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TERNS OF THURSDAY ISLAND

말을 건네는 옷 위의 무늬들

PATTERNS OF
THURSDAY ISLAND

말을 건네는 옷 위의 무늬들

세상에는 다양한 무늬가 있고, 놀랍게도 각각의 무늬마다 내뿜는 분위기라는 게 있다. 우리는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얼마쯤 느낄 수 있으며, 때론 무늬의 언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옷은 이 특별한 언어를 표현하기 가장 적절한 수단이 아닐까. 꽃이 가득 그려진 셔츠로 밝게 들뜬 마음을 말하고 사슴이나 침엽수 무늬로 따뜻한 밤을 호소해 보자.

Flower

플라워

‘누가 가장 먼저 옷 위에 꽃을 그렸을까?’ 그런 질문을 따라가는 것보다, 그저 옷 자체를 바라보거나 걸쳐보는 편이 좋을 것 같다. 플라워 패턴의 옷에는 왠지 그에 어울리는 시와 편지들, 할머니의 이야기와 아이들의 상상 같은 것들이 얽혀 있을 것 같다. 물론 그런 것들을 전혀 떠올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플라워 패턴의 옷을 입을 수 있다. 작은 꽃과 큰 꽃, 진짜 꽃 같은 꽃과 그저 모양을 따기만 한 단순한 꽃, 무한한 종류의 꽃이 뒤섞여 화려하고 독특한 모양의 옷을 만들어 낸다. 아마 아무도 그 앞에서는 의미 같은 걸 찾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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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써스데이 아일랜드 (Thursday Island)

Camouflage

카무플라주

프랑스어를 그대로 가져다 쓴 이 단어는 본래 ‘위장’, ‘변장’을 뜻한다. 패션 디자인에서는 규칙 없이 얼룩덜룩한 무늬의 옷을 지칭하며 실제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군복을 떠올리면 된다. 거친 느낌을 주는 이 무늬는 팬츠나 점퍼, 부츠 등 다양한 아이템에 그려져 있는데, 요즘에는 갈색과 녹색 등의 기본적인 색을 다양하게 바꿔 독특한 분위기로 연출하기도 한다. 그래서 군복을 연상시킨다 해도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잘 어울린다. 무늬를 보자마자 느낄 수 있는 시각적인 부분과 함께 무늬가 품고 있는 이념, 이를테면 군사나 위장, 전투 같은 것들을 우리들은 한꺼번에 입고 있는 게 아닐까? 미처 상상해 보지 못한 각자의 색다른 분위기를 경험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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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써스데이 아일랜드 (Thursday Island)

check

체크

‘세로선과 가로선이 직각으로 교차된 것’ 체크무늬는 얼마든지 간단히 정의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기본적인 무늬는 우리 머릿속에서 한없이 다양하게, 그리고 언제나 놀랄 만큼 새로운 것으로 기억된다. 딱딱한 직선들이 스스로 움직인다고 과장해도 될 정도로 말이다.
스코틀랜드 고원지방 사람들에게서 탄생한 이 무늬는 당시엔 주로 스커트Skirt에 쓰였으며 남자들의 어깨걸이, 여자들의 드레스에도 쓰였다고 한다. 지금은 수많은 옷 위에 그려진 하나의 무늬로, 우리는 그중 취향에 맞는 체크무늬를 고를 뿐이지만, 예전에는 종족과 계급을 나누는 표식으로 사용되며 각 지역의 고유한 분위기를 담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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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dic

노르딕

노르웨이와 스웨덴, 덴마크, 아이슬란드, 핀란드 등의 북유럽 국가를 뜻하는 단어 ‘노르딕’. 그들은 언제나 추운 날씨를 기억하며 생활하는 사람들이다. 성탄절 무렵의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순록과 침엽수, 눈의 결정 등의 무늬가 그려진 옷이 바로 그곳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어떤 국가에서는 자신들을 괴롭히는 동물이나 미신들을 쫓는 의미의 문양을 옷에 넣기도 한다는데, 이들은 어째선지 주변의 풍경을 그대로 사용했다. 그리고 추운 겨울에 볼 수 있는 것들을 수놓던 그들의 옷이 이제는 결국 ‘따뜻함’을 상징한다. 그건 과연 무늬 아래의 두툼한 털실 때문일까, 아니면 자연을 그대로 받아들여 자주 이야기하는 그들의 자연스러움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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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포토그래퍼 전진우

일러스트 조에스더 의상협찬 써스데이 아일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