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Own Soul Food

우리의 소울푸드

OUR OWN
SOUL FOOD

우리의 소울푸드

마음으로 다가오는 음식이 있다. 단순히 먹고 싶어서, 맛이 있어서가 아니라 지금 당장 내 마음을 당기는 어떤 맛. 그건 나를 생각하며 요리하는 엄마의 손맛이기도 하고, 늦은 밤 술 취한 아빠가 사온 통닭 맛이기도 하다. 주머닛돈 모아 친구랑 사먹은 길거리 떡볶이 맛이다가, 비 내리는 어느 날엔가 언니랑 만들어 먹은 김치부침개 맛이기도 하다. 가끔은 음식 그 자체보다, 우리가 음식과 함께했던 무언가가 그리울 때가 있다. 소울푸드는 그런 음식이라는 것을 이야기를 나누다 발견했다.

HOME-GROWN FOOD
케이트 가족
USA

가족 소개해주세요. 남편 닉과 세 살 리랜드, 10개월 된 아멜리에와 함께 살고 있어요. 아이들은 어떤 음식을 소울푸드로 꼽았나요? 아이들이 너무 어려서 표현은 조금 어려워했지만, 멀리 떠나면 가장 그리워하는 두 가지가 있어요. 우리 농장에서 직접 기르는 것이죠. 소에게서 직접 받는 영양가 높은 신선한 우유와 암탉이 바로 낳은 달걀이에요. 아이들은 우유로 만든 요거트나 버터, 아이스크림과 치즈를 무척 사랑해요. 그리고매일 달걀을 먹기도 하고요. 당신의 소울푸드도 궁금해요. 소울푸드라고 하면 음식을 먹는 분위기가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소와 닭에게서 받은 우유와 달걀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들과 매일 함께하기 때문인 것 같거든요. 어머니는 항상 ‘집에서 만든’ 음식의 중요성을 강조했어요.

 거의 외식을 안 했죠. 그래서 저의 소울푸드라면 가족들과 함께 먹는 그 분위기 자체인 것 같아요. 남편은 아빠와 함께 요리를 많이 했던 기억이 강하게 남아서 아빠가 만들어주던 햄버거가 소울푸드래요. 좋은 요리를 결정하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이죠. 무슨 음식이든 친구나 가족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해요. 그런 과정 덕분에 한결 더 나은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죠. 우리는 매일, 매주, 매년 모든 순간을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잖아요. 단순히 주린 배를 불리는 활동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식사를 준비하는 습관으로 아이들은 소울푸드를 인지한다고 생각해요. 사회화에 있어서도 아주 중요한 과정이죠.

AMERICAN-STYLE FOOD
미쉘 가족
USA

가족 소개해주세요. 저희 집에는 저와 남편인 마크가 함께 살고 있어요. 그리고 열아홉 살의 대학생 첫째 딸 알렉사, 다섯 살짜리 쌍둥이 레이와 라일런 그리고 마지막으로 16개월가량 된 세쌍둥이 아리아나, 안젤리, 에바가 있죠. 아참, 강아지도 있어요! 우리 정말 대가족이네요. 아이들의 소울푸드가 궁금해요. 우리 첫째는 뉴욕 스타일 시실리안 피자가 좋대요. 레이와 라일런은 밀가루에 살짝 반죽된 치킨 스트립을 꼽았고요, 세쌍둥이 꼬맹이들은 어려서 아직 말을 잘 못 하지만, 아보카도와 바나나로 만든 퓌레를 가장 좋아하더라고요. 쌍둥이들이 입맛도 쌍둥이죠(웃음)? 아이들이 고른 소울푸드를 직접 만들어주기도 하나요? 저와 남편은 요리하는 것을 무척 좋아해요. 가족은 서로의 건강을 챙길 의무가 있

건강은 곧 먹을거리와 연계되기 때문에 좋은 식재료로 건강한 음식을 만드는 게 아주 중요해요. 그런데 바쁘고 할 일이 쌓이면 가끔은 외식을 하게 돼요.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에요. 가족이 많아서 소울푸드도 다양하네요. 사실 먹는 일은 감정과 관련된 일이기도 해요. 사람들은 행복할 때, 슬플 때, 떨리거나 화가 날 때 음식을 먹어요. 그래서 우리는 모두 모여 앉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서로의 감정을 나누죠. 각자가 행복했던 순간이 다른 만큼, 소울푸드도 다를 수밖에 없는 거예요. 당신의 소울푸드도 궁금해요. 어머니는 언제나 우리 형제들을 위해 요리를 했어요. 저는 어머니가 만든 콩 요리를 아주 좋아해요. 남편도 저희 어머니가 오면 무척 좋아해요. 맛있는 걸 많이 먹을 수 있거든요.

VIETNAMESE FOOD
박예원 가족
KOREA

가족 소개해주세요. 엄마 박예원, 아빠 이정민 그리고 다섯 살 윤슬이. 이렇게 세 식구가 살고 있어요. 윤슬이의 소울푸드는 무엇인가요? 쌀국수요. 요즘 부쩍 자주 가는 식당이 있어요. 그곳에선 세 가족이 모두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요. 엄마는 튀김 요리를 좋아하고 아빠는 향신료가 들어간 요리를 좋아해요. 그리고 우리 윤슬이는 볶음밥과 국물 요리를 좋아하죠. 모두의 소울푸드가 한곳에 모여있어요. 윤슬이가 어떻게 쌀국수를 좋아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아무래도 쌀국수가 다른 면 종류에 비해 소화가 잘되고, 국물 요리를 좋아하는 윤슬이에게 고기 육수의 국물 맛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요. 그 안에 들어있는 양파, 파, 숙주, 고수 등 채소를 전혀 골라내지 않고 씩씩하게 먹더라고요.

반찬으로 주면 맛있는 것만 골라 먹는데, 쌀국수는 그릇을 들고 국물까지 마셔요. 가족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치킨이요(웃음). 집에서 편하게 쉬면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최고의 음식이죠? 가족들이랑 거실에 둘러앉아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가장 행복해요. 맛있는 음식을 결정하는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상황이요. 불편하면 맛있는 음식도 체하잖아요. 내가 지금 편하게 앉아서 밥을 먹을 상황이 아닌데 음식을 먹고 있으면 신경이 쓰여서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으니까요.

GARDEN SALAD
캣 가족
PORTUGAL

가족 소개해주세요. 샘과 저는 손으로 꾸리는 지속 가능한 삶에 관심이 많았고 지금은 포르투갈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살고 있어요. 그리고 결혼 후 일 년 뒤에 제이드가 태어났죠. 산의 정기 덕분에 순수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어요. 가족들의 소울푸드가 궁금해요. 저는 우리 정원에서 나는 식재료로 만든 모든 음식이 소울푸드예요. 아주 천천히 공들여 만든 음식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죠. 구운 채소에 집에서 만든 올리브 오일과 허브를 넣은 샐러드가 좋아요. 샘은 메뉴 그 자체나 재료에 연연하기보다는 요리하는 과정을 무척 사랑해요. 자신의 창의력을 총동원해서 제이드를 행복하게 할 요리를 하죠. 제이드는 이제 기어 다니기 시작해서 사실 소울푸드를 말하기는 어려워요. 다만, 정원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기 때문인지 땅에서 나고 자란 요리를 좋아하죠

지난여름에는 농장에서 갓 자란 작은 토마토를 마구 먹더라고요. 거의 매일 먹었을 정도였죠. 소울푸드는 가족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삶에서 음식은 굉장히 큰 역할을 해요. 가족들과 함께 사는 건 가족의 전통뿐만 아니라 화법, 활동 방식 그리고 심지어 입맛까지 물드는 거예요. 맛은 감정을 통찰하고 그런 감정은 삶을 관통해요. 행복과 따뜻함을 기억할 때 가족과 맛있는 음식이 먼저 떠오르는 이유기도 하죠.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감사함이요. 존중 같은 거죠. 맛있는 음식을 만든 사람에게 감사를 느끼고, 그 사람에 대한 감사로 음식을 또 만들어 주잖아요.

MOM-MADE FOOD
누피 가족
KOREA

가족 소개해주세요. 다정한 아빠, 섬세한 엄마 그리고 귀여운 다섯 살, 세 살 꼬맹이가 함께 살고 있어요. 둘 다 개구쟁이 남자아이죠. 가족들의 소울푸드가 궁금해요. 저는 친정 엄마가 해주신 음식이라면 모든 게 다 소울푸드인 것 같아요. 너무 익어 맛이 살짝 없어진 김치를 씻어서 푹 끓인 된장김치찜이나 불에 살짝 구운 김도 좋아요. 남편은 굵은 멸치가 잔뜩 들어간 된장찌개가 좋대요. 어릴 때도 그 멸치는 쏙쏙 빼놓고 먹지 않았다는데(웃음), 작은 이야기까지도 기억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아이들의 소울푸드도 제가 만든 요리들이라면 행복할 것 같아요. 소울푸드가 그리워질 때도 있나요? 독립을 하면서 자주 먹지 못했어요. 더 이상 일상적으로 누릴 수 없게 되니까요.

왜 소울푸드는 가족의 테두리 안에 있는 것들이 대부분일까요? 지금도 엄마 아빠와 통화를 하면 가장 먼저 “밥은 먹었어?”라고 물어보세요. 내 끼니, 내가 먹는 음식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존재는 결국 가족, 부모님이니까요.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어떤 의미일까요? 다섯 살 아이에게 조금 어려운 질문일 것 같아서 “가족들이랑 밥 먹는 게 어떤 것 같아?”라고 물었더니, 조금의 주저도 없이 “좋아! 엄마 배고파요.”라고 하네요. 그냥 좋고 당연한 것이겠죠. 생각하면 배고파지고요. 그래서 더 소중한 것 같아요. 익숙하고 당연하니까요.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음식을 먹을 사람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요. 그렇게 행복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면 맛에도 분명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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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자연