰어넘어 국가의 큰 자산이 되기도 하죠. 한 기업의 힘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목표라고 생각해요. 소비자분들의 많은 응원과 관심을 통해서 피스코리아도 우리나라의 전통과 역사를 담고 있는 기업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선 우리나라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지는 물건을 더 많이 사용하시도록, 우리가 앞으로 달려 나가야겠죠.


H. peacekorea.co.kr

메이드 인

피스코리아

예전 피스코리아 제품 찾기 운동! 탄생 60주년이 된 지금도 우리들의 주변 어디에서나 피스코리아의 물건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동안 잘 지켜온 피스코리아의 빈티지 제품들을 여기에 모아본다.

오피스 안의 평화

피스코리아 60주년 기념 전시, <오피스 안의 평화>. 팝업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로컬디자인 무브먼트의 무브먼트랩과 함께 진행했던 이번 전시는 디자인 가구 브랜드 무니토, 오블리크테이블, 잭슨카멜레온과 ‘일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라는 주제를 이야기한다. 이 공간에 피스코리아의 아이덴티티를 더한 디자인 가구를 채워 문구 편집숍, ‘평화 문방구’를 열었다. 새롭게 디자인한 블랙 리미티드 에디션 800 세트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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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지수

자료 제공 피스코리아, 무브먼트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